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70)
170. 분명 뭔가 더 있는데······.
[통합 사령부 지휘 천막]“젠장! 대체 무슨 일이야? 전선에 있는 사람을 부르고?”
“난들 아나! 급한 호출이니까 우릴 불렀겠지.”
다 들린다. 이놈들아!
상관들 들리라고 천막 앞에서 떠든 거겠지만.
지휘 천막 안으로 두 사람이 들어왔다.
“엔플드 준장, 슬라비 준장, 자리에 앉게.”
“네!”
그들은 3군단과 4군단의 야전 지휘관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상관인 발리혼 중장과 말리가 중장은 이미 지휘 천막에 앉아 있었다.
난 천막 안쪽 사령관 침실에 있다가 윌리엄 사령관과 밖으로 나갔다.
“타, 타일러 사령관님?”
“어떻게 여기 계신 거지?”
날 바라본 지휘관들의 눈동자가 배로 커졌다.
비공정을 모두 숨겼기에 아직 전선에서 온 지휘관들은 내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윌리엄이 말했다.
“주목! 모두 타일러 사령관이 반란군을 격퇴한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우리를 도와 가디언 제국을 상대하기 위해 비공정 60척과 기간트 500기를 이끌고 왔다.”
“오오!”
“이제 우리도 반격할 수 있겠어!”
지휘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했다.
계속된 패전 소식과 후퇴의 연속 속에서 유일한 승전 소식이었으니 기쁠 수밖에.
게다가 병력까지 왕창 이끌고 왔으니 반격의 기회가 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윌리엄 총사령관이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 올 사람은 다 왔나?”
“아직 시안 부사령관께서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냥 시작하지. 렌스크에서 오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
“네!”
얼마 전 작전 참모로 진급한 커널 소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현재 전선 상황을 설명하겠습니다.”
내가 손을 들었다.
“말씀하십시오. 타일러 사령관님.”
“다들 전선 지휘관들인데, 전선 상황은 누구보다 더 알고 있지 않겠소. 시간이 없으니, 그건 그냥 넘어갑시다.”
“네?”
커널 소장이 윌리엄 총사령관을 슬쩍 쳐다봤다.
윌리엄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음 장을 넘겼다.
전선 사정이야 조금 전에 윌리엄에게 지겹도록 들었는데, 또 들을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이미 모든 전선에서 죽을 쑤고 있는데, 또 들어봐야 괜히 지휘관들에게 패배감만 더해줄 뿐이었다.
커널 소장이 지도를 가리켰다.
“지금 저들은 잠시 진군을 멈춘 상태로 여기 렌스크와 북부 도시 컨야드, 동남부에 크웰강 뒤쪽에 주둔해 있습니다.”
밤이 되자, 가디언 제국군의 진군도 멈췄다.
그들도 잠을 자야 내일 다시 진군할 테니까.
하지만 아군은 방책을 만들어야 하고, 전선 위치를 짜고, 밤새 적들의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게 공격군과 방어군의 차이였다.
“저들의 공군 비공정은 어디에 있지?”
“오늘 렌스크 상공에서 30척의 중형 수송기와 20척의 소형 비공정을 봤습니다. 그 때문에 동부군이 후퇴했습니다.”
“소형 비공정?”
“마장기 2기를 탑재하고, 궁수 50명과 보병 50명을 태우고 움직이는 작은 비공정을 말합니다. 작은 도시나 마을에 병력을 내릴 수도 있고, 공중에선 우리 비공정을 향해 화살 공격을 퍼붓는 역할을 합니다.”
“나머지 비공정은 어디 있나?”
“이곳 크웰강 건너 주둔지에도 30여 척의 중형 수송기가 있고, 소형 비공정이 20척이 대기 중입니다.”
난 윌리엄 총사령관을 쳐다보았다.
“생각보다 비공정 숫자가 너무 적은데요?”
“그게 100여 기 정도가 전선이 아니라 카불 요새에 있소. 그중에 중형 수송기가 50척이고, 나머지가 소형 비공정이오.”
카불 요새는 가디언 제국군의 국경 요새였다.
그럼 중형 수송기가 110척이란 소리였고, 그건 저들의 강습 마장기가 1,100기란 소리였다.
오크 해병대보다 강습 기간트가 500기나 많았다.
내 예상엔 강습 마장기를 상대하려면 오크 해병대가 적어도 셋은 필요할 테니, 전력 차는 더 벌어졌다.
“카불은 지도상으론 제법 떨어져 있지만, 비공정으론 하루면 전선으로 올 수 있소.”
난 윌리엄 총사령관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들이 지금 비공정을 50기씩 나눠서 공격하는 데도 렌스크를 내준 거란 말씀입니까?”
“그렇소. 문제는 중형 비공정이오. 30척이면 강습 마장기도 300기고, 강하할 수 있는 마장기도 300기란 말이오.”
