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eighbours RAW novel - chapter 102
“흐, 으흑…. 아! 아아!”
다음 순간 굵직한 살덩이가 주름을 파고드는 느낌으로 인해 외마디 비명이 새어 나왔다. 꿰뚫리고 박히는 충격도 잠시, 익숙한 전율이 온몸을 관통해 왔다. 쾌감이 아니라고, 쾌감일 수가 없다고 부정하려 애썼지만 내 몸의 반응은 너무도 적나라했다.
질구 깊숙이 난입해 온 성기를 반기듯 꽉 조이고, 막다른 내벽이 꿈틀대며 귀두를 폭 감싸는 수축에 숨이 가빴다. 짐승처럼 내 귓가에 대고 느리게 한 자, 한 자 뱉어 내는 저음이 동굴 속에서 울리는 것 같았다.
한참을 쿵, 쿵, 치받아 오던 그가 움직임을 멈추고 이를 갈았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멋대로 싸돌아다니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에 흐트러진 호흡이 한층 더 들썩거렸다. 분노와 성욕이 혼재된 숨결이 맹수의 것처럼 씩씩대다, 내 얼굴 여기저기 혀를 대고 느른하게 핥기 시작했다. 그대로 이를 박고 물어뜯을 것처럼 무시무시한 애무였다.
“만나지도 말라는 새끼랑 계속 전화하고, 만나고….”
순간 권이결이 떠오르며 전신에 힘이 들어갔다.
안 돼. 지금 우리가 이렇게 같이 있는 걸 알면…!
“으, 아….”
연우재의 아래 깔린 몸을 빼내고자 있는 힘껏 허리를 틀려고 애써 봤으나 소용없었다. 그는 보란 듯이 내 골반을 잡고 제 것으로 콱, 세게 찍어 눌렀다. 아래가 반으로 갈라지는 아픔에 하악,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 권가 새끼 입에 올리니까 안색이 싹 달라지는 걸.”
“그…. 으… 게 아니….”
“그 변태 새끼, SM 플레이에 환장한 성향자인 건 알아? 혹시 성향자가 취향이야?”
그러고 보니 예전에 나한테도 성향자 아니냐고 물었지. 그의 덧붙임에 나는 울음을 삼키며 고개만 하릴없이 저었다.
“아, 으, 아니….”
“원래 그랬어? 아니면 그 새끼 가게에서 일하는 동안 물들기라도 한 건가?”
“아! 으읏!”
허리가 다시 거세게 쏠리자 시야가 하얗게 바랬다. 고문이 따로 없었다.
하아, 하아, 숨 쉬기가 힘들어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커다란 손이 한쪽 가슴을 움켜쥐고 터뜨리기 직전까지 힘을 가해 왔다.
“흐… 응….”
그 사나운 악력에도 쾌감은 어김없이 덮쳐 와 유두가 빳빳하게 솟아올랐다. 대체 무슨 마취제를 쓴 건지, 꼼짝달싹 움직일 수가 없는데도 감각만은 어느 때보다 선명해 미칠 지경이었다.
“은효야.”
연우재의 목소리가 다시 부드럽게 변했다. 엄지로 유두를 매만지며 느릿느릿 허리를 움직이는 몸짓이 매끄러웠다. 하지만, 그러다 언제 또 사납게 돌변할지 몰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만약 성향자가 좋은 거면 내가 노력해 보고.”
“으… 흐으….”
“아주 개같이 날뛰어 줄게. 네가 아는 성향자 다 합친 것보다 더….”
“흣!”
장난치듯 가슴의 정점을 지분거리던 손가락이 돌기를 훅 긁어내렸다. 찌릿한 아픔에 허리가 용수철처럼 튕겨 오르다 이내 내려앉았다.
“사실은 말이지.”
“읏, 흐으….”
“몰랐는데 나도 성향자인가 봐, 은효야.”
하아, 낮은 한숨과 함께 가슴을 우악스럽게 쥐던 손이 내 얼굴 위로 올라왔다. 반사적으로 눈을 찔끔 감았다가,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내리는 손길에 슬쩍 떠 올렸다.
“불쑥 묘한 충동이 일어날 때가 있거든. 일테면 이렇게 키스할 때마다….”
쪽, 보드라운 입술의 감촉에 전신이 움찔 떨렸다. 진정됐나 싶다가도, 급속히 잔혹해지는 태도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머리채를 휘어잡고.”
“악!”
머리칼을 힘주어 움켜쥐는 악력에 목이 뒤로 꺾였다.
“네가 아파하는 신음을 듣고 싶을 때가 많았어.”
그 와중에도 질구 끝까지 깊숙이 박혀 든 묵직함은 단 한 순간도 흐무러질 줄 몰랐다. 오히려 그가 말을 이을 때마다 팽창하기라도 하듯, 안쪽을 더 빠듯하게 압박해 왔다.
“목을 이렇게 드러내면 물어뜯고 싶을 때도 있었고. 피가 안 날 만큼만.”
“아… 흐….”
“지금은 피를 보고 싶은 것도 같고….”
목 한가운데를 진득하게 핥다가 이를 세워 긁어내리는 자극에, 다리 사이를 바짝 오므렸다. 본의 아니게 제 것을 꽉 조이자 연우재가 목 위 핏줄에 대고 흥분 섞인 욕설을 내뱉었다.
몸속을 점령한 페니스가 꿈틀대는 약동에 턱 끝까지 두려움이 차올랐다. 지배적인 성향이 있다는 건 첫 관계 때도 알아차렸는데, 그게 나름대로 억누르고 자제한 것일 줄은 몰랐다.
