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68)
168. 복수는 너의 것.
기이잉! 쿠쿠쿵!
130기나 되는 남부 지방 영지군 기간트가 이탈하자, 2군단의 비숍급 기간트 1기가 달려와 앞을 막아섰다.
[뭐 하는 것이냐? 전투 상황에서 이탈은 탈영이다!] [이건 우리 전쟁이 아니다! 비켜라!] [이 지방 영지군 새끼들이 빠져서! 당장 안 돌아가! 모두 다 처형당하고 싶······.]다닥! 쿠웅!
비숍급 기간트에 탄 장교는 끝말을 맺지 못했다.
테레니스의 룩급 기간트가 어깨로 밀어쳤기 때문이었다.
비숍급 기간트는 충격에 바닥에 쓰러졌고, 룩급 기간트는 해치를 향해 검을 찔렀다.
콰앙!
[크윽!] [어서 이탈하라!]그는 테레니스 영지군의 대표인 블리언 빈스 남작이었다.
[전투에 휘말리면 늦는다! 서둘러라!]블리언 남작이 서두르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들을 향해 잘 알고 있는 문양의 기간트들이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타일러 후작의 최정예인 하얀 악마 기사단이었다.
기이잉! 쿵 쿵!
곧 그들 앞으로 펠릭스 단장의 오리지널 기간트와 50기의 기간트가 무기를 겨누며 다가갔다.
[네놈들은 뭐 하는 것이냐?] [반란군 주제에 탈영하는 거야?]위이잉! 치익!
테레니스 영지군의 기간트 해치가 열리고,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접니다! 블리언!”
[응? 블리언 빈스?]펠릭스 단장과 기사들이 블리언을 바로 알아봤다.
그들은 모두 타일러 밑에서 1년 반이나 대수림의 괴수를 잡으며 함께 싸운 전우였다.
[블리언,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바이마르 영지군이 강제로 우리 테레니스 영군을 동원했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봐서 전장을 이탈하는 중입니다.”
[그럼 뒤에 다른 기간트들은 뭐야?]“모두 라디프 공작의 압박이 심해 어쩔 수 없이 강제로 전장에 참여한 영지군들입니다. 타일러 대장이 사령관이라는 소문을 듣고 제가 이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래?]펠릭스 단장이 블리언 남작에게 다가가 조용히 물었다.
[정말이야?]“네, 세상에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실 공중전에서 바이마르 영지군이 패배한다면, 우리가 질 거라고 다들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에 영지 대표들과 만약 공중에서 패하면 이탈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하하! 잘했군.]이미 하늘에서 비공정 대결에서 패배했고, 돌아가는 상황이 자신들이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반란군이었다.
이름부터 꺼림칙하지 않은가. 반란군.
[알았다! 옆으로 물러서라. 자! 우리가 적의 측면을 친다!] [하아!] [가자!]펠릭스와 하얀 악마 기사단이 움직이려 하자, 블리언이 기간트에 타고 소리쳤다.
[테레니스 영지군도 합류하겠습니다!]펠릭스의 오리지널 기간트가 고개를 돌렸다.
[실력은 그대로냐? 우린 엄청나게 늘었는데?] [저도 놀고 있진 않았습니다.] [그래? 좋다! 테레니스 영지군의 합류를 허락한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블리언은 다른 영지군을 향해 움직였다.
[전장에서 이탈했다고 해도 여기서 가만히 있다간 나중에 반란군으로 몰릴 수도 있소. 하지만 지금 이들을 도와 반란군을 물리친다면, 황제 폐하께서 선처해 주실 것이오. 어떻소? 함께 싸우겠소?]영지군의 지휘관들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블리언 남작의 뜻을 안 펠릭스 단장이 움직였다.
[난 통합군 사령관님의 부관이요. 우리와 함께 싸운다면, 그대들의 공을 타일러 사령관께 보고하겠소. 그러니 다 함께 힘을 합쳐 반란군을 물리칩시다.] [좋습니다!] [우리도 함께 싸우겠습니다!]그렇게 50기에서 순식간에 180기로 늘어난 펠릭스 단장의 병력이 측면을 공격했다.
[반란군을 제압하라!] [공격하라!]쾅! 콰콰쾅!
전면엔 1군단과 서부군이 버티고, 후미에선 아리칸 기간트들이 밀고 올라왔다.
거기에 발레리온의 기사단과 새로 합류한 180기의 기간트가 몰아치자, 포위된 삼황자와 연합군은 당황했다.
