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749
외전 4. 눈이 오는데? 맞다! 꽃도 핀다! 3
라온은 앞발로 눈가를 비볐다.
눈에 바짝 힘을 주었다. 그렇지만 자꾸만 눈꺼풀이 잠겨왔다.
“으음.”
라온은 고개를 들었다. 마법 전등이 2개로 보였다.
“…헛!”
라온은 저도 모르게 놀라서 앞발로 입가를 닦았다.
침이 흐르고 있었다.
휙, 휙!
라온은 놀라서 주변을 살폈다. 지하 연구실이라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침 흘리고 졸던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켰다면, 조금 창피했을지도 몰랐다.
“크음. 큼!”
라온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좌우로 살짝 흔들었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라온은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는, 드물게 케일의 엄격했던 말이 떠올랐지만, 잠시 한쪽 편으로 밀어두었다.
휘이이–
라온은 마나로 작은 바람을 일으켰다. 그 바람 속에 하나둘 하얀 눈송이가 피어올랐다. 라온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쁘다…….”
아까에 비하면 훨씬 더 부드러우면서도 소복한 느낌이 드는 눈바람. 라온은 저도 모르게 감상을 내뱉었다.
꿈벅꿈벅.
하지만 눈꺼풀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 저택에서 케일이 백수 라이프 휴가를 시작하며 별구경 할 때 빼고는 잠을 꼬박꼬박 제때 많이 잤던 라온이었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위대한 용이라도 감기는 눈꺼풀을 이길 수가 없었다.
“아, 안된…다…….”
라온은 안 된다고 외쳤지만 동글동글한 머리는 꾸벅거리며 자꾸 아래로 내려갔다.
휘이이—
눈바람 역시도 점점 더 사그라들어 갔다.
로잘린이 주로 앉던 의자 위에 자리하고 있던 라온은 눈에 힘을 주었다.
깜박깜박.
마법 조명이 이상하게 자꾸 깜박거렸다.
꺼지려는 것일까. 라온은 왠지 모르게 저 빛의 깜박임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해… 해야, 하는데-”
라온은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잠깐, 아주 잠깐 눈만 감고 있는 거다!’
그리고 그대로 포근한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찰나였다.
라온은 분명 자신이 눈을 감은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다.
“헉!”
하지만 놀라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사실, 눈도 잘 떠지지 않았다. 눈꺼풀이 퉁퉁 부은 것처럼 잘 떠지지 않았다. 시야가 흐릿했다.
“헉!”
하지만 라온은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배라도 탄 것처럼 몸이 작은 진동을 느끼며 꿀렁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안겨 있는-
‘안겨 있다고?’
라온은 그제야 눈을 또렷하게 뜨며 고개를 들었다.
“헛!”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놀랐다.
“이, 인간아!”
“…말 시키지 마라.”
라온은 자신이 느끼던 진동은 케일의 팔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임을, 배의 꿀렁거림과 같은 느낌은 케일이 계단을 올라가느라 받은 느낌임을 알 수 있었다.
라온은 연구실이 아닌 계단에서 눈을 뜨자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계단은 지하에서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인간아! 내가 바, 방해하지 말라고 했는데!”
“…….”
“인간아, 나 자던 거 아니다! 잠시 눈을 감고 있던 건데, 인간 네가 나를 들어 옮기는 거다!”
“…….”
“인간아, 힘들어서 말할 수 없는 거 아는데, 나는 그만 내려달라!”
“하아.”
케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 시키지 말라니까…….”
떨떠름한 얼굴로 중얼거린 그는 라온을 내려다봤다.
품에 안겨 있던 라온은 동그란 눈으로 케일을 온전히 담고 있었다.
“인간아! 나 다시 연구실 갈 거다!”
피식.
케일은 결국 웃음을 흘리며 계단 끝에 올라섰다. 그리고 몸을 틀었다.
“밖에 봐.”
“응?”
라온은 케일을 보던 고개를 돌려, 케일이 고개로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2층에서부터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나 자야 하는데, 어?”
“오.”
잠투정을 부리다가 놀란 듯한 홍의 목소리, 나지막한 탄성을 흘리는 온의 목소리.
