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57)
157. 뭔가 터질 것 같은데.
다음 날 아침에서야 마석 광산에 도착했다.
광산 입구 근처에 내려서 암 드로운을 인형의 집에서 꺼내 함께 이동했다.
“영주님이 오셨다!”
“타일러 영주님!”
광산 입구에 있던 에테나와 기사들이 달려왔다.
“다들 괜찮아?”
먼저 기사들의 안부를 물었다.
마키아스 단장이 대답했다.
“후버 경과 브라운 경이 다쳤습니다. 지금 비공정의 치료실에서 치료 중입니다.”
“많이 다쳤나?”
“목숨에 지장이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도 두세 달은 치료를 받고 푹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영웅 기사인 후버와 브라운은 나와 함께 여왕개미를 공격했기에 오리지널 기간트가 파괴됐다.
그들이 죽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그건 여왕개미가 부서진 기간트를 다시 공격하지 않아서였다.
그랬기에 튼튼한 오리지널 기간트에 탄 기사가 다치긴 했어도 즉사하진 않았다.
옆에 있던 라이너가 물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 있다가 오신 겁니까?”
기사들은 내가 여왕개미 뒷다리에 몰래 붙어서 따라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여왕 괴수는 잡으셨나요?”
그때 에테나가 내게 물었다.
“응? 어떻게 알았어? 내가 여왕을 잡으러 간 것을?”
“안 봐도 알죠. 영주님이 놈을 놓칠 리가 없으시죠. 그리고 이렇게 무사히 돌아오실 줄도 알았습니다.”
에테나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크리스티나가 에테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에이! 영주님이 다치면 어떻게 하나며 밤새 울었으면서!”
“누, 누가 울었다고 그래요?”
에테나의 얼굴이 빨개졌다.
“알리사님께 알려야지!”
에테나가 후다닥 커다란 천막을 향해 달려갔다.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이 귀엽단 말이야······.
난 마키아스 단장을 다시 쳐다봤다.
“다른 피해 상황은?”
“오리지널 기간트 5기, 룩급 기간트 8기, 비숍급 기간트 11기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습니다.”
“피해가 제법 크군. 크루세이더 기사단은?”
“그쪽은 오리지널 기간트 4기, 룩급 기간트 5기, 비숍급 기간트 8기, 나이트급 기간트 3기가 크게 파손됐습니다.”
“모두 수리하는데, 제법 걸리겠군.”
“그리고 아리칸 기사가 7명 전사했습니다.”
“휴우!”
마르틴 국왕이 가슴이 아플 것 같았다.
나도 그들과 함께 전장에서 싸운 인연이 있었다. 그런 내가 이 정도로 가슴이 아픈데, 마르틴은 수족 같은 기사를 7명이나 잃었으니, 상심이 클 것이다.
“마르틴 국왕은?”
마지막에 벽에 처박힌 우가스를 봤기에 걱정돼서 물었다.
“기간트가 그렇게 심하게 파손됐는데, 멍이 좀 생긴 것 말고는 멀쩡하답니다.”
“허! 워낙 강골이시라 그렇군.”
그때 라이진 수왕과 수인 지휘관들이 다가왔다.
“타일러 경, 마석 광산을 되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수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인사를 받자고 한 일은 아니지만, 기분은 좋았다.
“수인들의 피해는 얼마나 됩니까?”
“저희의 피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이계 거신들이 타는 갑옷이 많이 부서지고, 전사하신 분들이 계셔서······.”
라이진 수왕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얼굴은 무서운 사자지만 표정은 왠지 순수해 보였다.
“약속은 지키시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이곳 마석 광산 개발권은 앞으로 발레리온 영지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 물자도 날라야 하고 병장기도 만들어야 하니, 테오아칸에 저희 연락 사무실과 공방을 하나 만들겠습니다.”
“무기와 도구를 공급해 주신다는 게, 여기서 직접 만들어주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기술자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난 이번에 아리칸 동맹국 말고도 드워프들도 100명이나 데리고 왔다.
드워프 공방을 이곳 테오아칸에 만들기 위해서였다.
기간트 생산 공장은 아니고, 기간트 수리나 수인들의 무기를 만들 용도였다.
그리고 이곳 마석 광산에 드워프 광부를 배치할 생각이었다. 일꾼은 라이진 수왕이 수인들을 대거 붙여 주겠다고 했으니, 부족할 리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도시 내에 적당한 위치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처음엔 여왕개미만 잡고, 마석만 챙겨서 갈까도 고민했지만, 역시 이곳을 괴수들에게 지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을 요새화하는 일도 병행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 수인들이 뭘 나르는 겁니까?”
“우리가 잡은 개미 괴수들의 외골격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시길래, 저희가 운반하려고 한곳에 모으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번에 비공정에 함께 타고 온 드워프 대장장이 조모그를 찾았다.
“조모그여! 저 개미 괴수의 부산물을 쓸 수 있나?”
