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211)
211화
난 고개를 들어 발견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
[띠링!] [인산염을 발견했습니다.]인산염.
주로 비료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재료이다.
게다가 매장량도 어마어마했다.
가뜩이나 지력을 잡아먹는 옥수수 때문에 골치 아팠는데, 인산염으로 비료를 만들면 될 듯했다.
“그렇다면 플로리다 지역에 꽤 많은 인산염 광산이 있다는 얘기인데…”
기쁨도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플로리다 지역은 ‘하늘의 태양’ 영토가 아니라서 마음 편히 자원 스캔을 할 수도 없고, 인산염을 캘 수도 없었다.
게다가 지금쯤 아이스 부족 마을에 있는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사라진 나를 찾느라 난리가 났을 것이다.
“일단, 자원 지도 창에 체크는 해놨으니까.”
난 고민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아이스 부족 마을로 향했다.
잠시 후, 아이스 마을에 도착하자 역시나 내 예상대로 ‘세찬 눈보라’와 ‘우직한 곰’이 걱정 섞인 말을 퍼부었다.
“황제 폐하! 아‥무 말도 없이 어‥디 갔다 오신 겁니까?”
“…다들 황제 폐하께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걱정했습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앞으로는 저희한테 얘기하고 가셨으면 합니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말하는지 알기에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음부터 그러도록 하지.”
* * *
아이스 부족 사람들이 나와 전사들을 배웅하기 위해 해안가까지 따라 나왔다.
‘여기서 보니까 키가 더 작아 보이는군.’
저번에 우리를 공격했던 티무쿠아 부족 사람처럼 아이스 부족 사람들도 키가 160cm가 안 될 정도로 작았다.
그래서일까?
신장을 더 크게 보이려고, 남자와 여자 상관없이 상투 머리 모양처럼 머리카락을 치켜 올려 묶었다.
“잘 지내다가 갑니다. 다음에 우리 ‘하늘의 태양’ 사람들이 오면 잘 대해주십시오.”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하하하! 조심히 가십시오.”
야자 잎으로 엮어 만든 옷, 아이스 부족 사람들은 그 옷을 들보라고 불렀다.
가랑이 사이로 가로지르며 엉덩이와 중요한 부위를 가린 들보를 입고 아이스 부족 추장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슴 가죽옷을 입은 키가 150cm 정도 되는 아이스 부족 여자들도 아쉬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가자.”
“네, 황제 폐하!”
나와 일행들은 네 척의 소형 바이킹 배에 나눠 타 코그 배가 있는 곳으로 힘차게 노를 저으며 나아갔다.
코그 배에 가까워지자 간판 위에서 사다리 줄이 떨어졌다.
소형 바이킹 배에서 내가 먼저 사다리 줄을 타고 올라갔다.
“오셨습니까? 황제 폐하!”
“별일 없었지?”
“네, 황제 폐하!”
나 대신 함대를 이끌고 있던 ‘차가운 나무’가 간단히 보고했다.
“다들 심심해하는 것 같아서 코크 배를 대대적으로 점검해봤습니다. 다행히 딱히 수리할 곳은 없었습니다.”
“잘했군.”
잠시 후, 소형 바이킹 배도 코그 배에 차례대로 실었고, ‘차가운 나무’도 자신이 맡을 배로 돌아갔다.
드디어 항해할 준비가 끝나자 난 일 층 갑판 위에 있는 전사들에게 소리쳤다.
“난티 코크 항을 향해 전속력으로!”
“전속력으로!”
때마침, 우리 항해를 축복해주듯 세찬 바람이 불어오자 헐렁했던 돛이 크게 부풀어 올라왔다.
‘빠르군.’
세 척의 코그 배가 속도를 내며 빠르게 북쪽을 향해 나아갔다.
* * *
큰 바다(슈피리어 호수) 호수 서쪽, 남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 마을.
오지브웨 부족은 넓은 영토를 가진 만큼 부족도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평원 오지브웨 부족, 북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 동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
그리고 ‘물’ 상단과 마이애미 부족 대추장 ‘들소 가죽’이 방문한 곳은 남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
“전사들의 기세가 제법 살벌하네요.”
