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79)
올 힘 마법사 079화
말이 통하고, 대화로 해결할 수 있 는 상황이었다면.
주먹을 쓰는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 겠지.
애초에 ‘상식적인 대화’란 기대하 기 힘든 상황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그래.
매가 약이다.
남은 것은, 왕국 남부지역 제일의
갑부라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저 우물 안 개구리를 어떻게 혼내줄 지 결정하는 것뿐.
주먹도 좋고.
마법도 좋고.
시작은…….
“덤벼. 딱밤 한 대만 맞자.”
딱밤.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병의 머 리를 가운뎃손가락으로 강하게 후려 갈겼다.
따악-!
“컥!”
딱 달라붙는 타격감과 동시에 병사 하나가 날아갔고, 뒤에 있던 병사들 에 부딪히며 덩달아 전열이 무너졌 다.
다음도 마찬가지다.
검을 빼 들고 내게 달려드는 사병 들은 내 옷깃 하나 베지 못했다.
힘으로 보정된 내 움직임은, 동체 시력까지 확장시켰고.
어설픈 움직임들은 모두 피할 수 있을 만큼 느리게 보였으니까.
하나, 둘.
라이트 레프트.
오른손 왼손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 으로 사병들을 난타하기 시작하자, 빌코스 몬조는 시뻘게진 얼굴로 소 리 쳤다.
“죽여! 죽여 버려! 시체는 내 미술 관 지하에 박제하고 모르는 척 잡아 떼면 내 승리다!”
뭐? 나를 박제해서 보관하겠다고?
이거, 상상 이상의 또라이였잖아.
물론 그의 모습에서 황태자의 ‘소
유욕’ 같은 은은한 공포는 없었다.
단순히 천박한 광기일 뿐이다.
나는 안다.
이런 광기의 끝은.
“좀 맞자.”
“막아! 막아 이 자식들아!”
대부분, 처량하다는 것을.
나는 앞을 막아서는 사병들을 밀쳐 내며 빌코스 몬조를 향해 달려들었 고.
후방에 있던 사병들이 황급히 빌코
스의 앞을 막아섰다.
척! 처적!
동시에 무수히 많은 창끝이 내게 향했고, 만약 이대로 달려들었다면 수십의 창끝에 관통당한 고슴도치가 되었을 테지만…….
순순히 당할 리가 있나.
나는 손에 착용하고 있던 쿤칸의 모랄 너클에 힘을 주입했다.
그러자, 고유 스킬인 ‘부족장의 의 지’가 발동되었다.
《고유 스킬 (Skill) 부족장의 의
지》
《힘이 다하는 순간까지, 하늘산의 초대 부족장 쿤칸이 당신 등 뒤에서 함께합니다.》
《머리 위로 쿤칸의 영혼이 생겨나 당신과 함께 움직입니다.》
《쿤칸의 암리치 (Arm Reach)만큼 공격의 사정거리가 증가합니다.》
《쿤칸의 기운에 압도된 적 일부는 무한한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쿨타임 : 1시간》
내 등 뒤.
정확히 내 머리 위로 뭉게뭉게 솟 아나는 갈색 연기.
이 연기는 순식간에 어떠한 ‘형태’ 를 갖추기 시작했고.
이 형태가 무엇인지는, 저들이 확 인시켜 주었다.
“오, 오우거?”
“오우거가 왜 여기에?”
난데없이 내 머리 위로 등장한 거 대한 오우거 한 마리.
일반적인 오우거보다 몇 배의 덩치 를 자랑하는 이 오우거.
쿤칸은, 압도적인 패기를 뿜어내기
시작했고.
“도, 도망쳐야 해……
“여기 있으면 죽는다고!”
이 거대한 공포에 마주하지도 못하 는 사병들은 내게 겨눈 창끝을 회수 하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스킬 효과.
무한한 공포였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부웅-!
나는 창끝이 내 몸에 닿기도 전에 주먹을 휘둘렀고, 쿤칸의 환영은 내 움직임과 똑같이 움직여 주었다.
애석하게도 쿤칸의 팔 길이는 나를 겨누는 창 길이보다 더 길었고, 쿤 칸의 주먹은 사병들 십수 명을 단번 에 날려 버렸다.
쾅! 콰앙!
쩡, 쩌저정!
내가 허공에 주먹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쿤칸은 사병들을 추풍낙엽 처럼 날려버리기 시작했고.
사병들은 웅접실 양옆 벽으로 날아 가 그대로 처박혔다.
‘와, 원거리 공격이 되네?’
