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35
135. 자업자득 (4)
“지금은 관리본부 내의 신규사업지원팀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어요. 한직이랄까요?”
“신규사업지원팀이 한직인가요?”
“말은 신규가 들어가서 뭔가 있어 보이지만 지원팀이라는 것은 일종의 관리파트입니다. 신규사업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거기에 각종 지원을 해야 하는데 그 일을 맡는 일종의 뒤처리 업무담당입니다. 팀장은 별도로 있고 총괄은 옛날 담당중역처럼 일종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주로 하는 일이 지원을 거부하는 역할입니다. 예산의 범위에서 집행이 되도록 감독하는 일인데 실적은 없고 책임만 큰 직책입니다. 결국 다른 임원들과 싸워야 하는 역할이라 미운털이 박히기 딱 좋은 자리입니다.”
“결국 조만간 퇴직한다는 말씀인가요?”
“이제 나이 52세인데 5년 동안 전무이사로 승진을 못했으니 물러나야죠. 사실 3년만 그 자리에 있어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인데 가을에 나간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3년 대학 후배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최우철도 아는 상황이었다. 홍정민이 입사한 초기에는 같이 술도 자주 마셨지만 결혼하고 애를 가지면서 잘 어울리지 않았다.
“걔가 가려고 할지 모르지만 가기만 하면 잘 할 것이다. 홍보나 광고도 담당했으니 연예계도 어느 정도 아는 편이고 예산도 다뤘으니 관리도 잘 할 것이니.”
“한 번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을 꺼내기가 조금 조심스러워. 내가 말을 꺼내면 나가라는 소리로 들을 것인데. 애가 오해라도 하면 평생 원수가 될 수도 있고.”
“그러면 외삼촌이 한 번 연락을 해보시죠. 제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우시스템에서 투자를 했으니 우리 회사를 모르지 않을 것이고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저를 알 것이니 말을 하기도 쉽고요.”
박관석 부사장이 나서는 것보다 직접 스카우트를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그것이 자존심을 상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입장이 곤란할 것도 없었다. 응하지 않으면 그냥 없었던 일로 하면 그만이었다.
“대표를 맡길 것이냐?”
“공동대표가 어떨까 합니다. 제가 물러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부사장이나 다른 자리를 주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자신이 빠진 후에 이상하게 회사가 돌아가면 수습이 어렵기에 그 정도가 최선일 것 같았다.
박재선은 외삼촌과 박관석 부사장을 만난 후 이틀 동안 돌아가는 상황을 살폈다. 처음에는 쌈꾼을 비난하는 여론이 강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결혼도 하지 않은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그런 영상을 공개한 자의 행위를 비난했다.
더구나 이번 일은 중국 공안의 묵인, 실제로는 사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 그 비난의 화살은 중국을 향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오랜 시간 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를 했고 나중에 그런 비난을 모면하고자 당사자의 요청이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면서 더욱 비난이 거세졌다.
‘하여간 나쁜 놈들이군. 누군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응징을 해야겠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번에는 뭔가 다른 방식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하면 금전적인 손실을 주는 것 외에 다른 효과가 없기에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좋아. 일본과 트러블을 일으키자. 한국이라 만만하게 대응하는데 일본과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보자. 흔적이 없어 해커를 찾지 못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 것임을 알려주자.’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에는 미군기지가 있지만 그 옆에 일본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지가 하나 있었다. 바로 일본 방위청 소속의 위성통신중계센터, 일종의 지구국이었다. 그곳에는 30여 개의 거대한 위성안테나가 자리하고 있었다.
심야에도 불이 켜져 있지만 주간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당직인원만 근무하기에 적막한 분위기만 흐르고 있었다. 통제장치를 지켜보는 근무자는 모니터에 약간의 노이즈가 나타나자 긴장한 기색으로 살펴보지만 곧 시선을 떼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아휴, 시도 때도 없이 태양풍 이상이 발생해. 장비가 좋을수록 더 예민하니, 그런 노이즈 필터링은 불가능하나?”
상황실모니터가 흔들리는 현상은 종종 발생했다. 차음에는 기기이상이라고 하여 조사를 했지만 연구결과 자기장 이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었고 그런 자기장 이상은 바로 태양풍 때문이었다.
