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69)
169. 담아두면 병 된다.
웨슬리는 상대 기간트를 보더니 눈을 똥그랗게 떴다.
창을 든 기사의 붉은 기체는 꿈에서 보던 기체였다.
난 매번 같은 꿈을 꾼다.
아니 그것이 꿈인지는 모르겠다.
눈을 감으면 붉은 기체에 내가 타고, 기사들과 괴수를 잡았다. 그리고 모닥불 앞에 앉아 기사들과 무언가를 먹고 마시며 떠드는 기분 좋은 꿈이었다.
그 꿈을 가져가버린 자가 눈앞에 있었다.
‘그런가? 진짜 복수인가······!’
게다가 꿈에서 타던 붉은 기체를 복수의 대상자가 타고 있었다.
이건 주군의 명령이 아니라, 나를 위한 싸움이다.
오늘은 나를 위해 싸우겠다!
[으아아! 간다!]기이이! 쿠쿠쿵!
웨슬리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폴라드가 달리면서 검을 높이 들었다.
[어딜!]위이잉! 쿵! 쿵!
레녹스 백작의 오리지널 기간트 비브르가 긴 창을 찌르며 먼저 움직였다.
11미터의 두 거대 기간트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 달린다.
촤아악!
비브르의 창끝이 폴라드의 가슴을 향했다.
태앵!
폴라드는 검으로 창끝을 쳐내고 몸을 숙였다.
그리고 주먹으로 상대의 기체의 배를 때렸다.
콰앙!
[크윽!]기체가 흔들리며 타고 있던 레녹스 백작에게 충격을 줬다.
폴라드가 검을 회수해 비브르를 찌르려고 했을 때였다.
[죽어라!]부아앙!
호엘 삼황자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아메카가 폴라드의 손을 노리고 수직으로 휘둘렸다.
웨슬리는 뒤로 물러서야 했다.
[조심하시오! 보통내기가 아니요.] [네!]아메카는 원래 레녹스 백작이 타던 기체였다.
하지만 비브르를 얻자, 자신의 기체는 삼황자에게 주고 자신은 그동안 비브르에 타고 식민지에서 큰 활약을 했다.
같은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라도 자신에게 더 잘 맞고 싱크로율이 높은 기체가 있었다.
[제가 좌측을 맡겠습니다!] [좋다! 내가 우측을 맡지!]두 기간트가 좌우로 벌어지더니, 동시에 웨슬리를 압박했다.
기이잉! 위잉!
캉! 카캉!
찌르는 창과 휘둘리는 검을 웨슬리는 뒤로 물러서면서 막고 있었다.
둘이 하나를 몰아치니, 웨슬리는 정신없이 막기 급급했다.
촤악! 태앵!
비브르의 창끝에 폴라드의 어깨 보호 장갑이 떨어져 나갔다.
[놈이 당황했습니다. 계속 몰아치십시오!] [좋다! 내가 다리를 공격하겠다!]창은 상체를 검은 하체를 공격하자, 웨슬리는 더 정신이 없었다.
‘왜 상대의 공격이 보이는데, 반응이 늦은 거지?’
분명 창이 찔러지면 검으로 흘려내거나 피하고, 검이 휘둘리면 막거나 쳐냈다.
하지만 두 기간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콰앙!
검끝에 무릎 보호 장갑이 날아갔다.
‘뭐가 잘못된거지?’
자아가 생기고 지금까지 이런 강자들과 홀로 맞서 싸워본 적이 없었다.
웨슬리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기간트를 보며 답답했다.
그는 아직 오리지널 기간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양산형 룩급 기간트 수준의 움직임으로 두 오리지널 기간트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실전을 통해 괴수의 움직임과 기간트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눈은 이미 생전의 실력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기간트가 그의 눈을 따라가지 못했다.
부웅! 태앵!
휘둘린 검에 팔꿈치 보호 장갑이 날아가고.
곧바로 창끝이 해치를 노리고 날아왔다.
웨슬리가 급하게 마나를 흘려보내며 기체를 옆으로 틀었다.
캉! 치이익!
창끝이 해치를 스치고 옆구리로 빠져나갔다.
웨슬리는 검을 크게 휘두르고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섰다.
쿵! 쿵! 쿵!
[쳇! 아깝군. 끝낼 수 있었는데!]방금은 해치가 뚫릴 뻔했다.
그럼 자신의 복수도 끝나고, 주군의 명령도 실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 번만 더 몰아치면 끝난다! 가자!] [네!]두 오리지널 기간트는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쉐엑! 휘익!
탱! 태탱!
웨슬리는 다시 막기에 급급했다.
도움이 필요했다.
근처에 주군의 존재가 느껴지지만,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건 나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든 싸워서 이겨내야 했다.
카앙!
‘크윽! 암 드로운 경이라도 있었다면······.’
그때 자신의 스승이라고 할 수 이는 암 드로운의 모습이 떠올랐다.
