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78
게을러서 차원최강 078화
078 승작 선언(1)
드디어 쉴 수 있을 것이다.
추격대 대장을 처리함과 동시에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다는 메시지가 떴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10,000 카르마가 적립됩니다!]“흠, 1만 카르마라.”
-그 정도면 많이 달성하신 것 아닌가요?
“1억 카르마가 필요하다면서?”
-지구 속담에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게다가 차원의 균열을 막으면 막대한 카르마를 얻으실 수 있어요.
“나는 이미 천신의 위를 받았는데?”
-완벽한 신으로 거듭나신 건 아니니까요.
결국 내 여정은 아직도 험난하다는 의미였다.
과연 언제쯤 1억 카르마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위업을 달성하는 일은 계속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적들은 전멸을 당했다. 그러니 최소한 수도에 이번 일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몇 주일의 시간은 걸린다는 뜻이었다.
“좀 쉬어 볼까.”
-하여간, 너무 게으르세요!
“내가 게으른 자들의 신인 걸 잊었어?”
당연히 에르나의 이야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다음 날 오전.
어제 그 난리를 치고 난 이후로 편안하게 잠을 잤다.
언뜻 듣기로는 야밤에 도박판이 열렸다고 한다. 승전 기념으로 열린 도박판이었는데 너무 피곤에서 참여하지 않았다.
강력한 격을 사용하면 예전같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피로 회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나가지 않았다.
괜히 판돈이 30만 골드가 넘었다는 것을 보고하기 위해 온 아식스 남작의 코만 깨졌을 뿐이다.
똑똑.
“으음…….”
“각하.”
살짝 눈을 떠 봤다.
아식스 남작이 멀찌감치 떨어져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뭐야?”
“황제 폐하의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데?”
“예? 당연히 받으셔야…….”
내가 움직이자 아식스 남작의 몸이 움찔거렸다.
여기서 잘못하면 다시 코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도 코가 반쯤 주저앉아 있는 상태였다.
나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귀찮은데.”
“험험, 그래도 폐하께 보고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기까지 통신이 오면 도청을 당할 가능성은 없나?”
“도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만.”
“끄응.”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켰다.
황제와 대면을 해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는 제국의 귀족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황제를 요절내 버리지 않은 것이 실책이었다.
교황과 함께 머리를 박게 시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때문에 자꾸 귀찮게 하는 것이다.
“알겠다.”
“감사합니다!”
“네가 감사할 건 없지.”
“각하를 모셔 오지 못하면 제가 폐하께 깨지니까요.”
“그 말은 폐하보다 내가 무섭지 않다는 뜻이냐?”
“그, 그럴 리가요.”
원래 멀리 있는 법보다 가까운 주먹이 무서운 법이었다.
아식스 남작도 내 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통신실로 향하는 길.
엠파스의 주민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아아!”
“영웅님 만세!”
“일어나셨습니까!?”
아라클 촌장이 다가왔다.
아라클의 노안은 꽤나 상기되어 있었다. 하기야 어제 모든 적들을 큰 피해 없이 전멸시켜 버렸으니 희망을 가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들을 모두 데리고 마도 연합을 휩쓴다면 최소한 반 정도는 죽을 거라고 봤다. 모두가 살아서 제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굳이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힘을 낼 테니까.
“어제는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그런가.”
“승전 연회에 오시지 않아 무슨 일이 있으신 줄 알았습니다.”
“피로했다.”
“그렇군요.”
“지금 폐하의 연락을 받고 가는 길이다.”
“오오! 폐하께서 연락을!?”
“최대한 전방에서 난리를 쳐 달라고 해야 너희들이 제국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는 잽싸게 비켜섰다.
통신실에 들어왔음에도 바깥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황제가 직접 연락을 했다는 것에 다들 감격하고 있는 것이다.
수정구 안에 황제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허리를 굽혔다.
어찌 됐건 지금 황제는 내가 신격이라는 것을 모른다. 그러니 신하를 대하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다.
-고생 많았네.
“아닙니다.”
-이야기는 들었다. 적 중앙군 3만을 격파하였다고?
“전멸시켰습니다.”
-허허허! 수도는 5만 정도의 병력이 지키고 있었지. 전방으로 전 병력을 보내고 있으니까. 그 중 3만이 죽었다면 남은 병력은 2만 남짓이겠군.
“그렇게 보입니다.”
-그렇다면 수도를 공략하기도 수월한 것이 아니겠나?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게 하품을 했다.
-많이 피로했나?
“새벽까지 추격을 했습니다. 한 명도 살아 나가지 못하게 직접 발로 뛰다 보니 그리됐습니다.”
-허허허! 그렇구먼. 그런 노고를 치하하며 자네의 승작이 진행되었네.
“얼마 전에 결정됐다고 안 했습니까?”
