Krauff RAW novel - chapter 907
하얀 백작이 이해로서 달래니 에네르 자드 하페텐도 그리 막힌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집을 피우지 않고 전체 함대를 철수시키겠노라고 확답을 주었다. 총사령관이 후퇴를 결정하자 하얀 백작이 기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우나베 바스타란과 워너 폴크에게 즉시 함대를 후퇴시키자고 권했다.
“고맙습니다. 자드 하페텐! 자, 그럼 에이센 녀석들이 공격해 들어오기 전에 서둘러 후퇴를 하도록 합시다.”
뮤틸레 족인 두 사람도 지금 자신들이 처해진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하얀 백작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리고는 곧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럼 우리들부터 먼저 일어선 후 후퇴 준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뮤틸레 족 지휘관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선 후 서둘러 부하들과 더불어 밖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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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컴이 번개에 맞아 맛이 가버렸습니다…
…뭐…작가넘의 컴만 나갔으니…흐흐흐…^_^;;;
쩝…어제 저녁까지는 멀쩡했는데…아침에 켜니 이상한 메시지가 뜨고는 인터넷이 연결이 되지 않더군요…제컴과 모뎀, 공유기는 멀쩡히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 작가넘 컴만 나간 것 같아…수리하러 가 보니 보드가 나갔다고 하더군요…그런데 부팅도 되고 여타 프로그램도 문제없이 잘만 돌아가던데…단지 모뎀이 작가넘의 컴을 인식하지 못할 뿐…으음…제가 조기에는 랜카드만 바꾸면 될 듯 한데…과연 보드가 나간 것인지는…-ㅅ-;;
뭐…통합형 보드니…하나가 나가면 통째로 갈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쩝…-_-;;;
쩝…어쨋거나…쌩돈이 나가게 된 작가넘에게 묵념을…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2…
에휴…일단 컴터 고쳤습니다…랜카드를 다시 하나 끼워서…쭈압…쭈압…ㅠ0ㅠ;
●‘Arvis’님…1타 만쉐이입니다…^ㅁ^; 그나저나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니요…음흠…그럼…저 작가넘은 순결당을 지지하시는 것으로 알고…순결당 만쉐이를 외칩니다…Arvis님 만쉐이!! 순결당도 만쉐이!!
●‘빨강보석’님…ㅠㅁㅠ; 일단 일은 그만 두고…기분이 좀 꿀꿀해서…옹박 두 번째 미션을 보았습니다…ㅠ0ㅠ; 정말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토니 자의 대사…‘조니! 내 코끼리 내놔!’ 그리고는 싸움 시작!! 너무나도 단순한 스토리에 비해…토니 자는…인간이 아닌가 봅니다…
●‘다크크라이드’님…ㅠ0ㅠ; 아니 갑자기 외마디 소리만 남겨 두고 가시다니요…옹박 두 번째 미션을 추천합니다…그곳에서 한 가지 느낀 것은…무에타이 고수는…인간이 아닌가 봅니다…보통 사람은 그 만큼 두들겨 맞으면…제대로 정신을 못차릴 것인데 말이죠…어쨌거나 화팅!
●‘damian7’님…일단 %2B_%2B)乃 순결당 만쉐이!! 그나저나 옹박 말입니다…실제로 와이어 액션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 보면 등골이 오싹해 지더군요…영어를 하지 못하는 토니 자…뭐…단순한 스토리에 액션 위주의 영화니…적을 바라보는 토니 자의 무서운 눈빛 하나로 해결 하더군요…후덜덜…
●‘검은묵시록’님…그리고 크라우프 녀석이 보통 인간이 아니고…모든 분들께서 걱정(?)하시는 대로 별로 대단찮은 녀석이라는 선입견이 바로 아나베 행성계 전투에서 사라져 버리게 될 것입니다…코프 녀석 화팅!! 순결당도 만쉐이!!
