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1
11월 2일 03시 40분 파츠 베이스군 파일럿 에네르 하트 슈넬중위는 케네온행성계의 외각에 조용히 포진하고 있는 5천척의 함대에 도착해 부임신고를 했다. 그는 이번에 특수한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서 특별히 이곳에 배치된 것이다. 이 작전을 총괄해서 지휘하게 될 인물은 프랭크 허드상좌로 특수부대 출신의 지휘관이었다. 그는 이런 작전에 대한 지휘경험이 많은 인물이라고 했다.
함대 지휘관 베토 코리소장의 기함 템벨VI호의 복도를 따라 걷고있던 그는 내시창을 통해 기함의 옆으로 견인되어져 있는 3척의 민간 화물선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그 화물선의 외벽에는 작업용 바리스타들이 열심히 도색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별일을 다하는 군······’
슈넬중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함대 부사령관인 프랭크 허드상좌의 방으로 향했다.
허드상좌는 키가 큰편었고 꾸준한 운동으로 매우 다부진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매우 심지가 곧은 사람으로서 군사령부에는 좋게 보이지는 않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그의 능력이 매우 우수했기 때문에 이런 특수작전도 지휘하게 되는 것이다.
“에네르 하트 슈넬중위 부르심받고 왔습니다.”
그가 경례를 올리자 허드상좌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네······슈넬중위 자네의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네!”
상좌가 무슨 소문을 들었는지 짐작은 갔지만 일일이 대꾸하지 않았다. 슈넬로서는 전장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남들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이해하지 못해도 상관없는 것이었다.
“음······뭐, 하지만 그 소문에서의 능력 만큼은 진실이라고 믿고 싶네······이번 작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얼마나 재빠르게 목표지점을 제압하느냐에 달려 있네······최단 시간에 목표를 완전히 제압해하는 것이 이 작전의 성패인 것이네!”
허드상좌가 강조하는 것을 중위도 잘 알고 있었다. 마치 잘생인 미남 영화배우같은 슈넬중위는 그 얼굴의 긴장감을 풀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허드상좌는 중위를 믿는다고 하면서
“같이 작전을 수행하게 될 300명의 명단일세. 작전 결행은 11월 5일이 될 것이네.”
그는 알겠다고 하면서 상좌에게서 서류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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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여러분~~~ 싸우지 마세요~~~모두 부~~자 되세요~~ ^_^)/ 꼭이요~~
…하하하…갑자기 코멘트가 폭주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아뒤쥔장이, 수습한답시고 내뱉는 멘트입니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7…..
그리고 yaiddasya님…흐흐흐…엄청난 코멘트 감사합니다…^_^)/~
그리고 편제에 대한 설정을 살짜~꿍-실제론 작가를 갈굼-…1개소대 8대…1개중대는 5개소대(중대장 직할 1개소대포함, 이중 중대장 직할 9대)…1개대대는 5개중대(대대장 직할 1개중대포함)…바리스타 약 200대정도죠…또한 우주군에서의 정찰소대는 3대로 구성되며, 전투시에는 통상편제로 전환됨…정찰의 효율-많은 정찰대의 확보-을 위함.
약 500-1,000척 정도의 독립 전투함대의 경우, 대위나 소령급이 약 2,000-5,000대의 바리스타를 지휘합니다. 크라우프의 경우가 그랬었죠…^_^ 단 대우는 함대 사령의 바로 밑으로 해줍니다…(대위이지만 타 함대의 중령대우)
그리고…코벨중령정도의 지위를 가진 에이센 장교는 우리나라 전체 군인 숫자보다도 많습니다… 워낙에 나라가 거대하다보니, 중령이 지휘하던 1,500대 정도의 바리스타 부대가 전멸하더라도 티도나지 않습니다…국지적으로 10,000기가 고립, 혹은 파괴되어도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쩝…(엇…앞으로 나올 얘기가…)
이상 살짝 공개한 설정입니다…냐하핫~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11월 4일 에이센군에 의해서 셰어필드기지가 함락되었지만 바스타기지의 파츠 베이스군들은 오히려 전투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자신의 아마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입술을 조금 빨았다.
셰어필드기지가 함락된 이후 바스타기지에서는 에이센군이 가빈에 상륙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그 때문인지 병사들은 무척 긴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고급간부 장교들이 살기를 띈 얼굴로 바스타기지에 집결해 있는 병력들에 전투 대비태세를 풀지 않도록 한 것은 그런것 때문일 것이라고 다들 이해하고 있었다.
