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412
411장. 개소리는 염라대왕 앞에서
“……미, 미안하다. 내가 잠깐 머리가 돌아서…….”
미안? 지금 나랑 장난해?
자신이 쌓은 카르마 포인트가 전혀 통하지 않자 운게른이 손사래를 쳤다.
들고 있던 총은 두 동강 난 채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놈이 두 손을 들고 항복을 선언했다.
나는 전혀 지치지 않았다.
“신빨이 대단하군!”
어느새 다가온 주몽이 그런 나를 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봐도 내 신빨이 예상 외로 끝내줬다.
“내가 일찍이 너를 알아봤다.”
강제적으로 맺어진 인연인 솔로몬 왕은 누구보다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뭐 하는가……. 저 악귀를 어서 조져버리게!”
저승사자 리차드 강이 찢어죽일 듯한 눈으로 운게른을 노려봤다.
저승사자와 악귀는 두말 할 필요 없이 안 좋은 사이였다.
“인간……. 머리를 써라! 나를 동료로 삼아라!”
운게른이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동료? 널 살려주라고?”
“그렇지! 날 살려두면 내가 인간계에서 널 도울 수 있다! 나와 함께 천년 제국을 건설하자! 하렘은 덤이다!”
악성이 강한 존재들의 제안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내가 예수님이나 부처님도 아니건만 천년 왕국과 미녀로 딜을 했다.
하도 어이가 없어 운게른을 한 번 더 봤다.
“너도 끌리지? 흐흐흐흐. 인간이라면 누릴 수 있을 때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도 나쁘지…….”
쇄애애앳.
운게른은 하던 말을 다 마치지 못했다.
콰득!
악귀 운게른의 머리통에 정확하게 박힌 신빨 가득한 푸른 도끼.
포인트가 놈의 머리통에만 몰려있는 듯 반탄력이 장난 아니었다.
좀 더 힘을 줬다.
쩌저저적.
그리고 점점 둘로 쪼개지기 시작한 놈의 머리통.
눈을 지나 코 쪽까지 파고든 도끼날에도 놈은 숨이 붙어 손을 허우적거렸다.
지옥에 끌려가기 싫은 악귀의 마지막 발악이 느껴졌다.
“개소리는 염라대왕 앞에서 지껄여~.”
꽈지지직.
두 쪽으로 시원하게 쪼개져 나가는 운게른.
파아아아앗!
도끼가 놈의 사타구니까지 가르자 허공에서 강렬한 검은 빛이 터지며 놈을 집어삼켰다.
악신계도 아닌 지옥 직행.
속이 다 시원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이스 오라버니~”
“형! 복 받을 거야!”
“태산아 고맙다!”
“역시! 영웅이십니다!”
응원하던 신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다들 왜 저렇게 오바하는지 모르겠다.
누가 포인트를 나눠줄 것도 아니고…….
– 악귀를 지옥행 급행열차에 태워 보냈습니다.
– 그가 쌓았던 어둠의 카르마 포인트가 선한 카르마 포인트로 전환되었습니다.
– 함께했던 전우에게 적절히 포인트가 분배됩니다.
– 염라대왕이 카르마 포인트를 쐈습니다.
흐뭇한 내역들이 연속 전해졌다.
카르마 포인트는 언제 쌓아도 기분이 좋았다.
이곳저곳 쓰다가 남으면 죽어 신선 될 때 적절하게 용도를 바꾸면 됐다.
– 당신에게 배팅한 신들에게 4.75배 포인트가 지급되었습니다.
– 응원 수당이 차감 됩니다.
응?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배팅에 응원 수당이라니!
“와우! 들어왔다!”
“아우 아까워. 이럴 줄 알았다면 더 쏘는 건데…….”
“언니 쏠쏠하게 벌었지?”
“호호호~ 난 태산이를 믿었지.”
“형님 고맙습니다!”
