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723
00722 마력(魔力) 숙녀 Vs 행운(幸運) 소녀. =========================================================================
저녁 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성의 1층 식당은 한산했다. 예전에는 식사 시간이 되면 못해도 4, 50명이 정기적으로 모였는데, 오늘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인원은 약 20명 정도. 허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늘 아침 부로 안현과 우정민을 필두로 한 두 조에 해당하는 인원이 아틀란타를 떠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성에는 약간 휑한 기운이 돌았지만, 그렇다고 꼭 분위기가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식당에는 근래 볼 수 없던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식당에 있는 대다수가 미소 띤 얼굴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즐거이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조금 멍청했던 거죠. 진작에 이렇게 찾아왔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식당의 중앙에는 한 사내가 차분하면서 또렷한 음성으로 말을 잇고 있다. 딱히 목소리가 높지 않음에도 음성은 식당의 구석까지 잔잔히 흘렀다. 옆으로는 하승윤이 손톱을 오독오독 씹으며 눈치를 보는데, 몇몇 클랜원은 그런 안절부절못하는 태도를 보며 피식 웃고 있다.
“한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어요. 아까 말씀 드렸듯, 저와 여동생은 그날 만난 사내가 머셔너리 로드 님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거든요.”
“오, 오빠.”
“결국에는 말실수를 했어요. 사실 그때 승윤이가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우리한테 걸어오시자마자, 한 푼 줄 생각 없으니까 꺼져. 이렇게 말해버리고 말았죠.”
“오, 오빠! 그만 좀….”
“그래서 제가 그날 정말 크게 혼을 냈습니다. 그때 아틀란타는 어지간한 고년 차 사용자밖에 없었잖아요? 어쨌든 반성은 하더라고요. 그, 런, 데. 나중에 그 사내가 머셔너리 로드 님이라는 걸 알았을 때. 거기서 승윤이가 얼마나 실의에 빠졌는지 상상이 가시나요? 이제 머셔너리 클랜 가입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면서….”
“아 그만 좀 하라니까!”
결국 빽 소리를 지른 하승윤이 거세게 주먹을 갈겼다. 갈빗대를 정통으로 맞은 하승우는 억 소리를 내더니 앞쪽으로 몸이 고부라졌다. 끙끙 앓는 신음이 흘러나온다. 씩씩거리며 입을 짓씹던 하승윤은 갑자기 아차 한 표정을 짓더니 주변을 휘휘 둘러보았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흥미로운 눈초리를 느꼈는지 삽시간에 낯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아, 아니. 그러니까요. 오빠가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어이쿠. 숨이 막히네. 그런데 혹시 진실의 수정 가지고 계신 분 없나요?”
무언가 변명이라도 하고 싶은지 더듬더듬 말을 잇는 와중, 하승우가 죽겠다는 시늉을 하며 또 한 번 초를 쳤다. 이번에는 거친 발길질이 이어졌다. 하승우의 허리가 또다시 고붓하게 휘어지며 종아리를 부여잡는다.
“씨잉!”
입을 삐쭉 내민 하승윤은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는지 그대로 탁자에 엎어지며 팔에 얼굴을 묻었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결국에는 사방에서 왁자한 웃음이 터졌다. 남매가 투닥투닥 싸우는 모습이 그리 웃길 수가 없다. 특히 이야기를 들은 모두는 하승우에게 강한 친밀감을 느꼈다. 자신이 잘못했다며 싹싹 비는 모습이 괜스레 여동생을 놀리는 짓궂은 오빠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마치 겉으로는 일부러 괴롭히면서 속으로는 무척 아끼는 자상한 오빠 같았다. 김수현과는 상반된,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이었다.
이윽고 간신히 하승윤을 달래는 데 성공한 하승우는 이번에는 다른 주제로 말을 시작했다. 클랜원은 중간중간 식사를 하면서 들려오는 말을 경청했고, 하승우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며 모두와 한 번씩 눈을 맞췄다. 클랜원은 바다처럼 깊숙하고 잔잔한 눈동자에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게 한창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와중이었다.
쾅!
“씨발…. 졸라 시끄럽네.”