라온은 케일이 가리키는 곳을 온전히 모두 본 순간.
“밖에 나가 봐.”
케일의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라온은 저도 모르게 케일의 품을 벗어났다.
“…눈-”
까만 밤.
하얀 무언가가 하늘에서 내리고 있었다.
활짝 열린 현관문.
라온은 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보며 저도 모르게 문밖으로 향했다.
“눈-”
홍 역시도 눈을 보았다. 저도 모르게 홍은 자신을 안고 오던 론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때, 메리가 보였다.
현관문 밖에서 검은 로브 차림의 메리가 살짝 손을 흔들고 있었다.
동시에 홍은 자신을 바라보는 라온을 볼 수 있었다.
용이지만 자신보다 어린 동생. 라온의 눈동자가 너무나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동글동글한 얼굴 한가득 기쁨이 마치 물결처럼 번졌다.
라온은 함박웃음을 지은 채, 홍에게 말했다.
“눈이다! 첫눈이다!”
그리고 현관문으로 나가려던 것을 멈추고 홍과 온에게로 날아왔다. 홍은 고개를 숙였다. 인간 모습의 온이 홍을 바라보고 있었다.
홍은 누나의 눈빛을 한 번 보고, 다가오는 라온을 보고, 손을 흔드는 메리를 한 번 보고.
폴짝.
홍은 론의 품에서 내려섰다. 그리고 한발 한발 현관문 밖으로 향했다.
그 모습에 라온은 그제야 냅다 현관문 밖으로 쑤욱 날아가 버렸다.
“눈이다! 첫눈이다! 눈!”
너무나도 선명한 하얀색의 함박눈이 하늘에서 내리고 있었다.
별빛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라온에게는 마치 저 함박눈이 쏟아지는 별빛 같아 보였다.
물론 별빛이라기엔 그렇게 반짝이지도 않았고, 앞발에 닿으면 녹아버려 금세 사라졌지만.
“…이쁘다.”
그래도 이뻤다.
라온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다. 불이 켜진 저택과 최한, 부집사, 늑대족 아이들, 부단장까지 모두 나와 현관문 근처에 서서 라온에게 미소 지어 주고 있었다.
“라온.”
케일이 현관문 근처에 서서 말했다.
“빛 좀 주변에 펼쳐줘. 그러면 다들 더 잘 보일 거야.”
“아!”
라온은 오늘 하루 종일 연습하던 마법 대신 빛 구를 몇 개 만들었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퍼트렸다.
“와아—”
아름다웠다.
고요한 어둠 사이로 내리는 함박눈은 분명 차가웠지만, 이상하게 따스하게만 느껴졌다.
“아, 맞다!”
라온은 얼른 또 다른 마법을 사용했다.
“음?”
케일은 저를 감싸는 온기에 라온을 바라봤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라온이 히 웃으며 밝게 외쳤다.
“감기 걸리면 안 된다! 다 따뜻해야 한다!”
케일은 피식 웃으며 툭 내뱉었다.
“네 덕에 다 따뜻하게 첫눈 구경하겠네.”
라온의 입꼬리가 더 위로 올라갔다.
그 순간, 메리가 약간 난감하다는 듯 홍을 바라보고 있었다.
“음, 추울까 봐 준비했습니다만, 괜찮을 것 같습니다.”
메리가 작은 망토를 손에 쥐고 있었다. 붉은 망토는 누가 보아도 홍 사이즈였다.
홍은 아무 말 없이 메리를 올려다봤고, 메리는 시선을 돌려 라온의 빛이 비추는 눈 내리는 광경을 보며 말했다.
“눈은 이런 것이기도 하군요.”
아.
홍은 작게 탄성을 흘렸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데! 눈은 이런 것이기도 하네!”
홍은 지금까지 자신이 겪었던 눈과는 다른 눈을 오늘 만났다. 붉은 고양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을 위해 망토를 준비해둔 메리, 잠투정을 부리는 자신을 안고 내려온 론, 저택 안에서 쿠키와 따스한 차를 준비 중인 비크로스. 그리고 모두 잠에서 깨어나 현관문 밖에 자리한 저택 식구들.
