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44)
44. 등잔 밑이 어둡다.
짹이 있는 커다란 방으로 들어갔다.
‘여긴 내가 볼게. 다른 방을 살펴봐.’
[네, 마스터!]천장 높이가 30미터는 되는 듯.
거신에겐 방이겠지만, 내겐 커다란 홀이나 대형 창고처럼 느껴졌다.
‘어? 정말 제단이 있네!’
방 가운데 높이 2미터에 지름 15미터의 커다란 둥근 제단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제단 정중앙 위에 지름 50cm 정도 되는 쟁반 같은 것이 보였다.
저기에 뭘 올려서 바치는 건가?
‘뭔가 좀 생뚱맞은데?’
제단이라고 하기엔 너무 단출했다.
아니, 아예 아무것도 없다는 게 맞았다.
보통 제단 앞에 단상이나 신상 뭐 그런 거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폴짝 뛰어 원형 제단 위로 올라가 봤다.
바닥에 음각으로 뭔가 잔뜩 새겨 있었다.
‘아! 마법진이네.’
이제 보니 이건 제단이 아니고 마법진이 새겨진 거대한 원형 석판이었다.
사람의 크기를 생각하면 정말 컸지만, 키가 10미터가 훌쩍 넘는 거신에게는 자기 키보다 조금 큰 정도였다.
근데 마법진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이 높은 장벽 위에 만든 것을 보면 그래도 중요한 걸 텐데······.
주변에 설명이 있을지 모르니 자세히 살펴봤다.
하지만 어디에도 설명은 없었고, 마법진 안에는 도형과 선, 문양 같은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만 했다.
‘빌헬름도 머리 좀 아팠겠네.’
그래도 나는 암 드로운 덕분에 거신의 언어를 완벽히 알고 있었기에 아까 입구 방에 있는 대지 마법진 이름과 설명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지만, 빌헬름은 나보다 거신의 언어에 대해 몰랐을 테니, 해석하기 정말 힘들었을 거다.
지금도 제국의 황립 아카데미에 거신의 언어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과와 고고학자들이 있다고 했으니, 거신의 언어 정복은 아직도 요원해 보였다.
‘이게 뭔지 확인해 볼 방법이 없네.’
마나를 보는 눈으로 살펴봤지만, 이 마법진도 아까 벽에 그러진 다른 마법진처럼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누군가에서 보여주기 위해 설치한 건가?
아! 혹시 이곳이 마법 학교 같은 데였을까?
왠지 거신들이 마법이나 마법진을 가르치는 곳이었을 수도 있어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 장소가 이해가 되네.’
첫 번째 방에 있던 마법진을 보면서 거신이 학생들에게 수업했을 것 같은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니까 인간의 눈이 아닌 거신의 눈으로 봐야 이 공간이 이해가 되는구나!
아쉽지만 이곳에서는 더는 알아낼 것이 없었다.
다른 방으로 가보자.
주변을 둘러봤다.
통로는 총 여섯 개.
첫 번째 통로는 내가 들어온 곳이고, 난 그다음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여긴 아무것도 없네.’
통로 끝은 막혀 있는 방.
그리고 텅 비어 있었다.
다만 이곳도 방 정중앙에 마법진이 그려진 3미터 크기의 원형 석판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몸을 돌려 나가려는데 통로 입구 바닥에 거신의 언어로 뭔가 적혀 있다.
[블레이즈 사막의 붉은 모래]붉은 모래? 이게 뭔 소리야?
고개를 갸웃거리곤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이곳 역시 막혀 있었고, 방 안엔 원형 석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프란시나 숲의 검은 흙]역시나 통로 입구에 다른 거신의 언어가 적혀 있었다.
다른 방에도 다 있을까?
[툰다라 호수 밑의 부드러운 흙] [바티안 바위산의 흰 자갈] [대수림의 단단한 흙]무슨 퀴즈도 아니고.
빈방에 물건은 없고, 바닥에 저런 단어만 적혀 있었다.
다섯 개의 방을 다 돌아보고 다시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왔다.
‘여긴 대체 왜 만든 거지?’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의문만 생겼다.
다시 들어왔던 통로로 이동해 입구 쪽으로 향했다.
다음엔 한번 앨리슨을 데려와야지.
아무래도 재능의 영역이 필요해 보였다.
‘잠깐 대수림의 단단한 흙이라고?’
그거 나 있는데!
혹시 마법진 위에 뿌리라는 걸까?
한번 시험해 보기 위해 마지막 방으로 돌아갔다.
대형 토우인형을 만들기 위해 대수림의 흙을 왕창 챙겨왔다.