-그랬지. 이미 자네는 거점을 마련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승작을 할 공로라네. 여기에 더하여 마도 연합 내부를 휘젓고 있고 수도를 타격하려 하고 있으니 승작이 진행된 것이라네.
“이번엔 상당히 위험한 일이 될 겁니다.”
-칼도나 여신께서 자네를 보우하시겠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부디 수도를 잿더미로 만들어 주게.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언데드 소굴로 만들 수는 있습니다만.”
-수도는 타격을 해야 해. 그곳에서 정체를 드러낼 생각인가?
“그렇습니다. 수도를 타격할 때에는 신성력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되면 제국에서 타격하였다고 생각할 테고, 적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처박히겠죠.”
-허허허허! 그렇겠지!
황제는 속이 시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총력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수도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완전히 잿더미가 된다면 연합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특히나 맹주가 사망하면 전쟁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수도에 존재하는 모든 귀족들도 죽여 버릴 작정이었다.
그리되면 제국이 마도 연합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도 꿈은 아니었다.
“저는 좀 쉬어야겠습니다. 사실, 제 몸이 정상이 아닙니다.”
-그런가. 요양이 필요할 정도인가?
“한 일주일 정도 요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게. 적들을 완전히 몰살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게다가 자네는 1만 5천 정도의 병력으로 적들을 분쇄한 것이 아닌가?
“뭐, 그런 셈이지요.”
언데드가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쳐도 정규 병력이 아닌 자들로 두 배가 넘는 적 정규 병력을 몰살시킨 것은 대단한 공로였다.
이곳이 적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바로 승작이 되어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만약 수도가 무너지고 적 수뇌부를 몰살시킨다면 그 공로로 고위 귀족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 계속 수고하게.
“다음에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래, 자주 연락하게.
통신이 끊어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으하하함!”
끼이익!
문이 열리고 베르체 추기경이 들어왔다.
“각하, 오늘 도박판이 벌어질 예정입니다. 참석하십니까?”
“오늘도 판이 큰가?”
“아무래도 그렇지요. 적들을 죽이면서 유품들이 꽤 쏠쏠했거든요.”
“판돈이 올라가면 그때 보고하도록.”
“예!”
“여자는 없나?”
“험험, 아무리 그래도 도박판에 여자까지 끼게 하시는 건…….”
“시중을 들 수 있는 정도면 돼.”
“준비해 보겠습니다.”
“수고하라고.”
도박판에서 술을 한 잔 기울이면서 시녀들의 시중을 받는다면 게으름 수치가 한 방에 해결되지 않을까.
어제는 육체적으로 피로하여 도박판에 끼지 않았지만, 오늘은 게으름 수치를 완전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도박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날 밤.
거하게 도박판이 열렸다.
어제 전투에서 지휘관들은 다들 한몫 단단히 잡았다.
전리품이 분배되었는데, 공적에 따라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때문에 지휘관들이 이를 악물고 싸운 것이었고 말이다.
다들 손가락이 근질거렸다가 해가 떨어진 직후에 바로 도박판을 벌였다.
아라클 촌장은 호기심과 근심이 어린 표정으로 참석했다.
‘여기가 도박판인가.’
마귀를 속이기 위한 작업이었다.
분명히 마귀는 존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염탐하고 있을지 몰랐다. 그렇기에 도박판을 벌이는 것이라고.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려니 넘어가기로 했다.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는 베르체 추기경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데 어떤 일이 생길 리도 만무하다.
도박장의 분위기는 꽤나 달아올랐다.
다들 얼굴이 벌개져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예하! 지금 사기 치는 것 아닙니까?”
“손모가지 날아갈 일 있나? 사기는 무슨?”
“주사위 눈이 연속으로 12가 나오는 것이 말이 됩니까!?”
“뭐야? 주사위에 수은이라도 넣었다는 거야?”
“제 말이 그 말입니다!”
“허허허, 이것도 다 전략인가.”
술을 퍼마시고 술에 취해서 난리를 쳤다.
여기에 시녀들이 시중까지 들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돈이 오갔다. 한 방에 많은 돈을 따면 시녀들에게 돈을 뿌리기도 하였으므로 그녀들도 이곳에 참여하지 못해 안달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녀와 사령관이 도착했다.
“이 새끼들 보게.”
‘너무 심했나? 하기야 내가 봐도 심하기는 했어. 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는 건데……. 어디삼류 건달들도 아니고.’
“사령관을 뵙습니다.”
다들 잽싸게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분위기가 좋으면 일찍 불렀어야 하는 것 아니냐?”
“죄송합니다!”
“계집 궁둥이도 두들길 수 있고 얼마나 좋아?”
“허허허! 맞는 말씀입니다.”
촌장은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베르체 추기경이 시녀들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팁을 꽂아 넣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마귀를 속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시다니. 진정 저분은 성인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