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72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72화
차규탁은 추명근에게 깍듯하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래도 답답함이 가시지 않아서 차가운 커피 생각이 간절해졌다.
밖으로 나온 차규탁은 바로 옆 빌딩 1층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고객님!”
커피를 주문하고 가까운 자리에 앉으려고 하다가 다른 손님과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상대가 죄송하다고 했지만, 박진성은 인상만 쓰고 눈으로 찜한 자리에 앉았다.
‘뭐지?’
분명 미안하다고 했는데 저런 반응이라니 불쾌해졌다.
하지만 내가 실수한 건 맞으니 따지기 뭐해서 먼저 주문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가지고 내 자리에 앉았다.
‘응? 수배자?’
조금 전 부딪힌 그 사람은 선거법을 위반으로 전과를 가지고 있었고, 현재도 다른 안건으로 수배 중인 차규탁이란 이름을 가진 수배자였다.
‘선거 자금법 위반?’
당장 체포해야 할지 애매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선거법 위반은 꽤 중대한 범죄에 속하기 때문에 체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기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배 중이면서도 저렇게 버젓이 돌아다니다니 역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입고 있는 양복도 명품인지 번지르해 보였다.
성식에게 문자를 보내고 나서 차규탁을 체포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차규탁 씨!”
“누구?”
“당신 수배 중이잖아요. 하필 나처럼 기억력 좋은 사람에게 걸렸으니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세요.”
“무슨 말을 하는 거요?”
“당신 수배 중이니 체포하겠다는 겁니다.”
“당신 누구야?”
“수배자를 알아보는 사람이 누구겠어요. 경찰이지.”
“경찰?”
“특수국 최무진 국장입니다.”
반항할 것에 대비해서 약 1m쯤 거리를 두고 있는데 나는 출입문 쪽을 등지고 있어서 그가 도주할 경로를 미리 차단했다.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날 아는 모양이죠?”
“워낙 유명한 사람이니 알 만도 하죠. 근데 날 어떻게 알아본 겁니까?”
“제가 수배자들은 죄다 외워두는 버릇이 있어서요.”
“아무리 그래도 스쳐 지나가는 사람을 알아본단 말이오?”
“제가 그쪽으로는 탁월한 부분이 좀 있습니다.”
거기까지 말했을 때 박성식 경위가 뒤에서 다가오면서 나를 불렀다.
“국장님!”
“선거법 위반으로 수배 중인 차규탁 씨야. 체포하고 권리도 알려줘.”
“네. 국장님!”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해본 터라 내 지시에 차규탁을 체포하는 과정이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변호사에게 연락해도 되겠소?”
“서에 가서 하시죠.”
이미 사람들 시선이 모두 우리에게 쏠려 있었다.
여기 더 있다간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일단 서로 데려가라고 했다.
“지구대 협조받아서 특수국으로 데려가. 난 약속이 있어서 이따가 택시 타고 움직이든지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저 사람 탈탈 터는 거 잊지 말고.”
성식이가 차규탁을 데리고 나가는데 이곳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숨는 사람을 발견했다.
‘저건 또 뭐야?’
그는 바로 이필호였다.
백상철 부하 이필호가 왜 여기에 있을까?
분명 나를 알아보고 숨는 거였다.
‘가만! 차규탁, 저 사람이랑 같이 온 건가?’
왠지 그럼 느낌이 든다.
백상철이랑 같이 순천교도소에 있는 것으로 알고는 있었는데 벌써 석방된 듯했다.
그런데 어떻게 차규탁과 같은 인물과 어울리는 걸까?
“오빠!”
“어? 왔어?”
내가 오늘 광화문에 온 이유다.
유진에게 사귀는 남자가 생겼는데 오늘 그 사람을 소개해주겠다고 해서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인사해. 여긴 승호 씨! 승호 씨도 인사해. 우리 오빠야.”
“안녕하십니까? 박승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최무진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앉아서 얘기할까요?”
“네.”
수진이는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는 아직인데 유진이가 남자를 소개해주다니 정말이지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이렇게 밝은 모습은 결코 보지 못했을 것이다.
“무슨 일 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안화그룹 본사 구매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계세요?”
나도 어쩔 수 없이 호구 조사를 하고 있었다.