아무래도 단단한 흙으로 만들면 인형 내구성이 좋아질 테니까.
‘자할리, 거기 구석에서 흙을 가지고 나와.’
자할리(lv.8) 꼭두각시가 커다란 보자기 가득 대수림의 흙을 가지고 나왔다.
난 보자기를 열고 흙을 한 주먹 펐다.
그리고 원형 석판 위에 뿌렸다.
촤아악!
‘뭐야? 변화 없는데?’
드르륵!
“헉!”
석판이 내려갔다!
그것도 반 뼘이나!
난 추가로 흙을 더 뿌렸다.
드르륵! 드르륵!
‘한 번 더!’
드르르륵! 쿵!
대략 3kg쯤 뿌리자 원형 석판이 완전히 바닥과 수평이 됐다.
“오오!”
뭔가 알아낸 것 같다!
난 자할리 꼭두각시와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내가 챙긴 대수림의 흙이 검붉은 색이니까 되지 않을까?
단단한 흙을 뿌려봤다.
결론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가 위에 올라가서 뛰어보고, 표범 인형까지 함께 올라가 봤지만.
‘되게 까다롭네.’
역시 편법은 통하지 않는구나.
일단 다섯 개의 방에 있는 마법진 석판의 용도는 알아냈다.
이거 흥미진진한데!
뭔가 던전에서 수수께끼를 푸는 느낌이다.
그럼 중앙에 있는 대형 마법진에도 뭔가 올려놓으면 되는 건가?
중앙의 큰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대형 마법진 위에 올라섰다.
‘이 접시에는 뭘 올려야 하나?’
다른 건 전부 거신의 언어로 적혀 있었기에 쉽게 알아낼 수 있었지만, 여긴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엄청나게 큰 마법진이니 뭔가 귀중한 거 아닐까?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블레이즈 사막의 붉은 모래] [프란시나 숲의 검은 흙] [툰다라 호수 밑의 부드러운 흙] [바티안 바위산의 흰 자갈] [대수림의 단단한 흙]공통점은?
흙? 그래 땅, 대지!
모두 대지 속성의 물질이었다.
그렇다면 이 마법진이 대지 속성 마석을 만드는 마법진?
순간 가슴이 뛰었다!
사실 마석에 속성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하지만 벽에 새겨 있는 마법진 설명엔 분명 대지 속성 마석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 내 오리지널 마장기 가슴에 새겨진 마법진은 붉은빛이었어! 그리고 케니스 영지의 웨슬리 슈나이더 백작이 탄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비브르 역시 가슴에 붉은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그렇다면 거신의 마법을 쓰기 위해선 속성 마석을 만들어 마법진을 그리면 된다는 뜻.
‘당장 확인할 방법이 있지!’
인형의 집을 열었다.
그리고 알리만(lv.5) 꼭두각시가 마석을 들고 나왔다.
이건 얼음 동굴에서 A등급 괴수의 몸속에서 꺼낸 최고급 마석.
난 어른 주먹만 한 마석을 마법진 중앙의 쟁반에 올렸다.
드르르르르르르륵! 쿵!
“허! 허허! 하하하하!”
마법진이 새겨진 원형 석판이 바닥과 한 뼘을 남기고 멈춰 섰다.
이제 조그마한 마석을 여기에 올리면 완전히 내려갈 것 같았다.
그리고 마법진이 발동되면서 속성 마석을 만들겠지.
‘대지 마석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 마석(대지)을 이용해 마법진을 오리지널 기간트에 그려 넣는다면, 대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양산형 기간트의 경우 오리지널 기간트와 달리 마나 효율이 떨어졌기에 될지는 실험해 봐야 했다.
하지만 확실히 오리지널 기간트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장 실험해보고 싶었지만.
‘문제는 다른 재료를 구하는 건데······.’
이름만 들어도 왠지 구하기 쉽진 않을 재료들이었다.
그리고 거신 시대의 지명과 지금은 완전히 다를 것이기에 찾기가 쉽진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지명을 찾는다고 해도 어떻게 가지?
난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에 벌여 놓은 일도 많았고, 대수림 난민 기지에도 할 일도 많았다.
[마스터, 뭔가 찾았습니다.]‘알았어.’
일단 짹에게 향했다.
“어? 이건?”
작은 방에 6미터 높이의 항아리, 다섯 개가 놓여 있었다.
표범인형을 이용해 올라가 보니 항아리 안엔 흙이 들어 있었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설마, 이게 그건가?’
항아리에 이름이 적혀 있진 않았지만, 검은 화약이 연상될 정도로 새카만 흙이 있었다.
‘어서 해보자!’
