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68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67화
“적의 위력정찰대가 온다고?”
로헨의 말을 들은 베오르는 안색이 새파래지며 말했다.
“지금 우리는 자네 둘과 기사단과 경비단 참가자 다 합쳐서 열둘 정도 밖에 안 되지 않나!”
“적은 최소 50마리 이상의 고블린과 코블트에, 그 트롤들까지 세 마리나 있다고?”
“그렇다. 별것 아니지.”
“말이 되는 소릴! 게다가 우리는 지금 겨우 숏소드 정도밖에 가지고 있지 않네!”
“갑옷도 없고, 이대로 싸우는 건 무모한 짓이야! 로아노르로 돌아가서 알려야-.”
“두려운가?”
“윽!”
‘님 쫄?’
이건 시대도, 세상도 초월해 남자라면 당연히 걸려들 수밖에 없는 마법의 말이다.
“흑철 기사단과 로아노르의 경비단이 소풍 느낌으로 털레털레 온 고블린과 코볼트, 그리고 트롤 따위가 두렵단 말인가?”
“두, 두렵다니 무슨!”
“단지 지금 이 전력 차로 싸우는 건 무모하단 말이다! 무모한 싸움을 피하는 것이-.”
“길게 말하지 않는다. 도망치고 싶다면 도망쳐라. 우리는 간다.”
“그럼. 우리는 가고말고.”
우르는 벌써 전의가 고양되는 듯 씩 웃으며 날 따랐고 고블린 트리오도 당연하다는 듯 나를 따랐다.
“드디어 주군 밑에서 첫 전투를 벌일 수 있겠군요.”
“우리는 강해졌다!”
“분명 멧돼지피 부족 놈들이 왔겠지. 이번에야말로 원한을 청산할 때다!”
근 성장을 이룬 뒤 첫 전투를 할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돋는 듯 세 고블린들은 기세가 등등했다.
“너희 동족과 싸우게 되는데, 괜찮나?”
“괜찮습니다. 어차피 우리 검은송곳니 부족은 영락해서 이번 원정엔 극소수만이 참여했습니다. 혹여 부족원이 있더라도 절 보면 즉시 이쪽으로 넘어올 겁니다.”
“멧돼지피 녀석들은 같은 종족이 아니다! 저열한 녀석들이!”
“그들은 명예를 모른다!”
고블린이 명예 타령 하는 진귀한 경험이 재밌긴 하지만, 뭐 그래.
“그렇다면 이번에 활약을 기대하겠다.”
“기대해 부응하겠습니다!”
나는 보란 듯 베오르와 제이슨을 향했다.
“그래서, 어쩔 거냐?”
‘님 쫄?’을 후드려 맞은 둘은 얼굴이 시뻘게져 부들부들거렸다.
*
키에! 키에! 키에엑!
크릉! 크릉! 크르릉!
녀석들은 숲속의 오솔길을 전열을 이루어 나아갔다.
나름대로 군가 비슷한 건지 규칙적으로 괴성을 지르며, 컹컹 짖어댔다.
전형적인, 그래도 어느 정도 가죽갑옷 정도는 챙겨 입고 조잡한 무기를 든 고블린들.
그 뒤에는 성인 남성 정도 키를 한, 마치 늑대를 직립 보행 시킨 듯한 녀석들이 창을 들고 대열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저것들이 코볼트란 녀석들인가.’
늑대를 직립 보행시킨 녀석들이라지만 근육 자체는 딱히 특별할 게 없다.
‘우리 레타에 비하면 그냥 뼈다귀만 남은 녀석들이로군.’
훗 하고 비웃던 찰나.
쿠웅!
둔중한 발걸음이 대지를 울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몸으로 느껴졌다.
쿠웅! 쿠웅! 쿠웅!
“오호.”
그 발자국 소리의 주인, 코볼트의 뒤에서 다가오는 것들을 보며 나는 조용히 감탄했다.
3미터는 넘어가는, 온몸이 마치 5년쯤 탈피 못한 채 바삭바삭 마른 뱀 껍질 같은 거대한 인간형의 생물체.
