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7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27화
아까는 장난이었는데 이번엔 진짜로 소매치기 전과자 김춘식이란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바로 근처에 있는 핸드폰 판매점에서 구경하는 척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피는 중이었다.
“선배!”
“또 장난치면 죽는다.”
“이번엔 장난 아닙니다. 저기 저놈 소매치기 전과범입니다.”
“장난이지?”
아까 장난했다고 쉽게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진짜라니까요. …으음! 저기에도 두 놈이 있는 걸 보니 저놈이 찍새고 저놈들은 바람잡이들이네요. 그럼 기계도 어디 있을 텐데… 아! 저기 있네요.”
잡히지 않고 요리저리 빠져나가는 놈들이라면 초짜가 아니라고 확신했었다.
놈들을 보자 떠올려진 정보에는 다들 소매치기 전과가 있었고, 최소 두세 번은 감옥살이까지 한 패거리였다.
“장난 아니라고 치자고. 근데 그걸 딱 보면 알아?”
“일단 잡고 나중에 따지시죠.”
“좋아. 일단 잡고 나중에 얘기하자. 4명이 다야?”
박 선배가 슬쩍 나를 본다.
어떻게 알았냐고 묻고 싶은 얼굴인데 지금은 저놈들을 잡아야 하니 그리 쳐다본 것이다.
“네. 4명입니다. 김 선배님한테 지원 요청하시죠.”
“잘 감시하고 있어. 바로 지원 요청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우리 팀만으로 놈들을 잡기엔 무리가 따르는 일이다.
부평 지하상가는 이리저리 출구가 많아서 자칫하면 놓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빠르고 확실하게 움직여야 한다.
“저놈들 움직이는데요?”
“하아~ 지랄이네. 지원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텐데?”
“일단 기계부터 잡죠. 저놈만 잡으면 문 닫아야 하잖아요.”
“놓치면 안 되니까 그렇게라도 하자.”
“그럼 한 놈씩 맡죠. 전 기계를 맡을 테니까 선배님은 저기 안테나 잡으세요.”
“알았어.”
놈들이 찍은 사람은 30대로 보이는 여자였고, 얼핏 보기엔 루이** 명품 가방을 메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자칫 저항이라도 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인질극을 벌이면 심각 정도가 아니라 시말서 각이니 놈들이 사고 치기 전에 잡는 게 최선이다.
“선배, 한 방에 제압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선배는 나보다 더 심각했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놈들은 타겟에 집중해 있어서 뒤에서 우리가 접근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막 바람잡이가 타겟과 부딪히려는 찰나 내가 책임지기로 한 기계 역할을 하는 놈 가랑이를 냅다 차 버렸다.
퍽!
“크윽! 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기계 역할을 하는 놈이 낭심을 붙잡고 엎어지고 나서 잠시의 틈도 없이 전과 2범인 안테나 김춘식도 비명을 지르면서 새우처럼 굽어졌다.
그러나 바람잡이 놈들은 그야말로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하아~ 그 새끼들 더럽게 빠르네.”
“그래도 이놈들 잡았으니까 일망타진은 시간문젭니다.”
“다행히 김 선배가 쫓아간 거 같으니까 우리는 이놈들 데리고 가자.”
“네.”
“큭큭! 이 새끼들 좀 봐라.”
“크으~ 아프겠죠?”
“말이라고… 아프냐? 나도 아프다. 양아치 새끼들아.”
서에 들어가서 조서 쓰고 놈들 자백 받아내느라 입씨름하고 났더니 진이 빠지는 느낌이다.
도망친 공범까지 잡고 나니까 이번엔 강도 사건이 우리를 기다렸고, 그것을 해결하니 또 강간범이 설치고 다닌단다.
누가 마계 아니라고 할까 봐 연달아 발생하는 사건이 쉴 틈도 없게 만들었다.
이래저래 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물론 내 능력을 십분 발휘한 덕분에 놈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체포할 수 있었다.
* * *
“팀장님!”
“왜?”
“막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일만 잘하는구만 뭐가 이상한데?”
“너무 잘해서 이상하잖아요.”
팀장 말고는 팀에서 제일 선배인 김병호 경위와 서일권 팀장이 소회의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중이다.
“경찰이 범인 잘 잡으면 그만이지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씀씀이도 그렇고 좀 수상해서요.”
“씀씀이?”
“뒷조사라도 했어?”
“아니 뭐, 뒷조사랄 것도 없이 전에 근무했던 주안 지구대에 선배가 있어서 전화 통화해 봤는데 무진이 집 엄청 가난하다고 해서요.”
