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6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26화
“뭐가 또 남았나?”
“당연하지. 검찰에 불려가는 길이었잖아.”
“글쎄, 그건 나도 영문을 모르는 일이야.”
“2004년 청천동 부녀자 살인사건 그거 네가 한 짓이잖아.”
“누가 그래? 내가 했다고?”
“이러지 말고 자백해. 너 관종이잖아. 그래서 강도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다닌 거 아니야?”
뚜렷한 증거가 없는 관계로 고병선의 자백만이 여죄를 밝혀내는 유일한 길이다.
그래서 유명해질 수 있다는 말로 설득해 보려고 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탈옥으로 유명해진 김에 팬클럽 만들어보는 건 어때?”
“뭐?”
“너 같은 놈 좋아하는 또라이들이 제법 많거든.”
“…….”
방법이 없어서 울며 겨자 먹는다는 생각으로 해본 말인데 고병선이 흔들리고 있었다.
무기수로 감옥에 있었다면 가석방이라도 기대해보려고 절대 입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탈옥수가 되는 바람에 박장우가 말한 팬클럽이란 말에 솔깃해진 것이다.
“어때?”
“난 아니야.”
“정말 아니야?”
“지금에 와서 그게 뭐가 중요하지?”
“우린 미제 사건 하나 줄여서 좋고 넌 유명해져서 좋잖아. 팬클럽 생기면 그 또라이들이 영치금도 제법 넣어 줄 건데 어때?”
“…….”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누구 하나 챙겨줄 사람이 없는 처지라 영치금이란 말에 흔들리는 거다.
이럴 땐 혼자 생각할 시간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박장우는 조사실에서 나온 뒤에 전화를 걸었다.
“나야.”
―네. 선배님!
“고병선이 정말 청천동 사건 범인 맞는 모양인데?”
―그렇다니까요.
“내가 유명해져서 팬클럽 생기면 영치금 넣어줄 또라이들이 생길 거라고 하니까 흔들리는 눈치야.”
―그래요?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자백할 분위기야.”
―선배님, 그럼 이렇게 하시죠.
“어떻게?”
―그러니까…….
나는 박 선배에게 당장 자백을 받아내지 말고 방송을 통해서 자백하는 방법을 택하자고 했다.
“방송?”
―네. 제가 방송국 PD랑 만들어둔 그림이 있거든요. 지금 자백하면 검사들이 가만있겠습니까? 지들이 끈질기게 조사한 끝에 여죄를 밝혀냈다고 지랄들 하겠죠.
“그건 그렇지.”
―PD가 우리 팀의 노고에 대해서 잘 풀어내 줄 겁니다. 그러니까 고병선에게 방송국 PD가 찾아가면 카메라 앞에서 자백하라고 하세요. 그럼 선배님이 말한 대로 팬클럽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무슨 말인지 알았어.”
―그럼 수고하세요.
“그래. 내일 보자고.”
―네.
박장우는 전화를 끊고 나서 고개를 갸웃했다.
‘이 자식 초짜 맞아?’
의뭉스럽다는 생각을 자주하기는 하지만 오늘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강력계 초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생각해 봤나?”
“글쎄.”
“좋은 자세야. 검찰에 가서는 자백하지 마.”
“뭐야? 갑자기 왜 이러는 건데?”
“조만간 방송국 PD가 널 찾아갈 거야. 방송을 통해서 자백해. 그럼 넌 정말 유명해져서 팬클럽이 생길 거니까.”
“킥킥! 너 경찰 맞아?”
“오늘은 여기까지야. 어차피 결정은 네가 하는 거니까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해.”
@조력자들
“그 일 때문에 연락한 건가?”
“짐작하고 있었군요.”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었어. 진짜 올 줄은 몰랐지만.”
“저한테 뭘 기대하는 겁니까?”
“나도 아직 그걸 모르겠단 말이야. 큭큭!”
벡싱철은 전에 봤을 때보다 여유가 있어 보였다.
자신의 약점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내가 그와 거래한 것은 진짜 같은 가짜였다.
하지만 난 그가 블랙문의 회장이 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악은 사라지지 않아. 그렇다면 통제라도 해야 하는데… 가능할까?’
어려워도 해내야 하는 일이다.
통제가 안 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뿌리를 뽑아야 하는 거다.
이것이 내가 그에게 진짜 같은 가짜를 준 이유다.