‘전투가 어떻게 되려는 걸까?’
엘레비아는 수송기를 비롯해서 많은 병력수송장비들이 계속해서 집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혹시 남부고원지대에서 병력들을 철수시키려는 걸까?’
이제 파츠 베이스군에게 남은 것은 만드레일대륙 남서부에 위치한 남부고원지대 뿐이었다.
‘젠장할······’
만약에 자신들이 에이센군의 포로가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간부 장교로서 이런 생각을 가져서는 안되겠지만 왠지 싸워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자가 포로가 된다면 거친 에이센 병사들에게 험한 일은 다 당한다고 했다. 에이센놈들에게 자신들은 반란군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켜줘야 할 권리나 인권 같은 것은 없다고 여긴다고 했다.
엘레비아는 만약 자신이 그렇게 된다면 잡히기 전에 확 죽어 버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강제로 자신을 빼앗긴다면 그보다 더한 치욕은 없을 것이다. 나 자신은 스스로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수송기가 너무 많이 모여 드는 것 아닌가 모르겠군······”
그런 엘레비아 앞으로 아르코대위가 걸어 오면서 투덜거렸다. 무엇인가 이상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혹시 남부고원지대에 병력을 재투입하려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아르코대위의 걱정에 엘레비아는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만약에 남부고원지대에 병력을 투입하려면 셰어필드기지에서 이동시켰으면 그만일 것인데 어째서 이곳 바스타까지 병력을 철수시켰을까요? 아닐 겁니다.”
그렇게 단정지어 버리자 대위는 맞는 말일 것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적이 가빈으로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행할지 모른다고 다들 걱정이나 하고 말이야! 자칫하면 모두 전멸하거나 포로가 될지 모른다고 떠들어 대기나 하다니······”
대위의 걱정에 엘레비아는 그렇게 되면 싸우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지 않겠냐고 했다.
“저는 포로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잡혀서 그런 고생하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어요!”
아르코대위는 엘레비아가 단언하는 말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살아남겠다고 말하던 엘레비아가 이렇게 대답할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녀라면 어떻게든지 살아남겠다고 말할 것이라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책임감인가?’
그도 정신교육시간때 에이센군이 파츠 베이스군 포로를 어떻게 다루는지 잘 들어 알고 있었다. 특히 여병사가 사로잡히면 어떻게 된다고 교육하고 있었으니, 엘레비아가 그런 꼴을 당하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제껏 많은 여자들을 만나 왔던 그였지만 엘레비아에게 만큼은 다른 손쉬운 여자들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니 이것은 단지 여자에게서 느끼는 성욕 같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귀여운 여동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더욱 이 사람을 지켜주고 보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스스로 자답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엘레비아에게 자신의 보호같은 것은 별다른 소용이 없을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파일럿으로서의 실력으로만 따진다면 자신이 한수 접어도 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존심이 강하고 성격이 곧으니 비뚤어지게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알기로는 평범한 가정에 부모님이 모두 생존해 계시고, 직업군인을 택한 오빠와 자신, 그리고 여동생이 있다고 했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것이다.
‘나에 비하면······’
문득 조금 어릴적 생각이 났다. 너무나도 거칠것 없었던 철이없던 시절의 일이었다.
“그럼 계속 수고하게······”
갑자기 그때 생각이 나자 우스워졌다. 크는 엘레비아의 어깨를 두드려 준 다음 재빨리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셀리더 아르코대위는 그렇게 어려운 집안 출신이 아니었다. 그는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형제와 여자형제들 모두 피부색이 달랐다. 아마 아르코대위 자신이 아이를 낳게 되었을때 흑인이 아닌 다른 피부색이 나올지 모른다. 어차피 혼혈이 보편화된 시기. 그는 3명의 여자형제와 1명의 남자 형제가 있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위로 누나가 두명 있고 밑으로 남동생 하나, 여동생 하나가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를 지닌 누런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는 지상에서 운수업을 하시던 분으로, 몇 번의 실패 끝에 나중에는 자신의 회사를 가지신 분이었다. 어머니는 갈색 머리에 갈색 눈을 지닌 전형적인 에이센인 여자였다. 큰누나는 엘레비아처럼 아마색 금발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고, 둘째 누나는 특이하게도 은색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었다. 둘다 백인이었고 자신은 흑인이었다. 남동생은 아버지를 꼭 빼닮았으며, 막내 여동생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반씩 닮아 있었다. 갈색과 검은색이 적당히 섞여 있는 아이였다.
