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69
279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네
SSS등급의 헌터, 김진우.
그동안 뉴튜브나 기타 매체를 통해 보여 준 무력이나 미 대통령과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의 수장들과의 인맥 등.
건들면 X 되는 수가 있다는.
예컨대, 어느 정도 제정신이 박혀 있는 이들이라면 들어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정상일 거다.
허나.
“제까짓 게 저래 봤자 결국 농부라고, 농부. 대장장이나 연금술사한테 우리가 벌벌 떨어서야 되겠어?”
“애당초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아. 데려가지 못하면 어차피 죽은 목숨이라고.”
“그러게 적당히 좋게 만들어야지. 누가 저렇게 눈에 띄라고 했나?”
누군가 말했던가?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고 말이다.
특히나 멋모르는 어린 시절부터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된 이들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헌터로 각성하게 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케이스.
제아무리 주먹이 법보다 가깝다곤 해도, 일개 개인의 힘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인 법.
한국의 촉법 소년들부터 해외의 수많은 이들 등.
그렇게 문제를 일으킨 이들 대다수가 도착하게 되는 길은 흔히 뒷세계, 암흑가라고 불리는 빌런의 세계다.
전 세계 곳곳에 뿌리 깊게 내린.
각성으로 인한 안 좋은 영향.
뭐, 원래 대부분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법이다.
같은 흉기라 해도 요리사의 식칼은 조리 도구인 반면 살인자에게는 사람을 도륙하는 무기인 것처럼, 헌터가 몬스터를 사냥해서 돈을 번다면 빌런은 사람을 사냥 및 납치해서 돈을 버는 개념일 뿐이다.
“자아, 그럼 너무 눈에 띄면 좋을 게 없으니까 후딱 끝내 버리자고.”
스릉-
화르르륵-!!!
그렇게 하나둘 각자 무기와 캐스팅해 둔 마법들을 준비해 두는 빌런들.
어차피 목적부터가 김진우 단 하나뿐이었기에 농장의 작물이나 가축들의 안전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었고, 가차 없이 살생과 파괴를 저지르려던 찰나였다.
꾸와악-
삐삐! 삐삐삐!
“하! 이 오리 새끼들 보소.”
“츄릅. 아는 요리사한테 맡기면 북경오리로 제격이겠는데?”
위풍당당한 자세로 빌런들의 앞길을 당당하게 막아선 오리들의 모습.
물론 그래 봤자 흉악하게 생겨먹은 이들을 주로 상대해 보았던 이들 입장에선 우스울 뿐일 터.
“너무 방심하지 마라. 겉모습은 저래도 무력만큼은 무시할 만한 녀석들이 아니야.”
“그걸 믿습니까? 그래 봤자 영상빨이지. 그런 거 다 주작이라는 거 몰라요?”
“킥킥. 그러니까. 어쩔 때 보면 대장도 참 순진하다니까.”
차라리 날카로운 부리를 가지고 있는 쌈닭이라면 모를까.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넙데데한 부리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 생김새도 귀염뽀짝스러울 뿐이다.
제아무리 뉴튜브 영상으로 강력한 무력을 보여 줬다 한들 뉴튜브의 영상들 중 대다수는 주작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방심.
그러나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퍼억-! 퍽-!
“어?”
“어라라?”
한두 번씩 일격을 얻어맞고 쓰러지기 바쁜 빌런들.
그들 중에는 자신이 기절한 줄도 모른 채 쓰러진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 이게 무슨…….”
아무리 방심했다곤 해도 모든 일에는 정도라는 게 있는 법이다.
실력의 격차 역시 뉴튜브 때 보여 준 것보다도 월등해진 오리들의 무력.
뭐, 이건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팜오리의 무력이 공개되었던 영상의 경우 가장 최신인 것도 몇 달 전의 것이었다.
한마디로 전혀 최신화되지 않은 셈.
거기에 더불어, 팜오리의 성장 속도는 단순히 인간들 중에서 탁월한 기준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옛말에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었으나.
팜오리는 다르다.
농장에서 먹고 잘 때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이 농사일로만 이루어진 팜오리의 일정.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팜오리의 직업은 ‘농부’라는 거다.
대장장이가 무구를 만드는 것에서 경험치 보너스를 얻는 것처럼 농부인 팜오리는 농사일에 +@ 혜택을 받으니, 사실상 매분 매초가 성장을 위한 활동이나 마찬가지요, 팜오리에게 농사일은 응애 시절부터 놀이나 마찬가지였다,
“후, 후퇴해! 이건 정보가 잘못되었다고!”