“갈까?”
온이 홍과 라온을 보며 물었다.
“좋다!”
라온은 냅다 땅 위에 내려서며 온의 옆에 섰다.
홍도 천천히 온의 곁에 섰다.
눈은 어느새 조금 쌓여 있었다.
하지만 저택 밖으로 누구의 발자국도 없었다.
모두 현관문 근처에만 있을 뿐.
아이들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셋은 동시에 현관문 너머 저택 마당으로 발을 내디뎠다.
폭.
셋의 발자국이 처음으로 눈 위에 찍혔다.
라온은 저도 모르게 신이 나 외쳤다.
“폭신한데!”
진짜 눈은 폭신했다.
진짜로!
또 체온 유지 마법으로 차갑긴 해도 하나도 춥지 않았다.
“인간아!”
라온이 케일에게 다가가 물었다.
“인간 첫눈 기다린다고 안 잤나?”
얼핏 본 시계가 밤 11시였다.
요즘 해만 지면 꾸벅꾸벅 졸던 인간이 이렇게 깨어있는 건 신기한 일이었다.
케일이 퉁명스럽게 답했다.
“나만 안 잤냐?”
라온, 온, 홍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 안 자고 있었다.
그들은 첫눈을 기다리고 있었다. 늑대족 아이들은 자다가 나온 것 같았지만, 그들도 라온, 온, 홍에게 씨익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세 아이들은 이들이 왜 안 자고 있었는지 충분히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직 홍과 라온은 명확하게 그 마음을 정의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알 건 다 알았다.
홍은 고개를 들었다.
눈송이가 얼굴에 닿았다.
‘아마 홍도 눈이 문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메리의 말이 떠올랐다. 홍은 메리에게로 다가갔다.
“같이 보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눈 위를 뛰어다니며 좋아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메리와 같이 눈 위를 걸어 다니고 싶었다.
“좋습니다.”
메리가 아이들 곁으로 다가갔다.
그때, 라온이 모두를 보며 외쳤다.
“다 같이 눈사람 만들자!”
그 얼굴은 비장했지만,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차 넘쳐흐를 것 같았다.
“눈사람 가족 만들어야 한다!”
“…어휴.”
케일이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라온의 곁으로 다가갔다. 늑대족 아이들은 신이 난 듯 눈 속으로 뛰쳐 들었다.
라크와 부단장도 쭈삣쭈삣 하다가도 이내 신이 난 듯 끼어들었다.
최한, 부집사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눈 속에 함께 섞여 들었다.
이를 모두 보고 있던 온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주변의 어른들을 눈에 담았다.
최한은 강하고 어쩔 때는 냉정한 검사다.
론도 암살자에 무서운 사람이다.
비크로스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무섭고 서늘한 사람이다.
케일도 무심한 사람이다.
하지만 온에게는 정말 따뜻한 사람들이다.
동생들에게도.
온은 신나 하는 라온과 그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가 조금씩 웃는 동생 홍을 보고는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온의 입꼬리도 올라가서 내려올 줄을 몰랐다.
“장갑 끼고 해라.”
론이 무심하게 건네는 세 쌍의 장갑을 보며 온의 미소는 더 짙어졌다.
다음 날.
“나 이렇게 안 작다! 나 더 크다! 인간은 나 안으면 덜덜 떤다! 그만큼 내가 크다는 소리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라온이 자신을 닮은 눈용을 보며 강경하게 주장했고, 홍은 라온을 한 번, 케일의 팔을 한 번 쳐다보고는 영 찝찝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어댔다.
“왜 저래?”
케일은 자신을 보며 한숨을 내쉬는 홍을 떨떠름한 얼굴로 쳐다봤으나, 꽤 떨어진 곳에 있는 홍, 라온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별거 아닌데.”
온은 대충 홍과 라온의 대화를 짐작했으나 모른 척했다. 대신 론이 내미는 말린 과일을 입안에 집어넣었다.
현관문 바로 옆에 자리한 테라스는 겨울이라 닫아둔 창을 오늘만큼은 반쯤 열어두었다.
“도련님, 참 잘 만들었지요?”
