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05
206화 남극의 세계수
요리에 대한 부분을 최고로 끌어내는 엘드룸니르와 그 밖에도 많은 쓰임새를 자랑하는 비도프니르의 깃털 등.
신들의 상점을 출처로 가지고 있는 것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녀석은 바로 살아 있는 가축인 헤이드룬이다.
[메에엥! 배고프다. 밥을 대령해라!]“여기 신선한 진미를 가져왔습니다.”
[오오! 맛있다, 맛있어! 아스가르드의 풀떼기와는 비교도 안 되는 맛이야!]누가 초월자 아니랄까 봐.
오만이 끝을 달리고 있지만 군 생활과 짐꾼의 경험으로 분위기를 맞추는 것은 이미 경지에 오른 진우다.
무엇보다도 헤이드룬이 맛있게 섭취하고 있는 음식.
그것은 진우가 공들여 수확한 작물도 아니다.
삐삐! 삐삐삐삐!(고소하고, 고소해용!)
꾸왁, 꾸와아아악!(입가심 용으로는 제격이지!)
꾸와아아앙!(우리 아기가 먹을 줄 안다니까!)
잡식인 오리들도 좋아하는 부산물.
작물을 수확하는 과정에서 농부라면 반드시 겪게 되는 잡초와의 전쟁.
그 잔여물로 한가득 나오는 것이 바로 잡초들이 모인 풀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것 또한 자연의 산물이라고, 진우의 특성인 ‘자연이 그대를 돌보리라’가 고스란히 적용된 상태.
그렇기에 버리지는 않는다.
농장의 가축들 대부분이 섭취할 수도 있는 알짜배기 식품.
전성에게도 따로 모아서 꾸준히 납품 중인 현재.
가축을 기르는 농가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염소 하나 늘었다고 해서 부족할 일은 없겠지.’
어차피 헬헤임도 그렇고, 현재 기준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진우의 농장이다.
심고 기르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
그 말인즉슨 잡초들도 많아진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다만 한 가지 의아한 것은 헤이드룬이라는 존재 그 자체였다.
앞선 니드호그의 경우의 사례.
초월자의 격을 가지고 있게 되면 지구로 넘어올 때 상당한 패널티를 감수해야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헤이드룬은 아무런 영향도 없이 당당하게 진우의 농장, 지구로 행차했는데 그 이유는 먼 곳에서 찾아볼 필요도 없었다.
[헤이드룬(초월)]* 레벨 : 10
* 성별 : ♀
* 나이 : 2,620,203
* 직업 : 아스가르드의 염소
* 능력치 포인트 : 0
* 힘 : 20 민첩 : 70 체력 : 15 마력 : 30
패널티를 받아도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터무니없이 낮은 레벨과 능력치.
사실상 진우보다도 약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이 정도면 어떻게 초월자가 되었는지 궁금할 정도.
[맛있다. 메헤에엥~]진우가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잡초 먹방 삼매경에 푹 빠진 헤이드룬이다.
……뭐, 그건 그렇고.
자신이 관여해야 할 농장 쪽 일도 끝마쳤겠다.
진우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른 쪽으로 향했다.
편집자 몰리가 보기 좋게 정리해 준 DM함.
“흐음, 역시 이렇게 되는 건가?”
진우의 DM엔 각종 미디어의 예능 프로그램의 참가 요청이 담겨 있었다.
물론 이전에도 아예 없던 건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그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덧붙여 단순히 양이 늘어난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뉴튜브는 참 넓구나. 나름 선전했다고는 하는데 무슨 구독자가 몇천 만 수준이 아니라 1억이 넘을 수가 있지?”
광고 같은 것을 제안하는 이들은 언제나 있었지만 근래 들어 늘어난 스트리머의 합방 요청은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개중에는 1억을 가뿐하게 넘기는 뉴튜버는 물론이요,
합방만 해주면 수억을 일시불로 주겠다는 이도 있을 정도.
세상에 이유 없는 변화는 없는 것이라고, 이렇게 된 것도 어느 정도는 유추가 된다.
음식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 헌터의 달인에 얼굴을 비친 것.
지금까지 세간에 진우가 얼굴을 꽤나 알리긴 했지만 뉴튜브 개인 채널을 제외하면 그건 어디까지나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일어난 일이다.
반면에 예능에 직접 참여한 것은 진우가 어느 정도 참가 의사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격이다.
거기에다가 헌터의 달인 역사상 최고로 높은 역대급 시청률이 진우로 인해 갱신되었다.
