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29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129화
박 선배랑 시시덕거리고 있는데 전기수 지청장에게서 호출이 왔다.
그래서 가봤더니 김병호 본부장이 미리 와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앉게.”
“네.”
“하하하! 내가 경찰 생활하면서 군부대 사단장에게 감사 전화를 받아본 건 또 처음이야.”
이 소리를 들으니 날 왜 불렀는지 알 것 같다.
“사단장이요?”
“그래. 자네 덕에 사고를 막았다고 언제 저녁이라도 한 번 사겠다고 하더군. 그냥 지나가는 말이겠지만 사단장이면 별이 두 갠데 그런 말 하기도 쉽지 않았을 거야.”
고길준 사건은 감사 인사를 받을 만 한 일이긴 했다.
공식적인 행사는 없겠지만 나한테 감사패를 보낸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내겐 이미 지난 일에 불과했고, 앞으로 어떤 사건을 맡느냐가 더 중요했다.
“그렇긴 하겠네요.”
“이걸로 회식이나 하게.”
지청장이 금일봉을 내밀었다.
돈은 내가 더 많다는 걸 알지만 적절한 보상을 위해 쌈짓돈을 내놓는 것이다.
그래서 감사하게 받았다.
“감사합니다.”
“뭐 할 말 없나?”
“참, 언제 보고 드리려고 했는데 오늘 뵀으니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자넨 할 말은 다 하는 편이잖아. 내외하지 말고 말해 봐.”
“지금 중동에서 메르스라는 호흡기 증후군이 유행한다고 합니다. 치사율이 높아서 조심해야 하는데 대면 업무를 하는 경찰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면 어떻겠습니까?”
“처음 들어보는 병인데 마스크로 예방이 될까?”
“감기 같은 병이라 마스크만 제대로 써도 예방이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마스크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경찰이 사용할 마스크를 미리 확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음… 본청에 건의해 보겠네. 대신 우리 청은 마스크를 확보하도록 하지.”
“네. 지청장님!”
메르스 사건은 질병관리본부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한 덕분에 비교적 유행 정도가 덜했으나 조심할 필요는 있었다.
특히 경찰인 불특정 다수와 대면하는 업무가 많아서 마스크는 필히 착용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근데 그런 정보는 어디서 들은 건가?”
“C&U홀딩스 대표님이 투자 정보를 모으다가 알게 된 거라고 하더군요.”
“아, 그래?”
“참고로 우리 청에서 사용할 마스크랑 손 세정제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나도 도울 것이니 이왕이면 지구대에서 필요한 물량도 준비해주게.”
“네. 지청장님!”
들을 말도 다 했고, 할 말도 다 했으니 일어나려는데 본부장이 갑자기 딱 소리를 내면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했다.
“그럼. 주식 투자 기회겠네?”
“네?”
“전염병이 유행하면 제약이나 바이오 관련 기업 주가가 오를 거잖아.”
“그렇긴 한데 투자해서 이득을 볼 정도는 아닐 겁니다. 타이밍 잡기도 힘들어서 자칫 손해 볼 수도 있으니까 투자하실 생각이라면 주의하세요.”
김병호 본부장이 지청장에게 점수 좀 따려다가 내 말을 듣고는 급격하게 시무룩해졌다.
지청장도 아주 잠깐이지만 본부장을 흘겨봤다.
“본부장도 나가 보게.”
“네, 지청장님.”
“최 경감, 아무튼 이번 일은 수고했어.”
“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복도에 나와서 본부장에게 목례를 하고 가려는데 본부장이 날 불러 세웠다.
무슨 소리를 할지 눈치가 빤했다.
“무진아.”
“네. 말씀하세요.”
“정말 투자 기회라고 보기 힘든 거냐?”
“네. 위험한 병이긴 한데 정부에서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긴 하겠네.”
“근데 본부장님!”
“왜?”
“그만하면 집도 있고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도 생겼는데 돈을 더 벌고 싶으세요?”
“야! 내가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 그러냐? 그리고 네가 할 소리는 아닌 거 같은데.”
“본부장님, 그때 제가 도와드린 건 지금 정도면 만족할 것 같아서입니다. 하지만 더 욕심을 낸다면 본부장님은 저에겐 위험인물이 되는 겁니다.”