케일은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흠칫 어깨를 떨었다. 고개를 돌리니 론이 얼굴 한가득 인자한 척하는 미소를 지은 채 케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케일은 그 시선에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입을 열었다.
“뭐, 그럭저럭.”
대답 후에 케일의 시선이 론이 가리키는 대상으로 향했다.
별장 마당에는 그 저택에서 사는 이들의 수만큼 눈사람이 세워져 있었다.
케일은 저를 중심으로 쭈욱 선 눈사람들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무심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온은 케일의 입꼬리가 살짝 위로 씰룩이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인간아!”
라온이 케일에게 앞발을 붕붕 휘저으며 그를 불렀다.
“왜?”
“나중에 따뜻해지면 이 눈 다 녹나?”
“어.”
라온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케일의 대답에 파닥이던 날개가 아래로 축 늘어졌다.
‘보존 마법을 걸어둘까?’
어젯밤 만들었던 눈사람은 라온의 눈에는 하얗게 물든 해리스 마을에서도 유독 하얗고 반짝였다. 그게 녹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불편해져 왔다. 아니, 아쉬워져 왔다.
그 순간. 홍과 라온의 눈이 마주쳤다. 라온은 홍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살짝 눈짓을 했다. 그러자 홍이 살짝 고개를 끄덕여왔다.
라온도 마주 고개를 끄덕였고, 곧 라온의 주위로 마나가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무뚝뚝하다 못해 무심하게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따뜻해지면 봄이 오겠지.”
라온과 홍은 고개를 돌렸다.
케일이 찻잔을 손에 든 채 쿠키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라온이 케일에게 물었다.
“인간아, 봄이 오면 꽃이 피나?”
케일은 손을 뻗어 쿠키를 쥐며 중얼거렸다.
꽃이 피는 시기는 때마다 다 다르나.
“봄에도 피겠지.”
봄에 피는 꽃도 있기 마련이었다.
“으음.”
라온과 홍은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둘은 한참 동안 시선 교환을 하다가 이내 보존 마법은 그만두고 테라스로 향했다.
“나도 이거 먹을 거다!”
케일 앞에 있던 쿠키 바구니로 라온의 통통한 앞발이 매의 발톱처럼 신속하게 뻗어졌고, 홍은 슬그머니 누나 온의 말린 과일 통으로 앞발을 들이밀었다.
케일과 온은 제 앞의 바구니와 통을 라온과 홍에게 내밀었고, 론은 음료 잔을 2개 채웠다.
“와! 다시 눈 오는데!”
홍의 외침에 라온은 시선을 돌렸다. 오독오독. 쿠키를 먹으며 라온은 눈 내리는 광경을 눈에 담았다.
라온은 생각했다.
책 내용대로, 눈이 피부에 닿으면 차갑지만. 이렇게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말랑해지고 몽실해진다고.
“인간아! 나 말랑해졌다!”
“그러든가.”
라온은 케일이 건네는 쿠키를 먹으며 튀어나오려는 웃음을 숨겼다.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 * *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우아.”
라온이 감탄을 흘렸다.
“눈사람이 녹으니, 그 자리에 꽃이 핀다!”
눈은 녹았지만, 그 자리에는 소박하지만 어여쁜 들꽃들이 자라나며 봄을 알렸다.
“이쁜데!”
“맞네. 이쁜데.”
홍과 온이 라온의 곁에서 그 꽃들을 함께 바라봤다.
따스한 봄바람에 작은 키의 들꽃들이 흔들리며 춤을 추었다.
-외전 4. 눈이 오는데? 맞다! 꽃도 핀다! 끝-
-4월 9일 특별 외전 ‘생일이 왜 특별한 날인지 궁금한데!’입니다.-
-4월 30일 외전 5는 ‘브렉 왕국 대공가는 어째서 무너졌나?’입니다.-
특별 외전. 생일이 왜 특별한 날인지 궁금한데!
붉은 털을 지닌 아기 고양이는 바닥을 박찼다.
타닥!
“하악, 하악.”
한껏 숨을 몰아쉬어도 몸 안에 숨이 부족했다. 바늘로 찔리듯 온몸이 따끔따끔 아파 왔다.
