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128
1127화
147. Kimfluenza (7)
모든 프로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멀리해야 하는 것들 중 으뜸인 부상(負傷). 육체적 혹은 정신적 상처. 질병으로 대표되는 질환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막론하고, 부상은 예부터 선수 개인과 하나의 프랜차이즈가 지닌 운명을 좌우하는 환영할 수 없는 손님 이었다.
올스타브레이크 후 대활약을 펼치며 자신을 증명하고 있었던 잉그램. 난 그가 얼마나 훌륭한 재능을 지녔으며, 또 얼마나 큰 열정을 지녔는지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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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7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AT&T 센터 파크 웨이. AT&T 센터.
DVT. Deep Venous Thrombosis. 한국 어로 풀이하면, 심부정맥혈전증. 신체의 특 정 부위에서 생겨난 혈전으로 인해, 폐 혹은 심장. 외의 다양한 장기의 혈관을 막아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 질병은 최근의 NBA 관계자들에겐 그 리 낯선 것이 아니었는데, 토론토와 마이애미에서 뛴 크리스 보쉬와 브루클린 등에서 뛰었던 미르자 텔레토비치를 은퇴시킨 병 명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혈전용해를 위해 약을 복용하고 시술을 받아야만 하고, 피의 응고를 막는 방법의 성향상 내출혈의 위험성이 있는 격렬한 활동을 피해야만 한다. 당연히 농구는 할 수 없으며, 최소 3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녀석은 괜찮나요?”
“…”
침울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는 폽. 그는 윌 세브닝을 돌아보았고, 올 시즌 누구보다 잔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 분명한 스퍼스의 H.A 트레이너는 마지못한 얼굴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현재 윌은 누구보다 괴로운 사람 중에 하나일 거다.
“매우 희귀한 케이스에요. 일반적으로 농구선수들이 어깨에서 혈전이 발생하긴 어려우니까요. 병원에서도 1% 미만의 경우라 하더군요.”
디트로이트와의 경기가 끝난 뒤, 브랜든 잉그램이 팀에게 어깨가 조금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최근 뛰 어난 퍼포먼스를 보인 그가, 약간 무리를 한 탓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이를 받아들이려고 했었다.
그래도 8일 필라델피아 경기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었기에, 윌은 잉그램을 직접 픽업 하여 그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천만다행인 건, 초기단계에 발견했고 증상이 그리 심하지는 않다는 거예요. 하지만 올 시즌은 뛸 수 없습니다. 본인도 아직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지만… 지금은 그의 아버지가 아들을 설득하고 있어요.”
“휴우- 빌어먹을. 대체 어떻게 된 시즌인지 모르겠어.”
“…”
나지막한 목소리임에도, 나는 충분히 폽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시즌 초반 일찌 감치 머레이가 시즌아웃을 당했고, 조쉬 하 트는 전방십 자인대파열로 1년에 가까운 공 백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 마리 역시 정규시즌 결장이 확정되었다.
외에도 폴 조지, 라마커스 알드리지, 조던 벨이 내일 경기에서 뛸 수 없다. 그리고 이 젠 잉그램마저도 결장이 확정되었다. 단순히 올 시즌만 아웃이라면 다행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으로 인해서. 자칫하다간, 영 영 그는 코트에서 뛸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고작 21살의 나이. 누구보다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고 누구보다 이 볼-게임을 사랑해온 이에게 있어서, 지금은 정말이지 절 망스러운 상황일 거다.
그렇기에 큰 실망을 한 우리도, 분노를 무턱대고 표출할 수 없는 것이다. 가장 힘 들어할 잉그램을 떠올리며, 신을 향한 저주를 퍼붓는 것밖엔.
“지금쯤이면 소식이 모두에게 전달이 되었겠군. 오후 세션은 취소야. 대신, 다함께 저녁을 먹자고 전해주게.”
“그러죠.”
고개를 끄덕인 윌 하디가 휴대폰을 꺼내 들며 몸을 일으키고, 폽의 손에 이끌려 얼떨 결에 함께 AT&T 센터로 오게 된 나는 괜히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을 느끼는 중이다.
마치 세상이 끝난 것만 같은 표정을 띤 R.C 뷰포드. 그리고 그 곁의 올리버는 답답 함에 속이 거북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큰 숨을 내쉬기를 반복했다. 주전과 주요 로테이션 멤버가 셋이나 시즌아웃을 당했고, 다른 주전 둘은 복귀시기가 미정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기회를 거머쥘 수 있었던 두 명의 젊은 벤치멤버 역시도 정규 시즌에는 복귀를 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만신창이.
이보다 더 적합한 단어가 우리에게 있을까?
“그는 지금 어디에 있나?”
“집일 거예요. 내일 입원을 할 예정이고요.”
“그렇군.”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포포비치가 크게 한 번 숨을 들이쉬었다. 복 잡하다는 표현으론, 지금 그의 머릿속을 설명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잠시 뒤, 폽이 상황을 수습하려는 행동을 시작했다.
“윌? 이건 자네의 잘못이 아냐.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도 자네를 탓할 것들은 아닐세. 우린 신이 아니야. 이런 일들까지 예측을 할 순 없지.”
“…”
부상자가 속출하는 것을 두고, 외부에서는 팀의 의료진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빗발쳤다. 물론 컨디셔닝 관리의 실수로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건 당사자인 우리들이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다.
