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1067
01066 9. 비비앙 외전(현대) =========================================================================
처음은 아니다.
여태껏 저격당한 전력만 수백 번이요, 비참하게 농락당하며 패배한 경기도 부지기수다.
그럴 때마다 분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는 했으나, 단 한 번도 진심으로 화낸 적은 없다.
그랬던 비비앙이었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백 번 양보해서 저격은 어쩔 수 없다손 쳐도, 좀 전의 경기는 도를 넘었다.
용병 군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작정하고 비비안만 노렸고, 게임을 한 시간보다 부활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어진,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가뜩이나 욕구 불만으로 짜증이 머리끝까지 차 있었는데,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인 셈이다.
그러니 씩씩거리는 비비앙의 두 눈동자에 살기가 번들번들한 것도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너 어디 사냐?”
게임이 끝나도 사용자는 바로 흩어지지 않는다.
경기 성적이 출력된 화면이 나타나고, 사용자끼리 채팅할 수 있는 창도 있다.
“아니. 너 왜 그러냐고. 한두 번도 아니고, 수백 번이잖아. 왜 이딴 짓을 하는지 얼굴 보면서 얘기나 들어보자고.”
낮고 잠긴 목소리였다.
즉 ‘직접 보고 얘기하자.’ 는 말이지만, 희번덕거리는 눈빛을 보면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다.
“어디 사는지 말해. 넌 올 필요 없고, 내가 갈 테니까. 어디 사냐고. 쫄았냐?”
얼마나 만나고 싶었으면 비비앙은 도발까지 곁들였다.
치녀 거미 비비안 : 나?
침묵하던 저격수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거리낌 없이 주소까지 올렸다.
시, 구, 동까지 밝혔지만, 그 정도만 해도 충분했다.
주소를 확인한 비비앙의 양 눈썹이 꿈틀거렸다.
“너……. 그럼 수현 아파트 알겠네?”
치녀 거미 비비안 : 알지. 소영 그룹에서 세운 거잖아. 함부로 못 들어가는 곳이고.
“수현 공원은?”
치녀 거미 비비안 : 거기도 알지. 나 자주 가는 곳인데.
비비앙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만나서 몇 대라도 쥐어박아야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는데, 뜻밖에도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단다.
이만한 기회도 없었다.
“잘됐네. 지금 당장 나와. 수현 공원 중앙 분수대 알지? 거기서 보자고.”
치녀 거미 비비안 : 잠깐만. 난 나가겠다고 한 적은 없는데.
“뭐? 쫄았어? 쫄았네? 나 같은 가녀린 여자애 한 명이 무서워서 못 나오는 거야?”
치녀 거미 비비안 : …………………….
문득 어디서 토하는 소리가 아스라이 들렸으나, 이미 온 신경을 집중한 비비앙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치녀 거미 비비안 : 그게 아니라 시간도 너무 늦었고……. 싸우기도 싫어.
“누가 싸우재? 말이나 좀 들어보자니까?”
치녀 거미 비비안 : 이야기하다가 언성이 높아지면 싸울 수도 있는 거지.
“아니-.”
치녀 거미 비비안 : 그리고 네 얼굴 좀 봐라. 완전히 한 대 칠 기세인데 ㅋㅋ
“와~. 미치겠네~.”
비비앙은 겉으로 코웃음을 쳤으나 속으로는 애가 타는 중이었다.
저러다 말도 없이 나가 버리면 도로아미타불이 돼 버리니까.
하다못해 정신 승리라도 해야 적어도 잠이라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그래서 안 나오시겠다? 도망치시겠다?”
치녀 거미 비비안 : 글쎄. 난 너랑 싸우기도 싫고, 싸워 봤자 별로 이득 볼 것도 없고…….
그 순간 비비앙의 두 눈에 이채가 스쳤다.
‘이득이라고 했겠다.’
지구에 온 지 겨우 반년밖에 안 됐지만, 비비앙은 이미 한글 패치 100%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적응한 상태였다.
방송하는 동안 이 나라의 국민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뭘 가치 있게 여기는가 정도는 알고 있다.
“야, 잠깐만. 기다려봐.”
