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15
114화.
케일은 마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그는 정신이 들자마자 인지했다.
‘기절했었지.’
기력이 달려 기절했다. 케일은 이제 눈을 떠야 할 순간이 왔음을 깨달았다. 그런 그가 타인의 존재를 느낀 곳은 머릿속이었다.
-3, 2, 1. 1에 반, 1에 반에 반… 인간, 다시 백부터 센다. 0이 되기 전까지 일어나라. 안 그러면 나는 이 대륙을 다 부순다. 백, 구십구, 구십팔…….
케일은 라온의 목소리를 들으며 바로 눈을 떴다. 그리고 당황했다.
‘꽃밭?’
흩날리는 꽃잎들이 청아한 하늘 위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그의 귓가로 라온의 목소리가 실제로 들려왔다.
“구, 구십오!”
속삭이듯 내뱉는 목소리는 당황한 듯했다.
케일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소리가 들린 곳은 자신의 배 위였다. 손을 들어 올리자 배 위에 둥둥 뜬 투명한 물체가 만져졌다. 용이다.
‘눈 뜰 때까지 여기 있었던 건가?’
숫자 염불을 내내 외웠을 검은 용을 생각하니, 그것도 호러였다. 케일은 파충류 특유의 서늘한 피부를 느끼며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토닥였다. 그리고 시선을 돌렸다.
‘음.’
하필 처음 보인 얼굴이 삭막한 론의 얼굴이었다. 인자한 미소 하나 없는, 굳어버린 론이 하던 일을 멈추고 케일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광경에 케일은 또 당황했다.
‘…칼을 왜 갈고 있어?’
꽃밭 외곽, 경계선쯤에서 론은 홀로 단도를 갈고 있었다. 피를 지웠는지, 청아한 하늘의 빛을 받아 칼날이 반짝이고 있었다. 닿기만 해도 살갗이 갈라질 것 같았다.
케일은 멀뚱히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들려오는 소리들에 시선을 돌렸다.
-인간! 왜 기절을 삼 일 동안 하나! 그딴 벼락 같은 거 내가 한 백 개는 만들 수 있다! 다시는 하지 마라! 약하면 약하게 살란 말이다!
3일?
3일 동안 기절했다고? 내가?
“케일 님!”
“깼는데! 드디어 일어났는데!”
냐아아옹!
케일은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최한과 온, 홍, 다른 일행이 보였다. 케일은 그들을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꼴이 왜 이래?’
3일 동안 기절했다며? 케일은 말라붙은 피와 검은 액체를 씻지도 않고 검은 야행복 차림 그대로 다가오는 최한과 라크를 보다가 자신을 내려다봤다.
다행이었다.
자신도 야행복 차림 그대로지만, 그래도 피나 먼지는 없었다.
-내가 마법으로 먼지 치웠다! 나는 깨끗한 용이다!
역시. 라온이 제일 나았다. 케일은 온과 홍도 검댕을 그대로 묻힌 채 달려오는 걸 가만히 누워서 쳐다봤다. 일어서기도 귀찮았다.
“드디어, 드디어! 정신이 드셨군요.”
대표로 최한이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는 안도와 감격이 뒤섞여 있었다.
3일. 그 시간 동안, 최한과 일행은 그가 일어날 때까지 내내 그 곁을 지켰다. 엘프들은 이 장소가 안전하다고, 그리고 자신들을 믿으라고 했지만 최한도 일행도 그들을 믿을 수 없었다.
애초에 누군가를 믿고 살아오지 못한 이들이었다.
최한은 케일과 눈동자가 마주쳤다. 그의 눈빛이 이곳이 어딘지 묻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정답이었다. 케일은 이런 심정으로 최한을 쳐다봤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꼬라지로 여기에 있는 거야?’
그에 반응하듯 최한의 입이 열렸다.
“이곳은 생명력과 자연력이 가장 극대화되는 장소라고 합니다. 이곳이 기력과 치유에 가장 좋다고 해서 모시고 있었습니다.”
케일은 그 말에 이곳이 책 속에서 나왔던 엘프 마을의 꽃밭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꽃밭 근처에 세계수 가지가 있었다. 케일은 힘없는 손을 움직여 머리를 매만졌다.
머리에 뭔가 얹힌 느낌이라, 뭔가 했더니 세계수 나뭇잎으로 만든 화관인 듯했다. 케일은 나뭇잎의 촉감이 느껴지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최고의 대우군.’
