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95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095화
머릿속에 전과 이력이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죄 짓고 산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기 주민번호를 말하지 않는다는 건 켕기는 것이 있을 때나 하는 행동이다.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소희는 친척이 없다고 했고, 그동안 병문안 한 번 안 오신 분을 제가 뭘 보고 선생님 말을 믿어야 합니까?”
“이거 이 사람 큰일 날 사람이네?”
“억지 부리지 마시죠.”
“내가 가만있을 거 같아?”
“뭘 할지 모르겠지만 얼마든지 해보시죠. 제가 경찰인데 돈도 많은 사람이라 얼마든지 감당한 자신 있거든요.”
“뭐요?”
내가 돈도 많다니까 움찔한다.
자본주의는 뭐니 뭐니 해도 돈이 계급이고 깡패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어떤 경우에도 소희 재산을 탐내서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얼마든지 증명할 수 있었다.
“제가 연락처는 드리겠습니다. 소희랑 대화라도 하시려면 증명 서류 준비해서 연락하세요.”
“미성년자를 이래도 되는 겁니까?”
“그러니까 증명을 하라잖아요. 제 신분은 병원에 알아보셔도 되고 인천경찰청으로 찾아오셔도 됩니다. 여기 명함 받으세요.”
“어디 두고 봅시다.”
휙!
명함을 낚아채더니 그대로 나가 버렸다.
@그래도 인정은 살아 있다.
“저기, 어르신!”
“뭐요?”
“안녕하세요. 가양일보 허용민 기자입니다.”
“기자가 왜?”
“제가 어쩌다 보니까 조금 전에 어르신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도움이 돼 드릴까 해서요.”
“왜? 기사라도 써주시게?”
“하하! 못할 것도 없죠.”
“정말이요?”
윤학선 입장에서는 기자가 도와주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어쨌거나 자신은 소희 친척이니 말이다.
“일단 자리를 좀 옮겨서 이야기 나누실까요?”
“그럽시다.”
평소에도 기레기 소리를 듣고 다니는 허용민이다.
허용민이 윤학선을 불러 세운 건 소희 때문도 아니고 윤학선 때문도 아니었다.
그사이에 끼어 있는 경찰이 바로 그의 먹잇감이었다.
‘건방진 새끼! 버릇을 고쳐주지.’
여러 번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그때마다 거절한 바로 그 경찰이 이번 일에 끼어 있으니 먹잇감을 낚아채듯이 윤학선을 불러 세운 것이다.
“아까 들으니까 소희 양과 친척이라고 주장하셨는데 증거 서류가 있을까요?”
“당연하지. 우리 집에 족보도 있다고. 소희가 올라가 있지는 않아도 학철 형님이 올라가 있으니 소희는 당연히 나와 육촌 관계가 되지.”
“족보로는 좀 애매한데…….”
“우리 가족이 북에서 넘어와서 족보라도 있는 게 다행이지. 아무튼 증명하는 건 어렵지 않아. 학철 형님이랑 찍은 사진도 있고.”
“그래요?”
“아무렴. 그런데 그 경찰 놈은 왜 나서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그야 뭐, 소희 학생이 고아가 됐으니 이 기회에 뭐라도 해보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허용민은 상대가 부자라는 걸 알고 있으나 윤학선의 화를 돋우려고 일부러 말하지 않았고 그 작전은 보기 좋게 통했다.
“그놈의 자식! 어린애를 홀려서는 말이야.”
“제가 기사를 잘 써 드리겠습니다. 그 사진이랑 족보를 볼 수 있게 해주시겠습니까?”
“그럽시다. 언제든 찾아와요.”
허용민은 사진이랑 족보를 복사해서 기어이 기사를 써냈다.
그것도 무려 헤드라인으로 기사가 나갔는데 파렴치한 경찰이란 제목이었다.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윤학선의 주장을 기사로 싫었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다고 판단했고, 순식간에 실검 1위에 올랐다.
“무진아, 이거 파렴치한 경찰이 너 아니냐?”
“허용민 기자잖아요.”
“그러니까.”
