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0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20화
“네?”
“제가 범인을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프로그램을 만들 수야 있지만, 검거하는 것이 먼저 아니겠습니까?”
“물론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범인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해서 먼저 멍석을 좀 깔아보면 어떨까 해서요.”
지상파 방송국 PD를 할 정도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들이 가진 스펙도 대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하는 말을 금세 알아들었다.
“그러니까 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범인을 잡겠다는 거군요.”
“네. 저와 공조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시죠. 그 과정에서 범인을 잡는 겁니다.”
“하지만 단서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하시려고?”
“때론 답을 알고 거꾸로 시작해도 되는 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면 PD님은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좋고 전 특진을 바라볼 수 있으니 윈윈이 아니겠습니까?”
“최 형사님은 특이하시네요.”
“제가요?”
“네. 저도 프로그램 특성상 형사분들 많이 만나봤는데 형사님은 특진해서 할 일이 따로 있는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예리한 눈을 가진 사람이다.
방송국 PD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니 자연적으로 사람 보는 안목을 지니게 된 모양이다.
“맞습니다. 제가 할 일이 있는데 지금 계급으로는 할 수가 없어서요. 같이 해보시겠습니까?”
“제가 거절하면 MBS로 가시겠군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정말 범인을 알고 계십니까?”
“네. 알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우선 우리 작가진하고 미팅을 진행하시죠.”
“PD님도 준비하실 시간이 필요할 것이니 이번 주 토요일 어떻습니까?”
“방송국으로 오시겠습니까?”
“그러죠.”
이건 서로 도움 되는 일이라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가만히 두어도 나중에 범인이 양심 고백을 하게 되면서 밝혀지는 사건인데 지금으로부터 4년 뒤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비밀 유지가 절대적이었다.
해서 범인을 안다는 전제로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의논했다.
“범인이 누군지는 언제 알려주실 겁니까?”
“범인은 다른 사건으로 감옥에 있는 무기수입니다. 그게 누군지는 지금 알려드리긴 곤란합니다.”
“그래도 저희가 알아야 어떤 방향으로 제작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제작 방향은 PD님이 아이디어를 좀 내 보시죠.”
끄응!
“비밀이 새어 나갈까 봐 그러십니까?”
“솔직히 아니라고는 못 하겠습니다. PD님과 작가진까지 여섯 명이나 되는데 비밀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작가진만 해서 여섯 명이고 촬영 팀과 오디오 팀까지 하면 20명은 가뿐하게 넘어간다.
그 많은 사람들이 완벽하게 비밀을 지킨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PD가 뭐라고 말해도 지금 밝힐 순 없다.
“잘 모르셔서 그런 것 같은데 저희 작가진은 믿어도 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해 왔겠습니까?”
“할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조만간 말씀드리겠습니다.”
“믿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 * *
홍주원 PD를 설득하기는 했는데 어떻게 미제 사건의 범인을 알게 됐는지에 대해선 대답이 궁색했다.
그래서 범인과 같은 감방에 수감 중인 재소자 중에 적당한 인물을 찾아냈다.
“무진아! 도대체 뭘 어쩌려고 그러는 거냐?”
박 선배는 내가 걱정됐는지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난 웃어주었다.
“지금 웃음이 나오냐?”
“선배님, 언제 오셨습니까?”
“지금 왔다. 됐냐?”
“이거요.”
내가 미제 사건을 해결한다고 시간을 쓰는 동안 파트너인 박 선배는 귀찮은 일을 다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선물을 준비했다.
“로또 복권?”
“네. 제가 간밤에 꿈이 좋아서 하나 샀습니다.”
“꿈? 무슨 꿈?”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타나셔서 숫자를 알려주시는데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제 꺼 사다가 선배님 생각나서 하나 더 샀습니다.”
“큭큭, 고맙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문제?”
“네. 아버지가 번호를 말씀해주시긴 했는데 네 개밖에 기억나지 않아서 숫자 두 개는 제가 찍어서 샀으니까 그러려니 하세요.”
선의의 거짓말이라 그런지 술술 나온다.
마음 같아서야 1등 번호를 선물하고 싶지만, 여러모로 봤을 때 내게 독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2등 번호를 구매해서 선물했다.
“어쨌든 고맙다. 당첨되면 반띵하마.”
“그럼 저야 좋죠.”
