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165
166. Hate to Hate (4) >
***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도 젠킨슨은 한동안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는 반쯤 부서진 듯한 자세로 서 있다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대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려다가 멈칫한다. 그리곤 손을 공중에 둔 채, 그걸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로드···.”
민준은 그의 눈시울이 천천히 붉어지는 것을 보았다.
“맙소사, 로드. 당신은.”
로드의 죽음을 슬퍼하는 드래곤은 충분히 많다.
하지만 생판 남이나 마찬가지인 용 때문에 눈물 흘리는 드래곤은?
민준이 과거를 더듬어 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기억은 반항하듯, 엉뚱하게도 아드키엘을 꺼내 펼쳐 보였다. 매일 보던 친구가 괴물에게 잠식당해 걸레 조각이 되어 죽었는데도 길잡이 용은 전혀 슬퍼하지 않았다. 그저 냄새를 맡고, 드래곤 하트가 없는 걸 알자 흥미를 잃었을 뿐.
물론 그때의 드래곤은 지금의 드래곤이 아니다. 무도하고도 폭력적인 대조였다. 그럼에도 민준은 자꾸 아드키엘을 떠올렸다.
“이제 많은 것이 이해 되는군. 자기 시신을 지키려고 한 거야. 고대 종족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그래서 드래곤 로드는 뇌를 태우는 고통을 버티며 폴리모프를 해제했다.
“맞아, 젠킨슨. ICC 빌딩이 붕괴하는 장면은 홍콩에 모인 드래곤들 모두 보고 있었어. 로드가 건물을 깔아뭉개던 현장 말이야. 수많은 목격자 앞에서 놈들은 도저히 시신을 빼돌릴 수가 없었을 거야. 안 들키고 도망가는 게 고작이었지.”
민준은 말을 이었다.
“하필 이나이스를 타깃으로 삼은 이유도 알고 보니 간단했어. 애초부터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던 거야. 여차하면 인질로 삼기 위해. 그런데, 로드가 죽고 나서도 놈들은 아마존에서 철수하지 않았어.”
“왜?”
“궁여지책으로 그의 피를 이은 알이라도 훔치려 했던 모양이야. 그걸 통제된 환경에서 부화시킨 다음 연구를···.”
“이런 미친!”
드래곤 입에서 형언할 수 없는 욕설이 한동안 이어졌다.
민준은 벗이 저런 험한 말을 하는 걸 몇백 년 만에 처음 들었다.
그는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결국 포기했지. 고인의 다른 자식들 케이스를 보면 의미 없는 짓 같았거든. 다만, 놈들이 이나이스 가까이 붙어 있던 건, 토드라는 종족이 아니라 위원회라는 집단 입장에서는 행운이었어. 통신을 감청해서 탈세 계획 전모를 입수했으니까.”
민준 근처에서 그랬다면 들켰겠지만 장소가 이나이스의 레어였기에 가능했다. 결국 종족 내 비밀 임무에 실패한 그들은 위원회로서의 일에 집중하기로 한다.
아시프-666의 탈세 혐의를 입증하는 것.
그리고 놈들이 깊은 밀림 속에서 이나이스를 산 채로 구우며 잔혹하게 괴롭혔던 이유는.
“일종의 망자 모독, 고인 모독에 가까웠던 것 같아. 감정적 배설이지. 로드가 이미 죽은 걸 알면서도, 마지막 순간 자신들을 골탕 먹인 그 용의 연인과 자식을 처참하게 살해함으로써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려고···.”
“똥물에 튀겨 죽일 새끼들!”
젠킨슨은 씩씩거리며 외쳤다.
“알겠네! 이건 모두에게 공유해야겠어. 하지만 증거가 필요하네. 드래곤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증거는 이미 네 눈앞에 있어.”
“뭐라고?”
설마 민준이 직접 그들 앞에서 증언하겠단 말인가? 이 상황에서는 다분히 위험한 일이다.
아니면.
“그렇군.”
젠킨슨은 한 박자 늦게 알아차렸다.
그는 볼 수 없지만, 민준은 볼 수 있는 존재들이 여기 있는 것이다.
=아아, 괴로워··· 괴로워···.=
=약속했잖아! 그러니 나라도 제발··· 나머지는 어떻게 되든 좋아. 나 하나라도 풀어 줘.=
=안 돼, 나를! 다른 놈들이 아니라 나를···! 괴로워. 아파. 제발··· 날 가야 할 곳으로 보내 줘. 풀어 줘. 나를 흘려 보내 줘!=
=미워. 증오스러워. 견딜 수 없어.=
=아아··· 아아··· 아아아악!=
민준은 생각했다. 지금 자신의 등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수라장을 볼 수 없는 게 젠킨슨에겐 행운이라고.