“그거라면 됐어.”
“뭐가요.”
강력계가 처음이라는데 특진한 것도 모자라서 사건을 맡기만 하면 금방 해결해 버리니 김병호 경위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기 시작한 거다.
“장우가 슬쩍 알려준 것이 있는데 말이야.”
“뭔데요?”
“꼭 알아야겠냐?”
“그냥 말해주세요. 그래야 응원을 하든 의심을 하든 할 거 아닙니까?”
“무진이 우리 팀으로 오기 전에 로또 1등 당첨됐단다.”
“진짜요?”
“더 신기한 일도 있었어.”
서 팀장은 마치 자신이 겪은 일처럼 신나서 떠들었다.
자기 팀에 일 잘하는 막내가 들어와서 서장이 자신에게 웃는 얼굴만 보여주니 기분이 좋았던 거다.
“또 뭔데요?”
“장우 전셋값 때문에 고민하던 거 너도 알지?”
“당연히 알죠. 근데 왜요?”
“잘 생각해봐. 장우가 요새 웃고 다니든, 아니면 인상 쓰고 다니든?”
“아! 해결했나 보죠?”
“그게 무진이가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번호 4개를 알려줬다면서 로또 복권을 사서 장우에게 선물했는데 그게 2등에 당첨됐단다. 어때, 신기하지?”
“헐~ 대박!”
“대박은 대박이지. 나도 번호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요샌 꿈에 나타나질 않으신단다.”
로또 복권 1등 당첨은 서민의 꿈이다.
단박에 팔자를 고칠 수 있는 돈이 수중에 들어오는 일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말 그대로 꿈같은 일이라 서 팀장은 입맛만 다셨다.
“와! 귀하게 모셔야겠네요.”
“전에 장우가 한우 쏜다고 회식했었잖아?”
“네.”
“그때야.”
“팀장님은 언제 아셨는데요?”
“나라고 너처럼 의심 안 했겠냐?”
“아!”
팀 선배들은 돌아가면서 한 번씩 최무진을 의심의 눈초리로 봤다가 인상이 풀어지고는 했는데 이런 비밀이 있었다.
“근데 장우가 더 대박이더라.”
“왜요?”
“로또 2등 돼서 4천만 원 넘게 수령했는데 무진이랑 반땅했단다.”
“대박!”
김병호는 연신 대박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것참, 하는 거 보면 신기가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죠? 그건 저도 느꼈어요. 범인을 그렇게 딱딱 찍어내는지 설명이 안 된단 말이죠.”
“그냥 운이라는데 뭐 할 말도 없고 어쩌겠냐.”
서 팀장은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면서 의문을 제기하자 김 경위도 따라서 고개를 흔들었다.
“으음… 보통 놈은 아니군요.”
“아무튼 무진이는 의심할 거 없어. 일 잘하니까 너도 잘해줘. 덕분에 우리 팀 실적이 인천에선 최고란다. 흐흐흐!”
“팀장님이 문제없다면 맞는 거겠죠. 뭐.”
“막내 일 잘한다고 미워하지 마라. 우리한테는 복덩이니까.”
“제가 뭘요.”
“의심하지 말라고 해준 말이니까 입조심하고. 덕분에 나도 승진 좀 해보자.”
“알았다니까요.”
* * *
노진구 사장은 내가 전화만 하면 바쁘게 움직여 주었는데 최근엔 김준호 머리카락을 어떻게 구했는지 마약 관련해서 검사를 의뢰했었다.
“중독 맞죠?”
“맞아.”
“근데 검사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였습니까?”
“공신력 있는데 맡기려고 해외에 보냈더니 시간이 좀 걸렸어. 국내에 맡겼다간 무슨 장난을 칠지 모르니까.”
“국내 기관이라도 결과가 나오면 번복하기는 어려운 거 아닙니까?”
노진구 사장은 경찰 조직을 신뢰하지 않았다.
뭐라고 반박하기 힘든 것이 김진택, 김재성, 문상진까지 죄다 썩었으니 믿으라고 하는 것이 더 말이 안 되는 거다.
“돈이면 다 되는 곳이잖아. 미국 공인기관은 압력이 통하질 않으니까 시간이 걸려도 미국에 맡겼던 거야.”
“하여간 세상이 왜 이리 혼탁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겠어. 돈과 권력이 있는 곳엔 썩은 물이 고이기 마련인데.”
“하긴.”
“근데 이걸 제보한다고 경찰대학에서 나서줄지는 모르겠어.”
“언론에 터트리면 됩니다.”