“하늘에선 강습 마장기가 두려워 접근하지 못하고, 땅에선 언제 어디에 마장기가 내릴지 모르니 두려워하는 거네요.”
“휴우! 맞소.”
윌리엄은 순순히 인정했다.
“대책은요?”
윌리엄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때 3군단장인 발리혼 중장이 말했다.
“타일러 사령관님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겁니다. 저놈들은 먼저 지상으로 밀어붙이고, 우리가 맞서면 비공정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비공정에서 언제 마장기를 내려 우리 뒤를 공격할지 모르는데, 전선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맞습니다. 저들의 비공정을 어떻게 하지 않는다면, 전선을 지킬 수 없고, 계속 후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지휘관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난 윌리엄을 보며 말했다.
“그럼 안드레아스도 같은 생각을 하겠군요.”
“······?”
“안드레아스도 자신들의 강습 마장기를 막을 방법이 없을 거라고 알고 있을 것이 아닙니까?”
“아마 그럴 거요.”
“제 오크 해병대 숫자도 안드레아스가 알고 있겠지요?”
윌리엄 총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충 짐작은 하고 있지 않겠소? 어차피 저들의 강습 마장기가 오크 해병보다도 훨씬 많으니, 이제 상관하지 않겠지만.”
“오크 해병대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강습 마장기가 저들의 가장 큰 무기가 됐군요.”
윌리엄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소. 우리도 강습 기간트를 만들긴 했지만, 다 합쳐봐야 150기 정도에 불과하오.”
상대는 1,100기나 되는데, 150기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가디언 제국은 그걸 알고 있었기에 여유롭게 중형 비공정을 나누어 진군할 수 있었고, 그것이 생각보다 빨리 이베리아 평원을 빼앗긴 이유였다.
그 순간 난 피식 웃어줬다.
윌리엄은 그걸 긍정의 신호로 봤나 보다.
기대감에 젖은 얼굴로 내게 물었다.
“왜? 방법이 있겠소?”
“네! 저들의 최대 장점이 이제 저들의 최대 약점이 될 겁니다.”
“응?”
윌리엄과 지휘관들이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난 내 계획을 말해줬다.
윌리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저들이 대포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다면 아무 소용없는 작전이 아니오?”
“알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여기 있는 지휘관들도 제가 어떻게 삼황자와 연합군을 궤멸시켰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말리가 중장이 손을 들었다.
“가디언 제국의 정보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소. 우리가 반란군과 전투를 벌일 때, 하늘에서 감시하던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을 발견했소.”
“뭐요? 거기까지 정찰 비공정을 보냈단 말입니까?”
“걱정하진 마시오. 격추했으니까.”
내 괴조인형이 공중에서 갈가리 찢어발겼지.
난 윌리엄을 보며 말했다.
“단숨에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갈 방법은 제 작전뿐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끌어봤자, 우리 전력만 더 노출될 겁니다.”
“휴우! 지금 방법이 그것밖에 없겠군.”
“일단 내일 우리가 먼저 움직이겠습니다. 십중팔구 안드레아스는 거대 비공정을 보고, 바로 공격하지 않을 겁니다.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니까요. 우린 그걸 이용해 계속 밀고 갈 테니, 지상군은 일제히 총공격하십시오. 그럼 안드레아스는 비공정을 모아 한 번에 우릴 무너트리려 할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역전의 발판이 될 겁니다.”
“좋소! 해봅시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휘관들도 모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반격의 시작이었다.
***
[가디언 제국군 사령부 카불 요새]“충! 보고드립니다.”
지도를 보고 있던 안드레아스 원수와 참모들이 전령을 쳐다봤다.
“말해 보게.”
“아베르크의 비공정이 렌스크를 향해 진군 중입니다.”
“진군?”
안드레아스가 하얀 턱수염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저들의 비공정이 몇 척이나 되나?”
“100기가 넘는다고 합니다.”
“100기? 윌리엄 사령관이 백기를 던지는 건가?”
“정찰대의 보고엔 거대 비공정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뭐라? 거대 비공정?”
안드레아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타일러 후작이 벌써 남쪽의 연합군을 격퇴하고 왔단 말인가!”
다른 지휘관들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세르게이 대장이 말했다.
“원래 삼황자와 연합군 놈들은 여기저기 끌어모은 오합지졸이 아닙니까. 아베르크 제국군을 이기지 못한 게 당연합니다.”
“기간트야 그렇지만, 거대 비공정까지 나포할 줄은 몰랐는데······.”
안드레아스가 참모 라몬 아라곤 후작을 쳐다봤다.
“남쪽 전투를 정찰하러 간 우리 비공정이 왜 돌아오지 않는 건가?”
“거대 비공정이 이미 이곳에 있다면, 적들에게 들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흠. 그렇겠군.”
