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65)
165. 타일러 사령관.
[1군단 서부군 통합 사령부]커다란 천막 안.
아리칸의 지휘관들이 한쪽에 서 있었고, 아베르크 제국의 영관급 지휘관들이 모두 천막에 모였다.
“차렷! 신임 사령관께서 들어오십니다.”
척척척척!
지휘관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난 마르틴 국왕과 안으로 들어갔다.
지휘관들이 날 보는 눈빛이 다르다.
내가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에서 내렸기 때문이었다.
“다들 편히 쉬게.”
내가 탄 퀸급 오리지널 기간트는 불의 탑에서 찾은 이데아 제국의 위대한 열두 기사인 불의 기사 카디스 렌블럼 후작의 갑옷을 기간트로 만든 것이었다.
솔직히 내가 이 기체에 타고 전투를 벌이기는 무리였다.
싱크로율이야 어떤 기간트를 타도 문제없었지만, 퀸급은 아직 마나량이 부족했다. 그리고 걷거나 달리는 정도는 문제없었다.
그리고 지금처럼 선전 효과론 그만이었다.
“내가 황제 폐하께서 임명한 통합군의 사령관이다. 여기서 통합군은 서부군과 1군단, 발레리온 영지군과 아리칸 왕국군까지 포함이다.”
기사들은 내 말에 숨죽이고 있었다.
“다들 알다시피 우리가 싸울 삼황자 연합군은 빌란트 대영지에 집결했다. 저들의 전력은 우리보다 앞선다. 비공정 숫자도 많고, 기간트 숫자도 많다. 하지만 그래봤자 반란군이다. 살루스 왕국에서 오고 윈데르 왕국에서 오고, 2군단과 각 영지군에서 모였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긁어모은 병력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역전의 용사들입니다!”
펠릭스 기사단장이 손을 들고 말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모두 인연이 있다. 다들 아리칸 왕국을 도와 탈로스 글론 연합군을 물리친 적이 있지. 특히 1군단은 나와 함께 베르카도 방어전에서 우리 2배의 적을 맞아 대승을 거뒀다.”
1군단의 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내가 적 비공정을 추락시켜 탈로스 타이탄 100기를 깔아뭉갠 것을 봤으니, 모를 수가 없겠지.
“그렇다! 우리는 이미 함께 힘을 모아 강대한 적을 맞이해 싸운 적이 있다. 그리고 승리했지. 이미 우린 하나의 군대고, 저들은 여기저기서 모인 오합지졸이다. 그러니 저들은 우리의 상대가 아니다!”
그때 마르틴 국왕이 손을 들고 나섰다.
“여기 타일러 사령관의 말이 맞소. 그때 여기 있는 제국의 기사들이 우리와 힘을 합쳐 싸웠기에 침략자들을 물릴 칠 수 있었소. 그랬기에 나와 아리칸의 기사들은 아베르크 제국이 아니라, 여기 있는 1군단과 서부군을 돕기 위해 날아온 것이오. 이번에도 함께 힘을 모아 저 간악한 무리를 격퇴해 봅시다.”
“그래 우리가 이길 수 있어!”
“그때는 지금보다 적들의 타이탄 숫자가 더 많았잖아!”
다행인 것은 여기 있는 기사들은 한때 같은 전선에서 싸웠던 전우들이다. 그때 내 기사들도 이들을 도왔기에 섞이는 데 무리가 없었다.
“다들 싸울 마음이 들어서 다행이군. 그리고 아리칸 전선에서 활약한 오크 해병대의 일화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적 비공정을 공중에서 나포했지. 내가 이번에 우리 영지의 오크 해병대 600명을 이끌고 왔다. 그러니 공중은 걱정하지 마라! 그대들이 할 일은 당황한 적들을 몰아치는 것뿐이다.”
지휘관들이 주먹을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크들의 무시무시한 활약을 일찍 보여준 것이 이럴 때 도움이 됐다.
“지금부터 새롭게 군을 개편한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펠릭스가 앞으로 나와서 새로운 통합군의 지휘체계를 설명했다.
설명을 끝낸 펠릭스가 호명했다.
“레오벤 대령 앞으로!”
레오벤 대령이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왔다.
“타일러 빈스 통합군 사령관의 권한으로 통합군의 준장으로 임명한다.”
펠릭스가 말하고, 내가 앞으로 나섰다.
난 레오벤 대령의 견장을 떼고, 황금빛 별을 달아주었다.
“진급을 축하하네. 레오벤 준장.”
“충!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싸워주게.”
레오벤 대령을 옆에 세웠다.
펠릭스가 팔코네 대령을 호명했다.
팔코네 대령도 준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천막 안에선 대대적인 진급 인사가 단행됐다.