그래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너무 힘들어서.
“이 길고양이 놈들이!”
그 순간 붉은 고양이는 한껏 몸을 움츠러트렸다. 동시에 제 몸을 감싸는 온기를 느꼈다.
더불어 이어지는 무서운 소리도 들렸다.
퍼억!
고양이는 질끈 감았던 눈을 떴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큰 돌멩이가 땅을 부수며 파고들어 있었다.
다리가 떨려왔다.
무섭다.
“홍.”
하지만 붉은 고양이는 네 발에 힘을 주었다.
자신의 등 위에 느껴지는 온기.
그건 누나 온이었다.
홍은 누나의 침착하지만 떨리는 목소리에 얼른 앞으로 박차고 나갔다. 그 뒤를 온이 호위하듯 따라왔다.
“저, 저!”
뒤에서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냐아옹!
온이 홍을 지나치며 어두운 골목길로 먼저 들어섰다. 그 부름에 홍은 그 뒤를 따랐다.
“저 좀도둑 같은 놈들!”
퍼억!
뒤에서 다시 돌이 땅과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홍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그저 숨을 어떻게든 쉬며 앞으로 나아갈 뿐.
아니다.
도망칠 뿐.
“하악. 하악.”
그렇게 달리다 겨우 조용한 곳에 도달했다.
평범한 주택들이 밀집한 골목.
홍은 그중에서도 가장 낮은 담을 지닌 한 작은집 앞에 멈춰 서서 숨을 몰아쉬었다.
냐아옹.
온이 다가와 홍이 어디 다친 곳이 있는지 살폈다.
그러면서도 주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홍은 남들이 듣지 못하게 작게 속삭였다.
“미안해, 누나.”
사냥이 힘든 도시로 들어서면, 아무리 여러 상황에 익숙한 온과 홍이라도 먹는 것에 문제가 생겼다.
“그, 그냥.”
홍은 조금 전 빵집 앞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냥 빵이 따뜻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만졌던 건데.”
먹을 생각이 아니었다. 누가 버려둔 음식이 있나 상가 근처를 기웃거리다가 진열대에 놓인 빵이 너무 맛있어 보여 자신도 모르게 다가가 빵을 건드려버렸다.
그 탓에 빵집 주인에게 쫓겨 다녀야 했다.
“괜찮아.”
온의 담담한 대답에도 홍은 몸을 움츠러트려야 했다.
‘배고파.’
배가 고팠다.
하지만 투정할 수 없었다. 누나는 자신보다 늘 많이 돌아다니니까. 아마 자신보다 더 배가 고플 테니까.
“뭐야?”
그때,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고 홍은 더 몸을 움츠러트렸다.
“흐음.”
남자는 온과 홍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낮은 담을 지닌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 집에 사는 사람이구나.’
홍은 슬그머니 담 아래 그늘로 숨어들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오늘은 이 담 아래에서 자야 할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최대한 이 집에 사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의 눈에 거슬리고 싶지 않았다.
벌컥!
그 순간, 작은 집의 문이 열렸다.
“아빠!”
현관문이 열리며 한 아이가 뛰쳐나왔다.
“소피아! 아빠, 기다리고 있었니?”
남자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아이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아이는 남자에게 안겼다. 그러고는 환한 얼굴을 한 채 물었다.
“아빠, 나 선물!”
“에이. 아빠보다 선물이 더 보고 싶었나 보네.”
남자는 서운하다는 듯 말하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문 너머로 여자가 한 명 나타났다. 그녀는 아이를 보며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남자에게 말했다.
“어찌나 선물 선물 노래를 하던지. 당신 올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그랬어요?”
남자는 한 손에 들고 있던 선물꾸러미를 아이에게 건넸다.
부모는 아이에게 말했다.
“소피아,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한다, 소피아. 아침에도 축하했지만, 선물 받고 한 번 더 하는 게 좋지?”
“네, 좋아!”
부모와 아이는 현관문 너머 집 안으로 들어갔다. 홍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누나, 생일이 뭐야?”
“…태어난 날.”
그러면 태어난 날은 축하받는 날이야?