그러나 협박은 최후의 수단이고 당장은 백상철의 도움이 필요했다.
“부탁이 있는데 들어볼 생각 있습니까?”
“그거야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이건 부탁이기도 하고 제안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궁금해지는군. 말해 봐.”
“고병선 탈옥 사건에 대해 아십니까?”
“안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그 사건 김진택이 사주하여 마도진이 주도한 것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렇게까지 김진택 지청장을 몰아내려는 이유가 뭐지?”
단박에 거절하지 않는 걸 보면 고병선 탈옥 사건은 블랙문이 어떤 식으로든 관여돼 있는 것이 맞나 보다.
“솔직히 아직은 잘 모릅니다. 제 아버지 죽음과 관련돼 있다는 거 말고는.”
“아버지의 죽음?”
“네. 진실을 밝혀내려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진택이 지청장 자리에 있는 한 어떻게든 자신의 허물을 막아낼 사람이 바로 김진택이다.
그는 돈과 권력은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하는지 명예만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키려고 했다.
명예가 곧 돈과 권력이라고 생각해서다.
“사실이야.”
“뭐가 사실입니까?”
“마도진이 한 일이 맞다고.”
“증거가 있습니까?”
“난 이제 경찰이 아니야. 이쪽 룰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지.”
“무슨 의도로 그리 말하는 겁니까?”
“마도진과는 정면승부 해야 한다는 뜻이야. 우리 싸움에 경찰이 끼어들면 인천은 피바다가 돼. 무슨 뜻인지 알겠나?”
조금 쉽게 회장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백상철 쪽에서 마도진을 경찰에 넘기게 되면 조직의 평화가 깨진다는 거였다.
계파가 다른 두 조직이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건 백상철과 마도진이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백상철이 마도진을 경찰에 넘겼다는 것이 탄로 나게 된다면 마도진 계파 조직원들이 심하게 반발해서 피바람이 일어난다는 거다.
“마도진을 먼저 무너트린 다음에 김진택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거군요.”
“역시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멀지 않았어. 대신 힌트 하나 정도는 주지.”
“힌트라고 했습니까?”
그가 말하는 힌트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도 같다.
마도진과는 정면승부 해야 하지만 사건 수사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그래.”
“그게 뭡니까?”
“말밥 주러 다니는 놈 중에 손등에 붉은 반점을 가진 놈이 있을 거야.”
“그게 답니까?”
“그것만 해도 범위를 많이 좁힌 거 아닌가?”
“…음! 좋습니다. 제가 해결해 보죠.”
그러나 고병선을 도와서 탈출하게 만든 범인을 잡아도 혼자 했다고 하면 그만이기는 했다.
어쨌든 잡아놓고 볼 일이다.
* * *
고병선은 검찰이 데려갔고, 며칠 뒤 원래 복역 중이던 안양교도소로 돌아갔다.
아무런 발표도 없는 걸 보면 고병선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만했다.
“홍 PD님! 접니다, 최무진.”
―네. 최 형사님!
“때가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시작하시죠.”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탈옥수도 잡았는데 우리 방송 나가고 연달아 특진하는 거 아닙니까?
“경찰 조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절대 그러진 않을 겁니다.”
―그게 그렇게 되나요?
“제가 든든한 빽이라도 있으면 이런 말 안 하겠지만 전 경찰대 출신도 아니고 빽도 없는 고립무원이라서요.”
―하하하! 엄살이 심하시네요. 아무튼 최 형사님!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내게 이런 말 하는 걸 보면 대박 냄새가 솔솔 풍기긴 하나 보다.
내가 생각해도 그런데 베테랑 PD인 홍 PD는 어떨까 싶은 것이 한편으론 웃음이 나기도 했다.
“은혜는 무슨… 서로 돕고 사는 거죠.”
―제가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그러죠.”
―그럼. 진행 상황 봐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다음에 뵙고 더 자세한 얘기 나누시죠.”
홍 PD와 통화하고 나서는 혼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데 이회승 선배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상황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면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군.’
이게 다 인생 2회차이기 때문일까?
방심하면 안 되겠지만, 운명은 내 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 트럭 기사는 찾으셨습니까?”
“근접했어.”
“근접했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이리저리 알아보니까 도박에 빠져서 정선에 들락거린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정선에 가기 전에 자넬 보고 가려고 연락했네.”