살해당한 것만으로도 끔찍한 죽음의 조건이 충분히 성립한다.
하물며 민준이 토드들을 구제(驅除)했을 때 손속은 어떤 종족 기준으로도 끔찍했고, 그 결과 탄생한 망령들이 어깨 위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들은 단단한 등껍질이 반쯤 뜯긴 채, 뱃가죽이 갈려서 내장을 쏟아 낸 채, 대가리가 깨져 눈알이 덜렁거리는 채, 뭉툭한 손가락과 물갈퀴가 뭉개져서 걸쭉한 살덩어리로 변한 채, 몸 절반은 타고 나머지 반은 짓이겨진 채로 악다구니를 쓰며 서로를 물어뜯고 발악했다.
엉켜서 불꽃처럼 타오르는 영체들.
=보내줘, 제발!=
그들 중에는 매우 운 좋게 망령으로 변하지 않고 바로 영계로 소환될 뻔한 영도 있었다.
하지만 민준은 그조차 놓치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여긴 일이지만, 망설임 없이 속박했더니 혼은 그대로 망령이 되었다.
그는 놀라지 않았다. 먼 옛날에 이미 해 본 적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증언은 이 녀석들이 할 거야.”
젠킨슨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용들을 한데 모으는 것이 낫겠지? 망령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나? 예전에는 한 시간도 못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간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야.”
정말 많은 것이 변했군.
신음을 삼키며 용은 말한다.
“내 입으로 말하는 게 부끄럽지만, 고대 종족이 로드를 죽였다는 이유만으로 탈옥범을 도울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올 거야.”
“말했잖아. 이건 더 이상 몇몇의 드래곤 문제가 아니라 종족 전체의 안위 문제라니까? 여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용은 없어.”
어차피 고대 종족은 모두 용의 적이며, 그 중에서도 카바이트와 토드는 매우 위험한 영역까지 들어섰다.
다만 결정적 차이는, 카바이트의 포로는 아직 확보한 바 없으나 토드는 손에 넣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드래곤들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써먹을 수 있다.
민준은 토드의 기억에서 건져 낸 가장 중요한 내용을 읊었다.
“그 거북이 새끼들은 카바이트의 계획을 대충 짐작하고 있어. 용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나, 용 영혼을 가지고 치는 장난, 다른 종족과 섞으려는 시도. 이 모든 것은 드래곤을 어떤 방식으로든 ‘약화’시키고 원하는 대로 ‘개조’하려는 계획으로 보여.”
“그래. 로드도 그리 생각했고 나도 동의하네.”
“놈들은 카바이트의 연구 결과를 어떻게든 빼돌릴 생각이야. 드래곤이라는 종의 비밀을 말이지. 드래곤 로드가 그 열쇠라고 생각해서 노렸던 거고, 최종 목표는···.”
민준은 잠시 말을 골랐다.
“너도 알지? 카바이트가 용을 혐오한다면 토드는 용을 증오하지.”
최전선에서 용과 싸운 토드족은 가장 많은 전투를 겪었고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배출했다. 그 과정에서 체득된 증오는 다른 종족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심지어 패배한 용족보다도 더 집요하게 분노하는 건 종의 특징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놈들은 카바이트의 계획을 이용해 이득을 취할 생각이야. 드래곤을 제압하고, 기존에 그들이 가졌던 모든 것을 가로채고 나서는···.”
카바이트가 용을 도구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종국적으로는 용을 멸종시키려고 하고 있어.”
토드는 이 세상에 용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
“거기, 누구 있나요? 아직 그 자리에 있지요?”
사슬에 묶인 뇌룡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유리 벽 너머를 향해 묻는다. 그는 밖을 볼 수 없지만, 밖에서는 그를 볼 수 있다.
곧, 용의 짐작대로 누군가 답했다.
“그래, 또 뭐야?”
시큰둥한 목소리.
그는 아시프-26,188,280, 윌리엄 에반스였다.
지구로 오자마자 예상 못한 임무를 맡은 수형자는 터미널에 발이 묶인 범죄자를 감시 중이었다.
“뭐 한 가지 물어봐도 되나요?”
용이 사슬로 묶인 목을 힘겹게 돌리며 말했다.