농사일에만 쓰이다가 호되게 얻어맞은 먼치킨 팜오리의 위력.
뒤늦게 전략적 후퇴를 지시하는 빌런이었으나 그 또한 최악의 선택이었으니.
위잉, 위이이잉~
위에에에에엥!
“이런 빌어먹을…….”
지상에 먼치킨 팜오리가 있다면, 공중에는 먼치킨 꿀벌이 있는 법.
이미 불순한 생각을 품고 농장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포위된 지 오래였던 빌런들의 삶.
이들의 운명이 어찌 될지는 이제는 자연에 달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그렇게, 빌런들의 헛된 욕심은 쥐도 새도 모르게 팜오리와 꿀벌들의 선에서 깔끔하게 컷되었다.
* * *
주신격 초월자인 발두르가 경악하고, 희석된 것만으로도 혀를 내두르고 있는 지구상의 현 상황.
이 모든 것이 미미르의 샘물로 인해 벌어진 여파다.
맨 처음 핑크 인시리움을 경매장에 출품했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스케일.
뭐, 영구 능력치 상승이 보장된다는 것은 비슷하지만 수치의 차이도 있거니와 그때랑은 다르게 이제 진우의 유명세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알아주는 상태가 되지 않았던가?
자유 국가들로부터 최초의 SSS등급 헌터로서 인증받은 실력자인 동시에, 이러한 영구 능력치 상승이 붙은 막대한 영약을 제작해 내는 것이 가능한 인재.
어디 그뿐만이겠는가?
러시아에 건설해 둔 바이오가스 플랜트.
그냥 소똥도 아닌 초월자의 소똥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발전기를 통해 공급되는 전력의 양은 가히 상상 이상이다.
보통의 경우 전력 생산의 가성비 끝판왕으로 알려진 원자력을 아득히 상회할 정도인 데다가 방사성 폐기물도 나오지 않는, 그야말로 친환경 소똥 산업이니 오죽할까.
심지어 아우둠라의 소똥이 투입된 화력 발전소에서는 폐기물이 아니라 충분히 재활용 가능한 천연 화학 비료라는 혼종과 같은 생산물도 추가되는 판국이다.
“……자연산 양식 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참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라니까.”
지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일들.
전부 다 드루이드였던 진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어떤 면으로는 어처구니가 없다.
“흐음, 나로서는 대충만 알고 있을 뿐이지만.”
뭐, 초월 등급의 아우둠라의 소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지만, 바이오가스를 운영하는 지식이라든가 화력 발전 쪽에는 여전히 문외한인 진우지만 상관없다.
자본주의세상에서는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는 법.
이쪽 지식이 부족하다면야 그쪽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를 고용하면 될 일이다.
덧붙여 산업 스파이에 대한 걱정도 전혀 없는 것이, 진우에게는 최적의 정보통인 요정 찻집이 존재한다.
고용하는 이들의 뒷조사는 물론이요, 오래 일하기 좋게끔 일반인의 경우 원하는 이들은 헌터로서 각성시켜 주는 데다가 몸보신으로 체력을 증가시켜 주는 약초까지 챙겨 줬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쉬는 일 없이 팽팽하게 돌아가는 발전소의 상태다.
듣자 하니 이미 안전 쪽은 전국적으로 인증받은 지 오래인 데다가, 그 덕분에 전력 구매를 원하는 이들도 넘칠 정도로 많다고 한다.
단순히 전력 공급뿐만 아니라 헌터에게 능력치 버프를 부여해 주는 부가 효과까지 딸려 있으니, 서로 앞다투어 경쟁에 나서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일 터.
그러한 행보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동안 쌓아 둔 나비 효과에 물탄 영약인 미미르의 샘물이 화룡점정을 찍은 영향인 걸까?
“오셨습니까?”
“어어, 그런데…… 이 사람들은 뭐야?”
늘 평화로운 노동력의 현장인 진우의 농장에 추가된 모르는 얼굴들.
새로 태어난 팜오리들이야 매번 늘어난다지만 인간은 아니지 않은가?
성장에 필요한 시간부터 생김새부터가 농사와는 아득히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들.
무엇보다도 한국인이 전혀 없었다.
“아프리카랑 인도, 중국인에다가 유럽인까지. 아주 골고루도 모였네.”