그 순간 위성안테나 하나가 원래 교신을 하는 위성과 통신을 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위성과 추가로 교신을 하기 시작했지만 근무자 누구도 그런 이상을 알지 못했다.
박재선은 중국의 행정망을 비롯한 별도의 통신시스템에 접근하려고 했지만 철저하게 차단이 된 상태로 틈을 찾기 어려웠다. 스위치를 차단하여 통신선이 끊어진 상황에서는 달리 접속할 방도가 없었다. 해킹도 선이 연결되어 있어야 가능했다.
결국 중국군이 사용하는 위성시스템에 접근하여 역으로 침투하기로 했다. 땅이 아닌 공중에서 들어가면 되는 일이었다.
중국의 인터넷으로 지구국에 접속하여 인공위성을 해킹하여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아닌 다른 경로로 접근하기로 했다. 그것도 미국만큼 사이가 좋지 않은 일본의 인공위성을 통해 접속하고 그 흔적의 일부를 남기기로 했다.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일본을 개입시키는 것이 더 재미있는 상황을 유발할 것 같았다. 이번에도 침투하여 사건을 저지를 예정이었다. 박재선은 위성지구국의 프로그램을 장악하여 하늘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검색하고 있었다.
‘천안 3호라? 이건 중국에서 사용하는 통신위성인데 행정망에 접속이 되나? 중국의 지구국이 몇 개이지?’
인공위성을 접속하는 순간 해킹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접속할 때 사용하는 패스워드가 블록체인 방식이라 해킹이 쉽지 않지만 나노머신은 그런 정도는 쉽게 해체가 가능했다. 엄청난 고난이도의 보안이지만 어렵지 않았다.
지구국의 넘버가 있고 지구국마다 사용하는 주파수가 달랐다. 박재선은 조심스럽게 1-1번이라 지정된 지구국을 접속했다. 아마도 지구국마다 접속할 수 있는 채널이 여러 개인 것 같았다. 안테나마다 하나의 번호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
‘북경 인근인 것 같은데 일반 인터넷 접속이군. 그러면 1-2는 뭐지? 똑같은 것인가?’
결국 다시 접속을 하니 기상을 다루는 망이었다. 안으로 접근하여 서버를 살피니 행정망이나 군사망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각 사이트에 정밀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접속이 필수였다. 마침내 격리가 된 중국의 폐쇄된 네트워크 안으로 침투가 된 것 같았다.
박재선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정보를 살폈다. 중국어를 할 수 있기에 어려울 것이 없었다.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고 패스워드가 단계별로 지정이 되어 접속이 쉽지 않았다. 최첨단 보안기술이 적용되어 있고 방화벽도 촘촘해 해킹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보안이 철저한 국가안전부 서버일지라도 해킹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한동안 살피면서 시스템을 분석했다. 그러자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있었다. 철저한 통제 속에 권한에 따라 부분적으로 접속이 가능했다.
시스템 분석이 끝나자 자신과 관련된 정보가 있는지 살폈다. 검색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일종의 블록이 지정되어 있어 시스템 전체를 검색하는 작업을 방해했다. 하지만 나노머신의 도움을 받는 박재선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었다.
마침내 자신에 관련된 정보마저 찾을 수가 있었다. 국가안전부의 쟝시량이 작성한 것이 있었다. 전에는 없었는데 최근에 작성한 문건이 여섯 건 정도 있었다. 그가 작성하여 올린 내용을 살피니 쌈꾼의 동영상 공개도 그의 소행이었다.
‘정우전자 항주합작공장을 강탈한 것도 쟝시량이 주도했단 말인가? 심지어 8년 전에 처음 한한령의 시작도 주도를 했군. 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은 이자가 주도하는 것인가? 혹시 컴퓨터도 접속이 가능한가?’
다행이도 국가안전부의 서버에서 접속이 가능했다. 더구나 컴퓨터마저 켜져 있어 별도의 작업이 필요 없이 검색이 가능했다.
‘실행을 하지 않은 수많은 계획이 있군. 나에 대한 공격마저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한 것인가?’
최근 파일을 살피니 박재선 응징, 정우그룹 응징이라는 파일이 있었다. 박재선의 팬덤이 범인이라는 가정 하에 박재선을 처리하려는 시도를 했다. 서너 가지 방법을 검토했다.