물론 무시해도 된다. 하지만 마침 윌리엄은 따분한 참이었다. 그리고 비록 미치광이 범죄자이긴 하나 처음 마주하는 ‘진짜 지구인’이었기에 호기심도 생겼고.
‘홍콩 터미널 테러범이라고 했지? 미친놈.’
왜 그런 짓을 했는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다.
감정을 내비치지 않은 채 말을 툭 던진다.
“뭔데?”
“당신, 수형자이지요?”
여기까지 와서 비밀로 할 이유는 없었다. 침묵으로 긍정한다.
“당신들에 대해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어떤 뻔한 말이 날아올까 싶었더니.
“당신은 지금 몸이 마음에 들어요?”
호오, 꽤 참신한 질문이군.
과거 그의 정체를 안 극소수의 민간인 중에서도 이런 걸 물어본 이는 없었다. 윌리엄은 잠시 눈동자를 굴리다 말했다.
“딱히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야. 하지만 다른 종족 몸도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은 드는군.”
예를 들어 트롤이나, 불가능하겠지만 ‘드래곤’ 같은.
“이 목소리. 당신은 인간이군요.”
“일단 지금 몸이 그렇긴 해.”
“다른 몸을 경험한 적 없다고 하니 지금까지 계속 인간 육신만 써 왔겠군요.”
“뭐, 그렇지.”
“하지만 견딜 만하다는 거구요?”
“굳이 견딘다기보다는, 애초에 뭔가를 참아내야 할 정도의 거부감이 없는데.”
용의 표정이 급격하게 변했다.
“······?!”
윌리엄은 드래곤을 마주한 경험이 많지 않다. 최초로 부임한 차원에서 드래곤 범죄자를 쫓는 임무가 있긴 했는데, 그때는 선배 수형자 위주로 팀을 짰기에 그는 배제되었다. 탈피를 막 마친 흐물거리는 피부 위에 황산을 쏟아 부었다는 그 전설적인 현장에 일조하지 못한 것이다.
아무튼, 용 표정을 읽기는 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거 지금, 엄청 좋아하는 거 맞지?’
오해의 여지가 없다.
지구에서 ‘레오’라는 이름을 쓰는 저 드래곤은 지금 몹시 기뻐하고 있었다.
설렘과 기대감이 묻어 나는 목소리.
“그렇군요. 못 견딜 정도가 아니고 못 참을 정도도 아니면 그걸로 됐어요. 수형자는 행복하군요.”
뭐? 아니, 잠깐. 뭐?
너무 어이가 없어서 켁! 하는 소리가 났고 그게 그대로 마이크를 통해 전달된 모양이다.
“아닌가요?”
“미친, 그게 무슨 개소리야?”
“그 정도면 행복한 삶이에요. 나에게는. 내 기준으로는.”
“아니, 아무리 그래도.”
“당신은 어떤데요? 나도 좀 알아봤는데, 물론 그 분야에는 비밀이 너무 많아서 믿거나 말거나지만, 적어도 자살을 한 수형자는 한 명도 없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맞나요?”
윌리엄은 기억을 더듬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명쯤은.
‘어라?’
아니네.
없네?
적어도 그가 접한 케이스 중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의의 사고로 명을 달리한 수형자는 흘러 넘쳐도, 감호 기간 내 극단적 선택을 한 이는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자유를 되찾은 후 그런 사람은 있었지.’
윌리엄은 첫 파견지의 동료를 기억한다. ‘모든 이들의 어머니’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공화국민들에게 사랑받았던 그녀는 자유를 되찾자마자 자살했다.
귓가에 그녀의 흐느낌이 맴돌았다.
–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위원회는 입을 다물었지만 동료였던 자들은 내막을 짐작했다.
다만, 그녀의 심정만큼은 차마 가늠할 수 없다.
3백 년의 수형 생활을 바쳐 구원하려 한 사람들을 애초에 그 처참한 지옥에 빠뜨린 장본인이, 다름 아닌 그녀 자신임을 깨달았을 때 느낀 감정은 대체 어떤 것일까?
“물론 행복은 과한 표현이었음을 인정해요. 언어도단이죠. 그래도 이것보다는 나아요. 그런데 수형자가 아니더라도 항상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어차피 사는 건 불행의 구렁텅이고 그사이 잠깐씩 비치는 햇볕을 쬐며 버티는 거죠. 그 정도로 충분해요.”
윌리엄은 화를 내야 할 것 같기도 했고 뭐라 반박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니.