글로벌 파티도 아니고 세계 각국의 인종이 다 모여 있다.
좋은 의미라면야 경매장 쪽으로 방문한 것일 테지만, 농장에서 경매를 여는 것도 아닌 이상에야 애초에 그럴 목적으로 온 것도 아닐 터.
척하면 척이라고, 진우는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이들이 무슨 목적으로 찾아온 것인지 훤히 알았다.
“이것 참. 미미르의 샘물이 문제인 건가.”
안 그래도 각종 영약이나 작물들로 시선을 끌고 있는 마당에 팍- 하고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딱 좋은 상품인 미미르의 샘물.
그걸 본 몇몇 헌터들의 눈이 자본적인 문제가 되었든, 능력치가 되었든 간에 눈이 돌아가 버린 것.
뭐, 진우가 대한민국의 SSS등급 헌터라곤 해도 일개 개인에 불과했으니 테러를 가하는 것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빌런 측에서 나설 줄은 몰랐지만 말이지.”
사실 어떻게 보면 잘 된 일이다.
백운승의 경우처럼 만들어진 이미지가 좋은 녀석들을 손봐 주려면 이것저것 정보 등의 설계를 들어가야 하는 것과는 달리, 빌런들을 좋게 보는 사람이나 헌터는 어지간하면 없다.
각성한 헌터의 힘으로 소소하게(?)는 도둑질이나 약탈을 하고 살인이나 테러를 일상처럼 저지르는.
말단의 막내 빌런들도 기본적으로 억 단위의 현상수배가 걸려 있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보일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런들의 숫자가 줄어들기는커녕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유? 그거야 무척이나 간단한 논리다.
“기, 김진우!”
“일어났냐?”
“네놈. 힌디어를 알고 있나?”
“드워프가 워낙 유능해서 말이지.”
“크흐흐, 그렇다면 이야기가 더 쉽지. 지금이라도 우리를 풀어줘라. 그렇다면 너에 대해 아무런 해코지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와아. 뻔뻔하다는 건 들었지만 이건 상상 이상이네.”
빌런들에게 법이란 상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힘으로만 귀결되는 약육강식의 법칙.
그렇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민간인 납치와 살해, 테러도 얼굴색 한번 변하지 않고 저지르는 이들.
더군다나 무단으로 주거 침입을 한 주제에 풀어주면 해코지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이라니…….
어지간한 정치인들도 혀를 내두를법한 뻔뻔함.
보통의 일반인이라면 여기서 어처구니가 없을 테지만 수많은 차원들 속에서 초월자들까지 겸해 산전수전을 다 겪어 본 진우로서는 데미지가 조금도 없다.
오히려 이번의 습격을 원인 삼아 얼마나 뜯어먹을까 하는 생각만을 하고 있을 뿐.
허나.
“마음껏 떠들어라. 하지만 우리의 소식이 여기서 끊기게 되면 너한테도 좋지는 않을 거다. 가장 먼저 네 주변인들부터 하나둘 제거당할 거다. 이 촌동네의 늙은이라든지, 아니면 네 딸내미가 되었든 말이야. 네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모두를 지킬 수는 없을걸?”
“……다시 말해 봐.”
“늙은이들은 죽이고, 네놈의 딸은…….”
쿠웅-!
예로부터 건드려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선이라는 게 명백히 존재한다.
주로 가족이라든가 가족이라든가, 가족과 같이.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선.
그것을 넘어 버리면 이미 거래라거나 갱생이라는 부분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
“읍! 으읍! 읍!”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분명 있을 거야.”
초창기의 진우였다면 살인멸구로 죽이는 방법을 택했겠지만 그것은 초짜의 방식이다.
진정한 고수라면 죽이지 않고 단물까지 쪽쪽 빨아먹은 후 쓸모를 다할 때까지 이용하는 것이 정석일 터.
그렇기에 진우는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지룡의 장난감으로 녀석들을 던져 주었다.
애초에 그냥 죽여주는 것부터가 자비로움이지 않겠는가?
어차피 대부분이 막장 인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빌런들의 입장에선 최고로 쓸모 있는 삶이 되지 않겠나.
뭐, 개중에는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써서 빌런들이 된 이들도 있기야 하겠지만 적어도 가족을 빌미로 협박하는 집단에 속한 놈이 그럴 경우일 확률은 드물 터.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구나. 쓰레기들은.”
초월자나 필멸자나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들을 청소하기 위해 진우는 곧장 티타니아부터 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