●‘판타로드’님…흠칫…~_~; 일단…말씀해 주신 것은 잠시 접어 두겠습니다…덜덜덜…그나저나 옹박 말입니다…별것 아닌 단순한 스토리에 비해서…액션은…음흠흠…그런데…브라질 마샬아츠 말입니다…많은 사람들이 못알아 보더군요…브라질 마샬아츠 동작이 개 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바닥을 뛰어 다니니 주변에서 졸라 웃긴다고 막 웃어서 좀 화났답니다…
●‘당근선인’님…크라우프 녀석이 방탕한 황태자에 무능한 녀석이라는 선입견을 아나베 행성계 전투에서 완전히 날려 드리겠습니다…^0^; 이제까지 가만히 보면 크라우프 녀석이 매우 강하게 움직였던 때가 좀 부족한 것 같아서 말이죠…으음…
●‘스킬팝’님…흐음…다른 것이 아니라…맥아더 동상 문제로 나온 이야기 이지요…맥아더는 인천 상륙 작전 할 때 민간인들 함포 사격으로 죽였다…그 속에 적이 있지 않았냐…그럼 적만 죽이지 왜? 그렇게 함포를 쏘아 댔는가? 하는 말을 들을 적이 있어서…일부러 저 말을 집어 넣었답니다…쭈압…무엇이 옳은 것인지는…뭐…각자의 판단이겠지요…
●‘룬마스터’님…옳으신 말씀입니다…이제 크라우프 녀석…방탕하고 무능한 학살자에서 그런 선입견을 모두 지워 버리겠습니다…므흣…
●‘soulschaos’님…당근 예고편입니다…본격적으로 크라우프 녀석이 방탕하고 무능한 학살자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바로 아나베 행성계 전투가 될 것이고…그리고 독자분들이 쉽게 생각하실 네슬런 행성계 전투가…므흐흐흐…바로…최고의 전투가 될 것이랍니다…코프 녀석 화팅!
●‘오멘’님…발바이스 귀족들의 힘…결코 무시해서는 안됩니다…아니 두려워 해야 마땅한 일이지요…므흐흐흐…^ㅁ^; 이제는 쥔공이 똥줄 많이 타게 된답니다…씨익…
●‘가연을이’님…저 작가넘은 이제 다시 취업 자리를 알아 보러 다녀야 겠습니다…잠깐 옹박을 보고 마음을 좀 가라 앉힌 후 나름대로 활기를 찾았는데…이 넘의 컴터가…ㅠㅁㅠ;
●‘라이네케’님…네…쭈압…하기 싫은 일에 정력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두었습니다…그래도 조금은 편치 않기는 해서…신나게 치고 때려 부수는 옹박을 보았답니다…쭈압…한시도 눈을 떼기 힘든…액션의 연속…으음…좋았습니다…^ㅁ^;
●‘아담스미스’님…크라우프 녀석의 카리스마…아나베 행성계 전투에서 나옵니다…그때야 비로소 크라우프 녀석이…방탕한 황태자에서 벗어나게 된답니다…씨익…
●‘bean’님…네…곧 좋아 지겠지요…씨익…그나저나 옹박을 보고 나오니…비가 내리고…컴터가 고장 났다는 소식이…ㅠㅁㅠ;;
●‘英雄’님…@_@; (슥슥)(부비부비)(조물조물)(탁탁탁);;; 아니…英雄님…반갑습니다…그나저나 이제는 포상 휴가시라구요? 헐헐…좋으시겠습니다…잊지 않고 크라우프를 찾아 주신 것만 해도 저 작가넘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그나저나…하렘은 이제 디네스가 추가 됩니다…왜냐면 하렘은 쭈욱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지요…글쿠 英雄님…만쉐이!!
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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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4월 27일 수요일 15시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함대가 후퇴하려 한다는 확실한 정보가 입수되자 쿠르트 지겔마이어 원수는 이제까지 비밀로 해 왔던 코넬리우스 타머란 대장의 행동에 대해 주요 장성들에게 설명했다. 모두가 놀라고 있을 때 지겔마이어 원수는 퇴각하는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 함대에 대한 추격을 위해 워렌 카터 대장과 에드먼드 라엘 대장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두 사람의 대장에게 공격을 명령을 내리며 지겔마이어 원수는 자신의 기함 판타로드 호에로 불러 들여 지겔마이어 원수가 의도하고 있는 바를 설명해 두 사람이 각별히 지켜야 할 일을 확실하게 인지 시켰다.