비비앙은 곧바로 책상 서랍을 열었다.
가장 깊숙한 곳으로 손을 뻗어서 뭔갈 끄집어냈다.
뭔가 하니 다름 아닌 통장이었다.
“이거 통장이거든? 통장 알지?”
치녀 거미 비비안 : ㅇㅇ.
“여기에 내가 방송으로 번 돈이 전부 모여 있단 말이야.”
치녀 거미 비비안 : 그래서?
비비앙은 목을 가다듬었다.
자고로 월척을 낚으려면 그만한 미끼가 필요한 법이었다.
“이렇게 하자. 만약 내가 너 한 대라도 때리면, 그 자리에서 이거 너 줄 게. 안에 비밀번호도 적혀 있고. 또 카드랑 도장도, 아니 네가 가지고 나오라는 거 전부 가지고 나갈 테니까.”
치녀 거미 비비안 : ……뭐?
비비앙은 카메라 앞에서 손에 든 통장을 살살 흔들었다.
낚일까, 낚이지 않을까.
긴장한 눈으로 화면을 응시한다.
치녀 거미 비비안 : 진짜로? 뻥이 아니라?
마침내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다.
비비앙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 원한다면 인증도 해줄 수 있어.”
치녀 거미 비비안 : 일단 여기서 대화하는 건 중단하자. 너 톡 하지?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스스로 주도하며 안달한다.
비비앙은 속으로 멍청한 놈이라고 비웃으며 서로 톡 아이디를 교환했다.
그리하여 갑작스러운 만남은 일사천리로 성사됐다.
비비앙은 왼손에는 통장을 오른손에는 스마트 폰을 움켜쥔 채 의자에서 일어섰다.
‘……진짜로 가지고 나가야 하나?’
잠깐 갈등하기는 했다.
비비앙은 돈을 좋아하지만, 구태여 얽매이는 성격은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통장을 잃어 버리는 건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었다.
돈맛을 알았다기보다는, 곧 이 통장 속 돈이 꼭 필요한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주저하기는 했으나 비비앙은 이내 결심했다.
만에 하나라고는 해도 이 통장을 강제로 뺏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평범한 인간이 상대라면 말이다.
결국에는 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시청자를 뒤로한 채 방송을 종료한 후 방을 나섰다.
“넌 죽었어.”
뚝뚝, 손가락을 꺾은 비비앙은 위험한 눈빛을 빛내며 현관문을 열었다.
왜인지 게헨나, 안솔, 세라프, 차소림, 한소영, 화정이 문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거칠게 신발을 신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내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며 발소리도 빠르게 멀어졌다.
잠시 후.
끽…….
야심한 밤, 또 하나의 문이 조심스레 열리는 소음이 울렸다.
소리의 근원은, 바로 김수현의 방이었다.
*
시간이 시간이어서인지 공원의 밤 풍경은 소슬했다.
좋게 말하면 고즈넉하고 나쁘게 말하면 으스스하다고 해야 하나.
하기야 새벽에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웬 여인이 미동도 않고 분수대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왜 이렇게 안 와?”
소영 아파트와 수현 공원의 거리는 가깝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공원은 아파트 바로 앞에 있다.
덕분에 십 분도 안 돼서 도착한 비비앙은, 팔뚝을 스치는 찬 공기에 팔짱을 끼면서 작게 투덜거렸다.
오는 내내 저격수와 톡을 했는데, 비비앙은 말도 안 되는 주문에 따라야 했다.
신분증, 인감도장, 카드, 통장을 사진 찍어서 보내라는 건 기본이요, 가지고 온 것들을 모두 분수대 옆 쓰레기통 아래에 끼워 두고 이십 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라는 말까지 들었다.
거기다 인증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는 요구까지.
이렇게 보면 놈은 이 동네에 사는 게 거의 확실했다.
소영 아파트와 수현 공원을 아는 것도 그렇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지리까지 완벽하게 꿰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비비앙에게 극히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그녀는 군말 않고 모두 들어줬다.
왜냐면 일단은 만나야 하니까.
그리고 자신이 있으니까.