“근데 멍석 까는 일은 잘 돼 가냐?”
“국밥 한 그릇 하실래요?”
“갑자기 국밥은 왜?”
“일단 가시죠. 배고파 죽겠습니다.”
박 선배가 오기 전에 적당한 인물을 찾아냈다.
범인 고병선과 같은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중에 사기로 세 번째 잡혀 들어간 적임자가 있었다.
“밥 다 먹었으면 이제 말해 봐.”
“제가 범인을 알고 있습니다.”
“정말?”
“네. 대신 저희가 잡아선 안 됩니다.”
“범인은 누구고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저희가 범인을 잡는 과정을 SBC 그것이 알고 싶다면 팀과 같이 잡는 겁니다. 그래야 전국적으로 이슈도 되고 특진도 할 수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시끄러워지면 우리가 아무리 보잘 것 없는 형사들이라 해도 특진시켜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 그렇게 특진에 목매는 거냐?”
“광역수사대에 가려구요.”
“거긴 왜?”
“거기 가서 할 일이 있습니다.”
“할 일이 뭔데?”
“에이~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비밀이라 이건가?”
“네. 아직은 비밀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잘해서 같이 광수대로 가시죠.”
“자리가 있어도 될까 말까인데 같이 가자고?”
“방법이 있을 겁니다.”
특진해도 광수대로 옮겨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소한 인천경찰청 형사과장 정도는 잘 알고 지내야 될까 말까 한 일이니까.
“그건 됐고. 아까 말한 거나 제대로 말해 봐.”
“청천도 부녀자 살인사건 범인은 고병선이라고 다른 사건으로 복역 중에 있습니다.”
“다른 사건?”
“네. 사건 파일을 보니까 연수경찰서에서 특수강도 혐의로 잡아넣었더군요.”
“그건 어떻게 알았는데?”
“제 정보원이 얼마 전에 출소한 놈에게 들었다지 뭐겠습니까? 자기가 청천동 사건 범인인데 무능한 경찰들이 그것도 모른다고.”
“그런 놈 말을 믿고 일을 벌이자고?”
“제 정보원은 믿을 만한 합니다.”
조금 궁색하기는 해도 둘러대기엔 정보원이 딱이다.
뭐 딱히 믿지는 않는 눈치여도 지금으로선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
“아유~ 나도 모르겠다. 가지고 놀다가 제자리에만 갖다 둬라.”
“맞습니다. 선배님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드시면 됩니다.”
“장단이나 맞춰달라는 거지?”
“네. 선배님!”
“정말 자신 있는 건 맞고?”
“그렇다니까요.”
“알았다. 그럼.”
박 선배가 날 점점 신뢰하는 정도가 깊어지는 거 같은데 지내 온 시간에 비하면 과분하다.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 물어보지는 않았다.
‘급할 거 없으니 나중에 확인해 보면 돼.’
* * *
고병선이 수감 돼 있는 안양교도소를 찾아 사기꾼 양원철을 면회했다.
“누군데 날 면회하는 거요?”
“당신이랑 거래할 사람입니다.”
“거래? 무슨 거래?”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변호사를 붙여줄 생각인데 거래할 생각 있습니까?”
“이미 판결 받고 사는 중인데 재심이라도 열겠다는 겁니까? 아니 왜?”
“그야 당신이 필요하니까.”
양원철은 사기 전과 3범으로 지금도 또 다른 사기를 치고 수감 중이다.
그가 한 말대로 이미 판결 받았기에 재심을 열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양원철이 재심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이다.
“재심이 아니라 항소하면 됩니다.”
“아, 맞다. 항소 기회가 남아 있었지?”
“어떻습니까? 해보겠습니까?”
“제가 뭘 하면 됩니까?”
말투도 표정도 바뀌었다.
믿을 곳 없는 자신에게 갑자기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왔으니 당연한 거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으세요.”
“잠깐!”
“왜요?”
“내가 바보도 아니고 말만 하는 약속은 여기까지. 변호사 데려와서 수임 계약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 사람 참!
조금 전하곤 또 완전히 다르다.
사기 전과범이라 그런지 표정 변화도 많고 머리 회전도 빠른 것 같아서 내가 컨트롤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긴.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모양이군.’