“태산아 막걸리 값 벌었다!”
“이거 1년 팁보다 더 많은데?”
응원 왔던 신들이 환호성을 질렀던 이유가 있었다.
재주는 내가 부리고 포인트는 버젓이 구경했던 신들이 벌어갔다.
“억울해하지 말라. 다 너의 선업이다.”
어깨를 만지며 위로하는 주몽 신선.
“흐흐흐. 이거 차사 연봉 몇 배나 벌었네.”
리처드 강은 정말 입이 찢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리고…….
“태산……. 자네는…….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야!”
솔로몬 대왕의 행복해하는 표정은 말로 표현이 불가능했다.
“대왕님도 거셨어요?”
“물론이지! 내 상당히 걸었네!”
“주몽님도요?”
“……신도 먹고 살아야지 않나. 땅을 수호하는 데 공짜는 없네. 이것저것 토지신이나 기타 여러 하급신들이 명절에 찾아오면 떡값이라도 줘야 위신이 서네.”
“…….”
난 악귀에 육신을 빼앗길 위기에 처해 고군분투했건만 다들 이 판에 한밑천 두둑이 챙겼다.
다만 한 신만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반스데일, 어디 불편해?”
“아이고! 내가 미쳤지……. 하필……. 크으.”
가슴팍을 쥐어뜯는 반스데일.
설마?
“자네 혹시 반대 쪽에 걸었나?”
설마하며 넌지시 묻는 취화선 삼촌.
“…….”
대답을 하지 못하는 반스데일.
“호호호~ 맞네 맞아~. 어쩐지 배당이 두둑하다 싶더니~ 악신들하고 계 묻어라~.”
진이 누님이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짜 나 죽기를 바란 거야?
유일하게 나를 배신하고 악신에게 배팅을 한 사악한 선신.
분명 시작할 때는 나에게 걸었다고 파이팅까지 외쳤다.
“미안하네……. 자네 죽는 쪽이 배당이 높아서…….”
고마워서 나무도 심어주고 바닥도 깔아줬는데 그런 반스데일이 날 배신했다.
그놈의 포인트가 뭐라고…….
세상에 못 믿을 신도 많았다.
만약 전투 판에 끼어들었다면 내 뒤통수가 얼마나 맛있게 보였겠는가.
“그건 그렇고 다들 축배를 들러 갑시다. 장소는 내가 제공하겠소!”
솔로몬 대왕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늘 판에서 제일 큰 판돈을 쥔 주인공이었다.
“대왕님~ 위명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살아생전 위엄 넘치고 영험하셨다고 하던데~.”
전생 최상급 기생 출신인 진이 누님이 은근히 추파를 던졌다.
“큼큼. 뭐 그 정도 가지고~.”
하렘을 꾸렸던 솔로만 대왕이 어울리지 않게 겸손을 떨었다.
그 와중에 곁눈질로 진이 누님을 쫙 스캔하는 건 잊지 않은 못된 대왕!
하아……. 나 하나 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신들.
잘 먹고 잘들 사쇼!!!
***
“여기 맞아?”
“맞다니까.”
“……건물이 큰데?”
“강남대로에 자리한 건물은 다 이 정도는 해.”
“월세일까?”
“그럼 전세겠냐? 여기 상가 20층 전세 보증금이 최소 10억은 될 거다. 작가가 돈 벌어봐야 거기서 거기지. 그래도 대단하네. 학교 다니면서 사법시험 준비하기도 벅찰 텐데…….”
최웅천 사장이 감탄했다.
자신도 강남에 진출하고 싶었지만 자금이 매번 부족했다.
“부럽다.”
편집장이자 친구인 황성우가 입맛을 다셨다.
나이스미디어 최웅천 사장과 황성우 편집장이 동시에 출동했다.
로 출판사는 기둥이 탄탄하게 섰다.