홍은 그렇게 묻고 싶었다. 하지만 온의 눈동자를 본 순간, 홍은 다른 질문을 던졌다.
“누나, 나는 생일이 언제야? 그리고 누나는 생일이 언제야?”
온은 동생을 바라봤다.
‘생일-.’
희미하다.
자신도 저 소피아라는 아이처럼 생일을 축하받았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아주 어릴 적이라, 정확한 생일 날짜 같은 건 몰랐다.
장마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더위가 올 때쯤. 그 여름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생이 초가을에 태어났다는 것만 희미하게 가늠이 갈 뿐이다.
‘어렸으니까.’
지금도 어리지만 홍과 온 둘만이 가족이 되었을 때는 생일 날짜 같은 걸 정확하게 기억하기에는 많이 어렸다. 정확히 말하면 버거웠다.
그저.
‘오늘은 온 생일이네?’
그 말만 기억에 환상처럼 맴돌 뿐.
어느 정도 수를 알고 날을 셀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온과 홍의 생일을 알려줄 이도, 축하해 줄 이도 없었다.
그저 돌연변이다, 더럽다 외면받고 무시 받을 뿐.
‘질기구나.’
그 어린것들이 이렇게까지 살아남았냐며, 참으로 질긴 목숨이라며 내려다볼 뿐.
온은 홍의 순수한 눈망울 속에 담긴 감정을 알았지만 외면하며 묵묵히 답했다.
“생일 같은 건 몰라. 기억나지 않아, 조금도.”
그 뒤로 온과 홍은 생일에 대해 어떠한 대화도 서로 주고받지 않았다.
* * *
그러다 다시금 남매에게 생일이라는 화두가 주어진 것은 새로이 나타난 존재 때문이었다.
“이해할 수 없다.”
케일, 최한과 함께 남매가 어두운 동굴에서 구했던, 우리보다 어린아이. 검은 용.
아직은 용과 묘족 남매가 서로를 인지하지만 깊은 마음은 공유하고 있지 않았을 때였다.
“왕은 무엇인가?”
무뚝뚝하게 건넨 물음에, 홍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온을 바라봤다.
“으음.”
온이 침음을 흘렸고, 검은 용은 케일 방 테라스 창밖으로 보이는 수도의 야경을 눈에 담으며 말했다.
“용은 위대하다.”
그렇게 말하고는, 이어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이해할 수 없다.”
다시 한번 같은 말을 내뱉은 검은 용은 이어 말했다.
“왕이 태어난 날이라고, 저렇게까지 하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국왕의 탄신일 50주년을 앞두고, 로운 왕국 수도의 야경은 점차 아름다워지며 다가올 탄신일 축제를 기대하고 있었다.
“태어난 날이 중요한가?”
홍은 힐끗 온의 눈치를 보다가 슬그머니 검은 용의 곁으로 다가갔다. 검은 용이 살짝 움찔했지만 홍은 모른 척하며 슬그머니 용의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테라스 창에서 떨어진, 어둠이 내려앉은 곳을 힐끗거리며 입을 열었다.
“생일이 왜 특별한 날인지 궁금한데!”
홍은 어둠 속에서 피어오른 마법 전등 빛을 받아 선명히 드러나는 암갈색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
침대에 드러눕듯이 기대어 수도 지도를 살펴보고 있던 케일은 무심한 눈초리로 검은 용과 묘족 남매를 눈에 담았다.
‘생일이라.’
김록수에게 생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날이었다. 어릴 때는 모르겠으나, 커갈수록 그저 흘러가는 하루 중 다른 이름이 붙어있는 하루였을 뿐.
하지만 중요할 때도 있었다.
‘그건-’
잠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던 케일은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생일 없다.”
검은 용은 밤하늘의 별과는 다르게 땅의 어둠 위에 떠오르는 빛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내가 태어난 날을 모른다.”
검은 용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 어두운 동굴 속에서는 무엇도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의 흐름도, 세상의 변화도.
정보를 얻을 곳은 저를 찾아오는 인간들의 말뿐.
‘제기랄, 2년 되었다고 이렇게 커져? 먹는 걸 줄여야 하나. 아씨, 구속구 제작 가격이 장난 아닐 텐데!’