사기꾼과 일하는 건 좀 그렇지만 고병선의 여죄를 밝혀서 피해자 유가족의 억울함도 풀고 내 목적도 달성해야 하니 지금은 양원철을 참아내야 한다.
“다시 오죠.”
그에게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나는 이틀 뒤에 김병묵에게 붙여주었던 변호사와 추가 계약을 하고 양원철을 만났다.
변호사 수임 계약서에 서명하고 나서 특별 면회실에 양원철과 둘만 남았다.
“이제 됐습니까?”
“변호사비로 얼마나 들어간 겁니까?”
“1억입니다.”
“후~ 좋습니다. 제가 뭘 하면 됩니까?”
“며칠 있다가 고병선이란 무기수가 있는 호실로 옮겨질 겁니다.”
“그것도 그쪽이 한 겁니까?”
“네.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요?”
“그러시죠.”
“그러니까…….”
나는 양원철이 해야 할 일이 알려주었다.
고병선에게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서 친해져야 하고 자백을 받아내기만 하면 곧바로 항소심에서 이길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했다.
“고병선이라면 나도 아는데 그 사람 여차하면 찌르고 본다던데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사기로 수감 중이니 기브 앤 테이크란 말은 누구보다 잘 아시겠죠?”
“물론이죠.”
“시간을 많이 주지는 못합니다. 항소심 신청까지 보름 남았던데 그 안에 해내야 한다는 거 명심했으면 좋겠군요.”
“명심하죠.”
양원철이 고병선을 꾀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다행히 언변이 좋으니 기대는 해볼 만했다.
* * *
“무진아.”
“네. 선배님.”
월요일에 출근했더니 박 선배가 날 조용히 옥상으로 불러냈다.
오전만 해도 아무 낌새가 없었는데 점심시간에 어디를 나갔다 오더니 날 옥상으로 불러낸 것이다.
“이거 받아라.”
“이게 뭡니까?”
“반띵!”
“뭘 반띵해요?”
“로또 말이야. 며칠이나 됐다고… 정말 기억 안 나냐?”
“아, 로또?”
“그래. 그게 신기하게도 2등에 당첨이 됐어. 아버님이 네 꿈에 나타나서 번호를 점지해 줬다고 해서 농담인 줄 알았는데 2등에 당첨될 줄이야.”
주말에 혼자 집에서 얼마나 난리를 쳤을까 싶은 것이 속으론 웃음이 났다.
그런데 몰래 넘어가도 뭐랄 사람 없는데 굳이 반을 가져와서 내게 건네는 걸 보면 박 선배 성격도 참 어지간하다.
그래서 내가 믿는 거지만.
적당히 놀라는 척은 해야 한다.
“와아~ 그게 정말 맞았어요?”
“그러게. 나는 로또 1등, 2등에 당첨되는 사람들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나일 줄이야. 하하하!”
“축하드립니다.”
“참. 너도 샀다고 했었잖아.”
“아직이요. 아버지가 가끔 꿈에 나타나시는데 이제부턴 제사 깍듯이 잘 모셔야겠네요.”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냐?”
“그 당연한 걸 제가 왜 모르고 살았을까요?”
“몰랐으면 지금부터라도 잘하며 되지. 뭘 그러냐.”
고민이 해결되면 저런 표정을 짓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박 선배 얼굴은 해맑아 보인다.
덕분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말이다.
“그래야죠.”
“얼른 네 복권도 확인해 봐.”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나는 번호 네 개만 맞춰서 4등 복권을 구매해서 지갑에 넣어 뒀었다.
“전 4등인데요?”
“헐~”
“근데 선배님 다 하셔도 되는데 진짜 주시게요?”
“당연하지. 약속했잖아. 덕분에 전셋값도 해결하고 이게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다. 너야말로 내가 반 가져도 괜찮겠어?”
아이고 선배님, 전 얼마든지 챙길 수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꾹 참았다.
“제가 선물했으니 당연하죠.”
“아무튼 고맙다. 네 덕에 고민 해결이다. 근데 하던 일은 잘 되어 가냐?”
“아직은요.”
“도와줄 일 있으면 언제든 말하고.”
“네. 선배님!”
박 선배가 내 도움을 받기는 했어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다.
‘아, 그러면 되겠어. 기브 앤 테이크!’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백상철과 협상을 해야겠다.
“선배님! 저 좀 다녀올 곳이 있습니다.”
“어디 가게.”
“나중에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