트롤이었다.
팔은 상당히 길어서 무릎에 내려올 정도였고 대조적으로 다리는 짧고 허리는 구부정하다.
입을 헤 벌리고 맹한 표정이 딱 봐도 멍청해 보인다. 그리고.
“어서 빨리 걷지 못해! 카악!”
목줄에 매여서 자기의 허리춤에도 안 오는 코볼트에 질질 끌려 다니는 걸 보니 진짜 지능은 개 이하인 것 같다.
‘그래도 저 거체에서 나오는 힘은 꽤 굉장하겠지.’
그걸 기대하며 나는 내 뒤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료들을 보았다.
“작전은 심플하다. 레타와 늑대들이 기습한다. 고블린이고 코볼트고 맘에 드는대로 상대하도록. 스카, 카토, 토치.”
“예엣.”
“너희 셋은 나와 우르와 함께 저 트롤 세 마리 해치운다. 근데 한 마리는 절대 건드리지 마라.”
“뭐라고?”
우르의 말에 나는 씩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놈은 내가 상대할 테니까.”
휘-익!
나는 직후 휘파람을 힘껏 불었다.
아우우우-!
캐앵-!
그리고 레타가 그에 반응해 하울링을 했고.
카우우우!
카아아아!
그의 직속인 열 마리의 큰 성인 늑대들이 일제히 흑마련의 군세를 향해 돌격했다.
“느, 늑대다!”
“왜 갑자기 늑대가!”
“싸워!”
키에에엑!
갑작스런 습격에 혼비백산할 만한데도 역시 흑마련의 군대라고 해야 할까.
고블린들은 딱히 겁먹고 도망치는 일 없이 늑대 무리의 습격에 무기를 들어 대처했다.
“잘 붙잡고 있어라 째깐한 것들!”
그리고 고블린이 육탄 탱킹을 하는 와중 코볼트들이 창으로 찔러댄다.
나름대로 이런 분담이 생긴 건가. 하지만.
“강력한 힘에는 의미가 없는 법! 자, 베오르! 가라!”
“우오오오!”
“늑대들 따위에게 질 순 없지! 가자!”
와아아아!
직후 베오르와 제이슨이 이끄는 10명의 인간들이 숏소드와 단검 등을 들며 돌진해왔다.
“이, 인간이!”
“왜 인간이 여기에! 끼에에엑!”
푸욱! 콰악! 촤악!
그래도 역시 평생을 싸움터에 살아온 두 사람과, 우리의 하이페이스 유산소를 따라올 정도의 체력이 된 정예들이다.
순식간에 늑대들이 한번 충돌해 흐트러진 흑마련의 진형으로 파고들어 거침없이 고블린과 코볼트들을 죽여대기 시작했다.
“우웃!”
부웅! 촤악!
숏소드를 휘두르던 베오르는 순간 감탄했다.
“뭐지? 아무리 숏소드라지만 평소보다 더 빠르게 검이 휘둘러져!”
“나도 그래!”
콰악!
케켁!
제이슨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고블린의 목을 왼손으로 붙잡으며 말했다.
“상완근이 터질 것 같아! 뭐냐 이 힘은!”
“우오오오!”
“대장님! 우리들도!”
“힘이 넘쳐납니다!”
“한 방에!”
빠각!
다른 경비원은 조잡한 해골투구를 쓴 고블린의 머리를 일격에 숏소드로 내리쳐 쪼개버렸다.
“한 방에!”
콰악!
끼에엑!
견습기사들의 검은 한 방에 고블린의 가죽갑옷까지 꿰뚫어버렸다.
“우리가 이렇게 강했던가?”
“모, 모르겠어! 아무튼! 힘이 넘쳐난다!”
우오오오!
그 잠깐 사이의 단련에도 엄청나게 달라진 병사들이 격전을 벌이는 사이.
“이 멍청한 덩치야! 힘 발휘해 봐!”
쿠오오오!
“왔다!”
쿠웅!
3미터의 둔중한 거체가 지축을 울리며 전투현장에로 쇄도했다.
“크, 크다!”