대령을 준장으로, 중령을 대령으로, 소령을 중령으로.
그리고 오리지널 기간트에 탄 기사들을 일선 지휘관 자리에 앉혔다. 순전히 실력 위주의 자리 배치였다.
난 전투 전에 병력을 하나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적과 싸울 때 한 몸이 된다.
사기도 올려야 하고.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진급이었다.
그래서 위관급 장교들도 모두 한 계급씩 진급시켰다.
어차피 내가 급료를 주는 것도 아닌데, 크게 선심을 섰다.
그렇게 차근차근 통합군을 하나로 만들기 시작했다.
***
[발란트 대영지]남부 제일의 곡창지대인 발란트 대영지.
기간트 생산은 하지 않지만, 기름진 땅에서 자라난 곡식들로 인해 옛날부터 부유한 영지였다.
지금 발란트 대영지에 수십 척의 크고 작은 비공정이 하늘을 뒤덮었다.
고오오오오!
거대 비공정 헬가우스 호가 영주성 위에 정지하자, 그 그림자로 인해 아래는 어둠에 잠길 정도였다.
잠시 후.
작은 비공정에 탄 호엘 삼황자와 지휘관들이 헬가우스 호로 이동했다.
“허! 실제로 타보니 더 엄청나군.”
헬가우스 호에 처음 승선한 호엘 황자와 지휘관들은 다른 비공정보다 10배는 커 보이는 초거대 비공정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어떠십니까. 이 헬가우스 호를 직접 본 느낌이?”
라디프 바이마르 공작이 갑옷을 입고 나타났다.
호엘 황자는 장인을 바라보았다.
“아주 훌륭합니다. 이런 거대한 것이 하늘에 떠 있다니, 신기합니다.”
“처음엔 멀미가 조금 나겠지만, 계속 타다 보면, 육지처럼 아주 편안해지실 겁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오셨습니까?”
“약속 시각에 늦은 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베른 대륙을 완전히 손에 넣는다고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이제 저항 세력까지 뿌리 뽑았으니, 그곳은 이제 제 왕국이 될 것입니다.”
호엘 삼황자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거긴 제국의 식민지일 텐데요.”
“험! 욕심이 너무 과하십니다. 이번 전쟁에 승리하기만 하면, 아베르크가 아니라 대륙의 황제가 되실 분께서.”
“하지만 가디언 제국이 있지 않습니까. 그자들은 비공정도 많고, 마장기도 우리보다 훨씬 많습니다.”
라디프 공작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자들은 아베르크 제국군과 총력전을 벌이고 나면, 힘이 많이 빠져있을 겁니다. 그때 이 헬가우스 호를 타고 저들을 공격하면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을 겁니다. 자! 보십시오. 이 거대한 비공정의 위용을!”
라디프 공작이 선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투태세를 갖춰라!”
“전투태세!”
땡떙땡땡! 사방에서 비상종이 울리고, 헬가우스의 선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여기저기 천막을 걷자, 이십여 개의 공성용 거대 발리스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거대한 갑판 난간에 500명의 궁수가 촘촘히 배치됐다.
마지막으로 가운데 갑판 통로가 열리며, 수백 명의 전투병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저들은 제 신무기인 강습병들입니다.”
그들은 2미터 크기의 강습 갑옷을 입고 있었다.
“저 강습 갑옷은 모두 괴수 부산물로 만들었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비행석을 장착했습니다. 이 강습병들이 적들의 비공정에 올라타는 순간 전투는 끝난 거나 다름없습니다.”
호엘 삼황자가 눈을 똥그랗게 떴다.
“언제 이걸 다 준비하셨습니까?”
“하하! 베른 대륙에서 식민지만 점령한 것이 아닙니다. 가디언 제국이 비공정을 늘린다는 소문을 듣고,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늘을 지배하면 저들은 우리를 공격할 수단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헬가우스 호엔 50기의 기간트가 있습니다. 언제든 적의 수도나 대도시를 타격할 수 있습니다.”
그때 2군단장인 스텐드 중장이 손을 들었다.
“저기,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이미 아베르크 제국군엔 오크 강습병이 있습니다. 일전에 아리칸 왕국 전선에서 적 비공정을 나포해 크게 활약했다는 보고도 있고요.”
호엘 삼황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들었습니다. 숫자는 적지만 오크 강습병 열이 적 비공정에 올라타면 그 열 배의 병사들도 상대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라디프 공작이 살짝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가디언 제국도 아니고, 아베르크 제국에 저와 같은 생각을 한 자가 있다는 말입니까? 그자가 누굽니까?”
“타일러 후작입니다.”
라디프는 인상을 찡그렸다.