엘프들이 세계수 가지와 가장 가까운 장소에, 세계수 나뭇잎 화관을 인간에게 제공했다. 은인을 넘어선 대접이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케일은 쓰러지기 전, 누군가가 경탄하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위, 위대한 분의 가호……!’
엘프 마을 족장이 제대로 드래곤의 존재를 눈치챈 듯싶었다. 문제는 그녀만이 아냐, 아니면 모두가 다 아냐의 문제였다.
케일은 최한에게 자신의 배 위를 가리켰다. 최한이 슬쩍 시선을 피했다.
싸하다.
케일의 눈가가 살짝 찡그려졌다. 최한은 괜히 꽃밭의 꽃들을 매만지며 근처 일행에게만 들리도록 아주 작은 목소리로 빠르게 내뱉었다.
“크흠, 라온의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존재가 곁에 있다는 것을 족장과 수호 전사는 압니다.”
케일의 눈빛이 최한에게 물었다. 그 둘만?
힐끗 케일을 쳐다봤던 최한은 다시 시선을 돌리며 답했다.
“다들 얼추 짐작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케일은 라온의 웅얼거리는 듯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 나는 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약속은 지켰다! 그리고 얌전히 인간 네 옆에만 있었다! 족장이 말 걸어도 무시했다!
3일. 너무 오랜 시간 쓰러져 있었다. 이것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케일은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최한을 지나쳐 온과 홍, 그리고 라크와 비크로스, 론을 차례로 바라봤다.
“도련님, 말씀하실 기력은 있으십니까?”
론의 물음에 일행이 반응하며 케일을 더 뚫어질 듯이 바라봤다.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들은 케일이 착하고 남을 돕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기본적으로 몸을 쓰고 다치는 일은 즐기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 케일이 정신을 잃을 정도로 힘을 썼다. 얼마나 놀랐는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들은 천천히 열리는 케일의 입에 집중했다.
늘 들어도 참 정 없게 들리는 무심한 목소리였다.
“다친 데는 없겠지?”
굳어 있던 론의 입가에 서서히 미소가 머금어졌다. 온과 홍은 울음소리를 내며 케일의 야행복에 검댕을 다 묻힐 듯 비벼댔다.
“네. 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도련님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은 무슨. 케일은 황당한 마음으로 답했다.
“당연히 그래야지.”
최한이 다치면 그건 고래 왕족급의 힘을 지녔단 소리다. 안 다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케일은 갑자기 입꼬리를 씰룩이며 웃는 최한의 얼굴이 영 보기 껄끄러웠다. 피 칠갑을 한 흰장갑을 서서히 벗는 비크로스도. 다시 인자한 척하는 론도.
“크흠.”
케일은 헛기침 소리에 다시 최한을 쳐다봤다. 일어나야 하는데. 이제 기력은 어느 정도 회복한 것 같은데, 꽃밭이 생각보다 푹신하다.
“케일 님.”
최한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3일 전. 전투 결과에 대한 보고를 해야 했다. 제대로 처리를 하기는 했지만, 조금 과도하게 처리를 해버렸다.
너 나 할 것 없이 다들 조금 눈이 돌아가 버렸다.
“3일 전 전투 결과로 적들은 일단 모두 물러났습니다. 암살자로 추정되는 1호는 죽었으며 중년의 검사는 하반신을 앞으로 못 움직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테이머는.”
최한의 눈앞에 케일의 손바닥이 나타났다. 멈추라는 신호에 최한은 말을 멈추고 케일을 응시했다. 얼굴색은 좋았지만 어쩔 수 없는 피로감이 가득한 얼굴이 말했다.
“배고프다.”
“…네?”
“고기.”
“네?”
채소만 있는 엘프 마을에서 케일은 고기를 찾았다. 빵 하나라도 바랐지만, 막상 닥치니 고기는 되어야 할 것 같았다. 기력이 회복되었지만 공복은 사라지지 않았다.
케일은 멍하니 되묻는 최한이 답답해 강하게 말했다. 오랜만에 나온 그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있었다.
“고기 내놓으라고 해.”
그때, 비크로스가 일어섰다.
“구해 오겠습니다.”
역시 주방장.