“겁먹지 마라! 녀석은 덩치만 클 뿐 멍청하다!”
쿠오오오!
부웅-콰쾅!
끼에에엑!
“으, 으악!”
베오르가 그렇게 말해도, 거체가 휘두르는 통나무나 다름없는 몽둥이가 날아들자 모두가 겁을 먹고 움츠러들었다.
쿠워어어어!
부웅-.
그리고 한 트롤이 손에 든 거대한 몽둥이를 가로 휘둘렀다.
퍼버버벅!
끼에에엑!
“이 멍청한 트롤 새끼-갸아아악!”
“으아악!”
다행히 경비대나 견습기사들이 즉시 몸을 날려 엎드려서 피했고 녀석의 거대한 몽둥이는 애꿎은 코볼트와 고블린들만 날렸다.
쿠오오오!
하지만 직후 트롤이 엎드렸던 사람들을 향해 몽둥이를 내려치려 들었다.
부우웅!
“크윽!”
피하기엔 이미 늦어버린 사람들이 눈을 질끈 감은 찰나.
“라잇 웨이잇!”
뻐어억!
“어?”
굳건한 산맥과도 같은 녹색의 기둥이 그 몽둥이를 버텨냈다.
“흥, 좀 세긴 하지만 별것 아니로군!”
내려친 트롤의 몽둥이를 손으로 붙잡은 로헨이 가당찮다는 듯 소리쳤다.
“그래서 세다는 거야 안세 다는 거야?”
“자세한 건 근육으로 넘어가는 거다! 우오오 롸잇!”
쿠오오?
나는 트롤 놈의 몽둥이를 홱 당겼다. 놈의 팔이 순간 당겨져서 나에게로 기우뚱 넘어가기 시작했다.
“웨이잇!”
꾸워어어!
녀석의 팔을 붙잡고, 어깨에 걸어!
“롸잇웨잇 메치기! 베이베-!”
콰아앙!
꾸워어억!
트롤을 엎어치기 한판! 트롤은 등부터 땅바닥에 떨어져 허우적거렸다.
“겨우 이 정도로 뻗지 마라! 날 실망시키지 마라!”
꾸어어어!
내 말에 답하듯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좋아! 덤벼라! 너의 힘을 보여줘라!”
나는 양팔을 펼치며 강자의 포우-즈를 펼쳐보였다.
꾸우어어!
그것이 종족과 언어와 지성까지 초월한 소통을 이루어냈는지 트롤 녀석도 두 팔을 벌리며 내게 달려들었다.
“우오오오!”
콰앙!
녀석의 두 손과 내 두 손이 서로를 맞잡았다.
뿌드드득!
콰드드득!
나와 트롤의 손이 서로의 손을 우겨잡고, 두 팔이 밀어내고, 두 다리는 땅을 버텨낸다.
키와 무게는 트롤 쪽이 나보다 압도적으로 강하다. 체급만 따지고 보면 내가 트롤과 정면 힘 싸움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뿌드득!
쿠워억?
뿌드드득!
나를 짓누르고 있는 트롤의 손을 악력으로 움켜쥐고, 양팔에 힘을 주었다.
[스킬 : 근육 조작 발동!] [상완근 수축 최대] [척추 기립근, 광배근, 후면 상각근, 승모근 수축 최대]뿌드드드득!
온몸의 근육이 최대로 수축되면서 근섬유의 비명소리가 내 귀에도 선명히 울려 퍼질 정도로 들려온다.
크, 크르륵!
하지만 근육이 내는 힘이 트롤을 밀어내고 있다.
꽈드득.
끄워어어!
트롤의 손이 내 악력에 꺾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롸잇!”
콰악!
나의 발이 앞으로 한 발 내딛고, 놈을 뒤로 밀어낸다.
“웨이잇!”
콰악! 콰악!
놈은 견디지 못하고 내 힘에 밀려나기 시작한다.
“베이베-!”
기합과 함께 나의 두 팔이 놈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꾸어어어-!
콰아앙!
그대로 지면으로 내리찍었다.
크어어어…….
