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03
203화 : [제65장] 천심곡 3
천심곡 천계 진영.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지휘부 고수들이 모여 작전 회의를 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날이 밝으면 천심광장에서 마계 무사들과 전면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 전투는 양측 모두 최종 전투로 생각하고 있어, 이번에 패배하면 천심곡을 마계 측에 넘겨주어야 했다.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천계 총군사 와룡천신(臥龍天神)이었다.
와룡천신이 회의에 참석한 삼백여 지휘부 고수들을 둘러봤다.
다들 최종 전투를 앞두고 긴장된 표정이었다.
물론 아직 천계 총단이 함락된 것이 아니지만 이번에 천심곡이 함락되면 천계 총단 역시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컸다.
한편 와룡천신 옆에는 파리한 안색의 천상옥녀 모습도 보였다.
그녀는 구천마녀와의 싸움에서 중상을 입고 그동안 운공요상을 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천계 총단에서 이곳 천심곡까지 온 것이었다.
“천상옥녀. 현재 총단 병력은 어느 정도가 남아 있소?”
“오십만 정도입니다. 원래 본계 총 병력 역시 마계와 대등한 이백만 정도였는데, 지금까지 무려 백만 정도가 전사한 때문이지요.”
“으음, 본계 각 지역에 있는 고수들이 총단으로 와주면 좋으련만. 안타까운 일이오.”
와룡천신이 안색을 굳혔다.
그도 그럴 것이 마계와의 싸움 초기에 출정을 나갔던 백만 병력 중 오십만이 전사하고 말았다.
이후 천계 총단에 남아 있던 병력 중 오십만이 특수 부대를 꾸려 지원을 왔으나 그마저도 대부분 전사하고 말았다.
반면 마계의 경우 총단 병력 백만과 천심곡 병력 백만 등 병력 소모가 거의 없었다.
이는 그동안 전투 대부분을 혈우강시 부대와 백팔마신이 수행한 덕분으로, 마계 측이 승기를 잡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 할 수 있었다.
와룡천신이 말했다.
“다들 잘 알고 있으시겠지만, 현재 우리 병력은 놈들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는 이곳 천심곡뿐만 아니라 양측 총단 주둔 병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이번 전투에서 우리가 패하면 총단 역시 오십만 병력만으로 방어하기 힘들어질 게 확실합니다. 따라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번 전투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끝장입니다. 좋은 의견 있으신 분은 말씀해주십시오.”
“태상장로 태양천신(太陽天神)입니다. 문제는 놈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만 혈우강시 부대와 백팔마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이 둘 중 하나는 무력화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백팔천신의 부활은 정말 불가능한 겁니까?”
“네. 천제께서 마지막에 백팔천신의 원신을 보존하긴 했으나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하고 계십니다.”
“이유가 뭐라고 하십니까?”
“저도 잘은 모르지만 백팔천신과 동귀어진한 특수 혈우강시 부대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만 특수 혈우강시들 역시 천제께서 막바지에 한 줌의 진기를 보존해두셨는데, 아무래도 백팔천신을 부활시키려면 동귀어진 대법으로 그 생명이 이어진 특수 혈우강시들부터 회복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특수 혈우강시들은 원래 영웅맹 무사들이니 그들을 살리는 것은 찬성이지만, 그들이 백팔천신의 부활을 막고 있다고 하니 답답하군요.”
태양천신의 말에 지휘부 고수들이 안색을 굳혔다.
천상옥녀가 말했다.
“아무래도 천제께서 직접 나서는 방안밖에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혈우마제 역시 나서지 않겠소? 놈은 마공을 대성한 상태라 천제께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이번 전투만큼은 우리가 해결해야 하오.”
“그렇긴 하지만 지금 우리 병력으로 승리는 불가능해요. 게다가 상황이 급박한 것은 이곳만이 아니에요.”
“신선계 상황을 말씀하시는 것이오?”
“네. 본계 무사들도 모두 귀환한 터라 은둔봉에는 지금 백반선 천여 명과 은둔반선 만여 명뿐이에요. 그 병력만으로 구만에 달하는 흑반선들을 막아낼 수 없을 거예요.”
“잘 알고 있소. 마물연합과 요괴연합의 움직임은 어떠하오?”
“놈들은 흑반선회가 어려움에 부닥치면 지원을 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은둔봉 주위에 병력을 집결시켜 놓았으니, 설사 신선계 전체에 퍼져 있는 은둔반선들이 총집결하더라도 승패를 뒤집기 힘들 거예요.”
