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tron RAW novel - Chapter 25
00025 1-5. 격화하여 일어나라, 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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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유제아(메타트론 패밀리의 권속).
나이: 25세.
클래스: 메타트론의 화신(S등급 히든 클래스)
레벨: 1
클래스 특전: 영웅의 기본 능력치, 추가 능력치 +50, 원소 저항력 +20%, 마력 회복률 +100%, 부활, 재생, 질병에 면역, 강한 정신력.
#힘 155 (기본 30,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지능 152 (기본 27,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지혜 179 (기본 54,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민첩성 185 (기본 60,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건강 167 (기본 42,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카리스마 215 (기본 90, 클래스 특전 +50, 태양 신격의 방패 +75)
특수 능력: 현현(S등급, 하루에 한 번), 몬스터 지배(S등급, 하루에 세 번), 위엄 발현(A등급, 하루에 다섯 번), 치료(B등급, 하루에 열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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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복잡한 수치와 항목이 많았지만, 중요한 건 위의 내용이었다.
저항력도 수십 가지 항목이 다 표시되고 있었지만 그런 세세한 건 내 성격상 신경 쓰지 않았다. 대강 원소 저항 몇% 정도만 체크하기로 했다. 능력치도 기본 능력치 항목을 누르면 다시 세부 능력치로 가지처럼 뻗어가고 있었기에 다 신경 쓰긴 무리였다.
그건 그렇고 대단하구나.
“감개무량한 것이냐?”
메타트론의 물음에 상태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상태창이라니.
이게 헌터가 보던 상태창이구나. 나는 그들이 가진 이런 남다름을 언제나 부러워했다.
한데 이제 내게도 허락되었다.
게다가 능력치가 레벨1이면서 무시무시하다.
헌터에 대입하면 벌써 2등급 헌터 중 중견이라 할 정도였다.
클래스 특전으로 받은 기본 능력치가 깡패 그 자체라, 이후 특전과 방패빨까지 더해져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나저나 기본 능력치 중에 카리스마를 보니 아무 것도 안 하고 곧장 90에서 시작한다니. 실로 영웅에게 어울리는 수치였다. 참고로 일반인의 카리스마는 1이나 2 정도다.
뭔가 잘 무장한 군경이라면 4정도. 위엄이 느껴지는 판검사님 정도 되면 6가량 된다.
처음 헌터가 된 9등급 헌터의 카리스마 수치는 보통 10전후. 초상능력을 사용하게 되어도 카리스마가 10정도에서 시작하는 데, 난 처음부터 90이다.
압도적인 위엄과 영웅의 품위를 타고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후 추가 스탯의 영향을 받은 거긴 하나 시작부터 카리스마가 2등급 고위 헌터와 같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이 안 됐다.
카리스마는 무리를 이끄려면 지극히 중요한 수치였다.
특히 이 수치는 단순히 높으면 좋은 막연한 게 아니다.
천사들은 게임을 참고해 시스템을 만들었다.
카리스마가 높은 헌터는 낮은 헌터에게 실제로 영향력을 끼치는 게 가능해진다.
심지어 압도적인 카리스마 차이라면 정신에 간섭하는 일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는 모호한 게 아니라 실질적인 무력이었다.
카리스마가 높으면 패왕과도 같은 위상을 뿜어내며 눈빛만으로 헌터들을 다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헌터들 뿐만이 아니라 몬스터에게도 위력을 끼친다. 내가 가진 특수 능력 중 지배는 이 카리스마 수치에 보정을 받는다.
그나저나 지배라니.
S등급의 굉장한 능력이구나.
과연 지배의 천사인 메타트론의 화신답다. 이 지배만 있으면 나는 몬스터를 지배해 수족처럼 부리는 게 가능해진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메타트론.”
“응?”
“몬스터 지배 말이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어?”
“반영구적이다. 해제될 때까지는 계속되지.”
“그러면 이럴 수도 있을까? 우리가 적당한 몬스터 하나를 잡아다 지배한 후 키우는 거지. 남몰래 뒤를 봐주자 이 말이야. 그렇게 하면 녀석이 계속 승승장구해서 소군주급, 그리고 군주급, 나중에는 대군주급까지 자라나게 되겠지.”
메타트론은 말을 받았다.
“그리고 나중에 몬스터 군단을 이끌고 배신하게 만든다?”
“맞아. 생각 안 해본 거야?”
메타트론 정도 되면 당연히 떠올려 봤을 것 같은데.
그녀의 영역 중 대표적인 게 지배다. 미카엘라가 태양의 천사고 스이엘이 대지의 천사인 것처럼 말이다.
