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9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19화
“나쁘지 않군요. 좋습니다. 우선 1년 계약하고 최 형사님과 제가 합이 맞는지 확인해 보죠.”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하고 있던 일은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시죠. 당장은 간단한 일만 하면 되니까.”
“그게 뭡니까?”
“경찰대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준호가 마약을 하는지 알아봐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놈이 마약 하는 것이 확인되면 익명으로 제보해 주시구요.”
“최 형사는 여기저기 원한이 많군요.”
“모두 저와 제 가족을 망친 놈들이고 살다 보니 절대 참으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아직은 모든 것을 공유할 신뢰가 부족해서 요구사항을 말하는 정도로만 대화를 나누었다.
노진구를 만나고 나서는 진호 형님을 만나기로 하고 서울로 이동했는데 지난주에 산 복권을 주기 위해서였다.
“받으세요.”
“이게 그 복권이야?”
“네.”
“어?”
“왜 그러세요?”
“지난주 거잖아.”
박진호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내가 1등 복권을 주겠다고 했던 때가 대략 한 달 전이었으니까.
“네. 맞아요. 세금 제외하면 22억쯤 될 겁니다.”
“네가 나한테 말했던 게 언젠데… 이건 말이 안 되잖아. 어떻게 된 거냐?”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자세한 내용 말하기엔 사정이 좀 있어서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어쨌든 22억짜리 투자를 한 셈이니 계약서는 유효한 겁니다. 맞죠?”
“그, 그건 그렇지.”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 되는데 번호를 확인해 보니 정말 지난주 1등 번호다.
‘뭐야? 신기라도 있는 거야?’
지금 생각나는 건 무속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의심스러우세요?”
“응?”
“불법적인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이 아니라 신기해서 그렇지. 조금 오싹하기도 하고. 근데 무진이 너 신기나 뭐 그런 거 있냐?”
“하하하! 아닙니다.”
“너야 그러려니 하라고 하지만 내 입장에선 확인할 수밖에 없어서 말이다.”
“그렇긴 하겠네요. 하지만 지금은 말씀드리기 곤란해서요.”
“그래?”
“네. 나중에 기회 봐서 꼭 말씀드릴게요. 그보다 대주주로서 한 가지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비너스 코드는 데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고가 났었다.
당시 신인으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시기라 많은 엔터 관계자들이 안타까워했었는데 결국엔 진호 형님도 나중엔 헐값에 SS엔터를 매각해야 하는 처지가 됐었다.
그걸 아는 이상 사고를 막아야 하는 거다.
“뭔지 말해 봐.”
“데뷔조가 정해졌으니 이제 로드 매니저도 채용하실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업계 평균을 보면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로드 매니저를 고용하던데 맞습니까?”
“맞아. 인건비 때문에라도 우리 역시 그렇게 할 생각이고.”
로드 매니저가 하는 역할이 주로 운전에 심부름이다.
그에 반해 스케줄 관리와 멤버들을 관리하는 건 실장급 매니저가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제가 생각할 땐 운전만큼은 전문적으로 기사 일을 하시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그걸 몰라서가 아니라 인건비를 줄여보겠다고 그렇게 하는 거야. 솔직히 매니저 하겠다고 이 업계에 뛰어드는 친구들은 로드부터 뛰어야 하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니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잔심부름까지 다 하는 로드 매니저가 운전까지 하게 되면 장거리 운전할 때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니까요.”
사고란 말을 듣더니 박진호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복권 때문에 미묘한 감정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내가 하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멤버들 안전을 위해서 전문 기사를 고용하는 것이 대주주로서의 요구사항이라는 거지?”
“네. 형님!”
“…으음! 좋다.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네 의견을 받아들이마.”
“하나 더 있습니다.”
“작정했구나?”
“잘되려면 신중해야 하잖아요. 저도 투자를 한 이상 SS엔터가 크게 수익을 냈으면 하거든요.”