‘물’ 상단을 이끄는 ‘흙투성이’가 마을 입구에서 도리깨와 가죽 방패를 들고 경계를 서고 있는 오지브웨 부족 전사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들소 가죽’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러게요. 괜히 오지브웨 부족한테 시빗거리를 만들지 않게 조심해야겠어.”
오지브웨 부족 마을에 들어온 ‘물’ 상단 사람들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네, 상단주님!”
잠시 후, 오지웨이 부족 전사들의 안내에 따라 ‘흙투성이’와 ‘들소 가죽’이 마을 중앙 광장에 자리 잡은 자작나무 껍질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 마을에 방문한 목적을 남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 대추장과 원로들에게 간단히 얘기했다.
“…무슨 말인지 잘 알겠네.”
오지브웨 부족 대추장도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었다.
‘흙투성이’가 조금 긴장한 모습으로 오지브웨 부족 대추장 ‘까마귀 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교역소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군. 삼불 평의회 동맹 부족들은 그대들도 알다시피 오타와 부족만이 무역할 수 있다네. 그리고 우리 남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도 오타와 부족이 파는 물건만 살 생각이네.”
“…그렇군요.”
교역소 설치 건은 물 건너갔다.
조금 풀이 죽은 ‘흙투성이’는 속으로 오타와 부족을 떠올리며 욕을 했다.
‘얍삽하게 먼저 선수를 쳤군.’
오지브웨 부족이 이런 부정적인 반응이라면 ‘물’ 상단이 제일 먼저 방문한 포타와토미 부족도 오타와 부족이 뭔가 수작을 부렸을 게 뻔했다.
결국, 삼불 평의회 동맹 부족들은 오타와 부족을 통해 무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 할 일은 끝난 것 같군.’
‘흙투성이’는 상단주로서 자신의 결정권은 이미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상부에서 오타와 부족과 거래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다.
“저희 ‘하늘의 태양’ 사람들의 방문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흙투성이’와 ‘들소 가죽’이 남부 삼림 오지브웨 부족 대추장과 원로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기침하던 ‘까마귀 발’이 그들을 멈춰 세웠다.
“그나저나 하늘의 태양에 관련된 이상한 소문이 들려오더군.”
“…….”
‘흙투성이’가 천천히 뒤돌아섰다.
“하늘의 태양을 이끄는 황제가 악신의 힘으로 사람들을 치료하며 현혹한다던데.”
“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경고 하나 하지. 괜히 평화롭게 사는 다른 부족들을 ‘하늘의 태양’이 침략하며 세상을 어지럽히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런 말 같지도…”
오지브웨 부족 대추장의 일방적인 통보와 경고에 화가 났는지 ‘흙투성이’가 반박하려고 하자 ‘들소 가죽’이 그를 재빨리 말렸다.
“…그냥 가시죠.”
‘들소 가죽’이 조용히 말하며 눈짓을 보내자 ‘흙투성이’가 화를 꾹 참으며 자작나무 껍질 집을 나섰다.
* * *
‘물’ 상단 사람들이 오지브웨 부족 마을에서 멀어지자 ‘흙투성이’가 그제야 씩씩거리며 분노를 토했다.
“뭐, 악신? 어디서 그런 이상한 소문을 듣고 감히 ‘하늘의 태양’을 협박하고 있어? 황제 폐하께서 마음만 먹으면 한 달도 안 돼서 정복당할 것들이!”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들소 가죽’이 입가에 미소를 띤 채 농담조로 말했다.
“한 달은 좀 무리인 것 같고, 반년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하! 대추장님도 말이 그렇다는 거죠.”
‘흙투성이’도 한 달은 무리라는 걸 아는지 어색하게 웃었다.
“모르죠. 황제 폐하라면 가능할 수도 있죠. 그나저나 악신이라는 소문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분명, 소문의 출처가 있을 텐데.”
“글쎄요. 저도 그게 궁금하긴 합니다. 아까 오지브웨 부족 대추장한테 대놓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험악해서 묻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좀 전에는 저를 잘 말리셨습니다.”
“별말씀을요. 저라도 충분히 화냈을 겁니다.”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며 ‘흙투성이’를 진정시킨 ‘들소 가죽’이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때, 혼자 깊은 생각에 잠긴 ‘흙투성이’가 말했다.
“악신이라… 지금 당장 상부에 보고해야겠네요.”