다행이라면 기자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 수도 없이 많은 감시카메라와 차량의 블랙박스 때문에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다는 사실 때문에 시도를 보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현장요원을 동원하여 테러를 감행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었다.
정우전자를 비롯한 정우그룹에 대한 응징계획은 박재선에 대한 계획보다 분량이 20배는 많았다. 박재선에 대한 계획은 고작 10여 페이지에 불과했다면 200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현황을 파악한 것이지 실질적인 공격은 그리 뾰족한 것이 없었다. 마지막에 사업장에 테러를 자행하는 것을 검토한 것은 충격적이지만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물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그런 파괴 공작을 시행할 것이지만 실익이 없고 발각이 되면, 혹은 의혹이 일면 문제가 많았다.
박재선은 빠르게 하나하나 읽어 나갔다. 서류 몇 개를 읽어 보자 쟝시량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도 같았고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였다. 또한 북한과 연관이 되어 추진하는 정책도 보였다. 남북한 사이에 긴장을 조성하는데 주력했다.
‘만일 여기 있는 내용이 그대로 실행했다면 한국은 중국의 일부가 되어 있고 저항하는 국민들은 위구르 지역에서처럼 대부분이 수용소에 들어가서 불임수술을 당할 판국이군. 상상은 자유라지만 이런 자가 한국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니 관계가 좋아질 수 없는 거지. 이런 기조로 정책이 시행되면 결과는 빤하군.’
컴퓨터에 담긴 내용은 실행한 것도 있고 그저 계획만 세운 것도 있지만 상상을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었다. 심지어 중국이 아닌 한국의 우방까지 이용하여 한국을 곤란하게 만들 내용도 상당했다.
그런 공작의 상대로 미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가 등장하고 있었다. 한국이 당면한 현안을 이용하여 관계악화를 노렸다.
특히 일본에서 독도문제나 역사문제 등을 거론하여 한국을 자극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었다. 또한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작업도 하여 한국이 반발하도록 했다.
또한 베트남에도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행한 치부를 폭로하여 반한감정을 유발할 계획도 있었다. 또한 라이따이한의 존재를 부각시켜 한국에 대한 반감을 유발할 계획이고 심지어 라이따이한의 친자확인소송도 지원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더구나 한류의 중심인 BTU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면서 위해를 가하려는 시도를 했다니 어이가 없군. 특히 마약, 여자, 도박 등 스캔들이 될 만한 것들을 유발하여 매장을 시키려고 했다.’
박재선은 프로그램 하나를 보내었다. 바로 북경과 천진에 배포한 파괴 프로그램이었다. 범위는 바로 국가안전부 서버와 단말기에 국한이 되었다.
가장 파장이 큰 것은 그 서버에 있는 자료를 세계 곳곳에 있는 슈퍼서버에 무차별로 배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너무나 커다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에 단행할 수는 없었다. 중국이 감당하지 못해 세계 3차 대전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파괴를 하자니 왠지 아쉬웠다. 중국의 범죄행각을 인멸하여 죄를 덮어주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한동안 몇 군데를 살폈고 파일을 압축하여 저장을 하기로 했다. 봉인하여 저장해두면 당분간 알기 어려울 것 같았다.
‘한 곳만 해두면 문제겠지. 서너 군데에 두자. 조선시대 사대서고가 왜 있는데. 중국 알라딘에 서버에 하나, 한국 도움 서버에 하나, 미국 구글 서버에 하나, 아마존 서버에 하나를 두자. 파일을 압축했고 대략 서버 세 대 분량이니 한동안 들키지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보다 더 강력한 암호체계이니 해제는 어렵겠지.’
지금은 적당히 서버만 파괴해도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낼 것 같았다. 그러면서 일본의 위성통신중계센터, 지구국까지의 접속한 경로를 남겨놓기로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흔적을 없애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 같았다.
‘위성 지구국에서 내부 통신망과 연결되는 것을 차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기민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울러 군사위성과의 통신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 스스로 눈먼 장님이 될 것이다.’
위성을 통한 무선 접속으로 해킹이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되면 무선 통신과의 접속을 차단할 것이니 정보전을 치르는 가운데 커다란 핸디캡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