“장례식장에서 어슬렁대는 거 봤는데 이때다 싶은 거죠.”
“그러게. 인터뷰 좀 해주지 그랬냐?”
“기레기라고 조심하라고 한 사람이 누구시더라?”
“내가 그랬냐?”
“반박 기사 싫으면 되니까 걱정마시고 정신 똑바로 박힌 기자나 소개해주세요.”
“가양일보 허용민을 저격하려면 겨레일보 곽민용 기자 정도는 돼야겠지. 그 양반 올해의 기자상까지 탄 양반이니까 도움이 될 거야.”
박 선배 말대로 곽민용 기자는 큰 도움이 되었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누군가에는 시기의 대상이 되었으나 정작 나를 아는 가까운 사람들은 허용민 기자의 기사가 작위적이고 나를 타겟으로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가양일보 허용민 기자의 기사에 최무진 경위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놀랍게도 댓글의 주인공들은 전국 각지의 경찰들인데 다름 아닌 경찰 병원에서 도움 받은 경찰들이었다.
허용민의 기사가 실린지 이틀 만에 반박 기사가 실렸다.
그것도 소희가 직접 인터뷰한 내용이라 파괴력이 더 컸는데 여기선 윤학선이 친척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허용민이 소희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죽게 한 장본인이며 심지어 보상금도 집주인과 짜고 가로챘다는 내용이 실렸다.
하루 만에 이런 기사가 실리는 것이 가능한 이유에는 당연히 노진구 사장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물론이고 경찰도 싸잡혀서 욕을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희 부모님을 죽게 한 기자가 경찰을 욕하는 기사를 썼다는 사실 자체가 허용민을 비롯해서 가양일보 전체를 구설수에 오르게 만들었다.
“용민아.”
“네, 부장님.”
편집부장이 허용민을 불렀는데 겨레일보 기사가 실린지 반나절만이었다.
초고속 인터넷 말이 깔리고 스마트 폰에 의한 SNS가 발달하면서 여론도 시시각각 변하고 반응속도 또한 예전이랑은 판도가 완전히 변했다.
“네가 아무리 기레기 소리 듣고 다닌다지만 그래도 글빨 하나는 살아 있어서 가양일보 타이틀을 유지하게 해준 건데 이젠 나도 안 되겠다.”
“부장님, 저한테 이러시면 안 되죠.”
“용쓰지 마라. 내가 너한테 돈 좀 받았다고 엉길 생각이면 애초에 이 자리에 남아 있지도 못해.”
“정말 절 버리실 겁니까?”
“잘못은 네가 해 놓고 왜 나한테 지랄이냐?”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허용민은 무릎을 꿇더니 살려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허용민을 바라보는 편집부장의 눈빛은 싸늘했다.
“늦었어. 네가 쓴 기사 댓글 봤냐?”
“댓글은 왜요?”
“그런 기사가 나가면 대체로 네가 지목한 경찰을 욕하는 게 정상이야. 근데 로또 1등에 당첨된 경찰이란다. 경찰 병원에 10억을 기부했고. 그런 사람이 고작 1억 조금 넘는 돈 욕심내려고 보호자를 자처하고 장례까지 치른다?”
“의혹을 제기한 거지 단정 지은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대로 그림을 그린 다음에 기사를 썼어야지. 늘 그랬지만 이번엔 특히나 너무 성급했어. 그리고 누가 받아줄지 모르겠는데 그 성격 좀 고쳐라.”
“부장님! 정말 이러실 겁니까?”
“왜? 이번엔 나를 타겟으로 삼을 생각이냐?”
편집부장은 허용민을 비웃었다.
가양일보란 타이틀을 벗겨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취하다 보면 그것을 자꾸 까먹는 경우가 생기는데 허용민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가양일보가 무서워서 요구를 들어주는 상대를 보다가 나중엔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지 말고 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그동안 수고했다. 그만 나가 봐. 아, 그리고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를 보이면 회사에서 가만있지 않을 거니까.”
“네?”
“그러게 불쌍한 아이 보상금까지 가로채지는 말았어야지.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없을 거다. 몇 년이나 받을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나와서 밥이라도 먹고 살려면 너 혼자 뒤집어쓰는 것이 나을 거다. 뭐, 그게 사실이기도 하지만.”