안드레아스 원수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저들의 다른 전력은 다 파악이 가능한데, 그 타일러 후작은 도무지 모르겠단 말이야. 엘프 차원에서 살아온 것도 그렇고, 탈로스 글론 연합 왕국과 전투도 불가사의하고, 오크 해병대도 그렇고. 이번엔 또 무슨 짓을 해서 2배가 넘는 비공정 전력을 이기고 온 거지? 거대 비공정은 왜 이곳 전장까지 가지고 왔을까?’
안드레아스가 생각이 많아졌다.
라몬 후작이 말했다.
“거대 비공정에 공성용 발리스타가 탑재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믿고 우리 비공정에 덤비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니야. 발리스타 12개로 우리 강습 마장기가 거대 비공정으로 넘어가는 걸 다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그럼 오크 해병대를 거대 비공정에 잔뜩 태워서 우릴 상대하려는 게 아닐까요?”
“오크라······.”
안드레아스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타일러 후작의 영지에 오크가 만 명이 넘는다고 했으니, 오크 해병대가 추가됐을 수도 있겠지.”
세르게이 대장이 말했다.
“아무리 오크 해병대가 많아도 우리 강습 마장기엔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명색이 기간트가 아닙니까. 게다가 우리 강습 마장기는 1,000기가 넘으니까요.”
“문제는 세르게이 대장이 아는 걸 타일러 후작이 모를 리가 없다는 거지.”
“네?”
세르게이 대장의 의문의 1패였다.
안드레아스가 라몬 참모를 쳐다봤다.
“저들에게 강습 기간트가 몇 기나 있지?”
“최대 150기 정도일 겁니다.”
“그거론 안 될 텐데······.”
안드레아스의 생각이 길어지자, 참모가 말했다.
“일단 렌스크에 주둔한 비공정과 병력을 후퇴시킬까요?”
“그렇게 하게. 일단 놈이 무슨 자신감으로 덤비는지 그걸 알아봐야겠어. 그리고 우리 비공정을 모두 저들의 진군 방향에 집결시키게.”
“네!”
***
[이베리아 평원 입구]이곳 상공엔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 200여 척이 집결해 있었다.
기함 콘도르 호엔 안드레아스 원수가 전선 지도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적들이 동시에 밀고 올라온다고?”
“그렇습니다. 이미 크웰강을 건너서 공격했고, 컨야드로 진군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 본대를 향해 저들의 비공정과 지상군이 동시에 진군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꿍꿍이지?”
안드레아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령관님, 뭘 망설이십니까? 비공정도 우리가 많고, 병력도 우리가 훨씬 많습니다! 그냥 밀어붙여야 합니다.”
세르게이 대장이 말했다.
참모 라몬 후작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대로 두면, 애써 점령한 거점을 저들에게 빼앗기게 될 겁니다. 저들이 우리 눈을 속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윌리엄 사령관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그 짧은 기간에 타일러 후작이 뭘 더 준비했겠습니까?”
안드레아스는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뭔가 더 있는데······.’
찝찝했다.
“사령관님! 놈들의 비공정이 왔습니다.”
이젠 싸울지, 아니면 후퇴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중형 비공정을 30기 정도만 먼저 공격을 보낼까요?”
라몬 후작이 물었다.
안드레아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정도 병력은 적에게 그냥 갖다 바치는 꼴이야.”
그때 또 다른 항해사가 다급히 들어왔다.
“사령관님! 괴수가 날아오고 있습니다.”
“뭐? 괴수라고?”
안드레아스와 참모들이 급히 선미 갑판으로 올라갔다.
망원경으로 보자, 정말 무언가가 자신들 쪽으로 곧장 날아오고 있었다.
그건 몸길이가 15미터에 달하고, 날개를 펴면 6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괴조였다.
“대수림에나 있을 괴수가 어떻게?”
안드레아스는 눈을 똥그랗게 떴다.
“타, 타일러 후작이 타고 있습니다.”
“뭐라?”
다시 망원경을 본 안드레아스는 경악했다.
타일러가 괴조의 등에 타고 조종하고 있었다.
“대수림의 괴조를 길들였단 말인가!”
“일단 몸부터 숨기십시오. 놈이 괴조를 이용해 사령관님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라몬 후작이 말했다.
안드레아스도 순간 두려운 마음이 생겨 선미 갑판 아래 문으로 내려가 상황을 살폈다.
같이 내려간 라몬 후작이 말했다.
“타일러 후작은 안당고낙이라는 대수림 괴수를 탈 것으로 길들였지 않습니까. 아마도 새끼 괴조를 대수림에서 얻어서 키웠을 겁니다.”
“저건 재앙급에 필적하는 괴수네. 인간이 길들일 수가 있겠나?”
안드레아스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타일러 후작이 타고 있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아! 이제 보니 괴수를 믿고 있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