“언론에?”
“성추문 동영상에다 아들이 마약 중독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본청에서도 김진택을 비호하진 않을 겁니다.”
이런 관계들은 아무 일 없을 때는 끈끈해 보이는데 정작 일이 생기면 서로 살길을 찾기 마련이다.
학교에 알리는 거보단 언론에 알려서 인터넷에 유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빠를 것이다.
경찰이나 검찰이나 여론은 무시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그럼 내가 뿌릴게.”
“뿌리는 건 조금 있다가 하시죠.”
“왜?”
“고병선 탈옥 사건 여파도 남아 있고, 다음 주에 특집 프로그램이 하나 방송될 거거든요.”
“아, 전에 말했던 그거?”
“네.”
“일단 고병선부터 터트려야 하니까 사장님은 사람 하나만 찾아주세요.”
“누구?”
“그러니까…….”
백상철에게 들었던 범인 특징을 노진구 사장에게 말해주고는 경마장 위주로 찾아달라고 했다.
“그놈이 고병선 탈출을 도운 건가?”
“고병선이 말한 특징이니까 100% 장담하긴 어려울 겁니다.”
백상철에게서 듣고 고병선을 찾아가서 본 게 있냐고 했더니 가면 쓴 것과 손에 붉은 반점이 있다고 해서 역설적이게도 탈옥수가 목격자가 된 셈이다.
“일단 알았어.”
“잠깐만요.”
일어나려는 노진구 사장을 다시 앉게 만들었다.
“왜 그래?”
“바쁘게 움직이는데 선물 하나 드리려구요.”
“선물?”
“네.”
핸드폰 사진 갤러리를 뒤져서 토요일 경마 중에 배당률 높은 경주 하나를 찾아냈다.
’45배니까 이 정도면 적당하겠네.’
토요일 7경주 복승식 결과를 종이에 적어서 노진구 사장에게 건넸다.
“이게 뭔데?”
“제가 신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이런 꿈을 꾸게 되네요.”
“이걸 베팅하라고?”
“네. 45배 배당이라고 하니까 꿈이 맞는다면 제법 짭짤할 겁니다.”
“하하하! 그렇게 정확하게 맞는다고?”
“로또 1등 모르세요? 혹시 모르니까 해보기나 하세요.”
“하하하! 알았어. 어차피 그놈 찾으러 가봐야 하니까 재미 삼아 해보지 뭐.”
노진구는 장난으로 알아들었지만, 경마장에 가보면 알게 될 것이다.
가볍게 한 행동이 절대 장난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왕 하는 거 겁내지 말고 풀 베팅해 보세요.”
“진짜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 글쎄 믿어 보시라니까요.”
“하하하! 하여간…….”
* * *
노진구는 붉은 반점을 가진 남자를 찾기 위해서 부평 경마장부터 찾았다.
‘여긴 아니군.’
이미 1경주가 시작되었는데 붉은 반점을 가진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경마에 미친 사람은 1경주를 놓치지 않는 법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2경주까지 기다렸는데 역시나 그런 사람을 보이지 않았다.
노진구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택시를 타도 숭의동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이미 5경주가 끝나고 한참 6경주에 참가한 말들이 달리고 있어서 경마장에 모인 사람들이 광분하는 중이었다.
‘아이고~ 후끈후끈하구나.’
마권을 들고 ‘달려!’를 외치는 사람들 사이를 누비면서 손등을 살피는데 붉은 반점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이쪽은 아니고.’
배당판이랑 경주를 관람할 수 있는 TV가 네 대가 설치돼 있어서 한 블록씩 확인했는데 두 블록에서는 찾는 남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노진구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 사이 6경주가 끝났고, 7경주 배당판이 떴다.
‘아! 그게 있었지?’
노진구는 고용주가 장난처럼 말해준 7경주가 생각났다.
그래서 혹시 모른다는 생각으로 5만 원을 배팅했다.
5만 원 정도야 날려도 그만이라고 생각해서 부담 없이 마권을 샀다.
‘해보니까 하긴 하는데 설마 이게 맞을까?’
경마를 아예 모르는 건 아니어도 배당판을 분석할 정도는 아니어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 연유로 붉은 반점 찾는 일에 다시 열중했는데 맨 끝 열에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경마 정보지를 들고 있는데 그 손에서 붉은 반점이 보였다.
‘어?’
찾았다.
이만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낸 셈이다.
몰래 사진을 찍고 적당히 거리를 두고 붉은 반점을 가진 남자를 살폈다.
눈매가 제법 날카로운 것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놈처럼 보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