어찌보면 그 자신도 별 어려움 없이 성장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셀리더 아르코가 처음으로 마약이라는 것을 접한 떄가 9살 때 였다. 그때부터인가 그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아니, 자신이 이제껏 살아왔던 길과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그것이 주는 많은 즐거움에 만끽해 있었다.
계집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이 11살 때였다. 상대는 자신보다 8살이나 많은 여자였다. 마약살 돈이 없어서 몸으로 대신하겠다고 했었다. 그계집과 며칠을 두고 실컷 재미를 보았다. 그 찌든 년은 다른 것에는 무기력하다가도 마약만 준다면 침을 흘리며 별짓을 다했다.
이런 자신의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걱정했던 것이 아마색 금발 머리카락을 가진 큰누나였다. 셋째 동생이 이런 길로 깊이 빠지게 되었음을 걱정해 셀리더를 불러 그런 길로 빠지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집에서 요구하던 것과는 다른 길의 재미를 맛본 그로서는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런 누나의 진심어린 걱정을 마구 짓밟고 그는 결국 다시 자신의 쾌락만을 추구했었다. 하지만 이런 동생을 그대로 두고볼 수 없던 누나가 어디에서 구했는지 권총을 가지고 자신과 형들이 모여 파티하던 곳에 찾아왔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마약에 찌들어 있던 동생을 구해 내려고 했다. 경찰을 부르지 않은 것은 만약에 경찰이 개입하게 되면 남동생의 인생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실수였다.
비록 두려움에 권총을 가지고 왔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사람을 쏠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믿었던 형들이 자신의 친누나를 마구 폭행하고, 심지어 여럿이서 성폭행하는 장면을 직접 보게된 아르코는 달려들어 이들을 말렸지만 곧 뭇매질을 당했다. 이러다가 누나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권총을 집어 들었다.
3명을 그 자리에서 쏴 죽였다. 그렇지만 결국 자신이 구하려고 했던 누나는 자신이 쏜 총을 피해 일어선 건달 녀석에게 붙잡혀, 날카로운 칼로 목이 그어져 버렸다. 그 아름다웠던 하얀피부가 마구 찟겨져 터지고, 짓이겨지고, 무참하게 목이 잘려 피를 뿜어대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물만 가득한, 그 원망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누나를 셀리더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부모님은 셀리더를 용서하지 않았다. 큰딸을 그렇게 무참하게 죽게 만들었으니 당연했다. 그 자신도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르코는 속죄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는 그런 길로 들어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집에서 쫓겨난 그는 마약도 술도, 그리고 방황도 끊고 미친듯이 공부했다. 방탕함으로 몸이 많이 망가져 있었지만 그는 의지를 가지고 다시 일어섰다. 그래서 결국 사관학교에 입학을 허가 받을 수 있었다.
사관학교에 합격한 다음날 이른 아침. 이 기쁜 소식을 가지고 집에 찾아갔을 때 처음 자신을 맞은 것은 어머니였다. 오랬동안 소식을 끊고있던 아들이 찾아오자 무척이나 반가워 하셨다. 하지만 곧 뒤쪽에서 아버지가 걸어 나오셨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안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면서
“왜 왔냐? 보석금 같은거 내줄 돈 없다!”
라고 매몰차게 말을 했다. 아직도 범죄자라고 여기고 계셨을 것이다. 그런 아버지께 셀리더는 자랑스럽게 사관학교 입학이 허가되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놀라움 보다는 크게 웃기만 하셨다. 그리고 아들에게 정색하면서
“네가 사관학교라니······가당치도 않구나!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뻔뻔하게도 하는 구나!”
그때 어머니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안쪽에 들어가서 몇가지 옷가지 같은 것들을 내오셨다. 아버지는 왜 이런 녀석에게 옷을 주냐고 면박을 주셨지만 어머니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시면서 조용히 달래 주셨다.
“셀리더 옷이에요!”
그러면서 옷가지들을 건네 주셨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돌아섰고, 그대로 문은 닫혀 버렸다.