누군가 탁자를 거칠게 내려치며 나직한 욕설을 뱉었다. 그 순간이었다. 문득 너덧 명의 클랜원이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기라도 한 것처럼 눈을 크게 떴다. 이윽고 모두의 시선이 모인 곳에는 이유정이 비척비척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잔뜩 취한 건지 얼굴은 시뻘겋게 물들었고, 몸을 가누지 못함에 붉은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찰랑거린다.
그 찰나의 순간, 하승우의 낯에 아쉬운 기색이 스쳤다면 착각일까.
잠시 후.
“언니. 말이 너무 심하시잖아요.”
탁자에 앉은 안솔이 조심스레 말을 건네자 이유정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간다.
“하이고~. 그러셨어요? 우리 안솔이 언니 말이 그렇게나 시끄러웠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요….”
“네네~. 무려 EX 등급께서 말씀하시는데, 이 천한 D 등급은 얌전히 입 닥쳐야죠. 미안! 몹시 미안하다?”
“어, 언니.”
“내가 잘못했네. D 등급이 주제도 모르고 까불었네. 이거 너~무 죄송해서 어쩌나?”
“…….”
말로는 죄송하다고 하고 있으나 누가 들어도 진심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조가 배배 꼬이다 못해 잔뜩 가시 돋쳐 있었으니까. 결국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여겼는지 안솔은 입을 닫고 고개를 돌렸다. 이유정의 입이 비틀렸다.
“조용히 술이나 처마시려고 하니까…. 짜증 나게….”
“유정 양. 많이 취하신 것 같네요.”
박상남이 얼른 상황 정리에 나섰다.
“취하긴요…. 겨우 이 정도로….”
“가시죠. 제가 숙소까지 부축하겠습니다.”
말을 끊은 박상남이 손을 닦으면서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 이유정은 가지 않겠다며 자신은 취하지 않았다고 반항했으나 곧 박상남에 의해 식당 밖으로 끌려나갔다. 그렇게 빠르게 처리되기는 했으나 이미 식당에는 찬물이 거하게 끼얹어진 상태였다.
이윽고 멀뚱히 서 있던 하승우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입을 열었다.
“하하. 이것 참, 그러고 보니 제가 너무 떠든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워낙 말을 하는걸 좋아해서요. 앞으로는 주의하겠습니다.”
그리고 공손히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기까지. 그러자 갑자기 딱딱하게 굳은 기운이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풀렸다. 그와 동시에 식당에 있는 클랜원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호의 어린 눈초리를 보냈다. 사과하면서도 정중하고 당당한 태도가 마음에 든 것이다.
“아니야. 쟤가 조금, 아니 많이 특이한 거지 우리는 모두 재미있게 듣고 있었어. 다들 안 그래요?”
김동석이 너스레를 떨자 작은 호응이 일었다.
“자자, 그러니까 빨리 얘기 좀 이어봐. 궁금해 죽겠다.”
그러자 하승우는 환한 미소를 짓고는 자리에 앉으면서 입을 열었다.
*
식사가 끝난 후.
“후.”
완연한 어둠이 드리운 성의 정원에는 한 사내가 구석진 장소에 서 있었다.
“이 짓도 계속하려니 못 해먹겠군.”
무언가 어색한지, 턱을 좌우로 움직이며 입을 어루만지는 사내의 정체는 하승우였다.
“지금쯤이면 푸른 산맥에는 도착했겠고…. 그나저나 정보를 조금 더 줄 걸 그랬나. 빨리 끝냈으면 좋겠는데.”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린 하승우는 조용히 한숨을 흘렸다. 그러나 곧 둥그런 수정을 꺼내 낯을 이리저리 비추더니 가볍게 얼굴을 매만졌다. 이윽고 수정을 도로 넣은 하승우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정원이 눈에 들어오자 하승우는 작은 감탄을 터뜨렸다.
그때.
“정말, 대단해. 겨우 5년도 안 된 클랜이 어떻게 이런…?”
중얼중얼 이어지던 혼잣말의 말끝이 돌연 높아지고, 태연히 서 있던 하승우가 주춤 물러섰다.