“아마 그럴 것이오. 마물연합과 요괴연합 병력만 해도 각각 백만 정도이니, 모두 합하면 이백만 정도가 될 것이오. 하지만 우리 코가 석 자니 지원해줄 여력이 없소.”
“그래도 은둔봉에 있던 본계 무사들을 소환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천상옥녀. 미안하오. 병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었소.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면 다시 은둔봉으로 지원 병력을 보내든지 하겠소.”
“아니에요. 차라리 이번 기회에 은둔봉에 있는 백반선들과 은둔반선들을 본계 총단으로 대피시켜 힘을 합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천제님께 건의했는데 찬성하셨어요. 총군사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것도 좋은 생각이오. 그들이 가세하면 총단 방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고, 전선을 하나로 합칠 수 있어 집중 효과도 있을 것이오. 다만 영웅맹 무사들의 선천진기를 이용해 혈우강시들을 상대하려던 원래 계획이 실패한 것이 유감이오.”
“저도 마찬가지예요. 원래는 우리가 영웅맹 무사들의 도움을 받으려 했는데, 마제가 혈우대법으로 선수를 치는 바람에 오히려 백팔천신을 잃는 결과가 초래되었지요.”
천상옥녀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백반선들을 보호해주겠다고 백리사초에게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었고,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가히 사면초가라 할 수 있었다.
와룡천신이 말했다.
“은둔봉에 있는 백반선들과 은둔반선들의 본계 총단 이동을 천제께서 찬성하셨다면, 몰살 위기에 처했을 때 천제께서 직접 원격으로 그들을 본계 총단으로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이오. 그러니 신선계 걱정은 너무 하지 말고 목전에 닥친 전투만 생각합시다.”
“네. 가장 시급한 것은 아무래도 구만 혈우강시 부대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요. 놈들이 강시들을 선봉 부대로 활용하려는 게 확실하니, 강시들을 제압할 구체적 방법이 절실해요. 시간이 없지만, 머리를 맞대 좋은 방책을 생각해내야 할 것 같아요.”
천상옥녀의 말에 지휘부 고수들이 술렁였다.
하지만 혈우강시를 상대할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지휘 막사 안으로 천계 무사 한 명이 급히 들어왔다.
“총군사님. 놈들 진영에 있던 혈우강시 구만여 구가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마계 놈들도 이를 예상치 못했는지 지금 매우 술렁이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나?”
와룡천신이 놀라면서도 반색했다.
이는 천상옥녀 등 다른 지휘부 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놈들이 놀란 것을 보면 분명 혈우강시들을 누군가 데려갔을 가능성이 커요.”
천상옥녀의 말에 태양천신이 물었다.
“누가 그럴 능력이 있다는 말이오?”
“한 사람 있어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인물이에요.”
“혹시 영웅맹주를 말씀하시는 것이오?”
“네. 정보에 의하면 마계 측에서도 이미 그의 여러 신분을 알아낸 것 같으니, 저도 말씀드리지요. 천제님도 아시는 일이지만, 영웅맹주 황금공자는 바로 백리사초 공자예요.”
“백리사초?”
“네. 백리 공자는 그 밖에 많은 신분을 가지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황금공자 외에도 청옥자, 방랑객, 신비공자 등이 있지요.”
“오! 청옥자와 영웅맹 임시맹주인 방랑객 역시 백리 공자란 말씀이오?”
“네. 정보에 의하면 지금 백리 공자는 마계에 있으며 악소소 소저와 임설 소저 두 사람을 구출해 이곳 천계로 오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혈우강시 구만여 구를 빼돌린 사람이 바로 백리 공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천상옥녀가 말을 한 바로 그때.
지휘 막사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한데 그는 바로 백리사초가 아닌가.
“천상옥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백리사초가 바로 저입니다. 그리고 청옥자, 황금공자, 방랑객, 신비공자 모두 저의 다른 신분입니다.”
백리사초가 말을 한 후 차례대로 역용한 얼굴들을 지휘부 고수들에게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본얼굴로 돌아온 백리사초를 향해 천상옥녀가 미소지었다.
“마침 잘 오셨어요. 혈우강시 구만여 구는 어디에 있나요?”
“이 병 안에 있습니다.”
