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282)
282화 >
아니나 다를까, 친위대 전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체로키 부족으로 추정된 사람들이 생포되어 끌려가고 있습니다.”
체로키 부족 사람이라···
그렇다면 최대한 도시 부족 전사들과 부딪치지 않고, 가려고 했던 계획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체로키 부족 사람들은 인원은?”
“어린아이를 포함해 스무 명이 조금 넘습니다.”
“적대적인 도시 부족 전사들은?”
“대략 백 오십 명이 정도 될 듯합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도시 부족 전사들의 인원이 적다.
아마도 노예로 끌고 갈 체로키 부족 사람들의 수송 임무만을 맡는 게 확실했다.
만일, 전투나 진지 구축 같은 방어 목적이었다면 그보다 훨씬 많은 전사가 있었을 테니까.
“수고했다.”
“아닙니다. 황제 폐하!”
정찰 임무를 맡은 친위대 전사들을 돌려보내고, 천인장 직급을 가진 주요 인물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시작했다.
세찬 눈보라, 우직한 곰, 무자비한 방패 등등.
지금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다음 어떻게 할지 의견을 나누었다.
“······물론, 지금의 인원으로 도시 부족 전사들과 싸워도 지지 않겠지만,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위대는 황제 폐하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짙은 고민에 잠겼던 ‘세찬 눈보라’는 친위대 수장으로서 체로키 부족 사람들의 구출 작전에 우려를 표했다.
“위··험해도 구··해야 합니다. 체··로키 부족 사람들도 이젠 ‘하늘의 태양’ 사··람들이니까.”
구출 작전의 당위성에 대해 ‘우직한 곰’이 간단하고 명쾌하게 얘기했다.
그리고 ‘우직한 곰’다운 원론적인 의견은 다른 천인장들도 공감대를 형성했고.
“명령만 내리면 신속하게 구출하겠습니다.”
“불구덩이라도 뛰어가겠습니다.”
아직은 이런 회의에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한쪽에서 조용히 있던 ‘무자비한 방패’를 쳐다봤다.
“무자비한 방패! 넌 어떻게 생각하지?”
‘무자비한 방패’는 당황한 듯 눈을 깜빡거리더니 이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호청크 부족 출신으로서 위험에 처한 ‘하늘의 태양’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녀가 호청크 부족 출신이라는 것을 유난히 강조하는 걸 보니 마치 ‘하늘의 태양’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시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더구나 호정크 부족도 ‘하늘의 태양’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고.
“좋아. 결론이 났군. 나 역시도 체로키 부족 사람들을 구출 작전에 찬성한다. 세찬 눈보라! 이에 다른 이견이 있나?”
“없습니다.”
아쉬움도 잠시 ‘세찬 눈보라’가 차갑게 눈을 빛냈다.
“자, 시간이 얼마 없다. 지금부터 되도록 사상자 없이 체로키 부족 사람들을 구출한다.”
“네, 황제 폐하!”
“작전에 대한 좋은 의견이 있다면 서슴없이 말하도록.”
짧은 시간,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구출 작전이 빠르게 보완 수정됐다.
잠시 후,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뿜는 오십 명의 친위대 전사들을 보며 다시 한번 각자의 임무에 대해 상기시켰다.
“······번개처럼 구출하고, 바람같이 빠져나온다. 작전대로 움직인다면 그 어떤 사상자도 없을 것이다.”
“네, 황제 폐하!”
친위대 전사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난 만일을 대비해 상태 창에 있는 고유 특성 중 하나인 ‘전장 지휘’를 발동시켰다.
‘전장 지휘!’
반가운 알림음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띠링!] [군대의 공격력, 방어력, 기동력이 24시간 동안 두 배 상승합니다.]또 한 번 친위대 전사들의 기세가 변했다.
가뜩이나 ‘하늘의 태양’에서 최고의 전사들로 구성된 친위대 전사들인데, 그 눈빛과 기세는 일반 전사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살벌하고 무서웠다.
-지금부터 동물 소리와 수신호로 말한다.
-네, 황제 폐하!
친위대 전사들이 일제히 주먹을 쥔 손을 가슴에 가볍게 갖다 댔다.
-가자.
* * *
‘방어가 좀 허술하군.’
도시 부족 전사들의 이동 경로에 맞춰 커다란 나무에 올라가서 몸을 숨긴 채 공격할 때를 기다렸다.
시선을 빠르게 돌리며 도시 부족 전사들을 이끄는 대전사들을 찾았다.
‘저기 있군.’
다행히도 나에게 심안이 있어서 손쉽게 적의 지휘관들을 찾을 수 있었다.
대전사라는 호칭을 가진 전사는 총 다섯.
난 인벤토리 창을 떠올리며 그 안에 보관된 각궁을 꺼냈다.