“…….”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승우는 요 며칠 동안 어디선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적이 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닌 수시로.
차라리 은밀한 감시의 눈이라고 느꼈다면 웃기라도 했을 것이다. 허나 이건 완전히 대놓고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더욱 환장하는 건, 이렇게 대놓고 보는데도 어디서 누가 보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속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이런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자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애초 스트레스로 끝날 문제도 아니었고.
그리고.
“후후후.”
밤하늘이 보이는 성의 옥상에는 웬 여인이 성벽에 걸터앉은 채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는 누군가를 지그시 응시하는 듯했다. 부드러이 불어온 바람에 단정히 흘러내린 긴 생머리가 한 차례 휘날렸다.
“안 되지. 안 돼.”
제갈 해솔은 가만히 고개를 가로저어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당분간은 그냥 지켜보려고만 했는데…. 경고를 무시한 대가는 치러야지?”
그랬다. 제갈 해솔 또한 ‘하늘을 굽어보는 지혜의 눈’이라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제 3의 눈’만큼은 아니지만 하승우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직접 나서서 해결할 생각은 없었다. 아는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면 모를까. 제갈 해솔은 김수현이 하승우의 정체를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렇게 가만히 놔두는 이유는 무언가 노림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자신도 나서지 않은 것이다.
허나 그와는 별개로 어쨌든 하승우의 존재는 제갈 해솔의 눈에 거슬렸다. 자신이 발의한 의견이 시행됨에 따라 머셔너리가 비로소 진정한 용병 클랜으로 재 탄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갑자기 웬 벌레(어디까지나 제갈 해솔의 시선으로.) 하나가 꼬여 들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그래서 근래 일부러 시선을 보내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오늘 식당에서의 하승우의 행동은 확실히 지나쳤다.
여전히 나설 생각은 없으나 이대로 두고 볼 생각도 없다. 경고를 무시했다면 더욱 강한 경고를 날리면 그만이다.
그렇게 생각한 제갈 해솔은 천천히 오른손을 들었다.
“그러면 어디 한 번 실력 좀 보실까?”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은 제갈 해솔이 가볍게 손을 튕겼다. 그 순간 하승우의 두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언제 시선이 사라질까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어마어마한 마력의 흐름을 느꼈기 때문이다. 흡사 소용돌이처럼 몰아치는 마력은 하승우를 감옥처럼 가둔 채 점차 범위를 좁혀오고 있었다.
반듯한 이마에서 땀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정원은 여전히 조용하고 고요했으나 오직 하승우만이 폭풍의 눈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로 당할 생각은 없는지 곧 힘차게 마력을 끌어올리며 덮쳐오는 무형의 소용돌이에 저항했다. 그 모습을 보며 제갈 해솔이 생글생글 웃었다. 무척 즐겁다는 듯이.
“괜찮네. 그럼 이건 어때?”
그렇게 말한 제갈 해솔은 이번에는 오른손을 꽉 움켰다. 그러자 곧바로 다가온 마력의 소용돌이는, 하승우 주변의 방어막을 깡그리 무시하고 다가와 압박을 시작했다.
허무한 기분을 느낄 새도 없었다. 하승우는 차마 저항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마력이 자신을 무섭게 쥐어짜는 걸 느꼈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애썼으나 애초 마력 능력치가 102 포인트인 제갈 해솔의 상대가 될 리 없다. 결국 하승우는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여기 까진가? 아쉬운데. 가면이라도 살짝 벗겨볼까?”
제갈 해솔은 입맛을 쩝 다시면서 요리조리 손을 놀렸다. 흡사 ‘이놈을 어떻게 요리해볼까?’ 고민하듯이.
그때였다.
“안젤루스여. 고통 받는 이에게 구원을.”
은은한 달빛 아래, 천진한 목소리가 정원을 고요하게 울렸다. 간신히 눈을 뜬 하승우의 눈앞으로 하얗게 작열하는 지팡이가 휘둘러졌다. 그 순간, 주변에서 휘몰아치던 마력의 소용돌이가 거짓말처럼 말끔하게 사라졌다. 그제야 압박에서 벗어난 하승우는 겨우 거센 기침을 토할 수 있었다.