“그렇다! 타일러여! 저 부산물은 거대 비공정을 만들 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에테나에게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에테나가 수인들에게 말을 전했고.”
“아! 그렇군.”
에테나는 이곳에 머문 기간도 짧은데, 벌써 수인들의 언어를 제법 능숙하게 하고 있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엘프들의 언어 능력은 상당했기에 드워프, 오크, 인간들의 동시통역사로도 많이 쓰고 있었다.
“조모그여! 작은 개미 부산물은 내가 챙길 테니, 따로 모으고, 큰 개미 부산물은 이곳에서 수인들의 무기와 갑옷으로 제작해 주게.”
“타일러여! 그렇게 하겠다!”
우린 이곳을 정리하고, 테오아칸으로 넘어갔다.
***
돌아가는 비공정엔 마르틴 국왕도 함께였다.
난 먼저 기사들의 죽음을 위로했다.
“그런데 정말 그 거대 여왕개미를 죽였소?”
“그렇습니다.”
“허! 정말 대단하오! 타일러 경은 내가 모르는 힘이 아직도 많군.”
마르틴은 놀라움에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살짝 미소지었다.
마르틴이 물었다.
“이제 우리 계약은 성사된 것이오?”
“물론입니다. 록체스터 대영지의 기간트 생산 공방은 이제 아리칸 왕국의 것입니다.”
“하아! 지난 300년의 과업이 이제야 이루어지겠군.”
마르틴 국왕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 단단하던 사내도 감정이 복받칠 때가 있나 보다.
“내 기간트는 언제쯤 고칠 수 있겠소?”
“우가스는 파손이 커서 시간이 제법 걸릴 겁니다.”
“다른 오리지널 기간트까지 수리하려면 몇 달은 걸리겠군.”
“그래서 드리는 말인데요. 이곳에 좀 머물면 어떠시겠습니까?”
“······?”
“어차피 부서진 기간트를 우리 영지의 공방에 보내려면 시간이 꽤 필요하지 않습니까. 전 이곳에 기간트 수리 공방을 만들 생각입니다. 마석 배터리와 부산물도 제법 챙겨왔으니, 이곳에 계시면 한 달이면 수리가 들어갈 겁니다.”
마르틴 국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간트 공방을 만들 정도면, 이곳을 계속 지킬 생각이시오?”
“네.”
“내가 듣기론 엘프 차원과 드워프, 오크들의 차원도 모두 이곳 차원에 나타난 괴수들에게 멸망했다고 들었소. 그런 녀석들을 막을 수 있겠소?”
“제가 막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가는 테오아칸 왕국만 해도 수인이 수십만 명입니다. 전 그 수인들이 괴수를 막을 수 있게 도와줄 생각입니다. 물론 광산에서 마석을 얻는 이득은 계속 챙길 거고요.”
마르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하께서 쓰실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한 기를 빌려드리겠습니다.”
“응? 이거 나더러 이곳을 지켜달라는 거 같은데?”
“하하! 맞습니다. 잠시면 됩니다. 지금 당장 괴수들의 큰 공격은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요. 크루세이더 기사단이 테오아칸을 지켜 주시면, 그 사이에 제가 안심하고 일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말이오?”
“가디언 제국 일입니다.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그들은 이미 이곳에서 수인들과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속셈이 뭔지 계획이 뭔지 한번 알아볼 생각입니다.”
“아! 하긴 가디언 제국은 늘 뒤로 수작을 부리는 놈들이지.”
“그리고 제가 탈로스 왕국과 두 제국의 동향을 지속해서 파악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알겠소. 기간트가 모두 수리될 때까지만 이곳에 주둔하지.”
“감사합니다.”
***
[오탈리마 왕국]하늘에 서 본 오탈리마는 대부분 늪지대였다.
그 때문에 테오아칸처럼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막을 거대 성벽을 지을 필요는 없었다.
대신 이동을 편하게 하기 위해 사방에 커다란 나무로 길을 냈다.
‘응? 비공정?’
내 뛰어난 시력에 비공정이 들어왔다.
3척의 비공정이 오탈리마 도시 상공에 떠 있었다.
‘벌써, 대수림 안에도 비공정을 만들었군.’
그건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이었다.
그들은 나처럼 인형의 집을 이용해 비공정을 장벽 밖으로 옮길 수 없었기에 장벽 너머 대수림에서 비공정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벌써 이곳 차원까지 보낼 정도면 이미 상당한 숫자를 만들었을 것이다.
‘역시 빨라.’
늘 나보다 한발 앞서는 안드레아스의 다음 속셈이 궁금했다.
그랬기에 그들과 거래한다던 오탈리마 왕국에 왔다.
난 괴조인형을 늪 사이에 착륙시켰고, 걸어서 오탈리마로 향했다.
오탈리마는 거대한 나무 목책이 도시를 두르고 있었고, 출입구는 여러 곳이었다.