검은 흙을 챙겨 두 번째 방으로 향했다.
드르르르르륵! 쿵!
됐다!
이건 프란시나 숲의 검은 흙이 분명했다.
아마도 오래전에 거신이 구해 놓은 것 같았다.
갑자기 드는 의문.
그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흙이 멀쩡하네?
아! 무슨 마법 같은 것이 이곳 공간 전체에 걸려 있을 수도 있다.
책상이나 의자 같은 가구도 멀쩡했으니까.
‘짹이 크게 한 건 했네.’
서둘러 다음 흙을 챙겨서 마법진 위에 올렸다.
드르르르륵! 쿵!
드르르르륵! 쿵!
대수림의 흙은 이미 했고, 이제 마지막으로 붉은 모래만 마법진에 올리면.
‘없네······. 없어······.’
항아리가 텅 비어 있었다.
쓰벌!
세상일 쉽게 가는 법이 없네.
단 하나의 재료가 부족해 마법진을 실험해 볼 수 없다니!
[블레이즈 사막의 붉은 모래]사막?
살루스 왕국인가?
살루스는 국토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대륙에서 가장 뜨거운 사막이기도 했고.
왠지 그곳에 가면 붉은 모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거길 어떻게 가지?
무슨 핑계를 대고?
‘아! 내가 직접 갈 필요는 없겠구나!’
난 옆에 있는 짹을 쳐다봤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내가 있어야 자동인형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형술사를 대신해 싸우는 것은 마법인형의 의무.
이 경우엔 대신 재료를 구해오는 것이겠지.
‘짹, 가자!’
[네, 마스터.]입구 방으로 돌아갔다.
벽에 있는 대지 마법진은 다음에 와서 그려야겠다.
카메라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옆에 시커먼 방이 하나 더 보였다.
‘여기만 보고 갈까?’
안으로 들어가자 방 안이 환해졌다.
벽에 익숙한 그림이 보였다.
헬다임 장벽이 그려진 벽화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여섯 개의 탑이 그려진 똑같은 크기의 벽화.
그림을 본 난 입을 떡 벌렸다.
‘어!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메제트의 탑이 이거였구나!’
거신 암 드로운이 죽기 직전에 내게 한 말.
[기간트의 비밀을 알고 싶으면 메제트의 탑으로 가라!]이제 찾아다닐 필요는 없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메제트의 탑이니까.
다만 메제트의 탑은 하나가 아니었다.
6개의 속성으로 된 6개의 탑이 있었고.
그 6개의 탑을 쭉 이어서 만든 것이 바로 헬다임 장벽이었다.
그림에 설명을 보면 이곳 아베르크 제국의 메제트 탑이 땅(대지) 속성, 동쪽에 있는 가디언 제국에 있는 탑이 불 속성, 서쪽에 있는 아리칸 공국에 있는 탑이 물(얼음) 속성이었다.
거신이 말한 기간트의 비밀이란 건.
결국, 마법이다.
거신이 썼던 얼음 방패 같은 마법을 쓰기 위해선 마법진이 필요했고, 그 마법진을 그리기 위해선 속성 마석이 필요했다.
‘그래서 날 이곳으로 가라고 한 것이구나!’
그림을 보자, 거신의 깊은 뜻을 알 것 같았다.
새삼 내 거신인형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타지에 있는 두 자동인형도.
전생엔 자동인형이 사냥을 떠나도 며칠이면 합류했고, 그 외에는 항상 같이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내 상황 때문에 너무 오래, 또 멀리 떨어져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괜찮겠지?
어서 이곳에서 할 일을 끝내고 대수림으로 가야겠다.
‘짹, 그만 가자!’
[네, 마스터.]오늘 이 세상의 비밀을 한 꺼풀 벗겨낸 기분이 들었다.
***
땡땡땡땡!
종이 울렸다.
아지트 작업장 한쪽에 마련된 초대형 식탁.
“밥인데!”
다다다닥!
식탁으로 제일 먼저 달려가는 것은 앨리슨이었다.
물론 나도 하던 작업을 멈추고 바로 식탁으로 향했다.
“이런 오늘도 작은 아가씨가 일등이군!”
“나 배고픈데!”
“하하! 알았다! 가득 담아 주마!”
드워프 율리히는 접시 가득 수프를 덜어 건네주었다.
만족한 표정을 짓는 앨리슨이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많이 먹어라!”
앨리슨은 자리에 앉아 허겁지겁 수프를 떠먹고, 식탁에 빵을 집어 먹었다.
“대체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 거야?”
지켜보던 난 의아했다.