“적을 발견해 공격을 감행하되 감당해 내기 힘들 정도로 적이 강력하게 맞선다면 굳이 추격하지 않고 후퇴하더라도 그대들 두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 하지만 적이 강한데도 쓸데없이 전투를 계속하겠다는 고집을 부려 폐하의 군대를 무익하게 해친다면 그대들 두 사람에게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엄히 물을 것이니 이 점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하게!”
한마디로 적을 추격하되 적이 반격해 나오면 추격하지 말고 후퇴해 오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판타로드 호로 불려와 지시를 받던 카터 대장과 라엘 대장의 얼굴에는 불만의 기색이 가득했다. 잠시 무엇인가 말을 하지 않고 있던 두 사람 중 카터 대장이 서두를 떼었다.
“저희는 군인으로서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이곳에 나와 있는 것입니다.”
잠시간 서로 눈치를 보다가 카터 대장이 먼저 불만을 터트리자 지겔마이어 원수는 이런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짐짓 목소리를 높여 두 사람을 질책했다.
“우리는 지금 승리를 위해 이곳에 나와 있는 것이네.”
크게 화를 낸 지겔마이어 원수는 이내 높아진 목소리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자신이 의도하고 있던 바를 두 사람에게 이해시켰다.
“지금 적이 후퇴하는 것은 분명 타머란 대장에게 후방 보급로가 차단되어 급하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후에 아군을 두고 있으니 처음에는 아군의 추격에 대항해 강력한 함대를 뒤에 배치시켜 둘 것이다. 자칫 귀관들이 너무 깊숙이 들어간다면 쓸데없는 병력 낭비가 커질 수 있다. 그러니 일단 후퇴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귀관을 더 이상 추격을 하지 않고 후퇴한다면 적들은 더 이상 뒤를 방비할 여유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당연히 정예군을 앞으로 돌리고 뒤쪽에는 약한 함대를 배치시켜 둘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기동력이 뛰어난 함대와 더불어 적의 배후를 다시 공격할 것이고 이러면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카터 대장과 라엘 대장이 앞뒤가 막힌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이내 지겔마이어 원수의 뜻을 이해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공격의 선두에 서게 되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니 이내 지겔마이어 원수는 두 사람을 다독여 주었다.
“지금 귀관은 이 전쟁에 나온 것은 귀관 한 사람의 전공 때문인가? 그렇지 않네. 우리는 폐하의 군대를 이끌고 에이센의 적을 쳐 없애 에이센을 평안케 하기 위함이네. 바로 귀관과 귀관의 가족들이 적의 위협에 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 것이네. 이 점을 잊지 말고 사심 없이 맡은바 임무를 완수해 주기바라네.”
지겔마이어 원수가 엄격한 목소리로 두 사람을 호통치니 카터 대장과 라엘 대장은 이내 굳은 표정이 되어 총독의 명령에 따라 행동할 것임을 확실히 다짐했다.
16시 50분 크라우프는 호박의 정령 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카터 대장과 라엘 대장이 후퇴하려는 발바이스 함대를 추격하라는 명령을 받들었다는 보고를 전해 듣고는 생각 외로 쉽게 발바이스 와 뮤틸레 족 함대가 고생해서 얻게 된 에르바 행성계를 내어 주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거의 1년 동안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은 전쟁을 통해 에르바 행성계를 손에 넣었는데 어찌 ”
발바이스와 뮤틸레 족에게 에르바 행성계는 먹고는 싶은데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고 하자니 남 줄 수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때에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하건만 적들은 먹을 것이 없는 곳에 수많은 힘을 낭비했다. 크라우프는 씁쓸한 웃음과 더불어 그레이엄 브리거 준장이 지겔마이어 원수로부터 보안 회선을 통한 통신이 들어왔음을 보고하자 자신의 방에서 통신을 받았다.