기간트를 타고 들어가려고 했다가 그냥 걸어갔다.
이미 몇 달 전부터 가디언 제국과 거래하고 있으니, 인간이 어색하진 않겠지.
예상대로 날 본 입구의 도마뱀 수인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생각보다 규모가 커 놀랐다.
주변은 온통 늪지대였지만, 이 안은 마른 땅이었다.
악어와 도마뱀, 하마 얼굴을 한 수인들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등껍질을 달고 다니는 거북이 수인도 보였다.
그리고 머리 위에 3척의 비공정에서 뭔가 검은 그림자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허! 수인들을 오크 해병대처럼 이용하려는 건가?’
악어와 도마뱀 수인들이 배와 배 사이를 밧줄을 타고 뛰어넘고 있었다.
가디언 제국은 이미 3미터 크기의 비공정 전용 기간트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왜 수인들까지 이용하려는 거지?
아! 하긴 한계가 있겠지.
소형 기간트는 만들 수 있겠지만, 그 안에 탈 기사는 마구 찍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크 해병대는 훈련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었다. 그러니 오크 해병대에 대항하기 위해 숫자가 많은 수인들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역시, 안드레아스는 만만한 인물이 아니야.’
게다가 수인들을 훈련하고 있는 것이 다크 엘프였다.
가디언 제국을 돕는 다크 엘프들.
마지막 하이엘프인 시노우엘도 그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아베르크 제국이 가디언 제국을 상대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비공정도 부족했고, 기간트도 부족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시간은 오히려 가디언 제국의 편이었다.
그들에게 시간을 더 주면 가디언 제국은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몰랐다.
차라리 빨리 싸우는 게 낫겠어.
그럼 세 황자가 힘을 합쳐 대항하지 않을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놈들이 아니지.’
게다가 황태자에겐 갚을 빚이 있었다.
난 그래도 암 드로운이 탈 25미터의 거대 기간트가 완성되고, 초거대 비공정이 완성된다면, 황제나 어떤 왕국도 무시하지 못할 힘을 갖게 된다.
거기에 여왕개미의 군단이 더해지면, 세계 정복이 가능할지도······.
물론 난 그냥 내 영지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응? 마장기!’
도시 가운데 마장기가 보이자, 건물 뒤에 몸을 숨겼다.
그곳엔 11기의 마장기가 세워져 있었고, 그 옆엔 도시에서 가장 큰 4층짜리 왕궁 건물이 있었다.
왕궁 앞 광장엔 햇빛을 가리기 위한 그늘막 천막이 여러 개 처져 있었고, 한쪽엔 가디언 제국의 기사들이 더위를 피해 쉬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천막 안엔 한 인간과 악어 수인들이 대화하고 있었다.
‘저자가 오탈리마의 수왕인 크로카일이군.’
다른 악어 수인보다 1미터나 크고 덩치가 압도적으로 좋았기에 단번에 수왕을 알아봤다.
그리고 그 앞에 앉아 있는 사람도 누군지 알아봤다.
패로운 준장이 여기에 있었군.
그는 루이스 황자의 최측근이었다.
가디언 제국과 오탈리마 왕국은 마석뿐만 아니라 병력까지 협력하는 수준이었다.
‘뭐라고 하는지 들어볼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거리가 제법 있었고, 주변이 시끄러워 잘 들리지 않았다.
그때 그늘막 뒤쪽에 해치가 열려있는 마장기 한 기가 보였다.
저기가 좋겠다.
난 최대한 자연스럽게 광장을 돌아가서 열려있는 룩급 마장기에 몰래 올라탔다.
퀴퀴한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비가 형편없군.’
하긴 누가 여길 찾아오겠나?
비공정이 아니면 그 험한 늪지대를 건너야 했으니까.
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코린트 왕국이 너무 조용해 불안합니다. 대다수 수인은 거신들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그들이 내려올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크로카일 수왕이 말했다.
그러자 통역을 맡은 다크 엘프가 패로운 준장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수왕이시여! 원래 거신들은 수인들 일에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지키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건 그렇지만, 마석과 부산물을 보내지 않은 지 벌써 4개월이 지났습니다.”
“다른 왕국에서 보내고 있을 테니, 괜찮을 겁니다.”
크로카일은 계속 불안하다는 말을 엘프에게 하고 있었고, 패로운은 계속 괜찮다는 대답을 하고 있었다.
‘응?’
갑자기 광장 한쪽이 소란스러웠다.
그리고 주변의 수인들이 좌우로 갈라지며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쿵! 쿵! 쿵!
갑옷을 입은 거신!
태양을 상징하는 깃발을 든 기수를 앞세우고, 코린트 왕국의 거신 기사들이 왕궁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거신 기사들 뒤쪽에 거신 병사들의 보호를 받는 길고 흰 로브를 입은 거신 마법사 둘이 보였다.
‘이거 뭔가 크게 터질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