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26
126. 끝남과 시작 (1)
박재선은 드라마의 1,2화 방영된 직후에 외삼촌과 박관석 부사장에게 연락을 하여 만났다. 그 전에 만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야 했지만 북경해킹사건이 터지면서 박관석 부사장이 바빠 약속을 잡지 못했다.
“아직도 바빠 보입니다.”
사건을 저지른 것은 박재선인데 오히려 애먼 박관석이 더 힘든 것 같았다. 중국과 분쟁으로 인해 처리할 것이 많아 보였다.
“갑자기 일이 많아졌습니다. 반도체대란이라고 하는데 미국은 출하를 못하게 막고 있고 그렇다고 아예 수출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 사이에서 골치가 아픕니다. 거기다 사전에 재고를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성화마저 빗발쳐 난리가 아닙니다.”
“이번에도 정우그룹에서 했다고 생떼를 부립니까?”
“우리가 그럴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다면 완전히 중국의 전자산업, 통신산업을 다 박살낼 수 있으니. 그렇지 않은데도 우리가 했다고 생각하는지 증거를 내놓으라고 협박을 합니다. 그런 억지마저 감당해야 하니.”
박관석은 전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기색이었는데 이번에는 드러내놓고 적대감을 표출했다.
“최근에 중국 쪽에서 계속 감시를 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한두 명이 쫓아다녔다면 지금은 서너 팀이 쫓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나를 감시하는지. 최근 기사를 보면 성일무역이나 UY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측이 만든 한국 내의 휴민트로 알려져 있었다는데.”
박재선은 억울한 기분이 들어 그런 말을 했다. 중국과 한국을 이간질시키기 위해 해킹을 하여 피해를 주었는데 여기에 두 나라가 휘말리고 있다는 보도도 많았다. 이는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입장이기도 했다.
“저들은 누구든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결국 처음에 박 대표와 우리 정우그룹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 된 상황이니 그대로 밀어붙이려는 것 같습니다.”
“미친놈들, 결국 우리를 어떻게든 해치겠다는 의도군요. 그렇게 한 후에 응징했다고 선언할 것 같군요.”
막상 불만을 토로했지만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방도는 달리 없었다. 사실 그런 푸념을 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보자고 한 것이기도 했다.
“정우그룹은 반도체 부족현상으로 인해 상황이 좋아졌죠?”
“그렇지 않아도 자동차 쪽의 반도체 부족으로 수익이 개선된 상황인데 중국 특수가 생긴 덕분에 좋아졌습니다. 거기다 중고 서버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신규 서버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반도체 경기를 끌어올리고 있죠.”
“다행이군요. 어쨌든 상황이 좋아졌으니. 전자 통신장비는 어떤가요? 분쟁 대상인 제타의 해외 진출 말이에요?”
“거기도 난리가 났습니다. 수요가 크지만 부품이 없으니 생산도 못하고. 거기다 자기들 서버도 맛이 갔으니. 제타의 주요 사업 중에 하나가 서버대여인데 2만 대가 파괴되었으니. 거기에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고요.”
“백업데이터가 있지 않나요?”
박재선은 그냥 서버가 있어 누구의 것인지 신경 쓰지 않고 전부 다 파괴하도록 프로그램을 깔았는데 제타가 걸려들었다.
“백업데이터를 보관한 서버까지 싹 다 박살이 났으니 불가능하죠. 결국 기본 데이터를 다시 입력하려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정우그룹은 보도되지 않은 정보도 꽤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보도되지 않은 중국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행정망도 문제이겠군요?”
“중국은 행정전산시스템이 투 트랙으로 운용됩니다. 일반 민원처리용과 내부 행정망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내부 행정망은 별도의 회선을 이용하여 철저하게 분리가 되어 있어 국외에서는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이번에 작살이 난 것은 일반 민원처리용이기에 그리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다른 나라를 해킹하면서도 보복에서 자유로운 것이 바로 그런 이유라고 했다. 해킹을 하려면 중국 내부로 잠입하여 고유 단말기를 이용해야 접근이 가능했다.