아끼는 여동생이 사귀는 남자라 하니 다른 궁금증보다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지부터 살피고 싶어서다.
“네. 아버님은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시다가 은퇴하셨고, 어머니는 간호사로 일하시다가 얼마 전에 은퇴하셨습니다.”
“그럼 형제는?”
“1남 1녀로 위로 제가 둘째입니다.”
대충 들을 얘기는 다 들었다.
유진이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살짝 끼어들었다.
마음고생 심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어느새 이렇게나 자랐다니 감개무량했다.
“오빠! 꼰대도 아니고 시시콜콜 캐묻고 그래.”
“처음 만났으니까 통과 의례쯤으로 생각해. 안 그래요?”
“하하하! 그럼요.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누나가 만나는 남자를 만났다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겁니다.”
“거봐.”
나에게 소개해주는 거 보면 유진이가 자기 형편을 속이진 않은 거 같은데 심리적인 압박감을 잘 이겨내는 것처럼 보였다.
유진이는 대학 졸업하고 현경 누나 밑에서 일을 배우는 중인데 어느새 국내 투자팀 팀장이 돼 있었다.
오너 일가라 승진이 빠른 거냐고 현경 누나에게 물었더니 그렇기도 하고 능력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우리 유진이하고 사귄 지는 얼마나 된 거예요?”
“6개월 됐습니다.”
“유진이가 나한테 소개해주는 남자는 처음인데 날 보니까 어때요?”
“떨리고 긴장되고 그렇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정이 딱딱해 보이긴 했다.
보니까 전과는 없고, 대기업 본사에서 일하는 걸 보면 공부도 제법 했을 거다.
“오늘은 잠깐 시간 내서 나온 거니까 조만간 저녁이나 같이하죠.”
“알겠습니다.”
유진이가 일부러 낮에 보자고 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처음 만나는 자리가 길어지면 서로가 어색하니 오늘처럼 짧게 만나고 다음에 만나서 친해지는 시간을 갖자는 거다.
“유진이는 저녁에 집에서 보자.”
“알았어. 오빠!”
“그럼 다음에 봐요.”
“네. 먼저 들어가세요.”
* * *
“오빠! 만나보니까 어때요?”
“너무 긴장해서 하나도 모르겠어.”
“호호호! 하긴. 승호 씨 얼어붙은 거 보니까 내가 긴장되긴 하더라.”
“근데 내가 평범한 사람이라 괜찮아하실까?”
“무슨 상관이에요. 우리 오빠는 사람만 봐요. 나도 마찬가지고.”
아직 미래를 약속한 사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유진이 나에게 박승호를 소개한 것은 계속 만나도 되는 사람인지 확인받고 싶었던 것 같다.
“자기 오빠라 그런지 괜히 막 무섭고 그러네.”
“정말요?”
“나도 이런 기분일지는 몰랐어. 연애가 처음은 아닌데 가족을 소개받기는 처음이라.”
“나도 마찬가지예요. 오빠에게 사람 소개한 건 처음이니까.”
“모태솔로 아니고?”
“왜 그렇게 생각해요?”
“자긴 뭐든 다 서툴잖아.”
“그래도 승호 씨가 처음은 아니에요.”
유진은 어린 시절 겪은 아픔 때문에 사람 관계에선 진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하긴. 유진이도 나이가 있는데 내가 처음이면 그게 더 이상한 거지.”
“그런 얘기 그만하고 얼른 들어가 봐요. 저도 가봐야겠어요.”
“알았어. 이따 퇴근하고 볼까?”
“아까 오빠가 집에서 보자고 했잖아요.”
“그래. 그럼. 이따가 전화할게.”
“그래요.”
유진은 회사로 복귀해서 바로 회장실로 직행했다.
“회장님! 저 왔어요.”
“오! 유진아. 어서 와.”
“여기 커피요.”
“고마워. 오빠는 만났어?”
“네. 만나고 오는 길이에요.”
“뭐래?”
“그냥 호구 조사만 하고 가던데요?”
“하여간 남자들이란…….”
“그러게요. 오빠도 막 어색해하는데 그런 모습은 처음이에요.”
“여동생 남자친구를 만나는데 기분 좋을 오빠는 별로 없을걸?”
“그런 거예요?”