“쿨럭, 쿨럭!”
“괜찮으세요?”
흡사 어린 아이와도 같은 맑고 깨끗한 음성.
“누, 누구….”
저도 모르게 시선을 든 하승우는 흠칫 몸을 떨었다. 약간 허리를 굽힌 채 흰 사제 복장을 걸친 여인이 자신을 오롯이 응시하고 있다.
3년 차 사용자 안솔.
시크릿 클래스 광휘의 사제.
기적이라는 엄청난 능력이 있다.
나이에 비해 정신 연령이 상당히 낮다.
머릿속으로 여러 정보가 떠오른다. 그러나 하승우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자 안솔이 양손으로 지팡이를 꼭 잡으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괜찮으신가 보네요.”
“그, 그러니까….”
“일어나세요.”
“…예?”
하승우는 황당하다는 듯이 안솔을 응시했다. 갑자기 공격받았고 갑자기 구해졌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당최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과는 반대로 몸은 비틀거리면서도 바닥을 짚고 일어나는 중이었다. 강제라기보다는, 왠지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저절로 움직인 것이다.
안솔은 여전히 웃는 낯으로 성을 가리켰다.
“일어나서 숙소로 돌아가세요. 오늘은 푹 주무시는 게 좋으실 것 같아요.”
“하, 하지만….”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시고 들어가세요. 어서.”
“…….”
하승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직감이라고 봐도 좋다. 사용자 안솔에 관한 정보를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하승우는 꾸벅 머리를 숙인 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승우가 무사히 성으로 들어가자 계속 바라보고 있던 안솔은 비로소 긴 숨을 흘렸다. 그리고 차분히 고개를 젖혀 밤하늘 아래 옥상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잠시 후, 누군가 옥상에서 가볍게 뛰었다. 이어서 천천한 속도로 둥실둥실 내려오기 시작한다. 설정된 마법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마법 ‘레비테이션(Levitation)’이 현세에 드러난 것이다.
“엇~차.”
양팔을 좌우로 벌린 제갈 해솔이 가볍게 지상에 착지했다. 엄청난 마법을 목격했음에도 안솔은 딱히 놀라는 얼굴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느긋하게 걸어오는 제갈 해솔을 보더니 웃음기를 싹 지우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노려본다. 평소의 안솔과는 확실하게 차이가 있는 태도였다.
약 10미터 정도 거리를 남겼을 즈음, 제갈 해솔의 걸음이 정지했다. 자신을 노려보는 안솔을 보며 팔짱을 끼고 씩 웃는다.
“우리 귀염둥이 공주님이 여기는 또 어쩐 일이실까?”
“…….”
“아니. 됐어. 어쨌든 너랑은 한 번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거든. 후후후.”
“…….”
나직이 웃어 젖히는 제갈 해솔.
그러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묵묵부답인 안솔.
그러나, 눈은 아까부터 노려보고 있다.
바야흐로, 두 여인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한편, 같은 시각.
“헉…. 헉….”
숙소에 도착한 하승우는 문을 열자마자 침대에 풀썩 쓰러졌다. 쫓기는 듯한 기분에 달려와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물에 젖은 솜처럼 몸이 무겁고 심한 탈력감이 엄습했다. 불과 몇 분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 마치 격전이 벌어지는 아수라장을 헤치고 나온 기분이다.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으나 우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푹 잠들고 싶었다. 반쯤 몸을 돌리자 눈부신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상앗빛 천장에 달린 수정 크리스털을 바라보며 하승우는 가까스로 눈을 감았다.
‘여기는….’
문득, 하승우는.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곳이지?’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 작품 후기 ============================
어떻게 돼먹긴.
별거는 없어.
제 3의 눈을 가진 김수현이 있고, 마력 능력치 102인 제갈 해솔이 있고, 행운 능력치 103인 안솔이 있는 곳이야. ^^
하승우 : (시무룩)
아. 오늘로, 아니 어제로 드디어 예비군 훈련이 끝났네요. 나흘 연속으로 받으려니 정말 고되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끝냈으니 후련하기는 합니다. 하하하. 기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