허용민을 보는 눈이 야멸차다.
인간쓰레기를 보는 눈인데 아무리 돈을 받아먹어도 정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집부장으로선 허용민은 이미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경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해서 버리는 거였다.
“그런 거 아닙니다.”
“기고 아니고는 경찰이 조사하겠지. 이젠 네 목소리도 듣기 싫으니까 그만 나가 봐라.”
“부장님!”
“보안팀 부를까?”
“후회하실 겁니다.”
“더러운 새끼! 네가 사고로 죽인 사람들 아이를 등쳐먹는 게 말이 되냐?”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짐 하나 챙기지 못하고 보안팀에게 쫓겨난 허용민은 가양일보 본사 빌딩을 보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려 빅엿을 날렸다.
‘두고 보자. 난 이대로 죽지 않아.’
발길을 돌린 허용민은 소희가 살던 빌라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만났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사실 확인을 위해서라도 자신들을 소환할 것이 분명해서 미리 입을 맞춰놓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고 뭐고 간에 왜 그런 기사를 써 가지고 나까지 곤란하게 만드나?”
“미안하게 됐습니다.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러게. 사람도 봐가면서 건드려야지.”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건가?”
“경찰이든 검찰이든 저랑 사장님을 불러서 이거 저거 확인은 할 겁니다. 그냥 그런 일 없다고만 하시면 됩니다.”
“고 어린 것이 우리가 만나는 걸 봤다는데 그걸로 되겠나?”
“그거야 사고 보상 때문에 찾아왔다가 우연히 마주쳤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오래 지난 일이기도 해서 다른 목격자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아니라고 하는데 지들이 뭐라고 하겠습니까?”
겨레일보 기사에는 의혹만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이렇게 만나는 것이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것처럼 행동했다.
딴에는 만나는 걸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허용민에겐 이미 감시의 눈이 붙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해킹해서 도청도 하고 있었다.
“너무 딱딱 맞아떨어져도 이상하니까 대충 얼버무리겠네.”
“그러시면 되겠네요.”
“근데 생명보험은 모르겠지?”
“기록도 지웠고, 그걸 알고 있는 할아버지는 죽었으니까 아무도 모를 겁니다. 혹시라도 얘기가 나오면 금시초문인 것처럼 하시면 됩니다.”
“보험사 직원 입단속도 잘해 두게.”
이건 또 무슨 소릴까?
소희 부모님이 생명보험에 가입돼 있었는데 그것조차 이 두 사람이 가로챘다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건 걱정마세요. 이미 그만두고 해외로 나간 거 같으니까.”
“그랬어?”
“네. 자기 몫 챙겨서 필리핀으로 간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차라리 나도 외국으로 나가 있을까?”
“아예 나갈 거 아니면 그게 더 이상합니다.”
“그렇겠지?”
“당연하죠.”
* * *
“어때?”
“정말 개 쓰레기들이네요. 전 보상금이 작다고만 생각했지. 생명보험 보상금까지 가로챘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인간들이 있는지… 이거 도청하고 있는데 당장 가서 모가지를 비틀고 싶더군.”
진구 아저씨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봤다.
내가 듣고 있었어도 그런 마음이 들 정도로 두 사람은 쓰레기였다.
“근데 생명보험 보상금을 대리 수령 할 수도 있는 겁니까?”
“보험사 직원까지 공모했으니까 가능했겠지.”
“잡아 와야겠네요.”
“필리핀까지 가려고?”
“오게 만들어야죠.”
“어떻게?”
“글쎄요. 이제부터 찾아봐야죠.”
“그나저나 도청 내용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데 어쩔 셈이야?”
“보험 기록이 남아 있을 겁니다. 그게 완벽하게 지울 수 있는 내용이면 애초에 필리핀으로 도망갈 생각도 안 했을 겁니다.”
지들이 지웠다고 해도 찾아내는 데 그리 어렵진 않을 거다.
다만 도청이 불법이다 보니 활용할 수가 없어서 거기까지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