한 명은 제국어를 한 명은 드워프 말을 하는데, 신기하게 딱딱 맞아떨어졌다.
“방금 그런 건, 상황이나 표정만 봐도 알죠.”
에테나가 내 뒤에 섰다.
“다른 엘프들은?”
“이층집에 있습니다.”
“식사는?”
“빵과 우유면 된다고 하네요.”
에테나가 어색하게 웃었다.
엘프가 다 에테나 같으면 좋으련만 다른 엘프들은 우리 쪽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층집을 지키며 망을 보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케네스 영감은 벌써 자신의 작업 공간을 만들었고, 드워프들은 내가 가져온 괴수 부산물을 가공하기 위해 뭔가 부지런히 만들고 있었다.
내가 접시를 들고 자리에 앉았을 땐, 앨리슨은 이미 수프를 비워가고 있었다.
“벌써, 다 먹었네?”
“나! 더 먹고 싶은데!”
앨리슨이 말하자, 율리히가 어느새 다가와 국자로 수프를 가득 담아 줬다.
“고맙습니다.”
율리히는 우리 식사 담당 드워프였다.
그는 이번에 데려온 40명의 드워프 중에서 유일한 요리사였다.
드워프는 원래 요리를 못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지 않아서였다.
금화가 많으니, 좋은 재료는 얼마든지 대줄 수 있었다.
잘 먹어야 일도 잘하지.
탁!
“중위 양반, 대체 뭘 만드는 거요?”
앨리슨 옆으로 케네스가 앉았다.
“인형입니다.”
“인형?”
케네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난 작업장 한쪽에 대수림의 흙으로 토우인형을 만들고 있었다.
일단 기간트를 넣을 정도로 크고 힘이 좋아야 했기에 기본 틀을 잡는 것도 시간이 꽤 걸렸다.
물론 미적 감각은 없었기에 인형보단 괴물에 가까웠지만.
식사를 끝내고 에테나와 이층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엘프와 새로운 계약서를 쓰는 날이다.
***
열두 명의 미녀 엘프에 둘러싸여 있었다.
“우린 시노우엘님을 찾아 대수림으로 돌아가면 된다.”
마르실이 간단한 조건을 말했다.
“그건 알고 있고. 이제 날 설득해봐.”
“······?”
“내가 너희를 도와줄 이유 말이야.”
마르실과 엘프들이 서로 쳐다봤다.
“미리 말하지만, 저번처럼 누가 평생을 모시니, 내 한 몸 희생한다는 그런 말을 할 거라면 그냥 조용히 나가서 너희끼리 시노우엘을 찾든지 하라고. 난 여자가 필요한 게 아니니까.”
마르실이 말했다.
“우리 샤이닝 전사들을 경호원으로 빌려주지.”
마르실이 말한 것은 첫 번째 계약 때 내 요구 조건이었다.
난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그땐 날 지켜줄 믿을 만한 병사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아니야.”
“우리 전사들은 1초에 화살 2발을 쏘고······.”
“그만! 이젠 난 기간트가 있어. 너희가 기간트를 이길 수 있어?”
엘프들이 침묵했다.
“다른 조건이 없다면, 여기까지 하지. 이제 너희는 자유다. 내가 데려왔으니 계속 머물고 싶다면 그건 허락하지. 시노우엘을 찾으러 가고 싶으면 가도 좋다. 대수림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고.”
드워프는 괴수 부산물을 가공할 능력이 있었다.
벌써 케네스와 같이 작업을 함께하기 시작했고, 이계 난민 전진 기지에서도 드워프는 꼭 필요한 존재들이었다.
쿠훌린과 오크는 날 대족장의 영혼을 이은 자라고 부르며 따르고 있었다. 대수림에서 그들은 인간 병사들보다 낫고, 하급 괴수와 직접 싸울 만큼 강했다.
하지만 엘프는?
냉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게 필요 없다면 여기서 털어낼 생각이었다.
“더 없으면, 여기서 그만하지.”
“타일러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에테나가 말했다.
솔직히 에테나는 내게 쓸모가 있었다.
하지만 에테나 하나를 보고 시노우엘을 구할 생각은 없었다.
제국에서 엘프를 소유하려면 장벽 사령관 같은 높은 위치에 있어야 했다. 황족이나 높으신 귀족들 말이다.
그들에게서 하이엘프를 구하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마르실님, 이젠 우리 샤이닝 일족의 능력을 말해야 합니다. 그걸 가지고 타일러님과 협상해야 합니다.”
마르실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우리끼리는 시노우엘님을 구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제가 말하겠습니다.”
에테나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
“아니다! 내가 말하겠다.”
마르실 족장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