여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젖과 꿀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니까.”
사람들의 관심이 곧 돈과 명예로 이어지는 세상.
게다가 실제로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꿀벌이라면 이미 릴리안느와 협업하는 관계이고, 신용도로 구입했던 가축 중에는 앞서 헬헤임에 풀어둔 적응하는 젖소도 있는 데다가 헤이드룬이라는 염소도 있다.
말 그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진우인 셈이다.
또한 그런 부분이 아니더라도 진우에게는 다양한 부산물만이 전부가 아니다.
농부이면서 드래곤을 상대로 승리하는 힘을 지녔으며, 요리사와 테이머 등.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와도 같은 매력을 지닌 헌터.
막말로 입장을 바꿨더라면 자신도 어떻게든 합방을 하고자 매달렸을 일.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과 함께할 수는 없다.
“나한테도 이득이 있어야지.”
돈에 관련된 부분이야 지금도 부족하지 않게 벌고 있는 진우인 만큼 볼 필요도 없다.
……조 단위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건 나라 단위의 문제가 될 테니 넘어가고.
그렇게 되면 결국 중요해지는 것은 아군으로 삼았을 때의 이점이 크거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아이템을 줄 수 있는 이들이다.
그리고 신청자가 많아질수록 확률은 높아지는 법이라고 했던가?
DM으로 보내진 내용 중에는 실제로 진우의 관심을 끄는 정보도 있었으니,
“이건 설마?”
보내진 정보 중 유독 진우의 시선을 이끄는.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이는 나무.
그렇지만 그곳이 위치해 있는 곳은 평범한 환경이 아니다.
이곳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남극.
웬만한 식물은 쉽사리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뭐, 헌터도 쉽게 적응하기 힘든 환경이기에 게이트가 폭주하여 일어난 변화일 수도 있겠지만 해당 나무의 생김새는 진우에게도 꽤나 익숙했다.
“위그? 아니, 모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조금은 앙상한 가지를 하고 있으나 어디를 봐도 눈에 익은 세계수의 모습.
사실 말도 안 되는 얘기이기는 했다.
이미 지구의 세계수인 위그가 있는 마당에 다른 세계수가 이곳에 또 있을 수는 없을 터.
단,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잿빛 세계수라면 가능성이 있지.”
잠깐 동안이지만 지구와 연결되었던 차원인 헬헤임.
그 사이에 그곳의 세계수가 지구로 넘어왔다면 얘기가 딱 맞아떨어진다.
거기에다가,
– 인간, 네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정보를 가지고…… 응? 뭐야, 이미 알고 있던 거야?
“이걸로 확정인가.”
알아서 찾아온 최고의 정보원.
요정 여왕 티타니아의 인증까지 있겠다.
망설일 이유가 있을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거리로만 따지고 봐도 결코 가볍지 않을 남극.
지금까지 진우가 방문했던 나라인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과 같이 정복해 둔 게이트가 있지 않다면 그곳으로 가려면 고생길이 훤할 수밖에 없다.
보통의 경우라면 항공편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진저리를 칠 일.
허나,
“가자, 후린아.”
끼이이이-!
기가스 흐렘.
선배 드루이드인 브락시온이 선사해 주었던 값진 선물이 마침내 장거리 여행을 위한 날개를 펼쳤다.
* * *
마크 밀러.
캐나다의 헌터이기도 한 그의 실질적인 레벨과 힘은 사실 그다지 강력하지 않다.
능력치로만 따지고 보면 S등급은커녕 A등급에도 턱걸이로 겨우 안착할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뉴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1억 명을 넘어서게 된 것은 전부 다 그의 행보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극지방부터 용암 지대와 같이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부터 게이트 폭주가 발생한 지역으로 걸음을 향하는 등.
다양한 곳을 탐방하는 것.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낭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마크에게는 전혀 무의미한 행동이 아니다.
그의 직업인 탐험가.
전투직으로도, 생산직으로도 분류하기 애매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직업에 붙어 있는 특성이다.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보너스 능력치.
거기에다가 다른 이들은 굳이 가지 않는 지역을 탐험하게 됨에 따라서 찍게 된 다양한 종류의 영상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크의 뉴튜브 채널을 성장시켜 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알 수 없는 지역에 랜덤으로 꾸준히 리젠되는 게이트들로 인해서 마를 날이 없는 콘텐츠들.
“남극에서 이끼는 봤어도, 나무가 자라는 건 처음 보는데?”
그렇게 탐험을 이어 가던 와중에 마크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것을 목격했다.
