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58
57장. Summer Vacation! (1)
“다니엘~ 밤에 무슨 일 있었어?”
“오빠? 얼굴이 왜 그래?”
“태산아. 어디 아프니?”
“아들. 여름 타냐?”
가족들이 아침에 일어난 나를 보고 다들 한 마디씩 했다.
지난밤 난 빨갛게 밤을 불태웠다.
몇 달 치를 봤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기껏 몇 초만 흐른 것 같았다.
잠이 들 리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수없이 떠다니는 그 러브 액션!!!
아니! 노바 형님! 그게 진정한 사랑의 기술입니까?
내가 보기에는 치열한 레슬링 기술밖에 없었단 말이에요!
저 죽일 작정으로 보낸 거 맞죠?
뜨거운 청춘에게 노바 형님의 최신 버전 업데이트는 아주 위험한 물건이었다.
보지 않고자 했지만 난 석 달 동안이나 노바 형님의 역사를 모두 관람했다.
내가 노바 형이 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다른 신들보다 노바 형님이 가장 위험했다.
악마의 유혹보다 더 달콤하고 치명적이다.
벌써 다음 달 버전이 손꼽아 기다려졌다.
“달빛이 곱더라고요. 그래서 잠 좀 설쳤습니다.”
“그래? 어제 그믐이었는데…….”
아빠! 어젯밤에 그냥 달덩이 같은…….
차마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다들 대천으로 달리자! 아침밥은 가면서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먹자~.”
“꺄아아아악! 바다 너무 좋아!”
“아빠. 숙소는? 자고 올 거지?”
“오빠가 리조트 잡아 놨다~.”
“우아아아아앙! 언니 이거 꿈은 아니지?”
쌍둥이들이 제일 좋아했다.
집안 사정으로 그동안 여름휴가는 집에서 선풍기 바람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집안 사정이 넉넉해지자 진짜 휴가를 맛볼 수 있었다.
“클라라. 어제 잠은 잘 잤어?”
“응~ 다니엘. 요 근래 가장 편하게 숙면을 취했어. 아침에 새소리에 깼는데 온몸이 날아갈 것 같아~.”
진짜 숙면을 취한 것 같다.
남의 집, 그것도 타국에서 저렇게 잠을 잘 수 있는 클라라의 정신 상태가 대단했다.
그래서 성격만큼 피부도 좋은 것 같다.
클라라 얼굴 피부가 뽀송뽀송했다.
이십 대 중반의 나이인데 쌍둥이들과 피부 탄력이 비슷했다.
“여보. 짐은 다 챙겼어요?”
“네~. 짐이라고 해봐야 옷밖에 없어요. 애들 수영복도 구입해놨어요.”
수영복!
갑자기 대천 모래사장 위로 사뿐히 걷고 있는 클라라가 그려졌다.
나도 모르게 입술 근육이 위로 치솟았다.
“클라라에게 얘기했습니까?”
“그럼. 어제 자기 전에 얘기했더니 엄청 좋아하더라.”
청반바지에 오렌지색 나시티 한 장만을 걸친 클라라는 지금도 해수욕장 패션이다.
자꾸 가슴 쪽으로 가는 시선을 애써 돌렸다.
선글라스를 머리에 쓰고 있는 홍콩 여신은 감동이다.
“쌍둥이들은 엄마 차 타고 가자.”
“네. 저도 눈치는 있어요.”
“잉~ 난 오빠 차가 좋은데.”
주희가 앙탈 부렸지만 가볍게 엄마 눈치에 제압당했다.
가족들이 그렇게 차를 타고 출발했다.
엄마 벤츠를 아버지가 운전하고 갔다.
그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1박 2일의 가족 여행에 합류한 클라라도 편해 보였다.
2007년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있는 비욘세의 최신곡이 스피커에서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당시 고딩 때는 벅찬 학교생활에 듣지 못했던 곡이다.
빌보드 차트를 줄 세웠던 이유가 있다.
가슴을 울리는 비욘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내용은 이별 노래였다.
딱 예린 선배와 나의 이야기 같았다.
여자 친구가 바람피운 남자 친구를 집에서 쫒아내는 내용이다.
자기 차에서 뒹굴었다고 차키까지 빼앗았다.