‘아니, 뭐. 난 죗값을 치르는 것뿐이고. 당장 이 짓거리를 하기 싫어서 미쳐 죽겠는 것도 아니고.’
일을 하기 싫었던 적이 있는가?
일을 할수록 자유에 가까워진다. 일을 통해 업보를 갚아 나가는 것이다.
“그래도 자처해서 될 정도는 아니야. 도저히 널 이해할 수 없군.”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하지만 그건 적어도 수백 년은 지난 뒤의 일이겠죠? 난 아직 백 년도 안 살았는데 이래요. 그러니 지금 처지보다는 낫겠죠. 용만 아니면 돼요.”
나지막이 되된다.
용만 아니면.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탈옥했다는 그 수형자는 대체 몇백 년이나 버틴 건가요? 혹시 알아요?”
레오는 기대하지 않는 투로 물었다.
그런데.
“그때 7백 년을 넘겼다고 했으니 이제는 8백 년을 돌파했겠군.”
“설마 만나본 사람이에요?”
그와는 아쉬탈에서 함께 일했고 최근 서신을 주고받기도 했다. 윌리엄은 상대에게 지구 발령 사실을 몇 개월 전에 알렸다. 이번에는 트롤 몸을 받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고, 왜 수형자에게 드래곤 몸을 안 주냐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 올지 예상하지 못했다.
“같이 일했었어. 당시는 ‘카인’이라는 이름이었지만.”
“그렇군요.”
“여기에서는 희한한 이름을 썼던데. 어디 보자. ···그래, ‘예민준’.”
그 순간.
“네? 뭐라구요?!”
순식간에 바뀌는 용의 얼굴을 보며, 수형자 윌리엄은 중얼거렸다.
저건 도통 무슨 표정인지 모르겠다고.
***
어둠 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민준은 대화를 복기했다.
‘민준, 그래도 여전히 의문이 몇 가지 남는군. 유언 내용을 보면 로드는 자신의 심장에 엄청난 의미 부여를 한 것 같아. 하지만 그게 진정, 위원회와의 싸움 판도를 바꿀 정도의 무기일까?’
‘남은 수수께끼는 또 있어. 내게 남긴 이 정체 모를 큐브 말이야.’
‘그리고 고대 종족을 적으로 여겼다면 시신 관리인을 엔델리온에게 맡긴 저의는 뭐란 말인가?’
휘익!
그사이 멀리서 영체 하나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그를 보며, 민준은 헤어지기 직전 젠킨슨이 한 말을 떠올린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네. 자네가 아끼던 사람들은 어떻게든 보호하려 노력했어. 위원회에 해코지당하지 않도록. 그런데, 미안하네. 한 명만큼은 도저히 행방을 찾지 못했어.’
‘아, 그 녀석? 걱정하지 마.’
‘뭐? 설마?!’
민준은 젠킨슨이 그토록 걱정했던 대상을 보았다.
한국을 영지로 둔 드래곤이 깊은 심려에 빠진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 그 역시 ‘민준의 사람’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둘, 내용물이야 어찌 되었건, 그가 지금 쓴 껍데기는 드래곤이었기에.
=구조는 대충 다 파악하고 왔어요, 요원님.=
영문도 모른 채 홍콩까지 끌려온 하은성은 방금 염탐한 레어 내부 구조를 샅샅이 읊었다.
“좋아, 그 정도면 충분해.”
레어의 주인, 로이베르트는 요즘 홍콩과 이곳을 번갈아 오가는데 오늘은 때마침 여기 머물고 있었다.
그 드래곤은 로드 선거 후보로 출마했으며 분류하자면 평화주의 성향이었다. 물론 좋게 표현해서 그런 것이고, 주된 논조는 ‘괜히 평화 무드를 깨서 드래곤들이 지구에 보유한 자산 가치가 폭락하는 사태를 유도하지 말자’는 것이다.
또한 유력한 우승 후보인 젠킨슨이 주장하는 모든 것에 일단 반대표부터 던지고 있으며, 추후 망령들이 증언해도 ‘종속된 영의 기억이니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분위기를 몰아갈 거라고 젠킨슨이 일찌감치 예견한 드래곤이었다.
‘용족이 나를 돕도록 젠킨슨이 분위기를 만들어 줄 거다. 난 그런 젠킨슨을 돕는 것이고.’
그는 한 손에 묵빛의 검을, 다른 한 손에는 은색의 후라이팬을 들었다. 그리고 레어의 주인을 향해 전진한다.
‘자, 로이베르트. 밥 먹을 시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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