케일은 처음으로 비크로스가 든든해 보였다. 케일은 새 장갑을 끼고는 요리를 하러 떠나는 비크로스를 보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툭. 허벅지 위로 화관이 떨어졌다. 세계수 나뭇잎. 일반적인 초록색 나뭇잎이 아니었다. 오로라를 담은 색이 있다면 이 나뭇잎 색일 것이다.
케일은 화려하다 못해 성스러워 보이는 화관을 쓰고 삼 일 동안 누워 있었을 걸 생각하니, 영 찝찝했다. 그렇기에 그는 검지와 엄지로 나뭇잎 화관을 든 채 꽃밭 경계선 밖을 쳐다봤다.
경계선 밖에는 원래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비크로스가 떠나는 순간에 맞춰 한 무리가 도착했다. 케일은 그들을 보며 말했다.
“여기 말고 침대에 눕고 싶습니다만.”
무리의 제일 앞에 있던 엘프. 펜드릭과 함께 ‘영웅의 탄생’에서 많이 언급되었던 조연, 엘프 족장 카나리아. 하얀 머리칼을 깔끔하게 틀어올린 그녀는 주름 진 얼굴 가득 미소를 그리며 허리를 숙였다.
“위대한 분의 가호를 받으시는 분께 어울리는 집을 내어드리겠습니다.”
상당히, 아주 극도로 정중한 자세였다.
최한은 3일을 지켜봤지만 과한 예의에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도와줬다지만 그걸 넘어서는 존경이 보였다.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케일을 쳐다봤다.
그는 왕궁에서도 그렇고 이런 과한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케일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한은 케일의 모습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죠.”
아주 당연하다는 듯, 세계수 나뭇잎 화관을 건들건들 흔들며 여유로이 답했다.
“안내하세요.”
누가 보면 케일이 용인 줄 알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해탈한 심정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안내해 준 집을 본 순간, 케일은 난감해져 왔다.
“여깁니다.”
엘프 마을 가장 큰 나무 기둥을 파서 만든 집. 거대한 나무 속 집은 신비로웠다.
케일은 족장 카나리아를 쳐다봤다.
“제 집입니다.”
족장은 제 집을 내어주었다. 그 집이 가장 좋았으니까.
케일은 잠시 멈칫했지만 당당하게 말했다.
“들어가도 됩니까?”
하기야 좋은 집을 주는데, 굳이 거부할 이유도 없었다.
***
나뭇잎으로 만든 푹신한 소파에 앉아 빵을 먹던 케일은 3일의 상황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케일은 론이 건네는 과일 주스 잔을 받아 들며 자신의 앞에 앉은 최한, 족장, 수호 전사, 펜드릭을 응시했다.
“테이머는 눈을 잃었고 기절한 상태로 마창사와 순간 이동을 하였다.”
케일의 입에서 3일 전 결과가 나왔다.
“마창사는 창과 함께 다리를 크게 다쳐 하반신을 움직이는 것이 불가할 것으로 예상. 둘만 도망갔고 중년 검사와 단원 몇은 현재 포박 상태이며 나머지는-”
죽었고. 동물들도 죽었다.
케일과 족장 카나리아의 시선이 부딪쳤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현명한 눈빛을 보며 케일은 입을 열었다.
“이제 떠나면 되겠군요.”
다 해결된 듯하니, 떠난다는 말.
펜드릭이 멈칫하며 입을 열었다.
“보답을-”
케일 일행은 펜드릭을 비롯한 엘프들 상상 이상으로 해주었다. 하지만 펜드릭은 자신에게 손을 들어 말을 막는 케일을 볼 수 있었다.
“됐다. 엘프들은 이 마을 재건과 경계선 복구만으로도 힘들 것인데, 뭘 더 요구하겠어. 우리 일행이 아무도 안 다쳤으면 그것으로 됐어.”
펜드릭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저번부터 느낀 것이지만, 어찌 이리 소탈할 수가 있을까. 귀족일수록 탐욕스럽고 힘을 원한다고 들었는데,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때, 그의 귓가로 족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용의 수호를 받는 분다우십니다.”
펜드릭이 멈칫했다. 역시, 위대한 분은 용이었다. 긴가민가하는 엘프들에게 족장과 수호 전사는 말 한마디 없었다.
펜드릭은 족장의 말에 모든 아귀가 들어맞는 것 같았다.
그 방대한 자연의 힘. 적들을 말살시키던 그 힘의 주인은 역시나 용이었다. 신이 존재하지만, 지상 위의 신은 드래곤이라 생각하는 엘프들이었다. 생명체가 닿을 수 있는 극에 달한 존재가 보호하는 자라니.