물론 지금처럼 서버를 파괴하는 경우처럼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면 다르지만 자료만 삭제하는 정도면 해킹을 당해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중국은 공산당과 민간의 분리가 확실합니다. 아예 물리적으로 구별이 되어 있죠. 그렇기에 행정망에 접속할 수 있는 단말기가 있는 공간은 출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정말요? 통제구역에서만 운용이 된다는 말이군요.”
“통신선로도 지중으로 매설이 되어 있고 무선통신은 아예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접근 자체가 쉽지 않죠. 군 통신망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산당과 행정기관, 공안, 군이 별도의 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건 권력자도 함부로 손대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이걸 손대는 것은 부정부패보다 더 큰 죄입니다.”
“하긴 그렇겠군요. 이것도 일종의 룰인가요?”
“그렇습니다. 건들면 안 되는 것, 공산당에는 그런 불문율이 존재합니다. 최고위급은 사형을 시키지 않는다거나 한 번 실각한 사람은 무고가 밝혀져도 복권시키지 않는 것 등 말입니다.”
“무고가 밝혀져도 복권을 시키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복권을 시키면 후유증이 크기 때문이고 한 번 형성된 질서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신에 그 후예는 복권을 시켜주는 것이죠. 아울러 그럴 경우 부모가 연루된 사건은 절대로 언급하지 못하게 하고요. 그건 최고 권력자가 되더라도 지켜야하는 법도이죠.”
당사자는 억울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공산당의 권력을 유지시킨다고 했다. 물론 그것의 예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복권을 시키지 않았다.
“지금 중국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더 강한 통제로 문제를 수습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전화도 제대로 쓰지 못하게 틀어막아 혼란한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막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들의 불법사찰을 막을 방도는 없습니까? 언제까지 당하고 있어야 합니까?”
“국가에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국 공산당처럼 국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니 한계가 있습니다.”
당장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으니 각자가 경비나 경호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었다.
박재선은 자신이 유발한 사건으로 인해 세상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자신의 할 일을 해나갔다. 연기자로서 드라마 촬영이 마무리되었지만 음악감독을 맡고 있기에 여전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3화부터 다시 한 번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편집본을 일부 수정했기에 그에 맞춰 음악과 음향을 다시 한 번 점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철환 감독이 전화를 걸어 재작업을 요청했다. 촬영을 하면서 편집을 했는데 시간이 흘러 다시 살피니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다시 편집을 했다.
“알겠습니다. 미흡한 부분이 보인다면 수정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리 어려울 것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니 저도 고치고 싶은 부분이 보였는데 이번 기회에 손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재선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기에 다시 한 번 수정하기로 했다. 시간에 쫓겨 적당히 마무리를 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몇 군데 있었다. 그런 부분을 재검토할 필요도 있었다.
“참, 감독님은 다음 작품은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한 1년 정도 쉬면서 작품을 준비할 것입니다. 박 대표님은요? 앨범 준비 하신다고 들었는데?”
“앨범 준비하고 소속 가수들 프로듀싱을 해야죠. 미국의 나탈리아 캐튼도 6월에 와서 녹음을 하기로 했고요.”
“와, 나탈리아 캐튼이라면 미녀 디바인데. 이번에도 대박나기를 기대할게요. 당분간 연기나 음악감독은 하지 않겠네요.”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앨범 내면 그 때부터는 정신없이 바쁠 것이고 그러다보면 한 1년 훌쩍 가겠죠.”
“그러면 언제 쉽니까?”
“음악을 하는 것이 쉬는 것이죠. 음악을 하면서 아직 지겹다는 생각은 들이 않으니 굳이 쉴 필요는 없죠.”
“하긴 그렇군요. 그럴 때가 있죠. 나도 이번에는 내가 만든 이야기를 찍고 싶어서 그 준비를 하니 쉰다고 해도 사실 쉬는 것은 아니죠. 그 때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시기를….”
“가능한 부분이라면 돕도록 하죠. 하지만 직접 돕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저 대본이 잘 나오면 투자를 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최근에 드라마 하나와 영화 하나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들었습니다. 대본이 나오면 제일 먼저 찾아가도록 하지요.”