곧 보안 통신용 모니터에 나타난 지겔마이어 원수는 크라우프에게 카터 대장과 라엘 대장이 공격을 감행하게 된다면 이들의 뒤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는 명목하에 기동함대를 편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현재 크라우프가 지휘하고 있는 함대는 대략 80만 척 남짓으로 지난 전투에서 일시적으로집계되었던 10만 척을 넘어서서 최종적으로 약 15만 척의 손실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전함과 순양함은 거의 대부분 무사했기 때문에 전력 수준이 그렇게 낮게 평가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겔마이어 원수는 크라우프에게 출격 준비 명령을 내렸고 그는 어렵지 않게 승낙했다.
크라우프와 함께 출격하는 함대로는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과 캐슬린 로즈위드 중장이었다. 딱히 지겔마이어 원수가 세 사람 중에서 누구를 지휘자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관례적으로 바이올렛타 두산 대장이 가장 계급이 높고 같은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있는 크라우프 보다 연배가 훨씬 높은 관계로 그녀가 최고 지휘관이 될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 졌다.
세 사람이 지휘하는 함대는 크라우프가 약 80만 척 두산 대장이 95만 척 로즈위드 중장이 약 90만 척으로 이들의 뒤쪽으로 예비 함대에서 차출한 약 35만 척 정도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기로 되어 있었다.
크라우프가 포함된 두산 대장이 지휘하는 전체 함대 동원수는 약 300만 척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어림잡아 800만 척 남짓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발바이스 와 뮤틸레 족 함대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세였지만 절반 가량이 전함과 순양함 위주로 되어 있는 관계로 실제 전투력은 300만 척 이상으로 평가되었다.
“명령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함대 출격 명령이 떨어지고 크라우프는 별다른 이견 없이 지겔마이어 원수의 명령을 받들었다. 추격해야 하는 함대가 비록 800만 척에 달해 적 보다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적 함대 중 반수는 전시 치장 물자로 비축해 놓은 연식이 오래된 구식 전투함이거나 혹은 에이센으로부터 나포한 함을 급하게 개수해 사용하고 있어 실제 전력은 낮다는 식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발바이스의 주력 함대는 지겔마이어 원수의 압도적인 물량전에 소진되어 있었고 250만 척으로도 크라우프의 95만 척 함대를 돌파해 내지 못하는 등 발바이스 함대는 전체적인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단순하게 수치상으로 따져 본다면 크라우프가 속한 추격 함대가 300만 척이라고 한다면 적도 비슷한 숫자의 전력만이 최상의 상태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예측이 전부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고 남은 함대도 최소한 적을 향해 함 포를 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어리석은 전력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방심만 하지 않으면 어렵지 않게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추격 명령을 받은 크라우프를 비롯해 추격하는 함대 장병들을 무척이나 고무되게 만들었다.
4월 28일 목요일 13시 하늘은 맑고 바람은 스산한데 사람은 간데 없다. 언젠가 옛 시절의 푸른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대지는 온통 새까맣게 먹칠을 하고 남아 있는 것은 무심히 하늘을 날고 있는 이름 모를 검에 물들어 버린 새들뿐이다. 그리고 지금 잿더미 속에서 무엇인가 하늘 위에 뻗어 있는 저것은 바로 사람의 손이다.
도대체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모두들 지금 이 순간만큼 아니 매순간 순간마다 그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었을 것이다. 잿더미 속에서 하늘 높이 뻗은 손목에 무심히 걸려 있는 시계는 우습게도 재깍재깍 잘도 굴러가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그 주인과는 달리 .
클로리사 발라트는 무심한 얼굴로 바람에 흩날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오른 손으로 뒤로 쓸어 넘기며 묵묵히 자신의 발아래 하늘 높이 무엇인가 잡으려 했지만 잡지 못한 사람의 손을 내려보았다.
“이제 발바이스군이 철수했군.”
바로 그때 클로리사의 옆쪽으로 [ ] 아니 아직까지는 데릭 오시무스가 허리에 자루를 찬 채로 절그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가와 잿더미 속에서 밖으로 뻗어 나와 있는 손을 내려보았다.