딱, 쿤칸의 팔 길이 (Arm Reach)만 큼이 지만.
근접 마법만이 강제되던 내가 가지 게 된 첫 번째 원거리 공격 방법.
물론, 응용도 가능하다.
내가 마법을 사용하면, 쿤칸의 주 먹 끝에서 마법이 발현되었으니까.
“익스플로전 마나 번.”
나는 이 기분 나쁜 저택을 송두리 째 날려 버릴 요량으로 5클래스 입 문 마법을 시전 했다.
쿤칸의 손끝에서 흩뿌려진 짙은 마
나가 응접실을 가득 채우고, 이 예 민한 폭약이 터지기 직전.
불길한 느낌을 감지한 눈치 빠른 빌코스 몬조가 발악하듯 소리쳤다.
“아, 안 돼에에에에!”
하지만 이 비명 소리는.
쾅! 콰아아아아앙!
주변 공기마저 태워 버리는 거대한 폭발음에 순식간에 파묻혀 버렸다.
♦ ♦ ♦
활활-! 화르르륵!
저택의 웅접실이 홀라당 까맣게 타 버렸고, 1층에서 시작된 불은 2층까 지 번져 올라갔다.
하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애초에 폭발의 크기를 조절한 탓이 다.
미쳐버린 주인 때문에 애꿎은 이들 이 죽을 필요는 없으니까.
죄 없는 하녀와 시종들은 활활 불 타오르고 있는 저택을 빠져나와 달 아났고.
몬조의 사병들은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부여잡은 채 덤비지 못하고 나와 대치상태를 유지할 뿐 이다.
그에 반해 빌코스 몬조는.
“안 돼에에에에! 저기에 내 평생 모은 미술품들이이이이!”
‘집착’이라는 광기의 결정체를 선 보이고 있었다.
“내 2천 골드짜리 초상화가! 1천 7백 골드짜리 오크 박제 머리가!”
미술품은 곧 돈이니.
저건 돈이 불러온 광기이리라.
빌코스 몬조는 숨을 씩씩거리며 내
게 부르짖었다.
“나, 나는 단지 몬조의 수호 마법 사를 해달라고 부탁하려 했을 뿐인 데……. 감히 내 저택을 쑥대밭으로 만들어어어!”
“부탁이라니? 우리 영지의 목숨을 부여잡은 채 협박했고, 내 목숨을 위협했던 상황은 까맣게 잊었나 봐? 애초에 먼저 시작했으면 무언가는 잃을 각오는 했어야지.”
“네깟 놈의 말! 누가 믿어줄 것 같 아!”
“그래? 그■럼 내 손 잡고 함께 왕 실로 가서 확인해 볼까? 1왕자 레
디안 크로스터 경께서 대제전 우승 자와 썩어빠진 날건달인 네놈 중 누 구의 말을 믿어주실지?”
권력의 힘이라.
여기에 의지하는 것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이렇게 가끔은 이용해먹는 것도 좋 은 방법인 것 같다.
1왕자 레디안 크로스터.
국정을 돌보는 대신, 내게 매일 구 애의 편지나 보내는 한량 같은 왕자
님이지만.
“•…”와, 왕자님••••••
이 썩어빠진 귀족 놈들에게는 저승 사자 같은 이름일 테니까.
그 어떤 협박보다 빠르게 먹혀드 니, 적어도 효과만큼은 만점이다.
“이제야 좀 조용하네.”
왕자님 이름이 나오자 꿀 먹은 벙 어리마냥 입을 꾹 다문 채, 나를 노 려보는 빌코스 몬조.
나는 그에게 다가가 손을 들어 올 렸다.
움찔.
그는 어깨를 한껏 움츠리며 방어 자세를 취했고, 나는 그의 어깨를 아주 살살 내리쳤다.
퍼억
하지만 빌코스 몬조는 내 손바닥이 닿자마자 휘청거렸고, 나는 한심한 눈으로 그를 내려 보며 말했다.
“이쯤에서 끝내길 원한다면, 내 말 을 순순히 듣는 게 좋을 거야. 아르 델 영지의 모든 생산품목의 시세를 정상화할 것. 그리고 훔쳐간 우리의 돈을 세 배로 보상해낼 것.”
“세, 세 배? 너 그게 돈이 얼만 줄
이나 알고……. 억!”
퍼억!
나는 또다시 빌코스의 어깨를 내리 쳤다.
좀 전보다 아주 조금 더 힘을 실 었는데, 이번에는 다리가 완전히 풀 려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럼 다섯 배. 네놈의 그 장난질 때문에 마음고생 한 우리 아버지와 영지민들에 대한 보상이야.”