“물론 해봤다. 그런데 혼자서는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너와 같이 한다면 좀 달라지겠지.”
그렇구나.
나도 달라지겠지만 메타트론도 많이 달라질 거다.
그래서 말 나온 김에 신성지를 다시 만들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더불어 패밀리는 나 말고도 충원할 것인지도 말이다.
“없느니라. 절대.”
단호하게 거절하는 메타트론.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지난 루프들에서 그녀가 불합리해 보이는 맹세에 메여있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하는 지난날의 상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당장 더 얘기하긴 무리였다. 시간을 갖고 접근할 부분이었다.
“유제아. 너를 화신으로 받은 건 이번 중요한 싸움을 위해서다. 이후에 나는 다시 떠돌거고, 너 역시 거기에 계속 동참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게 싫으면 우리의 관계는 해제될 것이다. 그리고 이후 다시 만날 일은 없을 터.”
알고 있다. 우리의 계약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걸.
일단 그 주제는 뒤로 미루기로 했다.
“이번 일이 끝난 후 결정할게. 우선은 터무니없는 녀석들과 겨뤄야 하니 싸움에 집중하자.”
“좋은 의견이다, 유제아.”
화신 계약 후 메타트론은 그대라는 말 대신 이름을 불러준다. 그건 꽤 기쁜 일이었다.
왜냐하면 메타트론은 어지간해서 상대의 이름을 잘 안 부르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녀에 대한 박한 소문도 거기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같은 대천사끼리도 그대가 어쩌고, 그대는 어쩌고, 하니 하대한다는 느낌을 받았겠지.
당장 성격이 쾌활하고 동글동글한 스이엘조차 자신의 상관이 미카엘라 일로 메타트론을 그년이라 부르지 않나.
스이엘조차 그러는데 까칠한 천사나 헌터는 메타트론을 어찌 생각할지 안 봐도 뻔했다.
“자, 그럼 작전 회의를 시작하자꾸나. 유제아.”
메타트론과 나는 다시 적당한 건물을 찾아 이동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일단 그 전에 나는 근처를 돌며 마정석을 모두 회수했다. 총 87억 원 어치다.
여기 오기 전에 충실하게 외눈박이×2와 거대 벌레의 마정석 150억 어치도 챙겨왔다. 이걸로 총 237억 원이다.
진짜 말도 안 된다.
하이에나로 10년간 목숨 걸며 번 액수가 50억이 좀 안 되는데, 237억이라니. 진짜 급의 차이란 게 절절히 느껴졌다.
역시 사람은 위에서 놀아야 한다니까.
좋아, 우리 누나에게 진짜 좋은 집을 사줘야겠다. 집만 봐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말이야. 그러면 지도 집 욕심에 나가 살겠다고 하겠지.
그렇게 머릿속에서 누나를 쫓아낼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메타트론이 건물에 결계를 완성했다.
“끄응!”
힘이 좀 드는 모양이다.
미안하네. 이전 결계를 어쩌다 날려먹어서.
일이 끝나자 나는 싹싹하게 음료를 아공간 주머니에서 꺼내겠다고 했다.
“호, 고맙다, 감사히 마시마.”
별거 아닌 음료인데도 차분하고 우아하게 감사하는 메타트론.
대체 이런 여자가 왜 쌍년이라고 소문이 난 건지….
안타까움에 속으로 혀를 차며 물었다.
“뭐가 좋아?”
“우….”
우, 뭐라고 하려는데 내가 홍차를 내밀었다.
“아무래도 메타트론은 홍차가 어울리겠지?”
센스 있게 권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메타트론이 시무룩해진다.
음? 아닌가?
의아해하자 메타트론이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고맙게 마시마. 홍차라면 평소에도 늘 즐기는 것이다. 이 몸은 어엿한 레이디니까.”
시무룩해 보였던 건 착각이었던 듯하다. 나는 홍차를 건넨 뒤 초코우유를 꺼냈다. 역시 피곤할 때는 초코우유가 제격이다. 이건 과학자들도 권한 사항이라 일부러 나는 하이에나 시절부터 초코우유를 챙겨먹었다.
“여길 보거라, 유제아.”
메타트론은 차를 한 모금 하더니 빛을 사용해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마치 네온을 뿌리는 것 같다.
곧 바닥에서는 선명하게 노량진 일대의 지도가 나타났다.
메타트론은 잘 그려졌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막을 입을 열려다가 갑자기 날 뚫어지게 쳐다본다.
“음?”
뭐지?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날 쳐다보는 게 아니었다.
메타트론의 시선은 정확히 내 오른손으로 향해 있었다.