“내 친구들 보면 오빠들은 아빠처럼 군다고 그러더라. 더구나 무진이 같은 경우는 더 그럴 거야.”
현경은 유진이가 만나는 남자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었다.
심지어 뒷조사까지 해서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까지 했다.
물론 유진에게는 비밀로 했지만.
“제 친구들도 그러긴 하더라구요.”
“승호 씨는 뭐래?”
“긴장해서 완전 얼어 붙었어요.”
“호호호! 그랬어?”
“네에. 말도 마세요. 우리끼리 있을 땐 센 척 다 하면서 오빠 앞에서는 완전 고양이 앞에 생쥐예요.”
“처음에만 그래. 남자들은 친해지면 또 금방 달라지거든. 아무튼 잘 만나고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네. 그럴게요.”
* * *
특수국으로 국장실로 돌아오자 형사팀 팀장인 박장우 선배가 국장실로 들어섰다.
“왔어?”
“네.”
“어떻게 된 거야?”
“뭐가요?”
박 선배는 내가 총경이 되면 존대한다고 하더니 경무관이 된 뒤에도 여전했고, 외부인 있는 자리에선 조심하는 눈치라 나도 뭐라고 하진 않았다.
“차규탁인가? 그 사람 체포하러 간 건 아니었잖아.”
“유진이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잡은 겁니다. 참, 그보다 이필호라고 기억나세요?”
“이필호?”
“왜 그 백상철이 순천으로 보낼 때 같이 보낸 놈 있잖아요.”
“아! 그 이필호?”
“네.”
“이필호가 왜?”
“광화문에 갔다가 우연히 봤는데 차규탁 그 사람이랑 같이 다니는 거 같아서요. 근데 확실하지 않아요.”
“이필호가 차규탁이랑? 선거법 위반으로 수배된 사람이 이필호 같은 놈이랑 어울리는 이유가 뭘까?”
“그러니까요.”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지만, 추측이 확신으로 변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박 선배랑 백상철 근황에 대해서 추리하고 있는데 성식이가 노크하고 들어왔다.
“국장님! 아까 체포한 사람에게서 이상한 것이 나왔습니다.”
“뭔데?”
“압수한 지갑에서 백만 원짜리 수표가 나왔는데 이걸 조회해 봤더니 위조된 수표였습니다.”
“뭐?”
“이겁니다.”
비닐 봉투 안에 수표 몇 장이 들어 있었는데 그게 가짜라는 거다.
그래서 일련번호를 확인해 봤더니 같은 번호는 아니었다.
“일련번호는 다른데 어떻게 확인한 거야?”
“수표다 보니까 절차상 조회해 본 겁니다.”
“천만 원짜리 수표 검수할 때 협조 구했던 전문가에게 연락해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최근 소희가 가져온 천만 원짜리 위조 수표도 조사 중인데 이번엔 백만 원짜리가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
차규탁이란 사람을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그냥 넘길 일은 아닌 건 확실하다.
“이거 이상하지 않아?”
“뭐가요?”
“천만 원짜리가 발견되더니 이번엔 백만 원짜리잖아. 위조 수준을 봐야 알겠지만 뭔가 심상치가 않아.”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쪽 경력자들 좀 조사해 볼까?”
“지능 범죄팀이랑 협조하세요.”
“알았어.”
문서든 돈이든 간에 위조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팀 출신보다 지능 범죄팀에 축적된 자료가 많을 것이니 당연히 협조해야 하는 거다.
* * *
“소장님! 잠깐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자넨 차 실장이랑 일하는 그…….”
“네. 이필호라고 합니다. 소장님!”
“그래. 무슨 일인가?”
“차 실장이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갑자기 경찰은 왜?”
“그게 저도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특수국 최무진 국장이 직접 체포하는 걸 제가 봤습니다.”
갑자기 이명이 들리면서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차규탁이 해줘야 할 일이 많은데 갑자기 경찰에 체포되었다니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아득하기만 했다.
“알았으니 나가보게.”
“네. 소장님!”
이필호가 나가고 잠깐 고민하던 추명근은 대한당 대표 박진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랫동안 알아 온 사인지 안부 인사도 없이 대뜸 용건부터 꺼냈다.
“차 실장이 체포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