내 말이 농담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정색하고 말했는데 김병호 본부장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위험인물?”
“네. 차라리 전에는 돈 욕심 안 내셨는데 요즘은 욕심을 내시잖아요.”
“더 잘살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
“물론 그렇지만 20억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본부장님.”
“너 같은 사람은 꼭 그렇게 말하더라. 하지만 난 더 부자가 되고 싶을 뿐이야.”
“본부장님, 변하신 거 아닙니까?”
“내가 볼 땐 네가 변했어.”
“이젠 저랑 딴 길을 가시겠다는 겁니까?”
“잘난 척 그만해 새끼야. 네가 그렇게 잘났어?”
모든 사람이 내 뜻과 같을 수는 없다.
서일권 본부장일 때만 해도 우리는 단합이 잘 됐는데 이젠 계급도 달라지고 서로를 향하는 마음도 변해가는 중이다.
“본부장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됐어. 새끼야.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
생색내고 싶지 않지만, 김병호 본부장이 경정 계급에 오르고 지금처럼 여유가 생긴 건 내 역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자기 자리마저 위협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요 근래 들어서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 * *
옥상에서 머리 좀 식히고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박 선배가 나를 회의실로 끌었다.
“왜요?”
“너. 본부장이랑 한바탕했다며?”
“그게 벌써 소문났어요?”
“지청장실 앞에서 그 지랄했는데 그럼 소문이 안 나겠냐?”
“하여간…….”
“뭔데?”
“뭐가요?”
“본부장이랑 왜 그랬냐고?”
나와 박 선배가 팀장으로 승진한 이상 본부장이랑 합을 잘 맞춰 나가야 하는데 불화가 생겼으니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본부장이 돈 욕심을 내길래 그만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화를 내시더라구요. 나처럼 돈 많은 놈은 꼭 그런 식이라고 하면서.”
“병호 형님이 정말 그렇게 말했어?”
“제가 없는 말 지어냈겠어요?”
“하긴. 네가 없는 말 할 사람은 아니지. 근데 병호 형님이 너한테 돈 되는 정보라도 달라고 하디?”
“그게 지청장실 들어갔다가…….”
“그랬구나.”
지청장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건 누구 잘못도 아니다.
본부장이 된 병호 선배에게 나를 시기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나는 그게 염려되고 걱정되는 거였으니까.
“너무 걱정마세요. 차차 정리되겠죠.”
“그래. 병호 형님도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네가 이해해라. 아랫사람이 한 수 양보해주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 거니까.”
“네.”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은 할 것이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 경우엔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
내게 한 번쯤 눈감고 넘어가 줄 수 있는 사람은 박장우 선배 말고는 아직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번 일로 확실히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사람의 욕심은 한계가 없다는 거다.
내가 박 선배랑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김병호 본부장도 수사국장인 서일권에게 불려가서 한 소리 듣고 있었다.
“너 무진이랑 싸웠다며?”
“누가 그래요?”
“누가 그러긴. 이미 소문 다 퍼졌던데.”
“아 글쎄, 그 새끼가 절 보고 욕심이 많다잖아요.”
“무진이가 그랬다고?”
“네.”
“괜히 그랬을 리는 없고 지청장실 안에서 무슨 일 있었냐?”
“별거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김병호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약간의 각색을 거쳐서 말했다.
하지만 서일권 국장이 바보도 아니고 김병호가 왜 이러는지 잘 알고 있었다.
전에 주식 투자했을 때도 제일 많은 돈을 투자해서 무려 20억이나 챙긴 김병호다.
서일권도 그때 기억이 아직 생생했다.
“병호야. 너 지금 경찰 실세가 누구라도 생각하냐?”
“누구긴요. 지청장님이 실세죠.”
“장난하냐?”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인천청뿐만 아니라 전체 경찰 조직을 통틀어서 말해도 무진이가 실세 중에 실세야. 포돌이 재단 덕분에 전국 각지에 경찰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병원까지 생긴 마당에 무진이랑 척을 지겠다는 거냐?”
“그 자식 돈지랄하는 거 하루 이틀입니까? 새삼스럽게 뭘 그러세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우리가 지금 이만큼 살고 승승장구하는 것이 누구 덕이냐?”