“당연히 그래야죠.”
‘흙투성이’가 상단 직원으로 위장한 정보감찰부 소속 전사를 불러 악신에 관해 얘기했다.
“…알겠습니다.”
* * *
이리 호수 북쪽, 삼림 지대.
와이언도트 부족과 친척 부족이나 마찬가지인 촌논툰(뉴트럴 부족)과 페툰(토바코 부족) 부족이 이리 호수 북쪽 지역에 넓게 정착하며 살고 있었다.
-조장님이 왜 안 오는 거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정보감찰부 소속 전사들이 우거진 숲에서 조장을 기다리며 초조한 심정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그때, 전방에 새 소리가 들렸다.
-조장의 신호다.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야.
잠시 후, 촌논툰 부족 사람들과 접촉한 정보감찰부 소속 조장이 자신이 알아낸 정보를 조원들과 얘기하고 있었다.
“……페툰 부족 사람들도 우리 황제 폐하가 와이언도트 부족의 악신의 타위스카라고 소문이 났더군.”
“악신이라…”
“와이언도트 부족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트린 걸 보면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합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리고 그 꿍꿍이를 정보감찰부인 우리가 최대한 밝혀내야지.”
조장의 마지막 말에 정보감찰부 소속 전사들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아쉽지만, ‘치솟는 불길’에 관련된 정보는 얻지 못했다. 일단, 지금까지 알아낸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도록 하자.”
“네, 조장님!”
정보감찰부 소속 5조가 일제히 이리 호수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 * *
‘하늘의 태양’ 모호크 부족 최북단.
후방에 주둔하고 있던 전사들이 국방부 수장인 ‘용감한 늑대’의 지시에 따라 와이언도트 부족과 맞닿은 국경 지역으로 속속 도착했다.
“다들 이곳까지 오느라 수고했다!”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휴식이 끝나면 배치할 장소를 알려주겠다!”
한편, 임시 막사에선 ‘하늘의 태양’에서 천인장 직급을 가진 세 명의 대전사들이 머리를 맞대며 회의를 하고 있었다.
탁자 위에 지도를 보며 대전사 한 명이 차분하게 의견을 냈다.
“주둔지는 세 곳으로 나눠 와이언도트 부족을 공략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중앙에 성채를 지어 양쪽으로 언제든지 지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좋습니다. 그럼, 전사는 몇 명씩 배치하는 게 좋을까요? 저는 중앙 성채에 800, 나머지 주둔지는 각각 6백 명씩 배치했으면 합니다.”
중앙에 있던 대전사가 그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추가로 보완한 내용을 얘기했다.
“척후 부대가 독립적으로 운영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해서 각 주둔지에서 백 명씩 차출해 세 개의 척후 부대를 운영하며 와이언도트 부족을 정찰했으면 합니다.”
“괜찮은 것 같군요.”
“좋습니다.”
회의는 한동안 계속됐다.
“수장님께서 직접 지휘한다고 했으니 ‘용감한 늑대’ 수장님이 올 때까지 우리가 잘 마무리해서 보좌해야 합니다.”
잠시 후, 회의가 끝날 때쯤 대전사가 있는 임시 막사 안으로 백인장 전사 하나가 다급히 들어왔다.
“…와이언도트 부족이 또 도발했습니다. 아무래도 천인장님들이 직접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 *
와이어도트 부족 영토라고 불 수 있는 숲에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한 지점을 넓게 호위하듯 경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 전사들은 동료 전사들의 경계 속에 세 구의 시체를 조심스럽게 수거하고 있었다.
“하나같이 목이 잘렸군.”
“남자 둘, 여자 하나.”
“고문을 당한 흔적도 있네.”
“방문단의 포함된 사람들이 맞지?”
“응. 조금 전에 확인했어.”
한편, 세 구의 시체와 함께 발견된 중년 여자가 아주 초췌한 모습으로 덜덜 떨고 있었다.
“좀 진정하시고.”
대전사들에게 둘러싸인 그녀는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온타리오 호수 남‥쪽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계‥속 방‥문단을 죽여서 보낸다고 합니다. 기‥한은 칠 일까지랍니다.”
“……”
와이언도트 부족한테 제대로 한 방 맞았다는 듯 세 명의 대전사들이 동시에 서로 눈이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