오철환 감독은 박재선이 이미 투자자로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약속을 했다. 박재선이 투자하면 정우그룹과 한울그룹에서 따라서 움직이는 것도 소문이 났다. 더구나 투자 외에 PPL 광고도 따라오기에 좋은 투자자였다.
“아직 박재선씨가 부른 OST는 나오지 않았죠?”
“그렇죠. 이현제의 ‘질풍’, 박지연씨가 부른 ‘추억’, 성지은씨가 부른 ‘갈등’, 문세운이 부른 ‘향기’만 있죠. 내가 부른 ‘갈증-사랑’은 5화에서야 처음 나오니까요.”
“성지은씨가 예능에 적극적으로 출연할 줄은 몰랐어요.”
“드라마를 홍보하는 것도 목적이지만 노래를 띄우는 것에 더 관심이 크던데요. 어제 음악방송에 출연하기까지 했잖아요.”
물론 드라마가 방송되는 SBC이지만 드라마 특집으로 OST 네 곡을 부르는 코너가 있었다. 박지연과 성지은이 적극적으로 나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PD와 작가를 만나 성사를 시켰다.
“음원 성적도 좋더군요. 다들 70위권에 들었으니.”
“다음 주 정도면 50위권 정도까지 오르겠죠.”
“우리 드라마도 가요계에 민폐 드라마라는 말을 듣고 싶기도 하군요. 드라마가 뜨면 OST도 뜨고 그러면 가요계에서는 민폐 드라마라고 한다는데.”
“그럴 목적으로 이번에 부른 가수들을 먼저 싱글을 내서 활동하도록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노래가 좋아서 그런지 편집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더군요. 아마 노래를 모르는 나도 좋아하는 것을 보면 잘 될 것입니다.”
오철환 감독은 음악을 잘 모르는 편이라 오히려 음악감독을 맡은 박재선에게는 다행이었다. 전적으로 맡기는 상황이니 분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십여 명의 사람이 모인 곳, 마침내 회의의 주재자가 등장했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재자가 상석에 앉자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았다.
“회의 자료를 배포할 것입니다. 보안을 위해 회의가 끝난 후에 반납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석의 인물 바로 앞에 앉은 인물, 사실상 이 자리를 만든 사람이 일어나서 자료 배포를 알렸고 그 뒤쪽에 배석한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일어나서 두툼한 문서를 배포했다.
“북경해킹사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이번에 중국 북경과 천진에 일어난 해킹사건은 편의상 ‘북경해킹사건’으로 지칭할 것입니다. 중국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워낙 큰 사건이기에 이렇게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파악한 사건의 내용을 정리하고 향후 한국의 대응방향에 대하 논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안보실 실장이 나서서 회의 개최 목적에 대하여 언급했다.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그 사건에 대해서는 명확히 아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나 아는 정도였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특정세력이나 특정인이 이번 사건을 자행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한국 내에서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장님, 그와 관련하여 밝혀진 사실을 보고해 주시기바랍니다.”
그러자 국정원장이 일어나서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의 국가안전부에서 한국에 설치한 휴민트, 성일무역과 UY엔터가 해킹을 당했습니다. 그 때 국가안전부에서 사용하는 정보라인에 연관된 중국의 엔랑무역, 전안공사도 해킹을 당했고 북경 공안의 일부도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에 다들 새로운 것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었다.
“여기서 중국의 정보기관은 그런 일을 저지른 자가 정우그룹이나 연예인인 박재선의 팬덤으로 의심을 하고 한국에서 지속적인 불법사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우그룹이건 누구건 컴퓨터의 칩에 과전류를 흐르게 하여 파괴하는 방식이나 모든 통신의 접속기록을 삭제하거나 무력화시키는 해킹능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사실 해킹의 능력이 너무나 강력해서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더 광범위하게 일을 저질러야 한다는 것이 조사를 했던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이번에 발생한 북경해킹사건이 바로 그 정도 범위였다. 말이 씨가 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