막 자아를 각성해 아무것도 모르던 웨슬리에게 기사단장인 암 드로운은 걸음마부터 시작해 검을 쓰는 법, 동료들과 대형을 짜는 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암 드로운의 움직임과 비슷한 기간트 동작을 만들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들처럼 마석 배터리의 마나를 받아들여 기간트로 흘려보내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아예 몸 자체에 마나가 항상 머물러 있었기에 반응 속도가 빨랐고, 움직임이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런 움직임을 낼 수 없었다.
‘아니지! 주군은 그걸 똑같이 하시잖아!’
그럼 자신도 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 순간 한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늘 몸에 마나가 머물러 있게 한다?
검이 찔러오자, 마석 배터리의 마나를 받아 팔과 몸으로 보내 막았다.
태앵! 쿵! 쿵!
이번에도 조금 늦게 반응했기에 힘에서 밀리며, 뒷걸음질 쳤다.
‘마나를 늘 몸에 유지하면,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겠구나!’
[아깝군!] [제가 뒤로 가겠습니다.]뒤로 도망치지 못하게 붉은 기체가 뒤를 막아섰다.
웨슬리가 마석 배터리의 마나를 받아 온몸으로 흘려보냈다.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은 공격받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마나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만 죽어라!]검과 창을 든 두 기간트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웨슬리는 기다리지 않았다.
검을 든 아메카에 자신도 달렸다.
[응?]아메카가 검을 찔러왔다.
태앵!
하지만 이번엔 마나를 뿜어내고 있었기에 쉽게 쳐냈다.
그리고 곧바로 무릎을 들었다.
콰앙!
[크윽!]무릎으로 해치를 가격당한 호엘 황자는 골이 흔들리는 충격을 받았다.
그때 뒤에서 비브르가 창을 찔렀다.
웨슬리는 무리하지 않고 기체를 뒤로 물러섰다.
기잉! 쿵쿵쿵!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마나를 기간트로 흘려보내는 것과 항상 마나를 뿜어내는 것은 마석 배터리와 본인의 마나를 몇 배나 빨리 소모하는 엄청난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적이 움직이기 직전에 조금만 먼저 마나를 뿜어내 몸과 기간트를 긴장시킬 수만 있다면, 마나 소모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아! 이게 싱크로율이구나!’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이 방법을 알았으니 앞으로 수련하면 된다.
물론 안다고 해서 누구나 다 되는 건 아니었다.
[방금 저놈이 갑자기 빨라졌다!]호엘 삼황자는 방금 상대의 움직임을 살짝 놓쳤다.
[같이 공격하시죠.]두 기간트가 다시 좌우에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웨슬리는 마나를 폭발시켜 온몸으로 보냈다.
소모량은 몇 배나 늘어났지만, 점점 눈의 반응을 오리지널 기간트가 따라가기 시작했다.
‘훗! 이제 끝났군.’
웨슬리가 오리지널 기간트 폴라드로 마나를 뿜어내는 모습을 보자,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저건 안다고 해서 다 따라할 수 없는 것이다.
웨슬리의 마나량이 특출나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이제 오리지널 기간트에서 마나를 운용하는 방법까지 깨달았으니, 그는 이제 한 단계 성장한 것이다.
태앵! 쿠웅!
[크윽!]호엘 삼황자의 기간트가 쓰러졌다.
옆으로 쓰러진 기간트 해치를 향해 웨슬리의 기체가 발을 휘둘렀다.
쾅! 쾅!
호엘 삼황자의 기체가 공격당하자, 레녹스 백작의 기체가 달려와 사정없이 창을 찌르며 압박했다.
탱! 태태탱!
하지만 웨슬리의 기체는 여유롭게 다 막아냈다.
그리고.
촤악! 쩌억!
비브르의 어깨에 검이 찍혔다.
어깨 장갑은 부서지고 공격당한 어깨가 한 뼘 정도 내려앉았다. 한쪽 팔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다.
호엘 삼황자의 기간트가 머리를 흔들며 일어섰다.
[죽어!]호엘의 기체가 다시 합류했지만, 웨슬리의 기체를 몰아치진 못했다.
아니, 오히려 상처가 늘어났다.
텅! 퉁!
무릎 보호 장갑이 떨어져 나가고, 어깨와 팔목 장갑도 차례로 떨어졌다.
처음에 두 기사가 웨슬리를 몰아쳤을 때 상황과 똑같았다.
왠지 웨슬리는 지금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
아니면 실전 연습을 하는 건가?
더는 떨어트릴 보호장갑이 없자, 웨슬리가 기체가 달려들었다.
[이야! 복수다!]웨슬리의 기체가 호엘 삼황자의 기체를 발로 쳐서 넘어트렸다.
그리고 몸을 숙이고 레녹스 백작의 기체로 달려들었다.
[어딜!]레녹스의 기체가 창을 찔렀지만, 웨슬리의 기체는 검을 올려치며 안으로 파고들었고, 어깨로 레녹스의 기체를 어깨로 받아버렸다.
콰앙!
[크윽!]쿠웅!
레녹스의 비브르가 쓰러졌다.
그리고 웨슬리의 기체가 비브르의 가슴을 밟로 발았다.
[끝이다!]쾅! 푸욱!
검이 비브르의 해치에 박혔다.