“저도 열심히 했습니다.”
서일권은 김병호에게 깃든 욕심을 제거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얼굴이 달라져 있었다.
우리는 이럴 때 탈이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김병호 본부장 탈이 바뀐 것이다.
“당연히 열심히 했지. 문제는 거의 대부분을 무진이가 물어온 사건이란 것이 문제지. 안 그러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넌 스스로 기회를 차버렸다는 소리야.”
“알아듣게 말씀하세요.”
“내가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네가 조금만 더 참았다면 무진이가 먼저 말을 꺼냈을 거다.”
“그게 뭔데요?”
“너 고스트 펀드라고 들어봤냐?”
“전 펀드 투자는 안 합니다.”
“고스트 펀드는 무진이가 대주주로 있는 C&U홀딩스에서 비밀리에 운용하는 펀드야. 고위 간부들을 위한 사모펀드 형식인데 수익률이 엄청나지.”
서일권은 발설하면 안 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
이게 탄로 난다면 펀드 회원 자격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요.”
“나도 가입이 돼 있긴 한데 무진이가 배려해준 덕분이지. 회원들 면면을 보면 나는 시쳇말로 급이 안 되거든.”
“그건 다른 형태의 뇌물 아닙니까?”
“네가 고까운 눈으로 보니까 그리 보이는 거야. 고스트 펀드가 생긴 목적은 외압에 흔들리지 말라는 의미에서 고위 간부들에게 기회를 준 것으로 봐야 해.”
“기회요?”
“그래. 기회. 너한테도 20억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줬었잖아. 무진이가 왜 우리한테 그런 기회를 줬다고 생각하냐? 부자 되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무진이가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은 돈 때문에 뇌물이나 받는 경찰이 되지 말라고 그렇게 한 거야.”
서일권이 말하지 않아도 그 취지에 대해서는 김병호도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은 돈을 더 벌고 싶은 욕심 때문에 초심을 잃은 것이고 말이다.
“그래서 저보고 부하 직원에게 사과라도 하라는 겁니까?”
“병호야. 너 왜 이렇게 삐딱해졌냐?”
“전 사과 못 합니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제가 사과를 해야 합니까?”
“누가 사과하래냐?”
“그럼 뭔데요?”
“스스로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거다. 무진이가 지금까지 해결한 사건들이 어땠는지 잘 생각해 봐.”
“우리 도움이 없었다면 해결 못 했을 사건도 많았습니다.”
“너 이런 마음으로 같이 일할 수 있겠냐?”
김병호는 이미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냉철한 시각을 잃어버렸다.
시기와 질투, 그리고 본인도 잘할 수 있다는 욕심과 자신감이 스스로를 망치고 있는 거다.
“차라리 광수대로 옮겨 주십시오. 저도 제가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진심이냐?”
“물론입니다.”
“네 마음 알았으니까 지청장님하고 상의해 보마.”
“이젠 무진이 뒤치다꺼리하는 것도 지겹습니다. 제발 떨어트려 주세요.”
“알았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고스트 펀드에 대해서 내가 한 말은 잊어버려라.”
“그러죠.”
단 한 번의 불화는 우리 특수본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팀장이 된 나와 특수본을 이끌어야 할 본부장에게 생긴 불화다 보니 인천청 내부가 시끌시끌할 정도였다.
그리고 김병호 본부장의 요청도 있고 해서 지청장은 그를 광수대로 옮겨주었다.
그것도 나와 김병호 본부장과 대화가 사라진지 일주일 만에 말이다.
“팀장님, 본부장님이 광수대로 갈 줄은 몰랐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어쩌겠냐?”
“그럼 누가 오게 되는 겁니까?”
“글쎄다. 김병호 본부장이 광수대로 갔으니 광수대에서 누가 오지 않을까 싶긴 한데 나도 들은 것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차라리 원 팀일 때가 나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게. 조금 복잡하기는 했어도 협력은 잘 됐는데 팀이 갈리고 이렇게 돼서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좀 그렇다.”
“에이~ 이번 일은 팀장님 잘못은 아니잖아요.”
“일하자. 우리가 맡을 만한 사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