자신의 손에 들려진 옷가지들과 함께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눈물이라도 흘리고 싶었지만 눈물샘이라도 말라 버렸는지 눈물이 나지도 않았다. 다른 때에는 잘도 나오던 눈물이 왜 그때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문앞에서 힘없이 돌아섰을 때 그는 어머니가 건네 주신 옷가지 속에서 사과하나와 함께 1디럴짜리 지폐, 그리고 작게 접힌 메모지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미안하다······아들아······]
재빨리 후려갈겨 쓴 글씨였지만, 그는 그제서야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는 이런 못난 모습을 보이고 싶지않아 단숨에 달려 나가 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서 서 있을 수 없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괴로웠다. 셀리더 아르코대위는 문득 엘레비아에게서 자신때문에 죽게된 누나를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자신은 살아 남아 있을 아무런 가치도 없는 녀석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지금 그 자신은 엄연하게 살고 있었고, 오히려 쓰레기같은 자신이 많은 부하들을 책임지고 있었다.
‘이 내가······이 쓰레기같던 내가······’
그는 조금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서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다시는 그런일이 없게 하겠어!’
아르코대위는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11월 5일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엠더광산이 재기능을 발휘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본래가 광산에 설치된 임시기지였지만 위치상의 이점 때문에 군보급기지로 활용되고 있었다.
“경계태세를 결코 허술하게 하지 마라!”
현재 셰어필드기지에서는 남부고원지대에 대한 총공세를 취하기 위해 다니엘 허버크대령이 5,000대에 가까운 바리스타 부대에 공격명령을 하달한 상태였다.
‘이제 남부고원지대만 점령하면 끝이라는 건가?’
씁쓸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크라우프에게 후방 보급물자 수송에 대한 지시가 내려온 상태였기 때문에, 수송부대의 물자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했고, 수송부대에 대한 보호도 책임져야 했다.
‘이런 상태는 좀 어려운데······’
셰어필드에 현재 수송되고 있는 대량의 물자들과 엠더에도 속속 도착하고 있는 보급물자들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다. 수많은 병사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인데 가장 중요한 보급계획에 대한 것이 너무나도 간단하게 세워졌던 것이다.
‘이런······보급문제를 총괄해서 지휘해야 하는데······’
그는 나름대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보급물자를 정리하고 그것에 대한 목록표를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들어오는 물자에 그 작업도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이 상태로는 보급에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소규모의 전투라면 몰라도 전투가 장기화 된다면 보급에 난점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크라우프와 함께 보급물자에 대한 정리에 들어갔던 다이레아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집결시켜 놓은 물자의 양은 많지만······정작 필요한 것을 찾을 때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
다이레아는 만약 파츠 베이스군이 셰어필드기지와 남부고원지대 사이에서 대규모의 상륙작전이라도 벌이고, 만약 그것이 성공한다면 만드레일대륙에 집결한 에이센군 전력의 반수 이상을 일거에 궤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사태만은 막아야 하겠지만······”
현재 군사령부에서는 파츠 베이스군이 셰어필드기지마저도 버렸으니 그럴 정도의 전투의지를 갖지 못하고 있다 여기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이 잔류하고 있고 지형적으로도 공격하기 어려운 남부고원지대를 함락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병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지형이 매우 까다로운 곳이었지만, 이 정도의 많은 병력이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셰어필드에서처럼 주력군이 철수하기만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바스타기지에 파츠 베이스군 수송기가 잔뜩 집결해 있다고 하는 군······”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으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후퇴가 아니라 상륙전을 벌이려는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그녀의 걱정에 크라우프는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들로서는 현재 부여된 수송부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물자들을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해!”
크라우프의 말에 다이레아는 맞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다이레아는 크라우프보다 시에나에게 무척이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별다르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마음에 쓰였다. 하지만 문제는 크라우프였다. 한두번 즐기게 해주었으면 그만둘것이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문제는 다이레아 자신이 그에대한 생각이 상당히 변했다는 데 있었다.
처음 비행기 속에서 간단하게 즐겼던 일은 접어 두고서라도, 이곳에 와서 다시 그에게 안기게 되었을 때, 크라우프는 3시간 동안 다이레아와 함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껏 여러 남자들과 섹스를 해 보았지만, 대부분의 상대는 자신의 몸위에서 허우적 거리면서 자신의 막대기만 휘젓다 끝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는 자신을 많이 배려해 주었다. 즐겁게 해주면서도 감히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요구하지 못했던 것을 서슴없이 요구해 왔다.
다이레아는 단지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려고 크라우프에게 안긴 것이었는데, 조금씩이지만 그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껏 만난 대부분의 남자들이 다이레아 자신을 섹스만 밝히는 머리 둔하고 운동만 잘하는 여자라고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는 대화가 잘 통한다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