그리고 애기살이라고 부르는 편전과 그 화살을 원활하게 쏠 수 있게 보조기구인 통아를 꺼냈다.
활줄에 통아와 편전을 끼어놓고, 시위를 바짝 당겼다.
첫 번째 타깃은 선두에 있는 두 명의 도시 부족 대전사.
흔들리지 않은 눈빛으로 활시위를 놓자, 통아에 있던 편전이 엄청난 속도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갔다
우우우우우우웅!
일반적인 화살이 날아가는 소리와는 전혀 달랐다.
좀 더 날카롭고, 은밀하다고 할까?
마치 갓난아기가 우는 소리가 내 고막을 빠르게 파고들어 왔다.
그리고 편전이 날아가는 궤적도 포물선이 아닌 거의 일직선이었다.
정면을 바라보고 있던 도시 부족 대전사가 반대편 목까지 뚫고 나온 편전에 맞고,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악!”
“······”
대전사 근처에 있던 도시 부족 전사들이 얼굴에 튄 피를 닦으며 놀란 눈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적이다!”
“기습이다!”
일렬로 이동하던 도시 부족 전사들이 허겁지겁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그 순간, 내 손에서 두 번째 편전이 빠르게 날아갔다.
다급히 지시를 내리고 있던 도시 부족 대전사가 또다시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대전사가 죽었다!”
“저기다! 저기서 공격하고 있다!”
내가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무섭게 소리를 지르는 도시 부족 전사들을 무시한 채 다음 사냥감을 찾았다.
이번에는 중앙에 위치한 대전사 두 명.
목표물이 정해지자 내 손은 거침이 없었다.
연달아 날아간 편전이 정확히 도시 부족 대전사의 두 명을 쓰러트렸다.
“이것으로 지휘 체계는 무너졌겠군.”
적 진영 후방에 도시 부족 대전사 하나가 더 남아있지만, 나중을 위해 일단 살려두었다.
난 일부러 무성한 나뭇잎에서 숨긴 몸을 드러냈다.
“체로키 부족 전사다!”
“그것도 혼자다!”
“잡아!”
이번 구출 작전을 위해 최대한 비슷하게 체로키 부족 전사로 치장했다.
후방에 있던 도시 부족 대전사가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복수심이 가득한 모습으로 지시를 내렸다.
피식!
도시 부족 대전사 중에 능력치가 제일 낮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입을 나불대지 못했을 것이다.
난 혼란을 계속 부추기기 위해 도시 부족 전사들을 향해 계속해서 활을 쐈다.
화살집에 편전이 하나씩 빌 때마다 도시 부족 전사들도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갔다.
“벌써 화살집 하나가 다 비었네.”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다.
인벤토리 안에 여분의 편전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니까.
편전이 가득 찬 화살집을 새로 꺼내 든 나는 도시 부족 전사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명중, 또 명중.
동료 전사들이 죽을 때마다 내 쪽으로 달려오는 도시 부족 전사들의 살기가 더욱 진해졌다.
아다다다다다닷! 아다다다다닷!
이제는 반격까지 했다.
그들이 쏜 화살이 사방에서 날아오고, 창도 날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근처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됐다!”
지휘 체계가 무너진 도시 부족 전사들이 오직 나를 향한 복수심에만 불타있었다.
마지막 남은 편전을 통아에 끼워놓고, 활시위를 놓았다.
흥분하고 있던 도시 부족 전사들을 어떻게든 통제하려고 했던 대전사가 내가 쏜 화살을 맞고 뒤로 넘어갔다.
가슴에 박힌 화살 사이로 철철 흘러나오는 피를 보며 도시 부족 대전사가 아주 힘겹게 숨을 내쉬었다.
“따··라··가면 안 되는데···”
그게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리고 난 이미 다음 작전을 위해 뒤돌아 도망치고 있었다.
* * *
나무로 우거진 숲.
난 달리면서 맵 창을 확인하며 뒤따라오는 도시 부족 전사들의 수를 확인했다.
“예상보다 적군.”
대략 칠십 명 정도.
나머지 도시 부족 전사들은 체로키 부족을 지키고 있다는 의미.
중간중간 뒤돌아보며 나를 근접거리까지 쫓아오는 도시 부족 전사들에게 활을 쏘며 죽여 나갔다.
뒤에서 비명이 연달아 들려왔다.
그리고 친위대 전사들이 매복하고 있는 지점까지 달리고 또 달렸다.
“역시나 대열이 흩어지는군.”
지휘할 수 있는 대전사가 없자 나를 뒤쫓아오는 도시 부족 전사들이 오합지졸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아주 흥분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상황은 이미 최악으로 변해있었다.