비비앙이 보는 지구인은 과학에 의존하는 나약한 인간이었다.
과학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개인 능력만 보면 좋게 봐도 쇠퇴한 홀 플레인의 거주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보통 인간에게 위대한 연금술사이자 마력을 사용할 줄 아는 자신이 당한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불성설의 일이었다.
물론 김수현이 능력의 남용을 엄격히 금지했으니 만났다고 해서 죽일 생각까지는 없다.
단지 적당히 힘을 행사하고, 다시는 헛짓거리하지 못하도록 혼쭐을 내줄 뿐.
문제는 이십 분이 지난 지금, 온다고 한 상대가 아직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이 씨……. 추워.”
도착 후 계속 분수대를 보고 있던 비비앙은, 처음으로 눈을 떼고 사방을 휘휘 둘러봤다.
주변에는 인기척은커녕,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마력 감지까지 광범위하게 돌려봤으나 공원에는 자신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불현듯 한 가능성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거, 내가 낚인 건가?’
오 분 안에 도착한다고 해놓고선, 삼십 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톡도 어느 순간부터 읽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십 분을 더 기다리던 비비앙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 새끼 튀었네…….”
오늘 스트레스 좀 제대로 풀려고 했으나, 안 나오는데 어쩌랴.
결국에는 시무룩한 얼굴로 걸어가 쓰레기통 옆에 쪼그려 앉았다.
원래 줄 생각도 없었지만, 나름대로 목적이 있어서 돈을 모으는 만큼 그냥 두고 갈 생각도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비비앙의 두 눈매가 휘둥그레졌다.
“어, 어?”
없다.
“뭐, 뭐야?”
없었다.
“어딨어? 어디 간 거야?”
아무리 찾아도 가져왔던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반쯤 보이도록 끼워놨었는데.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혹시 몰라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아봐도 보이지 않는 건 여전했다.
그야말로 비비앙이 통곡할 노릇이었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그때였다.
아예 쓰레기통을 들어 올려 찾아보던 비비앙의 시야로 반으로 접힌 흰색 종이 하나가 밟혔다.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쪽지였다.
떨리는 손으로 집어 든 그녀는 천천히 종이를 펼쳤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맙다. 잘 쓸 게.』
황망해하던 얼굴빛이 곧바로 멍해졌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공원에 도착한 후 줄곧 분수대만 보고 있었다.
잠깐 눈을 뗀 적은 있다.
하지만 그때는 광범위하게 마력 감지를 돌리는 중이었다.
개미 한 마리가 기어 다니는 것도 감지할 수 있는데, 그새 인간 한 명을 감지하지 못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 말도 안 되는 일인데…….
“…….”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휘이이잉!
문득, 찬 공기가 불었다.
손끝에 힘겹게 걸려 있던 쪽지는 바람에 휘말려 멀리, 펄럭거리며 아주 멀리 날아갔다.
비비앙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불쌍하게도 그 자리에 계속 쪼그려 앉은 채로.
*
같은 시각.
단도직입으로 말해보면 훔친 범인은 당연히 김수현이었다.
사건의 경위는 간단하다.
비비앙이 나간 이후, 김수현은 몰래 따라 나가 분수대 인근에 숨어 있었다.
그녀가 잠깐 눈을 땐 틈을 타서 재빠르게 가지고 튄 것이다.
김수현이니까 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인간 수준을 아득하게 넘어선 민첩 능력치는, 극한으로 발휘하면 비비앙이 두 눈을 크게 뜬 채 보고 있어도 시야에 걸리지 않는다.
하물며 마력으로 증폭까지 더해졌으니 어찌 인지할 수 있으랴?
그렇게 고작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전력을(?) 발휘한 김수현은, 일 층 로비에 앉아서 통장을 보며 낄낄거리는 중이었다.
“이야……. 그나저나 그 녀석 생각보다 많이 벌었잖아?”
그 말대로 통장에는 0이 무려 여덟 개나 찍혀 있었다.
방송을 시작한 지 육 개월 차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입이었다.
“출금 기록은 하나도 없고……. 지독하게 모으기만 했네.”
머리를 갸웃하던 김수현은 서둘러 통장을 접고 주머니로 집어넣었다.