순식간에 기간트 숫자도 역전됐고, 사방에 적이 있었기에 사기가 더는 떨어질 때가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아리칸 기사들의 힘을 보여줘라!]마르틴 국왕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소리쳤다.
아리칸의 기간트들이 미친 듯이 검을 찌르고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그들을 공격을 받은 살루스 왕국과 윈데르 왕국의 기간트들은 속절없이 쓰러졌다.
특히 오리지널 기간트가 많은 아리칸 왕국군이었기에 쓰러지는 열에 아홉은 두 왕국의 기간트였다.
[도망치지 마라!] [숫자는 아직도 우리가 많다!]호엘 삼황자가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패닉에 빠진 두 왕국군은 살기 위해 뚫려 있는 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사방이 막혀 있다면, 저들은 죽기 살기로 싸웠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타일러는 삼면에서 공격하고, 서쪽에 달아날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두 왕국군이 아리칸 왕국군에 밀려 서쪽으로 도망치고, 중앙에 있던 남부 영지군의 기간트들은 하얀 악마 기사단과 조금 전까지 한 편이었던 또 다른 남부 영지군의 기간트에 밀려, 역시 서쪽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후미와 허리가 밀리자, 선두에 있던 2군단과 바이마르 영지군도 버틸 수가 없었다.
[젠장! 싸우란 말이다!]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탄 호엘 삼황자가 소리쳐 보지만, 이미 사기는 바닥이고, 여기저기 모인 병력이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저기! 반역자 호엘 오르도가 있다!] [공격하라!] [반란군을 섬멸하라!]게다가 전방에서 지키기만 했던 1군단과 서부군의 기간트들이 일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긴 창을 든 레녹스 백작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비브르가 호엘 황자에게 달려왔다.
레녹스 백작은 바이마르 영지군을 지휘하는 기사단장이었다.
[호엘 황자님, 피하십시오! 이미 기세가 기울었습니다.] [하아! 장인도 죽었고, 여기서 어디로 피하란 말이냐?] [우선 바이마르 대영지로 가시죠.] [비공정이 없으니, 거기도 얼마 버티지 못할 거네.] [베른 대륙이 있지 않습니까! 라디프 공작께서 이미 그곳의 식민지를 모두 평정했습니다. 일단 그곳으로 가서 후일을 도모하시면 됩니다.]호엘 황자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까 장인의 탈출용 비공정이 추락했으니, 분명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베른 대륙은 지금 임자 없는 곳이란 뜻이었다.
호엘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일단 피하자! 부하들에게 말해라! 바란트 대영지가 아니라 바이마르 대영지로 후퇴하라고. 그곳에서 병력을 집결해 베른 대륙으로 가자.] [네! 저하!]레녹스 백작이 소리쳤다.
[후퇴하라! 전군 후퇴하라!]후퇴 명령이 떨어진 순간 기간트들이 모두 서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군단과 바이마르 기사들에게는 바이마르 대영지로 집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놈들이 도망친다! 쫓아라!]연합군이 후퇴하자, 그 뒤를 통합군 기간트들이 무섭게 쫓았다.
서로 마주 보고 싸울 때보다 후퇴할 때 더 많은 병력이 상하는 법이었다.
두 시간 동안 벌어진 추격전에 발란트 영지 북쪽 평원은 부서진 기간트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 난리 통에도 무사히 전장을 벗어난 이들도 있었다.
기이잉! 쿵! 쿵!
[하악! 하악!] [휴! 이제 좀 쉬시죠.]호엘 삼황자와 레녹스 백작은 적들의 추격을 뚫고 작은 숲에 몸을 숨겼다.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2기가 죽기 살기로 도망치자,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십여 기의 기간트를 부수고 겨우 포위망을 벗어났다.
[큰일입니다. 마석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젠장! 어디 가서 마석 배터리를 구한단 말이냐?] [일단 발란트 영지로 가시죠. 발란트 영지 내에 기간트가 있지 않습니까.] [사방에 적들이 쫙 깔려 있을 텐데?]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아니면 밤까지 기다렸다가 우리를 쫓아온 기간트를 공격하고, 마석 배터리만 빼는 방법도 있습니다.] [차라리 그게 낫겠군.]두 사람이 탈출 방법을 의논하고 있었다.
‘쯧쯧! 기껏 도망친 곳이 여기네.’
중형 비공정으로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쫓아 왔기에 추격이 어렵진 않았다.
마나를 보는 눈에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의 빛은 너무나 선명했으니까.
다른 사람은 다 놓쳐도 호엘 황자는 잡아야 했다.