한 작품 대박으로 업계 선두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두 사람은 신작 문제로 작가 골드리버를 만나러 직접 찾아가는 중이었다.
장태산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 앞에서 두 사람은 걸음을 멈췄다.
분위기가 요상했다.
작가가 월세를 내며 거주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건물이었다.
한 달에 인세로 3천씩 꽂아주고 있지만 그래도 믿기지 않았다.
주소가 찍혀 있는 20층 최고층은 못줘도 월 1천은 가볍게 넘을 것 같았다.
“들어가 보자.”
최웅천이 앞장섰다.
“우리도 돈 벌어서 강남 오자!”
“당연하지. 우리도 한국대 출신 아니냐!”
의지를 불태우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의 걸음은 위풍당당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입구에서 슈트 차림의 건장한 남자 경호원이 방문 목적을 물어왔다.
“여기 골드리버 작가님 만나러 왔습니다.”
편집장이 호기롭게 방문 목적을 밝혔다.
“누구요?”
골드리버를 알지 못하는 듯한 경호원.
‘뭐야? 사기였어?’
나이스 미디어 사장과 편집장은 경호원의 반응에 당황했다.
1층 홀에 경호원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그들 모두 두 사람을 미심쩍은 시선으로 주시했다.
평범한 경호원들이 아님을 그들의 눈빛과 덩치에서 눈치챌 수 있었다.
“여, 여기 20층에 거주한다고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황성우 편집장이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20층요? 그곳은 대표님 사무실입니다.”
“대표님요?”
‘사업 시작했다더니 진짜였어?’
최웅천은 내심 깜짝 놀랐다.
진작 들었던 내용이지만 어린 대학생의 자랑질 정도로 생각했다.
작가들은 상상을 먹고 사는 존재들이라 대부분 현실에서도 주인공인 줄 착각하고 살아갔다.
“장태산 작가님입니다!”
황성우가 빨리 실명을 말했다.
“잠시만요.”
경호원이 이어 마이크로 누군가 대화를 나눴다.
“나이스 미디어 관계자님들입니까?”
“네! 제가 대표고 여기 이 친구가 편집장입니다.”
“신원 확인 됐습니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가, 감사합니다.”
정중하고 묵직한 경호원의 출입 허가에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재빨리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설마 사채 사업은 아니겠지?”
“모르죠. 에서도 사채업자 얘기 나왔잖아요. 어릴 때부터 꿈이 사채업자였을 수도 있구요.”
“그, 그럴까?”
긴장한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빠르게 20층에 도착한 두 사람.
문이 열렸다.
“LOR 투자전문회사?”
깔끔하고 현대적인 간판이 먼저 보였다.
스르르릇.
앞에 서자 자동문이 열렸다.
그리고…….
“어서 오십시오. 대표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한눈에 봐도 빼어난 미모의 여성이 두 사람을 향해 생긋 미소를 지었다.
“네…….”
순간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사채업소가 아니라는 건 내부 사무실 인테리어를 보고 알았다.
누가 봐도 성공한 젊은 CEO의 사무실이었다.
‘세상에……. 사무실에 정원이라니.’
사무실 중앙에 떡하니 보이는 작은 정원과 티 테이블.
이건 상상속의 사무실 풍경이었다.
“따라오세요.”
미모의 여성이 두 사람을 안내했다.
그리고 대표실 앞에 멈췄다.
“대표님. 손님들 오셨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안에서 들려오는 진중한 남자의 목소리.
스르르릇.
자동으로 열리는 대표실의 문.
두 사람은 일개 작가를 만나러 온 것뿐인데 예상치 못하게 몹시 긴장했다.
과거 대기업 면접장에 들어설 때 느꼈던 떨리는 기분을 오랜만에 맛봤다.
일단 보이지 않는 포스로 기 죽이는 분위기.
“어서 오십시오.”
활짝 웃는 얼굴의 미남자가 최웅천 사장과 황성우 편집장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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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