‘우직한 곰’과 스무 명의 친위대 전사들이 매복한 지점에 다다른 도시 부족 전사들은 더욱 혼란에 휩싸였다.
사방에서 매서운 화살이 날아왔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치자 도시 부족 전사 수십 명이 화살에 꼬챙이가 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이동!
‘우직한 곰’의 수신호에 친위대 전사들이 다음 공격을 다른 장소로 재빨리 이동했다.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엄청난 몸놀림으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며 도시 부족 전사들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안 돼!”
“젠장! 적의 유인이 속았다!”
“체로키 부족 전사가 한 명이 아니야!”
진한 살기와 복수심으로 무장한 도시 부족 전사들은 진즉에 사라졌다.
큰 혼란에 휩싸인 도시 부족 전사들은 숲 속 한복판에 미아가 된 듯 두려움이 떨었다.
그때, ‘우직한 곰’이 이끄는 친위대 전사들이 또 다른 도시 부족 전사들을 공격하는지 고통스러운 비명이 연달아 들려왔다.
으아아아악! 으악! 으아아악!
그 처절한 목소리가 숲 속에 흩어졌던 도시 부족 전사들을 빠르게 전염시켰다.
“도망쳐야 돼!”
“이러다가 다 죽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도망치는 도시 부족 전사들을 향해 활을 쏘며 뼛속까지 공포를 심어주었다.
‘몇 번 더 매복 공격을 하면 끝나겠군.’
지금까지의 구출 작전은 성공이었다.
난 맵 창을 보며 다음 사냥감을 찾아 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지금쯤이면 ‘세찬 눈보라’가 이끄는 친위대 전사들이 움직였을 거고.
* * *
체로키 부족 사람들을 감시하는 도시 부족 전사들은 오십 명 정도.
그들은 그 자리를 지키며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연신 둘러보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네.”
“지시를 내릴 대전사들은 다 죽어버렸고.”
“여기서 대기하는 게 맞아?”
심지어 도시 부족 전사 몇 명은 그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노예로 잡은 체로키 부족 사람들을 어린아이나 노인 상관없이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똑바로 안 서!”
“헛짓거리며 죽는다!”
“눈 돌리지 마!”
긴 사다리에 목이 고정된 채 두 손이 묶인 체로키 부족 사람들.
그들은 도시 부족 전사들의 거친 폭력에도 혹시나 하는 희망에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때, 좌측 숲에서 친위대 전사들과 함께 몸을 숨기고 있던 ‘세찬 눈보라’가 공격 명령을 내렸다.
-공격!
-적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빠진다.
-체로키 부족 사람들을 최우선으로 구한다!
‘무자비한 방패’가 이끄는 친위대 전사들이 방패를 들고 도시 부족 진영 한복판을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친위대 전사들이 후방에서 활과 쇠뇌로 지원 사격을 가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도시 부족 전사들이 미처 방어도 못 하고, 여기저기서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기습이다!”
“또 다른 적이 나타났다!”
“저기에 방패를 든 놈들을 막아”
“흩어지지 말고, 하나로 뭉쳐서 싸워야 돼.”
‘세찬 눈보라’가 이끄는 친위대 전사들의 무시무시한 공격에도 도시 부족 전사들은 우왕좌왕하면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도시 부족 전사들의 사상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체로키 부족 사람들의 앞을 막는다!”
‘무자비한 방패’의 명령에 방패를 든 친위대 전사들이 일렬로 체로키 부족 사람들의 철옹성처럼 방어막을 형성했다.
동시에 ‘세찬 눈보라’와 함께 돌격 임무를 맡은 친위대 전사들이 전장에 들이닥치자 전세는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갔다.
오십 명이었던 도시 부족 전사들은 어느새 이십 명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게다가 그 상태도 온전치가 않았다.
“젠장! 무기를 단숨에 베는 무기다!”
“살고 싶으면 다들 도··망쳐!”
신의 무기와 갑옷으로 완전무장한 친위대 전사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인 도시 부족 전사들은 겁에 질린 채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망치기도 쉽지 않았다.
그들의 등을 향해 친위대 전사들이 무자비하게 활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전멸.
전투는 싱겁게 끝이 났다.
‘세찬 눈보라’가 전장을 둘러보며 정리에 나섰다.
“체로키 부족 사람들을 데리고 약속 장소까지 이동한다!”
“알겠습니다.”
* * *
‘하늘의 태양’ 수도, ‘아주 큰’ 도시.
관청 집무실에서 황제 폐하께서 지시한 내용을 읽고 있던 ‘찬란한 노을’은 머릿속이 빠르게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우선 협상단부터 꾸려야겠지.”
그때, 집무실을 열리며 그녀를 보좌하는 행정부 직원이 들어왔다.
“수장님! 연구소에서 좋은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 신대륙 인디언으로 살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