타일러가 일전에 자신의 하이 엘프를 빼돌린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라디프는 다른 대륙에 있었기에 아무래도 아베르크 제국 내의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우린 숫자가 많으니까요. 이 헬가우스 호만 해도 강습병이 300명입니다. 그리고 우리 중형 비공정에도 30명씩 타 있으니, 숫자로 압도하면 그만입니다.”
그때 스텐드 중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맞습니다. 아리칸 전선에서 활약한 오크 강습병이 100명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숫자는 우리가 훨씬 많습니다.”
“그보다 저들의 기간트 숫자는 얼마나 됩니까?”
호엘 황자가 미간을 좁혔다.
“이틀 전에 아리칸 왕국군의 기간트가 합류해 650기로 늘었다고 합니다.”
“650기라 예상보다 저항이 심하겠군요.”
“그래도 라디프 공작께서 기간트를 많이 이끌고 와 주신 덕분에 병력은 우리가 압도할 겁니다.”
라디프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하늘과 지상이 잘 연계돼야 큰 피해 없이 적들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수도와 황궁이 아닙니다. 수도를 장악한 다음엔 아베르크 제국군을 물리친 가디언 제국을 상대해야 합니다.”
호엘 삼황자와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제 진군하는 겁니까?”
“가디언 제국과 약속한 시각이 사흘 후입니다. 그러니 그 전에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로군요.”
호엘 삼황자와 라디프 공작은 큰 꿈을 꾸고 있었다.
***
전쟁의 시작은 가디언 제국의 병사들이 먼저 국경을 넘으면서 시작됐다.
기간트 같은 거대 병기와 비교하면 한없이 약한 병사들이었지만, 그들은 척후병들이었다.
기간트가 어디에 있는지, 적 비공정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었다.
그리고 제국의 병사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이이잉! 쿵! 쿵!
드디어 선발대 마장기가 국경을 넘었다.
지상군이 먼저 대대적으로 움직였고, 하늘에선 비공정이 천천히 밀려오고 있었다.
“허! 비공정이 너무 많군.”
지휘 비공정에 탄 윌리엄이 인상을 찡그렸다.
‘안드레아스는 다른 사람보다 시간을 배로 가지고 있는 건가?’
그런 의심이 들 정도였다.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은 수십 척이 아니라 수백 척이었다.
게다가 기간트 수송용이 아니라 오로지 공중 공격과 백병전을 염두에 둔 작고 빠른 전투용 비공정이 너무 많았다.
아마도 오크 해병대를 대항하기 위해 만든 것 같았다.
섣불리 달려들다간 수송용 비공정이 털릴 수도 있었기에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타일러 후작이 빨리 와야 할 텐데······.’
***
[그르노블 대평원]발란트 대영지 북쪽에 있는 곳.
삼황자와 연합군이 북으로 진군하고 다음 날 통합군과 마주쳤다.
“어이가 없군. 저 병력으로 정면 대결이라고?”
라디프 공작은 자신들을 막아선 기간트 400기가 우습게 보였다. 지금 지상엔 연합군의 기간트가 700기나 있었다.
자신의 비공정에 50기의 기간트가 있었고, 좌우에 수송용 비공정에 추가로 350기나 되는 병력이 있었다.
모두 합쳐 1,100기나 되는 대군이었다.
‘그럼 나머지 250기는 어디에 있을까?’
그때 상대 비공정 25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꼭 눈앞에 비공정에 기간트가 가득 타고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눈속임인가?’
라디프 공작은 수도에서 출발한 비공정이 50기라고 알고 있었다.
그럼 저건 그냥 눈속임일 가능성이 컸다.
나머지 비공정 25기에 기간트가 있을 것이고, 자신들의 후미를 칠 수도 있었다.
‘어설픈 작전이군.’
상대가 어떤 작전을 펼쳐도 자신은 자신 있었다.
이 헬가우스 호가 있는 이상 하늘에선 무적이었다.
“10척의 비공정이 앞으로 다가옵니다!”
장교의 말에 라디프 공작은 망원경으로 확인했다.
“겨우 10척이라니······.”
라디프 공작은 고개를 흔들더니, 명령했다.
“전투용 비공정 30척을 보내라! 우리 강습병의 위력을 보여줘라!”
“네!”
기함의 신호를 받은 전투용 비공정 30척이 앞으로 나아갔다.
이 전투용 비공정엔 강습병과 궁수들이 타고 있었다.
라디프 공작이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상대 비공정이 방향을 틀더니, 배의 옆구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뭘 하는 거지? 들이박으라고 대주는 건가?”
그때였다!
비공정 선체에 8개의 작은 구멍이 생겼다.
그리고 구멍 밖으로 뭔가 시커먼 것이 불쑥 튀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