휘오오오오-
눈보라 속에서도 가지 하나 흔들리지 않고 고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
신기한 것은 그 주변의 땅들이 썩어 들어가고 있는 광경이다.
마치 인근의 영양분을 흡수하는 듯한 모습.
하다못해 남극에 게이트 폭주가 발생한 것이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인근에 몬스터의 움직임은 전혀 관측되지 않는다.
“이거 완전 뉴튭각이잖아!”
이제는 척하면 척이라고.
험지를 탐험하면서 수많은 구독자를 쌓아 올린 마크다.
남극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며 자라고 있는 나무라니,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내용.
그렇게 찍어두었던 영상을 편집자에게 전송하고 뭐라도 더 있을까 남극을 더 탐험하고 있던 찰나.
마크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뭐지? 벌써 영상이라도 다 편집했나?”
자유분방한 탐험가라는 직업으로 인해 알고 지내는 지인들은 많아도 연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누가 뭐라 해도 편집자들이다.
그중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영상의 내용.
허나 연락의 출처는 전혀 뜻밖의 인물이다.
“김진우?”
헌터로서의 감처럼 스트리머로 생활하다 보면 어느 정도 관록이라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비록 현재 구독자의 숫자는 자신보다 적을지언정 훗날 미래에는 자기보다 크게 될 것 같은 인재.
그렇기에 인맥도 다져 둘 겸.
혹시나 해서 남극의 나무에 대한 정보와 함께 합방을 요청했었는데, 이렇게 빠르게 답장이 올 줄이야?
“후후, 그래. 김진우라고 해도 나 정도 되는 인맥을 놓칠 순 없겠지.”
힘으로는 약할지라도 1억 구독자를 지닌 스트리머로서의 영향력과 파워는 쉽게 무시할 수 있지 않을 거다.
설령 나무가 목적이라고 해도 마크로서는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인물에게 빚을 지우는 격이니 어떻게 봐도 손해가 아닌 일이다.
“기왕에 배려할 거. 좀 더 해 주도록 할까?”
탐험가라는 직업에 걸맞게 안 그래도 행동력 하나만큼은 거침없는 마크다.
어차피 친해질 거라면 남극으로 오기 위한 길도 미리 뚫어 주는 게 뉴튜버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일.
덩달아 합방도 빨라질 테니 시간 절약도 되고 일석이조 아니겠나?
“연구진이 아니면 어지간해선 쉽게 허락을 내려 주지를 않으니 말이야.”
뭐, 러시아에 폭주를 일으킨 게이트를 정화시킨 김진우라면 남극으로 들어서는 것을 거절할 턱은 없겠지만 설마라는 게 있지 않겠나 싶은 것도 잠시.
남극 기지 측에 연락을 넣은 마크는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이 친구도 활동력 하나는 꽤나 빠른데?”
이미 남극 방문에 대해서 승낙을 받아 낸 상태인 김진우.
그렇다면 일반적인 상식대로라면 지금쯤 남극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있는 게 정석일 터.
하지만 마크의 생각과 달리 진우의 행동력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음? 이건 설마?”
탐험가라고는 해도 엄연히 헌터다.
A등급에 턱걸이하고 있다지만 험지의 게이트 내부에서 살아남는 것은 S등급 헌터보다도 위에 있게 만든 것이 바로 그의 특성, 탐험가의 본능.
위기의 순간이나 변화를 느꼈을 때 인지하는 것이 누구보다도 빠른 특성이 현재 발동 중인 상태.
그리고 머지않아 마크는 특성을 발동시킨 인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니,
파바바바바밧-!!!
끼이이이이이!!!
“허, 허허. 지금 내가 헛것을 보고 있나?”
남극의 눈보라를 가볍게 뚫고 당도한 처음 보는 거대한 조류.
하지만 그 속도는 덩치에 맞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결코 적으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생명체.
그렇지만 눈앞의 조류가 적이 아니라는 것은 탑승한 인물로 인해 진즉에 알고 있다.
“반갑습니다. 마크 밀러 씨. 늦지 않게 도착한 게 맞을까요?”
“이제 막 약속 잡으려고 했는데. 도착해 놓고 그런 소리인가?”
“그럼 지금이라도 약속 잡으면 되겠죠, 뭘.”
“한국인들은 다 그런가? 빨라도 너무 빠르구만.”
합방 약속을 잡기도 전에 도착한 인물.
농부이기 이전에 사회생활은 이미 만렙을 찍은 진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