묵묵히 손을 바라보고 있는 클로리사의 옆으로 오시무스는 말없이 무릎을 숙여 잿더미를 헤쳐 머리를 찾으려 해 보았다. 하지만 머리는 온데 간데 아무 데도 없었다. 오시무스는 씁쓸한 웃음과 함께 시신의 발 부분을 찾아보았고 다행히 양쪽 발은 멀쩡했다. 짐작해 보건데 전투 중에 머리가 날아가고 그 시체가 잿더미 속에 파묻혀 버린 것 같았다. 오시무스는 즉시 오른발 부분을 찾았다. 키가 제법 컸기 때문에 군화를 신은 발을 찾기가 조금 시간이 걸렸다.
“꽤나 키가 큰 여자였나 보군?”
시신을 보니 여자임을 알게 되었지만 너무나도 무심한 표정의 오시무스는 허리에 차고 있던 단검을 들어 여자 시신의 오른쪽 군화에 끼워져 있는 인식표를 집어들었다.
“적어도 가족들에게 인식표는 돌아가게 해 줘야지.”
오시무스는 잿더미와 흙에 더럽혀 있는 인식표를 읽어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문지르다가 그것이 잘 되지 않자 침을 뱉어 먼지와 이물질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낸 후 시선을 좁혀 인식표를 읽어보았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이나 멍한 눈으로 인식표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요? 아는 사람이에요?”
이제까지와는 달리 한참 동안이나 손에 든 인식표를 물끄러미 바라보를 보고 있는 오시무스에게 무엇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클로리사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클로리사가 한 걸음 다가서자 오시무스는 묵묵히 자신의 옆에 매달린 자루에 그 인식표를 집어넣었다.
자루 속에 던져진 인식표는 짤그랑 소리와 함께 다른 수많은 인식표들 속에 들어갔다. 묵직한 인식표가 담긴 큼직한 자루를 죄어 그것을 손에 찬 오시무스는 빤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클로리사에게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는 사람이야.”
조금은 길게 탄식을 한 오시무스는 짧게 혀를 한 번 찬 후 손에 들린 묵직한 인식표가 담긴 자루를 바라보았다. 곧 한숨을 곁들여 죽은 사람에 대해 설명했다.
“아르민 호라이즌이라고 보병 상사였다. 예전에 몇 번 본 적도 있고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다. 아르민 호라이즌 보병 상사는 무엇이라고 말해야 하나 처음에는 엄청난 겁쟁이였다. 사람 하나 죽이지 못하는 그런 사람 말이야. 하지만 그 사람의 어리석음 때문에 자신이 속해 있던 부대가 전멸하게 되고 홀로 살아 남게 되었다. 그것 때문에 그 사람은 변했다. 사람 죽이는 것 하나 대단찮게 생각하고 적 앞에서 과감하게 행동하고 아무리 강해도 적을 겁내지 않고 .그리고 이렇게 목이 없는 시체가 되어 이렇게 잿더미 속에 누워 있다. 권총을 두 자루씩 차고 다녔다고 하지. 자신의…….”
오시무스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묵묵히 목이 없는 예전에는 아르민 호라이즌이라고 불리 웠을 시신을 내려보고 있었다.
바로 이때 클로리사가 허리를 숙여 앉아 근처에 있는 재로 호라이즌의 몸을 정성스럽게 덮어 주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던 오시무스도 묵묵히 호라이즌의 몸을 덮어 준 후 대충 근처에 불에 타다 남은 쓸만한 나무를 가져와 반으로 가른 뒤 단검으로 나무로 비문을 파 그 자리에 나무 묘비를 만들어 주었다.
짧은 장례식이 끝이 나고 오시무스와 클로리사가 나란히 앉아 지고신교 방식대로 기도를 올리며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 묘비를 바라보고 있던 오시무스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옆에 앉은 클로리사를 바라보았다.
“잠깐만 네 본래 위치로 돌아가 있어. 그것이 더 안전할 테니 말이야. 알겠지?”
걱정이 가득한 오시무스의 당부를 듣게 된 클로리사는 떨어지기 싫어하는 표정이었지만 너무나도 자신을 걱정해 주는 오시무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자 그녀는 이내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못내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오시무스에게 확실히 다짐을 받으려 했다.