너 아니어도 오늘 밤이면 멋진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여자가 갈궜다.
미국 가사답게 직설화법이 시원하게 가슴에 박혔다.
클라라는 가사를 흥얼거리며 즐겼다.
이럴 때 그녀와의 문화 차이를 실감했다.
“어때, 우리 가족들?”
“너무 좋아! 파파는 무뚝뚝하지만 보기보다 귀엽고 마미는 기품이 넘쳐, 쌍둥이들은 착해서 날 언니라고 불러~.”
클라라의 표정에는 거짓이 없었다.
우리 가족도 그런 클라라를 좋아하는 것 같다.
“클라라.”
휴가라고 난 놀고 있지 않았다.
머리는 다음 계획을 착착 진행시켰다.
“응~ 다니엘.”
“선배들 중에 믿을 만한 분 계셔?”
“대학교 선배?”
“어. 그것도 아니면 주변 금융계에 근무하시는 분들 중에 말이야.”
클라라는 시카고 학파의 산실인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세계적 금융 기업들에 뻗친 인맥이 장난이 아니다.
이제는 내 손발이 되어 줄 인재가 필요했다.
비공식적 계좌 자금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때가 되었다.
“요즘 금융위기 여파로 강제 퇴직당하는 분들이 많아. 알아보면 있을 거야.”
클라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는 판이 국제적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클라라는 HSBC 은행의 신망 받는 비서실 정직원이다.
“부탁 좀 할게. 헤드 헌터 수수료는 최고가로 지불할게.”
“알았어~ 날 믿어.”
조윤태 변호사님을 통해 유세라 팀장을 소개받았듯 인맥이 중요한 세상이다.
좋은 사람 곁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이 모이는 법이다.
유유상종의 이치는 세상 곳곳에서 통용된다.
성격 깔끔하게 인간성이 검증된 클라라가 추천하는 인재라면 틀림없을 것이다.
“수익형 투자 인재보다는 관리형 인재로 부탁해. 특히, 보스 말을 최우선적으로 믿고 따라줄 직원이면 좋겠어. 어린 사람보다 인맥이 넓은 연세가 있는 분이라면 더 환영이야. 미국 정치권과도 선이 닿을 수 있으면 더욱 좋고~.”
“다니엘, 그 정도 인재라면 각 금융권에서 관리자급이야. 연봉이 셀 거야.”
“업계 최고 대우.”
“와우! 그럼 차라리 날 영입해! 난 다니엘 같은 보스 말이면 무조건 다 오케이야!”
클라라 그럼 안 돼!
난 사내연애와 CC는 절대 반대야!
과거 대학 시절 겪었던 트라우마는 다시 살아봐도 사라지지 않았다.
“최우선적으로 입이 무거워야 해.”
“조건이 까다롭지만 알아보면 금방이야. 요즘 월가에서 감원 태풍이 불고 있어. 이런 시기일수록 나이 많은 직원들을 잘라내는 게 보통이야.”
그래, 클라라 당신 덕분에 나도 월가로 진출해 보자고!
아직 난 고등학생이다.
미국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시기도 아니다.
미국에 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 시간이 아까웠다.
일 얘기를 하며 우리 가족과 클라라와 대천에 도착했다.
두 생을 통틀어 제대로 즐겨보는 summer vacation이다!
***
“그래, 이게 휴가지!!!”
리조트 방 밖으로 보이는 시원한 대천 바다에 만족했다.
이제는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할 때였다.
대천 안아 리조트 로열 스위트룸 세 개를 얻었다.
오랜만에 분위기 내라고 부모님들께 한 개.
여성들인 쌍둥이들과 클라라를 위해 한 개.
그리고 나도 한 개를 잡았다.
휴가 성수기 직전이라 방을 잡기 어려웠지만 유 팀장을 통해 예약했다.
가족들 여행이라고 말하자 10분 만에 예약을 끝내는 능력을 보였다.
모두 다 무료다.
유 팀장은 금융권과의 돈독한 이해관계를 활용할 줄 알았다.
VIP를 위한 여름휴가 접대용 법인 리조트 회원권 객실을 그들은 소유하고 있었다.
창문을 열자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들렸다.
대한민국 서해안에서 가장 볼만한 모래사장과 전경을 보이는 대천 해수욕장이다.