녀석은 엄청난 충격에 어버버거리며 쉰소리만 냈다.
“이야아앗!”
뻐억!
크어억!
빠악! 뻐억 콰앙!
곧장 그 위에 올라가서 파운딩, 파운딩, 그리고 또 파운딩!
녀석의 머리를 붙잡고 들고, 대지를 모루로 삼아서 내리치고 또 내려쳤다.
‘겨우 이 정도 힘으로 꺾여버릴 상대라면, 굳이 쇳덩이를 쓸 필요도 없다!’
“롸잇! 웨잇! 롸잇! 웨잇!”
빠악! 뻐억! 콰앙!
꾸이이익…….
그렇게 녀석이 더 이상 아무 소리를 하지 못하고 눈을 까뒤집을 때까지 머리를 내려쳤다.
“흠.”
눈을 까뒤집은 녀석의 머리를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생각보다 그렇게 대단하진 않았군.”
그러며 트롤을 내려놓고 다른 두 마리를 동료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았다.
“키에에엑!”
콰아아악!
먼저 고블린 트리오는 둘이 트롤의 양팔을 쇠사슬로 붙잡아 당겼다.
“크오오오!”
“똑바로 잡고 있어라!”
촤악!
크오오오!
그리고 스카가 빠르게 뒤쪽으로 단검을 가지고 와서 트롤의 오금을 베어 무릎을 꿇렸다.
“하앗!”
타닷!
그러더니 트롤의 등을 타고 올라 목덜미까지 오르더니.
콰악!
꾸어어억!
단검을 일격에 트롤의 뒷목에 박아 넣고 경추를 끊어 버렸다.
끄워억…….
트롤은 그 일격에 절명하고 앞으로 무너져 쓰러졌다.
“오오…….”
“예전이었다면, 트롤의 피부도 제대로 뚫지 못했을거다…….”
스카는 자신이 한 것에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펌핑되어 불끈 근육이 솟아오른 팔을 보았다.
“우, 우리도 트롤을 붙잡아 두기는커녕 휘둘렸을 거다…….”
“우린……강해졌다!”
‘그럼. 모든 것은 근력에서 나오는 법이지!’
내가 근육과 함께 강해진 세 고블린을 흐뭇한 눈으로 보고 있는 사이.
“쿠오오오!”
부웅-뻐억!
쿠워억!
우르는 주변에 쓰러진 나무덩치를 들고 휘둘러서 트롤을 마구 두들겨 패고 있었다.
“크워어! 라잇 웨이잇!”
뻐억! 뻑! 콰앙!
끄워어어!
잘 하는군 우르. 역시 가장 균형 잡힌 근육을 가진 녀석.
하지만, 그 트롤을 굳이 저런 나무토막까지 동원해서 후드려 까야 하다니, 번거로운 일이로군.
게다가, 저러면 위험한 부분이 있는데.
크워어어!
콰악!
“큭!”
거 봐라, 트롤이 발악하면서 오히려 나무를 붙잡고 들지.
크워어어-!
뻐억!
“크헉!”
우르는 트롤에게 나무를 뺏겨서 자기가 한 대 얻어맞았다.
뭐 저대로 놔둬도 우르가 질 일은 없겠지만…….
“그러다 근손실 온다!”
회원님의 근손실은 트레이너로서 참을 수가 없지!
“롸잇 웨이잇!”
빠가악!
쿠워억?!
“로헨?”
나는 우르를 향해 날아드는 나무를 후드려 패서 박살 냈다.
갑자기 들고 있는 통나무가 박살나자 트롤은 당황하며 주춤거렸다.
“우라앗!”
자, 이번엔 타격근을 시험해 볼 차례다!
주먹의 타격을 책임지는 근육인 광배근을 전력으로 발동!
[대둔근, 대퇴사두근, 장딴지근 최대 수축!]대지를 딛는 하체의 근력을 전력으로 발휘해 모든 힘의 낭비를 없앤다.
그 결과 발생하는, 최대한의 타격!
“헤비 웨잇! 어퍼!”
퍼버버벅!
나의 전력 근력 주먹이 트롤의 명치에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