멀리서 누군가 가까워지는 기척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약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렸으니 정신을 수습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 모양이었다.
흡연 구역으로 이동해 담배를 태우고 있자, 아니나 다를까.
곧 비비앙이 나타났다.
영혼을 잃은 듯한 얼굴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중이었다.
“오, 비비앙?”
“……김수현?”
뜻밖이라고 생각한 걸까.
힘없이 고개를 드는 비비앙이 조금이지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오늘 참관이 좀 오래 걸렸거든. 또 끝나고 어디 좀 다녀오느라…….”
미리 준비한 대사를 읊은 김수현은.
“오늘 방송은 벌써 끝난 거야?”
곧바로 질문을 이었다.
비비앙은 입술을 달싹달싹하더니 겨우 선웃음을 지었다.
“응…….”
“아. 아쉽네. 도와주고 싶어서 최대한 일찍 온 건데. 아무튼, 들어갈까?”
담배를 툭툭 턴 김수현은 천연덕스레 기지개를 켰다.
비비앙은 끄덕끄덕하더니 미세하게 떨리는 발을 한 걸음 내디뎠다.
그 순간이었다.
막 발이 땅에 닿으려는 찰나.
“…………흑!”
돌연히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양손이 바닥을 짚어 몸을 지탱하나, 어깨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롭게 진동한다.
“윽……. 끅…….”
발악적으로 일그러지는 입.
어떻게든 참으려는 듯 잇자국이 선명하게 날 정도로 아랫입술을 깨문다.
그러나 목메는 신음은 다문 입술을 비집고 희미하게 새어나왔다.
김수현은 춤을 추며 달려갔다.
“왜 그래? 뭔 일 있어?”
“……통장……. 잃어 버렸어…….”
비비앙은 고개 숙여 바닥만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통장? 에이, 괜찮아. 인감도장이랑, 신분증이랑, 카드만 가지고 있으면 돼. 그리고 비밀번호도 있잖아?”
“…….”
이미 다 알고 있으면서도 김수현은 걱정하지 말라는 어조로 말을 건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비비앙은, 코를 훌쩍훌쩍하며 입을 우물거렸다.
“미안…….”
뜬금없는 사과였다.
“나……. 미안해……. 정말로……. 으윽…….”
“?”
재차 이어지는 사과.
눈물이 섞여 알아듣기 힘든 음성이었다.
하지만 화가 나서 펄펄 뛰거나, 엉엉 울기를 기대했던 김수현으로서는 예상치도 못한 반응이었다.
“선물…….”
이윽고 어렴풋하게 이어지는 말소리는, 그의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꼭 사주고 싶었는데…….”
“서, 선물?”
눈물을 줄줄 흘리는 와중에도 비비앙은 가까스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곧 너 생일이잖아아…….”
“……아.”
그제야 뜻을 이해했다.
동시에 왜 출금 기록이 하나도 없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는지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일련의 분석은 김수현의 가슴에 죄책감이 살그머니 고개를 들게 했다.
실은 적당히 달래주고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설마 비비앙이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어서, 당황스럽기 이를 데가 없었다.
“괜, 괜찮은데. 나 선물 같은 거 필요 없어.”
“하지만…….”
비비앙은 그게 아니라는 것처럼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얼굴은 여전히 일그러진 채였다.
“모두 신경 쓰면서……. 준비하고 있단 말이야아……!”
“비, 비비앙?”
“나도……!”
“아니.”
“나도……. 내가 번 돈으로 생일 선물도 골라보고……. 좋은 거 사주고 싶었는데……. 꼭 선물 주고 싶었는데…….”
“…….”
어어어엉-.
서서히 희미해지던 음성 끝에 결국에는 울음이 터졌다.
그렇게 기대하던 상황이었으나 김수현은 더는 웃을 수 없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펑펑 눈물을 쏟는 비비앙을 보니 뭔가 몹시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러는 동안에도 비비앙은 끊임없이 미안하다는 말만 되뇌며 흐느끼는 중이었다.
김수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일 연재로 돌아가려니 아직 몸이 안 따라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