“용께서 나타나지 않고 곁을 맴도시는 것은 이유가 있으실 터.”
족장 카나리아는 케일을 응시했다.
용은 정체를 숨기고 있지만 그 힘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그녀는 그 뜻을 알아차렸다.
‘자신을 숭배하는 상황은 싫다. 하지만 자신의 사람이 있으니 그를 자신처럼 대하라는 뜻이시겠지.’
그녀는 인간이 도우러 온다는 말에 처음에는 미덥지 못했다. 하지만 용의 가호와 사랑을 받는 이라면, 그리고 피를 토하면서까지 엘프와 세계수를 지키려던 이라면.
‘그럴 수 있어.’
그녀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드래곤 님의 수호를 받는 분이시니, 모두 들을 자격이 되신다고 생각합니다.”
자격? 케일의 눈가가 살짝 찌푸려졌다. 이거 뭔가 좋지 않은데? 나는 엘프 마을에서 얻을 것만 얻고 그냥 가고 싶은데?
케일의 입이 다급히 열렸다.
“잠-”
“세계수를 찾는 것 같습니다.”
잠깐을 외치기도 전, 쓸데없는 걸 들어버렸다. 케일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를 눈치챈 족장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맺혔다.
“세계수의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죠. 이를 아는 인간은 거의 없을 겁니다.”
거의 없지만 케일은 알고 있었다.
절망의 계곡. 마지막 불가사의 지역. 사람들은 무섭다고 기피하는 그곳에 세계수는 존재했다. 이를 현재 엘프와 몇몇만이 알았다.
“…인간은 알 필요가 없는 장소니까요.”
케일은 모른 척 답했다. 굳이 저 엘프 족장의 입을 통해 알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말을 어찌 알아들었는지, 엘프 족장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그렇죠. 욕심을 내면 안 되거늘, 늘 욕심을 내는 인간들이 그곳을 알고 싶어 하지요. 이번처럼. 하지만 그 반대의 사람도 있는 법이지요.”
그녀는 욕심 없고,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이 인간은 모든 걸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용이 곁에서 듣고 계시지 않은가.
그 이기적인 용이 누군가를 위해 힘을 쓴다는 것은 그 인간이 최소한 역사에 기록될 영웅임을 의미했다. 왜 인간들에게 잊혀진 고대사에 나오는 이름 높은 영웅들의 곁에 수호 드래곤이 있겠는가.
용은 재능 있고 의지가 굳건한 인간을 조금씩 도와주었다.
‘물론 이번에는 재능은 없어 보이지만, 고대의 힘을 몇 개나 가질 천하에 다시없을 운을 지닌 자이니.’
족장은 바로 본론을 내뱉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펜드릭을 시켜 골드 드래곤께 이 상황을 보고하고자 합니다. 그분의 마법으로 세계수 보호벽이 작동 중이니까요.”
케일은 멈칫했다. 지금 뭘 들었지?
-골드 드래곤?
라온이 케일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번은 다크엘프 시장 때와 달랐다. 엘프 족장 카나리아는 분명 용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모른 척하고 싶은데.’
당연히 케일은 그 용의 위치 따위 알고 싶지 않았다. 자그마치 세계수와 관련된 일 아닌가. 물론 세계수가 서대륙에 없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지만.
-인간! 나 궁금하다!
그런데 라온이 궁금해한다.
-물어봐라! 나 용 궁금하다!
어째서 극도로 자신만을 좋아해야 하는 용이 이렇게 다른 용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케일은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펜드릭은 어디로 갑니까?”
직접적인 용의 소재지를 묻지 않았다. 케일은 부디 족장이 알 바 아니라고 대답을 피하길 바랐다. 하지만 족장은 1초도 걸리지 않고 답했다.
“위퍼 왕국에 계십니다.”
케일의 어깨가 흠칫했다. 그 순간, 라온이 외쳤다.
-인간! 우리 무식한 놈한테 새싹 팔러 가야 하지 않나? 마탑도 부수러 가야 하는데?
맞다.
고래족 위티라를 만나고, 위퍼 왕국에 툰카를 만나러 가야 한다.
한몫 단단히 당기러. 그리고 마탑을 폭발시키러.
-오오!
라온이 신나한다.
이거 큰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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