‘이 빌어먹을 새끼 같으니라고! 4년이면 이제 그 눈빛이 좀 죽을 때도 되지 않았냐고!’
감옥을 감시하던 놈들이 징글징글하다는 듯 외쳐대는 말이 아니었다면 나이를 가늠할 수도 없었으리라.
나는 나의 생일을 모른다.
“따라서 나는 생일이 없다.”
홍은 검은 용의 검푸른 눈동자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러고는 자신도 모르게 외치듯 말했다.
“나도 없는데!”
검은 용의 시선이 홍에게로 향했다. 홍은 검은 용의 맨들맨들한 몸통에 작은 앞발을 척 올려두고 말했다.
“없어도 된다!”
그렇고말고!
홍은 언젠가 보았던 한 가족의 풍경이 떠올랐지만,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왠지 모르게 밖을 내다보던 검은 용의 눈동자가 텅 비어 보였다.
홍은 그 텅 빈 눈동자에 자신이 가득 찬 것을 보며 더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무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감정이 실리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틀린 말은 아냐. 생일은 없어도 된다.”
또한 잊어도 된다.
김록수는, 케일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그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록수에게 생일은 그렇게 중요한 날이 아니다. 보육원에 있을 때, 미역국 나오는 날 정도로 기억되는 날도 있었고, 이제 성인이 되어 바깥에 나가 살아야 한다는 숨 막히는 고민을 안겨주었던 날이기도 했다.
‘록수야.’
‘왜?’
‘우리 올해도 살아있네?’
‘그래서?’
‘아, 이 삭막한 놈! 생일까지 이렇게 차갑게 나오기냐?’
그리고 특별했던 때도 있었다.
그건 그날이라서 아니라, 추억이라서 그러하리라.
“내 입장에서 굳이 생일을 특별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묘족 남매와 검은 용은 케일을 바라봤다.
“지금 살아있기 때문이다.”
케일은 눈을 감았다.
“지금 살아있음을 깨닫기 때문에 특별할 수 있는 것이겠지.”
라온과 홍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온은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이는 둘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그렸다.
케일은 눈을 떴다. 그리고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날은 굳이 생일이 아니어도 되고.”
이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세 녀석이 생일이 없으면 어떻고, 모르면 어떠한가.
“만들면 된다.”
“…만들어?”
홍의 귀가 쫑긋거렸다.
“그래.”
홍이 슬금슬금 케일에게로 다가갔다. 검은 용은 다가가지는 않았지만, 힐끔힐끔 케일을 쳐다봤다.
홍이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노을 아래 선물을 받던 아이를 지켜보던 때가 떠오른다.
“그, 그런 걸 내 마음대로 막 생일이라고 갖다 붙여도 되는지 궁금한데.”
검은 용도 뒤이어 물었다.
“…그래도 되나?”
곧바로 케일의 대답이 들려왔다.
“안 될 게 뭐 있어?”
국왕이 자기 나이 50 먹었다고 축제를 벌이는 판국인 세상인데. 그리고 그날 마법 폭탄 테러를 벌이려는 놈들이 있는 세상인데.
생일이든 뭐든 본인들 기념일 하나 만든다고 하는데.
그게 뭐가 문제야?
케일은 뭐가 문제냐는 듯 아이들을 바라봤다가 흠칫 어깨를 떨었다.
갑자기 검은 용이 상당히 고고한 자세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래 봤자 목이 짧고 얼굴이 동글동글해서 웃길 뿐이었다.
“그럼 이 몸이 생각해보겠다.”
검은 용은 곧바로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아직 겪어보지 못한 날들이 많았으니까.
물론 내심 정하고 싶은 날이 있기는 했다.
처음 밤하늘을 보았던 그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날이 올 수도 있으니까. 아직은 조금 더 생각하고 싶었다.
“나는 위대해서 나의 기념일도 내가 만든다.”
위대하고 신중한 용이니까.
“나도 그러고 싶은데!”
홍은 총총 누나 온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몸을 비벼대며 말했다.
“누나도 같이하자!”
온이 대답을 못 하고 있을 때였다.
“하아.”
케일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너네 안 자냐?”