“SS엔터가 잘 되는 일이라면 뭐든 좋아. 말해 봐.”
“데뷔하고 2014년 상반기까지는 지방 행사는 보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울은 괜찮고?”
“네. 서울은 괜찮습니다.”
이런다고 일어났었던 사고가 사라질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사고가 날 확률은 확 줄어들 것이다.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그럼에도 사고가 나서 멤버를 잃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그건 운명이리라.
“후~ 알았다. 20억이 넘는 투자를 했는데 감수할 건 감수해야지. 또 있는 건 아니지?”
“네. 그 정도면 됩니다.”
“그건 그렇게 하면 되고 학폭 문제는 언제 터트리는 것이 좋을까?”
“그건 자연스럽게 알게 되실 겁니다. 형님이 움직였다가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으니 시작은 외부에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용의주도하구나.”
“형님은 실패하고 싶으세요?”
용의주도란 말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볼 때 많이 사용하는 말이다.
박진호가 날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한 요청에 약간은 빈정이 상한 듯했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아는 SS엔터는 실패했었으니까.
내가 개입한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아니, 꼭 그렇게 할 것이다.
“내가? 절대 아니다. 난 꼭 성공해야 해.”
“형님은 왜 성공하고 싶으세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 우리 집 재산 몰빵했으니 부모님 노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지.”
“그렇다면 형님은 운이 좋으신 겁니다.”
“널 만나서?”
“네.”
“하하하!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제가 열심히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함께 잘해 보시죠.”
“그래. 잘해 보자.”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내가 느끼는 아픔만이 제일 큰 고통이라고 생각했었던 나로선 미처 알지도 못했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한다고 했는데 이게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니야. 이걸로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돼.’
방심하면 안 되는 거다. 또 후회하게 될 것이 뻔하니까.
‘그래. 이제 한 걸음 나아갔을 뿐이야.’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 * *
이회승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결정하신 겁니까?”
“자네 말대로 하겠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부탁은 무슨… 그때 일에 미련이 남아서 하려는 거니까 다른 오해는 말게. 그리고 급여는…….”
“걱정마세요. 계좌 알려주시면 매월 5백만 원씩 입금되도록 해놓겠습니다.”
“고맙네.”
편의점이 그리 만만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바쁘게 장사해도 결국엔 인건비 따먹기라서 온 가족이 매달려야 겨우 수익이 나는 구조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서민 생활이 팍팍하다는 걸 알기에 자세한 사정은 묻지 않기로 했다.
“근데 이미 오래 지난 일인데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요?”
“하나씩 해봐야지. 우선 자네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교통사고부터 알아 볼 생각이야.”
“사고라면 트럭 운전사 말입니까?”
“그래. 당시 바로 자수해서 의심하지는 않았는데 기본으로 돌아가서 그 트럭 기사부터 알아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서.”
“듣고 보니 그렇군요. 사고라면 당연히 가해자부터 알아보는 것이 순서인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건 내게 맡기고 자넨 자네 할 일 하게.”
“김진택 지청장을 조사하란 말씀이시죠?”
“조심해야 할 거야.”
겨우 경장이란 계급을 가지고 지청장을 조사한다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래야죠. 근데 김진택은 어떤 사람입니까?”
“교활한 사람이야. 비 경찰대 출신으로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지.”
“피도 눈물도 없다는 말은 들었는데 한 번도 본 적은 없습니다.”
“이런 말해서 뭐 하지만 김진택에게 접근하려면 자네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거야.”
“하긴 지금 계급으론 어림도 없겠죠.”
“지금 계급이 경장인가?”
“네. 경장입니다. 경사 진급하려면 2년 남았구요.”
“쉽진 않겠지만 어떻게든 인천청 광역수사대로 옮겨 보게. 일단 김진택과 거리를 좁혀야 뭐라도 해보지 않겠나?”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주변을 챙기다 보니 일에 소홀한 것도 사실이다.