“알겠어요. 당신이 바라는 대로 할 테니까요. 아참! 알고 있죠? 전쟁이 끝이 나면 나와 함께 나의 가족들을 만나겠다는 약속 말이에요. 그것을 잊지 말아요.”
그러자 그는 씁쓸히 웃으며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클로리사를 다독였다. 바로 이때 두 사람의 뒤쪽으로 자동 소총을 들고 보병들 두엇이 다가왔다.
“누구냐?”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에이센어는 날카로운 것 같으면서도 무척이나 힘이 없는 목소리다. 두 사람은 상대가 서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자리에서 일어선 후 에이센인 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바로 이때 서 너 명의 보병들 뒤쪽으로 금발의 매력적인 여성이 다가왔다. 전투시였기 때문에 몸에 계급장을 붙이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높은 지위에 있는 장교임은 확실했다. 서로 얼굴이 마주치자 오시무스는 단번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지겔마이어 보병 중령님이시군요.”
그는 클로리사와 함께 씁쓸히 웃으며 관등성명을 물어 보는 보병들에게 본인은 데릭 오시무스 바리스타 중령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관등성명을 밝히자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시아 지겔마이어 중령의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그는 곧 묵직한 자루를 시아에게 건네주었다.
“개 목걸이 수집이요. 제법 많더군요.”
오시무스는 그것을 받아 들고 놀란 표정을 하고 있는 시아에게 씁쓸한 웃음을 남긴 후 이내 그대로 굳은 듯 서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클로리사와 더불어 이들 두 사람이 왔던 길과는 반대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4월 29일 금요일 에르바 행성계에서 발바이스 함대가 후퇴하기 시작하고 이들에 대한 추격을 일차적으로 워렌 카터 대장과 에드먼드 라엘 대장이 맡게 되면서 나머지 함대는 적이 버리고 떠난 에르바 행성계에 대한 재 장악 작업에 들어갔다.
호박의 정령 호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에르바 행성계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채가연 상사는 팔장을 끼고 힘이 들어간 입술로 묵묵히 우주 공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우주 공간이라고 해도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 우주 전함의 모습들뿐이기는 하지만 이곳이 에르바 행성계라는 사실은 가연이의 마음을 어딘지 모르게 무겁게 누르고 있다.
‘다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다시 이곳에 돌아오게 될까?’
가연이가 씁쓸해 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녀의 뒤쪽으로 불쾌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이? 에이스? 이곳에서 뭐하고 있어?”
언제나 처럼 이름 대신 무슨 에이스 파일럿이 되지 못해 한이라도 맺혔는지 에이스라는 단어를 이름 대신 부르는 재수 없는 민유화 소위 때문에 가연이는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잠깐 밖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내 고향이니까요.”
고향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워 이렇게 에르바 행성계를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다는 뜻이었지만 민유화 소위는 가연이의 말뜻을 것을 알아들은 것인지 아니면 알아듣지 못한 것인지 고향이 에르바 이기 때문에 고생이 많겠다며 앞 뒤 없는 걱정을 해 주었다.
‘뭐야?’
짧은 한숨과 함께 가연이는 가만히 앞 뒤 돌아가는 것을 보니 에르바에 기항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딘지 좀 착잡하다는 말로 아랫입술을 슬쩍 내미니 민유화 소위는 피식 웃으면서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이 아니냐는 말로 가연이를 달래주려 들었다.
‘에휴!’
얼른 말을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가연이는 대충 수습을 했고 두 사람은 이내 서로의 자리에서 멀어졌다.
음료수나 한 잔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가연이가 휴게실 쪽으로 향하니 휴게실 쪽에서는 라자루스 대위와 언니인 미유가 여러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었다. 곧 잘 농담을 아주 재미있게 하는 라자루스 대위 때문인지 휴게실은 아예 웃음바다가 되어 있었다. 가연이는 씁쓸한 생각과 더불어 만약에 이 전쟁이 끝이 난다면 자신도 저렇게 농담하며 웃고 있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웃을 수 있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