밀려오는 푸른 파도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시원하게 뚫렸다.
해변에는 헐벗은 피서객들이 모여서 파도에 몸을 던졌다.
딩동! 딩동!
“오빠! 아직 멀었어?”
“빨리 나와~ 아빠하고 엄마는 벌써 내려가셨단 말이야.”
쌍둥이들 목소리가 들떠 하이톤이다.
“어! 지금 나갈게.”
하와이안 셔츠와 트렁크 수영복을 착용했다.
홍콩 여행 중에 구입했던 선글라스를 꼈다.
문을 열었다.
‘헐!’
그리고 난 그대로 잠시 몸이 굳었다.
남자의 희망을 빼앗아가는 래시가드 수영복 따위는 2007년에 유행하지 않았다.
원피스나 투피스 수영복이 대세다.
쌍둥이들도 어느새 많이 컸음을 실감했다.
언제나 꼬맹이 같던 녀석들이 이제는 남자들 몇 명은 끌고 다닐 정도로 여성스럽게 변했다.
그러나 내 눈에 들어오는 압도적인 여인 클라라!
쌍둥이들은 하늘색과 파란색 원피스 수영복에 비치웨어로 몸을 가렸다.
머리에는 챙이 적당한 모자를 썼다.
클라라는 대담했다.
과감하게 붉은 호랑이 무늬 패턴이 살짝 들어간 블랙 투피스 수영복을 입었다.
그 위에 비키니 커버업 웨폰 시스루 카디건을 걸쳤다.
차라리 입지 않는 게 나았다.
시스루 카디건이 뻥뻥 뚫려 클라라의 압도적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에서나 먹혀 줄 쌍둥이들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치이! 오빠. 침 그만 흘리지?”
“오빠, 클라라 언니 가슴 그만 보면 안 될까?”
“내, 내가 언제!”
이건 남자의 본능이라고! 이 꼬맹이들아!
“다니엘~. 나 해변에 빨리 가보고 싶어.”
클라라가 다가와 팔짱을 꼈다.
윽! 이건 고문이다!
홍콩에서 나눴던 뜨거웠던 키스는 분위기에 젖어서 그랬다.
그래도 난 이성을 지켰다.
클라라는 오늘도 적극적이다.
팔에 느껴지는 클라라의 탄력적인 가슴은 나에게 불을 질렀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야 끝날 것 같이 피가 끓었다.
아름다운 여인의 육탄전은 최고의 정신파괴무기다.
“오빠~ 얼굴이 빨개졌어. 오오오오오오오~.”
“좋아? 그렇게 좋아?”
“떽! 어디서 오빠를 놀려!”
“같은 고등학생끼리 어때. 키키키.”
쌍둥이들이 많이 컸다.
따지고 보면 겨우 두 살 차이 오빠였다.
그러나 난 예전에 알던 너희들 오빠가 아니란다.
“니들 반성 좀 해라.”
“왜?”
“우리가 뭘?”
“클라라는 너희들보다 적게 먹는데 딱 봐도 사이즈가 다르잖아~.”
난 눈빛으로 클라라와 쌍둥이들을 처절하게 비교했다.
키부터 시작해서 가슴까지 쭉 훑었다.
“으아아아! 우리 오빠 나쁘다!”
“변태! 흥! 흥! 흥이야!”
쌍둥이들이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이 됐다.
그러게 오빠를 왜 놀려.
“다니엘. 무슨 일이야?”
영문을 모르는 클라라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상황에 대해 물었다.
“남매간의 현실적 우정에 대해 얘기했어.”
“현실적 우정?”
클라라 그런 걸 번역하자면 팩트 폭력이라고 해.
푸하하하하하하하!
“오빠, 미워!”
쌍둥이들이 도망치듯 사라졌다.
“클라라. 우리도 가자.”
“응~ 다니엘.”
클라라와 난 그렇게 팔짱을 끼고 모래사장으로 내려갔다.
가는 와중에 쏠리는 남녀의 시선들.
어깨뽕이 다시 춤을 췄다.
오늘 대천 해수욕장 그 누구도 클라라를 따라올 수 없었다.
딱 그런 기분이다.
전설의 의자왕 보고 있나?
부러우면 지는 거 알지? 크크크.
# 58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