[크으윽!]레녹스 백작이 죽었다.
[자동인형 웨슬리 슈나이더가 분신인형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그때 호엘 황자의 기간트가 일어서더니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웨슬리는 바닥에 떨어진 비브르의 창을 들더니 힘껏 던쳤다.
휘익! 콰앙!
호엘 황자의 기체가 앞으로 쓰러졌다.
기체가 뚫리진 않았지만, 한쪽 다리에 손상을 입었기에 당장 달리긴 쉽지 않았다.
‘드라우켄 잡아와!’
“크아아아아!”
드라우켄이 달려가 호엘 황자의 기간트를 잡았다.
난 웨슬리에게 다가갔다.
‘어때 웨슬리, 좀 시원해?’
[네! 주군. 이래서 다들 복수를 하는 것 같습니다.]‘그래 담아두면 병 되는 거야!’
고생한 웨슬리를 위로했다.
이렇게 내 분신인형이 셋이 됐다.
그리고 오리지널 기간트 2기를 얻었고, 삼황자를 포로로 잡았다.
***
[동부 전선 통합 사령부]“윌리엄 사령관님! 렌스크가 함락됐습니다!”
“시안 황자 저하는?”
“이곳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아!”
윌리엄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대도시 렌스크의 함락은 이베리아 평원을 빼앗겼다는 말이었다.
자신이 참모였던 젊은 시절에도 이베리아 평원은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총사령관이 된 지금에 이베리아를 빼앗기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가디언 제국군의 진격은 너무 빨랐다.
그리고 너무 강했다.
공중전에서 한 차례 맞부딪쳤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겨우 10척끼리 붙은 소규모 전투였지만, 가디언 제국이 만든 강습용 마장기의 위력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성능은 자신들이 만든 강습용 기간트와 큰 차이는 없었다.
문제는 숫자였다.
저들은 중형 비공정 한 척에 강습용 마장기 10기가 배치되어 있었다.
가디언 제국이라고 해서 마구 기사들을 찍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강습용 마장기에 타기 위해선 기사가 필요했고 기사는 재능과 오랜 훈련을 통해 만들었다.
하지만 편법은 가능했다.
중형 수송기엔 10기의 마장기가 탑재되고, 10명의 기사가 있었다. 그리고 기사들은 지상에 내려오기 전엔 마장기에 타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가디언 제국은 3미터짜리 강습용 마장기 10기를 배치하고, 마장기 기사들이 타게 했다.
그러니까 공중에선 강습용 마장기에 타고, 강하할 때는 원래 타던 마장기에 타고 지상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에 반해 아베르크 제국군은 수송용 비공정 한 척에 기껏해야 2, 3기의 강습 기간트를 배치했으니,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무식한 놈들! 언제 저렇게 많이 만들었을까······.’
3미터의 강습 기간트라도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일이었다.
괴수 부산물도 써야 하고, 생산 라인도 새로 깔아야 하고, 마석 배터리도 새로 만들어 대량 생산해야 한다.
그걸 가디언 제국이 해냈다는 말이었다.
그나마 타일러 후작의 비공정을 비슷하게 따라 만든 아베르크 제국의 비공정이 가디언 제국의 비공정보다 조금 더 빨랐기에 공중에서 크게 붙지 않고, 계속 피하면서 뒤로 물러날 순 있었다.
하지만 공중에서 밀리니 지상군이 버틸수 있겠는가.
게다가 지상군 병력 규모도 2배나 차이 났다.
‘젠장, 예상보다 너무 빨리 밀리고 있어······.’
이틀 만에 국경 도시 3개를 넘겨줬고, 나흘 만에 이베리아 평원까지 밀렸고, 일주일 만에 동부의 대도시 렌스크까지 잃었다.
이 속도라면 한 달이면 수도까지 당도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타일러 후작의 통합군이 삼황자와 연합군을 물리쳤다는 소식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사령부를 더 후방으로 물려야 하나?’
윌리엄 사령관이 고민에 빠졌다.
타일러 후작의 병력이 올때까지 어떻게든 저들의 진군을 늦춰야 했다.
“비공정이다!”
“서쪽에서 비공정이 날아온다!”
“응? 벌써?”
윌리엄이 급하게 지휘 천막 밖으로나갔다.
그리고 거대 비공정과 100여 척의 크고 작은 비공정이 날아오는 모습을 보았다.
‘허! 저렇게 많다고?’
50척이던 비공정이 2배 이상 늘었다.
이건 모든 기간트 병력을 비공정에 싣고 날아온 거란 말이었다.
게다가 거대 비공정의 크기는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저렇게 큰 비공정이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윌리엄 사령관은 고개를 흔들었다.
‘타일러 후작, 그는 정말 괴물이군.’
무엇보다 저런 거대 비공정을 나포하고, 거의 2배나 되는 적들을 궤멸시킨 타일러 후작이 두렵게 느껴졌다.
타일러 후작이 왔으니, 이제 반격의 시작이었다.
‘그가 제발 공왕 자리에 만족해야 할 텐데······.’
윌리엄은 깊은 고민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