운 좋게 수배범을 잡기는 했는데 별로 영양가는 없었다.
제대로 업무 평가를 받아 특진이라도 하려면 전국적으로 이슈 되는 사건이 아니라면 관내에 일어난 사건을 누구보다 빨리 처리해야 하는 거다.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제일 좋은 건 미제 사건을 해결해서 자네 능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거야.”
“미제 사건이요?”
“이왕이면 언론이 다뤄주면 좋을 거야. 방법은 자네가 찾아보게.”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자네에겐 의지가 있는 것 같으니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노력해보겠습니다.”
이회승 선배와 헤어지고 나서 서로 복귀한 나는 관내 사건 중 미제로 남은 사건이 뭐가 있는지 조회해 보았다.
“뭐해?”
“퇴근 안 하셨어요?”
“아무도 없는 집에 가면 뭐 하겠냐? 밀린 서류나 처리하는 게 낫지. 어? 미제 사건 파일이네?”
“네.”
“그건 뭐 하려고?”
“미제 사건 해결해서 특진 좀 해보려고요.”
“큭큭! 정말?”
“뭐 생각나는 사건 없으세요?”
“어디 보자. 미제 사건이라… 아! 하나 있네.”
박 선배는 잔뜩 거들먹거리면서 자기 의자에 앉았다.
선배기도 하고 부평 경찰서에서 근무한지도 5년이 넘었으니 무작정 뒤지는 것보다 박 선배를 통해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게 뭡니까?”
“2004년 청천동 부녀자 살인 사건.”
“아! 그렇지?”
박 선배가 말하자마자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 하나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얼레? 그 사건을 알아?”
“네. 기억났습니다. 선배, 그거 우리가 해결하죠.”
“하여간 의뭉스럽다니까. 근데 미제 사건은 우리 담당이 아닌데 그걸 하자고?”
“그러니까 해결해서 특진해야죠.”
“누가 그러디?”
“뭘요?”
“미제 사건 하나 해결한다고 특진시켜준다는 말을 누가 했냐고?”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배는 절 도와주세요. 그럼 제가 선물 하나 드리겠습니다.”
박 선배는 전셋값 때문에 고통 받고 있었다.
집주인이 올려달라는 2천만 원을 구하지 못한다면 번거롭게 이사를 가야 하고 지금보다 평수도 좁혀서 가야 해서 고민하는 거다.
“선물은 됐고, 도와줄 테니까 잘해 봐. 이제 됐냐?”
“네. 됐습니다.”
“뭘 어떻게 하려고?”
“일단 멍석을 깔아야 하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멍석?”
“두고 보시면 압니다.”
말은 그리해도 당장 생각나는 방법은 없었다.
며칠이 후딱 지나가고 나는 서울 목동에 와 있었다.
방송을 타게 하려면 방송국을 찾아야 하고 가장 관심 가는 프로그램은 SBC 그것이 알고 싶다면… 이었다.
“저~ 최무진 형사님?”
“아! 안녕하세요. 제가 최무진입니다.”
“제가 그것이 알고 싶다면에 홍주원 책임 PD입니다. 제보할 것이 있으시다고?”
“네. 우선 이것 좀 보시죠.”
미제 사건 파일을 복사해서 가져온 것을 홍주원 PD에게 건네고 살피는 동안 묵묵히 기다렸다.
“이 사건이라면 저희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네. 저희 작가들이 조사를 해봤는데 당시 비오는 날이라 현장 훼손이 심해서 결국엔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고 하더군요. 당시 그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분들도 모두 만나봤는데 이렇다 할 단서가 없어서 미제로 남았다고 했습니다. 그 상태론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접었던 아이템이죠.”
홍주원 PD가 청천동 부녀자 살인 사건에 관심을 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알고 있는 사건이라 다행이군요.”
“뭐가 다행이라는 겁니까?”
“제가 범인을 알고 있다면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