페니스가 둔부 앞까지 재차 찔러 들자 나는 결국 눈을 감아 버렸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내가 연우재의 실체에 충격을 받은 건 침대 위 사디스트적인 면이 아닌, 다른 데에 있었다. 그 역시 어떤 면에서는 권이결과 같은 사람이었다.
권이결만큼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살인자는 아닐지 몰라도, 결국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 *
그윽한 향초 냄새가 흘렀다. 한밤중에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에도 나는 여전히 연우재의 아래 깔려 있었다.
“응… 흣!”
날 것의 체취가 나를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았다. 입을 벌려 소리를 흘릴 틈도 없었다. 혀가 입속을 파고들어 점막을 마구 헤집는 동시에, 공기 중 서늘하게 노출된 다리 사이로 묵직한 열감이 틈입해 왔다.
“아! 아, 흑!”
불에 달군 쐐기가 안쪽 끝, 막다른 곳까지 관통하는 충격에 흐윽, 울음이 터져 나왔다. 살을 퍽, 퍽, 짓찧는 진동이 거듭될 때마다 어둠이 빛으로 변했다가 다시 명멸하곤 했다.
구렁이가 몸 한가운데 똬리를 튼 채 대가리를 자궁구에 대고 찧는 듯했다. 미친 것 같았다. 연우재는 어디를 어떻게 해야 내가 쾌락을 느끼는지,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절정에 오르는지 꿰뚫고는 내 몸을 제 것인 양 철저히 갖고 놀았다.
그가 제 것을 안쪽 끝까지 찍어 누르는 순간 할딱거리던 숨이 비명으로 변했다. 아랫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오르는 느낌에 정신을 잃기 직전, 빼곡하게 들어찬 음경이 스르르 물러나며 간신히 숨이 트일 여지가 생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몸이 반 바퀴 돌려지며 두 손이 침대 헤드를 짚는 그때, 심장이 빠르게 곤두박질쳤다. 단단한 두 손이 골반을 틀어쥐고 뒤로 한껏 당기는 반동과 동시에, 성기가 질벽을 가르고 들어왔다.
“아! 으, 응!”
타액이 목을 타고 주르르 흘렀다. 연우재와의 섹스는 한 번도 부드럽게 흘러간 적이 없었다. 처음이자 단 하룻밤, 하지만 수없이 속살을 섞고 뒹굴었던 그 밤에도 넋이며 진이 다 빠져나갈 만큼 탈진했었다.
하지만 그때조차 지금처럼 거칠고 난폭하진 않았다. 얼굴과 목, 가슴과 허리며 허벅지, 심지어 발가락과 손가락, 음핵과 유두까지, 내 외피며 성감대를 빨고 만지는 손길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다정하고 부드러웠다.
반면 안쪽의 사정은 완전히 달랐다. 그의 성기가 한 번 깊숙이 찌르고 튕겨 날 때마다 시야가 까맣게 물들었다. 도저히 쾌감일 수 없는 충격이 온몸을 휩쓰는 동시에, 고통일 수가 없는 쾌락이 전신을 할퀴고 잠식해 왔다.
하아, 하, 밭은 숨결 속에서 허리가 들리며 어느새 두 다리가 연우재의 맨 허리를 사슬처럼 옭아매고 있었다. 허리를 꽉 조이는 힘과 동시에, 다리 사이 내벽도 그의 것을 바짝 조이기 시작했다.
연우재는 하, 머리를 뒤로 확 젖히며 웃었다. 그리고 허리를 뒤로 빼며 천천히 움직이다, 어느 순간 기습적으로 힘껏 허리를 쳐올렸다. 거근이 자궁 앞까지 쿵, 처박히는 충격에 나는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아아! 아! 흐으….”
“더 꽉 조여 봐, 은효야. 아예 나란히 복상사로 가 버리게. 응…?”
정말 돌아 버린 것 같았다. 전쟁 같은 섹스, 그 말에 걸맞은 정사가 지칠 줄 모르고 이어졌다.
“이렇게 재회한 기념으로 좆질하다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 같으니까, 난….”
욕설을 내뱉는 목소리가 잔뜩 쉬어 있었다. 난폭하게 질구를 들락거리며 내벽을 긁어 대는 살기둥에 몸이 부서져 버릴 것 같았다.
아랫배가 꿈틀거리며 요의마저 느껴지는 쾌감에, 나는 두 팔을 허우적대다 그의 어깨를 더듬었다. 어느새 약효가 완전히 풀려 몸을 움직일 수가 있었다.
손이 더 위로 올라가며 연우재의 머리를 감싸 안자, 그가 기꺼이 고개를 끌어 내려 내 입술에 제 것을 겹쳤다. 굶주린 짐승이 그르렁거리듯, 게걸스럽게 입술을 빨고 혀를 진득하게 치대는 감각이 아찔했다.
혓바닥이 벗겨지든가 점막이 찢어지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다. 입 안이 남아나지 않을 듯한 키스에 나는 우람한 어깨를 짚고 버둥거렸다. 하지만 바위처럼 단단한 근육은 아무리 밀어내도 끄떡조차 하지 않았다.
“으, 흐….”
그런 광폭함 속에서도 쾌감을 느끼는 스스로가 가증스러워 차라리 혀를 깨물고 싶었다. 다짜고짜 공항에서부터 납치해, 어딘지도 모르는 방에서 이렇게 장난감처럼 다뤄지는데도 열락에 정신을 못 차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