이렇게 되면 정선 카지노는 막장 인생들이 가는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잘하셨습니다.”
“자넨 진척이 좀 있나?”
“빠르진 않아도 조금씩 전진하고 있습니다.”
“다행이군.”
정선은 나에게도 이가 갈리는 곳이다.
지금은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으나 민호가 정선 카지노 때문에 자살했던 기억이 생생해서다.
“경비를 좀 드리겠습니다만 카지노에 빠지지는 마세요.”
“망가진 인생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카지노라면 이가 갈리는 사람이야. 그리고 난 지켜야 할 가족이 있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되네.”
“그래도 걱정이 되네요. 아무튼 조심하시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잘 설득해서 데리고 오세요.”
“그러지.”
이회승 선배가 정선으로 간 다음 날 인천경찰청에서 표창 수여식이 열리고 나는 1계급 특진으로 무궁화 봉오리 4개인 경사가 되었다.
그런데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민원이 빗발치는 사건이 우리 팀에게 배당되었다.
“오오오! 최 경사!”
“하하하! 그만 놀리세요.”
특진하고 나서는 박 선배가 틈만 나면 최 경사라고 부르면서 나를 놀렸다.
‘막내야.’ 혹은 ‘무진아.’라고 부르던 사람이 최 경사라고 부르니 징그러워서 소름이 끼쳐서 싫었다.
“큭큭! 봉오리 하나 늘었다고 어깨가 무겁지?”
“그러게요.”
시시덕거리고 있는데 뒤에서 팀장의 날카로운 음성이 날아들었다.
하여간 팀장 아니랄까봐 노는 꼴을 못 본다.
“박 경사! 뭐 하고 있어. 얼른 나가서 그놈들이나 잡아 와. 오늘도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네에~ 갑니다. 가요.”
부평에는 우리나라 최대 지하상가가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거기에 때 아닌 소매치기가 들끓고 있었다.
손님들이 급감해서 지하상가 상인회가 시도 때도 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통에 서장도 난리고 그에 시달리는 팀장도 제발 좀 잡아 오라고 난리였다.
이런 사건은 팀원 모두가 매달려야 하는데 여차하면 장기로 갈 수도 있어서 신경 쓰이는 상황이기는 했다.
“장우랑 무진이는 역 쪽에서 훑고 우리는 시장 쪽에서 훑어서 올라올게.”
“알겠습니다.”
팀장 등살에 떠밀려 나온 우리들은 두 패로 갈라져서 지하상가를 훑었다.
오늘은 들뜬 마음을 누르고 소매치기 패거리를 소탕해야 한다.
큰 사건은 가끔 터져도 자질구레한 사건이 빗발치는 마계 중의 마계에서 소매치기에만 매달릴 수 없으니 오늘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거다.
“무진아.”
“네. 선배.”
“오늘은 안 보이냐?”
“뭐가요?”
“소매치기 말이야.”
“손님 떨어졌다고 난리더니 사람 많은 거 보세요.”
“그렇긴 하네.”
“이렇게나 많은 사람 틈에서 제가 뭐라고 금방 찾아내겠습니까?”
상인회 회장이 손님 줄었다고 볼멘소리 하는 것치고는 지하상가는 사람들로 빽빽했다.
얼마나 더 많아야 성에 차는지 모를 정도로 의아할 정도였다.
“그러냐?”
“당연하죠.”
박 선배가 나한테서 뭘 느꼈기에 이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나도 잡고 싶다.
미치도록 말이다.
팀장이 허락해줘서 홍 PD에게 협조하고는 있는데 말과는 다르게 일거리를 줄여주지 않았다.
선배들도 불만 없이 묵묵히 일하는 데 내가 뭐라고 불만을 토로하겠는가?
“네가 그렇다면 소매치기 잡을 때까지는 뺑이 좀 쳐야겠구나.”
“어? 저기!”
“왜 그래? 소매치기냐?”
“큭큭큭, 장난입니다.”
“이 자식이…….”
퍽!
“컥! 아프잖아요.”
“아프긴 뭐가 아파. 지랄하지 말고 따라와.”
장난을 쳤더니 박 선배는 손바닥으로 등짝을 후려쳐서 장난친 나를 응징했다.
아프진 않았지만 아픈 척을 했더니 지랄 말란다.
‘예리해. 엄살 떠는 건 어떻게 알았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