다시 세력을 규합한다느니, 베른 대륙으로 가서 복수의 칼을 간다느니, 그런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었기에 여기서 뿌리를 뽑아야 했다.
게다가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2기나 있었다.
그걸 챙겨야 했다.
그리고 그와의 약속도 지켜야 했고.
“웨슬리, 준비됐나?”
[네!]기이잉! 쿵!
웨슬리 슈나이더가 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폴라드가 비공정에서 내렸다.
웨슬리 슈나이더는 내 자동인형 중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기간트에 탔다.
원래 살아있을 때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탔고, 제국에서 열 손가락에 들어가는 기간트 실력자였다.
하지만 변변치 못한 가문에 줄을 제대로 서지도 못했기에 오리지널 기간트에 타지 못했고, 케니스 영주가 엄청난 금화를 들여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비브르를 주고 데려온 기사였다.
그는 케니스 영지의 전진 기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그의 사냥팀은 대수림 최고라는 명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부하들과 라디프 공작에게 뒤통수를 맞고 억울하게 죽었다.
“저들이 지쳐 있다곤 하지만,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가 2기네. 방심은 금물이네.”
[네! 주군! 맡겨 주십시오.]난 웨슬리 백작이 죽기 직전에 했던 약속을 잊지 않았다.
복수를 해주겠다고.
그리고 그 복수는 오늘 이루었다.
라디프 공작은 죽었고, 그의 기사들도 오늘 대부분 죽었으니까!
하지만 마지막 복수는 스스로 이룰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웨슬리의 뒤통수를 치고, 부하들을 죽이고, 그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비브르를 가져간 바이마르의 기사단장 레녹스 백작이 저기 있었다.
“그럼 다녀오게.”
[충! 다녀오겠습니다.]웨슬리의 기간트가 고개를 숙이고 숲으로 향했다.
함께 가고 싶었지만, 난 웨슬리(lv.13)를 믿고 그의 실력을 믿었다.
현재 자동인형 중에서 웨슬리의 레벨이 가장 높았다.
원래 가장 높았던 암 드로운은 분신인형으로 업그레이드가 됐고, 다음이 웨슬리였다.
하지만 그 역시 암 드로운처럼 너무 오래 정체 중이었다.
웨슬리는 인간형 마법인형 중에서 가장 마나량이 많았고, 생전 실력이 가장 뛰어났기에 진작 분신인형이 되어야 했지만, 계기나 사건이 없어서인지 자동인형에 머물러 있었다.
전생에도 그랬다.
사연 있고, 뭔가 계기가 있는 자동인형이 더 빨리 분신인형이 됐다.
짹은 고문을 받다가 죽음의 위기를 느끼다 분신인형이 됐고, 암 드로운은 너무나도 강한 여왕개미와 싸우면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다가 분신인형으로 올라섰다.
난 이번이 웨슬리의 그 계기라고 생각했다.
그는 죽어가면서 복수를 원했고 내 꼭두각시가 되자마자, 자아를 각성해 초특급으로 자동인형이 됐다.
그만큼 복수를 열망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분신인형이 되면, 가장 좋은 것은 꼭두각시나 자동인형은 너무 큰 타격을 받아 운명의 실이 많이 끊어지면 레벨이 초기화되지만, 분신인형은 죽음의 위기 정도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스킬을 빌려 쓸 수도 있고,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의식을 연결할 수 있었다.
물론 자동인형보다 독립성도 더 강해지고, 자아의식도 뚜렷해진다. 평범한 사람들 틈에서 자연스럽게 섞여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웨슬리, 이건 너의 복수다!’
기이잉! 쿵! 쿵!
웨슬리의 머릿속은 지금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복수란 말이지······.’
자아를 각성하고, 지난 몇 년간 정신없이 싸웠다.
괴수를 죽이고, 기간트를 쓰러트리고, 누군가를 구하고 누군가를 지키라는 명령에 항상 최선을 다해 싸웠다.
주군은 내게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했지만, 그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것이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 생각했다.
하지만 가슴속 한구석이 뭔가 답답했다.
늘 풀리지 않은 실타래처럼 머리가 복잡하고, 억울하고, 뭔가 엉켜버린 마음이었다.
주군은 그걸 풀기 위해선 복수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 대상이 지금 저 앞에 있었다.
기이잉! 쿵! 쿵!
[이런! 들켰나!] [삼황자님, 다행히 한 놈인 것 같습니다.] [상대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다! 조심해!] [네!]척! 취링!
두 오리지널 기간트가 검과 창을 겨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