“지금 잘 건데!”
“배고프다.”
“하아.”
온은 푹신하고 따뜻한 침대로 뛰어드는 홍과 먹을 것을 내놓으라는 듯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라온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마법 전등 빛을 받아 마치 노을처럼 반짝이는 케일의 머리칼을 눈에 담았다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잊고 있던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온, 너는 장마가 끝나고 여름이 올 때 태어났지. 뜨거운 태양이 네가 태어나는 날을 알렸단다.’
왜 기억 못 해냈던 아주 어릴 적 희미한 조각을 지금은 떠올릴 수 있는 것일까.
지금은 도망 다니지 않아도 되어서, 그 단란한 풍경을 외면하지 않아도 되어서 그런 것일까.
‘온, 동생이 태어났단다. 이름은 홍이야. 홍은 여름이 지나가고 잎에 이슬이 맺힐 때 태어났단다. 홍이 추울 때는 온이 곁에 있어 주면, 온이 더울 때는 홍이 곁에 있어 주면 될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물론 정확한 날짜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그 순간의 온기만 떠오를 뿐.
온은 생각했다.
생일이 아니라도, 지금 나와 홍이 살아있는 지금을 기념할 수 있는 날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궁금한데!”
홍이 케일의 다리에 머리를 비벼대며 말했다.
“모두의 생일이 궁금한데! 축하해주고 싶은데!”
온의 눈동자가 살짝 반짝였다.
온도 모두의 생일이 궁금했다. 알면 축하해주고 싶었다. 지금 같이 살아있으니까.
케일은 떨떠름한 얼굴로 제 다리에 붙어있는 홍을 바라보며 툭 내뱉었다.
“궁금하면 물어보든가.”
그러고 보니.
케일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헤니투스 백작가는 생일을 챙기나?
망나니는 그런 거 안 챙기려나?
것보다 이 케일 헤니투스 생일은 언제지?
그걸 모르면 망나니가 문제가 아니라, 좀 그렇지 않나?
케일은 골치 아프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나중에 알아봐야겠군.’
당장 수도 폭탄 테러가 코앞인데, 이 몸의 생일을 누구에게 물어봤다가 망나니 그 이상의 취급을 받으면 곤란했다.
조만간 처리할 거 다 처리하고 은밀히 부집사 한스나 부단장 휠스만을 떠보면 될 터.
그는 협탁에 놓인 종을 들었다.
딸랑.
론을 부르는 종소리와 함께 라온이 나직이 덧붙였다.
“스테이크 아주 큰 걸로 달라.”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오는 밤이었다.
* * *
“그러면 그날로 한다?”
“좋은데!”
“좋다!”
평균 9세는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이 빌어먹을 하얀 별 때문에 지금은 바쁘니까, 좀 이따가 말하자!”
“좋은데!”
“성대하게 기념하는 거다!”
“아주 좋은데!”
어느새 가족이 되어버린, 아주 큰 대가족이 된 평균 9세는 비로소 그들에게 소중한 날을 정할 수 있었다.
“정말 어려웠다! 위대한 나에게 아주 큰 고민이었다! 기념하고 싶은 날이 너무 많았다!”
“나돈데! 그래도 재밌는데!”
“홍. 명단 어딨어?”
“여기!”
“왕세자랑 몇 명 없다. 그것도 곧 채운다!”
홍이 온에게 명단이 적힌 종이를 내밀었다.
케일부터 시작해 많은 이들의 이름 옆에 날짜가 적혀 있었다.
-특별 외전 끝.-
안녕하세요, 유려한입니다.
오늘은 첫 연재 이후로 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2018년에 시작한 글이 어느새 4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네요.
현재는 2부를 앞둔 휴재기지만, 아직 이 글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 외전을 들고 찾아뵈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요.
음.. 아시다시피… 저는 오늘 아주 많이 먹으며 하루를 보낼 것 같습니다. 삼시 세끼 메뉴 리스트를 이미 정해두었지요. 먹는 것에 진심인지라… 흐흐
그럼 4월의 마지막 날 또 다른 외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따스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직 생일이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은 차차 본문이나, 따로 알려 드릴 예정이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