“다, 다섯 배라니! 왜 자꾸 가격이 오르는 거냐고!”
이번에도 마찬가지.
퍼억
마찬가지로 빌코스 몬조의 어깨를 내리쳤고.
우두둑!
“우아아아아악!”
빌코스 몬조는 고통에 신음하며 오 른쪽 어깨를 부여잡았다.
이번에는 어깨뼈가 박살 나고 말았 다.
미안, 힘 조절에 실패했어.
“그럼 열 배. 참고로 다음에 때릴 곳은 어깨가 아니야. 어디가 박살
날지, 또 돈이 몇 배로 불어날지 궁 금하다면 한 번만 더 지껄여봐.”
“……죄, 죄송합니다. 제가 다 잘못 했습니다. 여, 열 배로 보상하고 모 두에게 사죄드리겠습니다.”
태세전환 한번 빠른걸.
“쯧.”
나는 이 저열한 인간을 더 때릴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이 회개의 눈물로 보이는 눈물이 거짓임을 알고 있고.
저 본성이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임 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간을 주어서는 안 된 다.
“가져와. 당장.”
내게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지금.
확실히 못 박아두어야 한다.
빌코스 몬조는 활활 타오르는 저택 으로 기어들어 가 금고에서 금화 뭉 치를 들고 나타났다.
저택을 빠져나올 때 옷에 불이 옮 겨붙어 한참을 ‘불 꺼!’라며 호들갑 을 떨었고.
죽는 것만큼 싫었는지, 금화뭉치를 놓지 못했지만.
스윽.
움찔!
쩔렁!
내가 손을 들어 올리자 반사적으로 금화 자루를 내려놓았다.
주입식 교육의 중요성이랄까.
어쨌든, 우리 영지의 손해금이 대 략 3천 6백 골드 정도였는데.
자루 속에는 정확히 열 배의 금액 인.
3만 6천 골드가 들어 있었다.
“혹여나 이 문제로 우리 영지에 보 복을 할 생각이라면 접어두는 것이 좋을 거야. 오늘은 자비로웠지만, 두 번은 없을 테니까. 만약 다음에 내 얼굴을 또 보게 된다면, 그때는 진 짜 지옥을 맛보게 될 거야.”
“예, 예!”
마법사.
손짓 한 번으로 도시의 중심부를 파괴시킬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존재.
나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저택 앞으로 가 땅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프로스트.
그러자, 쩌저저정!
타오르던 저택 주위로 거대한 얼음 이 솟아오르더니 정확히 저택을 집 어삼켜 얼려 버렸다.
“불에 죄다 타버리는 것보다는, 얼 려 버리는 게 낫잖아?”
“……가, 감사합니다. 이 은혜…… 겨,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응. 그런데 얼음이 녹을 때 조심 해. 침수당할지도 모르니까.”
물론, 프로스트로 얼려 버린 저 얼 음이 언제 녹을지는 모르겠다.
곧 무더운 여름이니, 한 일주일쯤 걸리지 않을까?
“또 보지 말자. 역겨우니까.”
내가 말에 올라타며 등을 돌리자.
“으아아아아아악!”
분풀이를 할 곳이 필요한 빌코스 몬조의 외마디 비명 소리가 울려 퍼 졌다.
하지만 이 비명과는 별개로.
“와아아아아!”
이 모든 사건을 구경하고 있던 무 역도시 몬조의 시민들은 내게 박수 를 보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악덕 영주 밑에서 고생 을 많이 한 모양인데.
“마법사! 마법사! 마법사!”
자세한 내막을 잘 모르는 저들은, 의문의 마법사가 나타나 도시의 정 의를 구현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 다.
아니면, 의문의 마법사가 영주의 돈을 갈취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 고.
으음.
난 우리 가문의 명예를 되찾고 싶 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무역도시 몬조의 정의까 지 되찾게 된 것 같은걸.
어찌 되었든, 이번 사건을 통해 확 실한 교훈 하나를 배울 수 있었다.
‘강해져야 한다.’
이런 날강도들에게 또 당하지 않으 려면.
힘을 키워야 한다.
아르델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이 길 수 있는 그 힘을, 만들어야 한 다.
‘방학이…… 짧겠는데.’
나는 이번 방학 기간을 꽤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 며 고향 아르델을 향해 말을 몰았 다.
그런데, 웬걸.
“누가 왔다고요?”
아르델에는, 예상치 못한 손님이 한 명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