초코우유였다.
설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초코우유를 든 손을 오른쪽으로 옮겼다. 그러자 동그란 눈동자 두 개가 쫓아온다.
이번에는 초코우유를 왼쪽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다시 메타트론의 시선이 쫓아왔다.
아…… 이런 실수를.
큰 실수를 했구나. 다행히 초코우유는 개봉만 했을 뿐 입을 대지 않았다.
나는 명백한 연기 톤을 어쩌지 못하며 혼잣말을 했다.
“아, 갑자기 단 게 별로네. 누가 바꿔주지 않으려나? 이럴 때는 씁쓸한 게 좋은데.”
그때 앞에서 햇님이 떴다.
활짝.
정오의 햇살처럼 메타트론의 표정이 밝아진다.
“하하핫! 보기와는 달리 입맛이 어른스러운 자가 아니더냐. 그래! 어서 다오! 패밀리를 돌보는 것이야 말로 천사의 자세지. 속히 이리 주거라. 비록 어엿한 레이디에게 단 건 어울리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그 쪼꼬우유를 마셔주지.”
흥분했네, 흥분했어.
눈이 별처럼 반짝이는 메타트론은 더 놔두면 침이라도 흘릴 듯했다. 초코우유를 건네자 곧 그녀는 자신의 처지도 잊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쇄기를 박는 추가타를 넣었다.
“메타트론, 나 단 건 약한 데 앞으로도 종종 부탁해도 될까?”
“물론이다. 너는 좋은 사내구나!”
기뻐하고 있구나.
알기 쉬운 녀석. 대천서 서열 1위가 싸움 외에는 이렇게 단출한 성품이었을 줄이야.
잠시 우리는 그렇게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레이디 메타트론 양께서 초코우유를 즐기느라 작전 브리핑을 까먹었기 때문이었다.
“크흠!”
메타트론은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입가에 초코 우유가 잔뜩 묻어 있어서 위엄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특유의 쿨하고 냉랭한 표정으로 입가의 우유를 작은 혀로 낼름거리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하는 행동 같다. 그건 그렇고, 메타트론을 보고 있자니 초코우유를 선뜻 포기한 게 아쉬워질 정도다. 초코우유가 저렇게 맛있어 보이는 음료였나?
“일단 네 타임 루프 덕에 적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하니 그 넷에 대해 본녀가 아는 정보를 설명해 보겠다.”
중요한 내용이었다.
나는 집중해 듣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가장 중요한 대군주 타르하다.”
이어진 메타트론의 설명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았다.
타르하-대군주급. 악마적인 얼굴에 염소 다리를 가지고 있다. 철퇴를 두 개를 휘두르며 맹공을 퍼붓는다. 정신에 간섭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카르눔-군주급. 내가 왕관 군주라고 생각하던 녀석이다. 머리 위에 뿔이 나 있고 이곳에 전기가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다. 무식하게 큰 거검을 사용하며 전격 공격이 주특기.
우룩켈-군주급. 두 개의 용머리에 네 개의 팔을 가진 군주. 내가 용머리 군주라고 불렀다. 입에서 광선 브레스를 토해내는 게 일절이다. 딱히 무기는 들지 않지만 용의 비늘과 발톱이 무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파담-군주급. 걸어 다니는 두꺼비 같이 생긴 군주. 이빨이 날카롭고 입이 커서 굉장히 위협적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씹어 먹어 버린다. 만독불침에 입 안에 넣은 건 어떤 것이든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녀석들에 대해서는 대강 알겠어. 그래서 작전이 뭐야? 메타트론.”
일단은 군주급 몬스터와 전투 경험이 있는 메타트론의 의견을 구했다.
“이간계다.”
“이간계? 적들의 사이가 안 좋은 거야?”
“맞다. 내가 지난 루프에서 역함정에 걸린 것도 설마 저것들이 뭉쳐서 올 줄은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알고 대비할 수 있으니 적을 분열시키고 이용해야겠지.”
메타트론의 말에 의하면 세 명의 군주급 몬스터는 무척 사이가 나쁘다고 한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험악하기까지한 관계다.
메타트론은 허공에 빛으로 만들어진 군주들의 형상을 띄웠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왕관 군주인 카르눔을 가리켰다.
“우리는 이 녀석을 후원한다. 그리고 이 전기 녀석과 편을 먹는 거다.”
“뭐? 몬스터, 그것도 수괴나 다름없는 군주급과 팀을 이루겠다는 거야?”
확실히 메타트론의 제안은 파격적이었다.
이러니 그녀가 타천사로 불리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