백리사초가 신선호리병을 가리킨 후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자신의 행보를 가감 없이 밝혀야 천계 지휘부 고수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앞으로의 계획도 함께 세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먼저 본계 지휘부 고수들을 소개해드릴게요.”
천상옥녀가 와룡천신과 태양천신 등 지휘부 고수들을 백리사초에게 소개해줬다.
통성명이 끝나자, 천상옥녀가 물었다.
“우리 회의 내용을 언제부터 들으셨나요?”
“처음부터 들었습니다. 사실 회의가 끝난 후 천상옥녀님만 따로 불러 의논을 드리려 했는데, 혈우강시 이야기가 나와서 이렇게 나서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백리 공자께서는 영웅맹주이기도 하지만 백반선회 부회주이기도 하니 우리와 한배를 타셨다고 할 수 있어요. 다만 끝까지 백반선들을 돕지 못해 죄송해요.”
“아닙니다. 천계가 무너지면 신선계 역시 지킬 수 없을 테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게다가 정말 최후의 순간에는 천제께서 이동대법으로 은둔봉에 있는 병력을 천계 총단으로 이동시켜주실 것이니, 그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총군사님. 백리 공자께 하실 말씀이 있으면 하세요.”
“하하하. 알겠소. 일단 난제 중의 난제였던 혈우강시들을 병 안에 가두어두셨으니 그것만 해도 이번 전투에 큰 도움이 될 것이오. 다만 강시들을 회복하는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어야 할 것이오. 천제께서 지금 그와 관련한 연구를 하고 계시니, 전투가 끝난 후 천제님을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누시면 좋은 방도가 생기리라 확신하오. 문제는 목전에 닥친 놈들과의 전투인데, 백리 공자 아니 백리 맹주께서 좋은 방도가 있으면 말씀해주시겠소?”
“제가 뭘 알겠습니까? 다만 문제는 역시 백팔마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혈우강시는 일단 싸움에 나서는 것을 막은 셈이니, 백팔마신을 막을 방법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으음, 난제구려. 혹시 그 신선호리병 속에 백팔마신을 비롯해 마계 놈들을 가둘 수는 없겠소?”
“네. 신선호리병 자체가 물건을 제한 없이 보관하는 용도로 제작된 법보라 마기에 매우 취약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혈우강시들을 병에 넣을 때도 매우 걱정을 했었지요. 다만 그들이 본래 무림맹 무사들이라 겨우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으음, 하기야 물건 보관용 법보들 같은 경우 강한 마기를 지닌 물건이나 사람이 들어가면 파괴될 위험이 크다고 알고 있소. 백팔마신을 그 안에 넣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얼마 되지 않아 신선호리병이 폭발할 것이오. 그렇게 되면 백리 맹주도 위험해질 것이오. 폭발 순간 그 파편의 위력이 엄청날 테니까 말이오.”
“잘 알고 계시는군요. 사실 그 때문에 시범적으로 마계 놈들을 몇 명 신선호리병 속에 넣어보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그런 모험은 하지 않는 게 좋겠소. 으음,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완전하지 않더라도 백리 맹주의 생각을 듣고 싶구려.”
“제 생각은 역시 백팔마신은 백팔천신으로 상대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천제님께서 백팔천신을 부활시킬 때까지 전투를 미루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럴 방법이 있겠소? 보호막을 쳐두긴 했으나, 그렇게 견고하지 못하오. 백리 맹주 역시 쉽게 보호막을 뚫고 들어오지 않았소?”
“아닙니다. 좀 더 보강만 한다면 놈들도 쉽게 뚫지 못할 겁니다.”
백리사초의 말에 천상옥녀가 말했다.
“백리 공자의 황금진이 매우 견고하다고 알고 있어요. 황금진으로 보강을 하실 생각인가요?”
“네. 사실 기존의 황금진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나, 그동안 진의 위력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황금진을 보호막 앞에 세운다면 이중으로 방어망을 형성하게 되어 놈들의 침투를 최소 사흘 정도는 막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참 좋은 방안이오. 황금진을 설치한 후 백리 맹주는 어떻게 할 것이오? 혹시 은둔봉으로 가보려는 것이오?”
“네. 백반선회 부회주로서 제가 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혹시 천계와 마계, 신선계, 무림 어디든 갈 수 있는 만능 이동진법을 제가 배울 수 있겠습니까?”
“가능하오. 황금진을 설치한 후 내가 비급을 드리겠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