윌 세브닝을 포함한 트레이닝 그룹과 리차드 스테펜을 필두로 한 팀의 피지션 그룹 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들은 늘 최 선을 다해 우리들을 돌보았고,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관리를 받았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할 수 있었다.
폽의 말처럼, 이건 윌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자네들이 좀 더 열심히 해줘야만 할 거야. 분명 다들 불안해하고는 있을 테니까. 그러니 침울해하고 있을 시간 에, 좀 더 생산적인 일을 궁리해 줬으면 좋겠군. 그리고 RC? 미디어를 상대해줬으면 하는군.”
“네. 곧바로 일정을 잡아보죠.”
“고맙네. 그리고 올리버? 자넨 오늘 저녁 시간을 비워줘야 되겠어.”
“조세핀에서 만나죠. 거긴 특별한 곳이니까요.”
“부탁하네.”
아무래도 오늘 저녁은 다함께 에서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금 전 올리버가 말했듯, 거긴 예전부터 스퍼스의 남자들이 찾아 많은 이야기들과 희로애락을 보내온 공간이었다.
특히나 지금처럼 분위기가 악화일로를 달리는 상황이라면, 조세핀이야말로 우리가 모여 하나로 끈끈이 뭉칠 수 있는 장소였다. 패배 못지않게, 부상도 팀 케미스트리를 크게 저하시킨다.
“그리고…”
“??”
차례대로 역할을 부여하던 포포비치의 시선이, 조심스레 앉아있던 내게로 향한다.
“잉그램을 만나보게.”
“…제가요?”
“그래. 자네가 적임자일 것 같군.”
“…”
조금 의구심이 든다. 처음부터, 폽은 나로 하여금 잉그램을 만나도록 할 생각은 아니었을까? 그러지 않고서야, 마누가 아니라 날 굳이 AT&T 센터로 데려 올 이유는 없어보였다.
“그렇게 해주겠나?”
지금의 이런 분위기에서, 내가 어떻게 감히 NO 라고 할 수 있겠나?
솔직히 잉그램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조금은 두려웠지만, 그게 팀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난 결코 이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
“물론이죠.”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할 수 밖에.
과연 나는 내 친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누구라도 좋으니, 내게 자그마한 힌트라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 * *
샌안토니오, 텍사스. 1 어드미럴스 웨이 (San Antonio, TX. 1 Admirals Way).
브랜든 잉그램의 집은 폽의 집에서 조금 더 나아간 어드미럴스 웨이에 있었다. 이 부근은 샌안토니오의 부유층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론 니렌버그의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리온 밸리가 발전하기 전까진 가장 주 거환경이 좋은 장소였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서쪽 해안의 감성이 엿보이는 이 저택이, 브랜든 잉그램이 작년에 새로 구입한 그와 그의 가족이 머무는 집이었다.
“오랜만일세. 가족들은 어떻게, 잘 지내나?”
“네. 덕분에요. 오-! 그리고 이거…”
“응?”
오기 전에 구입한 선물을 도널드 잉그램에게 전하면서, 난 그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섰다. 고심 끝에 선택한 와인의 빈티지가 마음에 든다고 말해주는 잉그램의 아버지는, 곧 내게 그가 2층에 있을 거 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는 괜찮나요?”
“…자네라면 어떻겠나?”
“네. 이해했어요.”
생각할수록 바보 같은 질문이었던 것 같다. 본인에게 괜찮으냐고 물으면 당연히 괜찮다고 답을 하겠지만, 괜찮은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난 도널드 잉그램에게 목례를 꾸벅 하곤, 유달리 가팔라 보 이는 계단을 올라서기 시작했다.
한 발. 또 한 발. 지독하게 떼기 힘든 발 걸음이지만, 어째 이토록 빠르게 계단은 다 해가는 것일까? 어느새 난 2층에 완전히 올라서 있었고, 잉그램의 방으로 향하는 복 도를 보고 있었다.
“휴우-”
얼굴을 보러가도 되겠느냔 메시지를 보 냈을 때, 잉그램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오는 길에 타코를 좀 사다주면 고마울 것이란 이야기를 보태었다. 여전히 내 손에 들린 종 이봉투에 담겨있는 것이 바로, 잉그램이 평 소 즐겨먹던 푸드트럭의 타코이다.
어느새 잉그램의 방 앞까지 도달하고, 열려있는 문 안쪽으로 보이는 대형 스크린의 앞으로 게임에 한창인 내 친구의 뒷모습 눈에 띄었다. 평소였다면 함께 어울리는 그의 친구들이 잔뜩 있었겠지만, 오늘은 그 혼자 뿐이다.
똑똑똑-
“Dude. 들어가도 돼?”
“하하. 물론.”
Pause 버튼을 눌러 게임을 잠깐 중단하는 잉그램. 그는 PS4의 RED DEAD REDEMPTION!- 플레이 중이었고, 저것이 대화의 시작으로 좋겠다고 싶었던 난 어디 까지 플레이를 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러 자 잉그램은, 이제 막 챕터 4에 진입을 했다고 했다.
“한창 재미있어 질 구간이네.”
“그러게. 쉬는 동안 밀린 게임이나 좀 하려고.”
“…”
솔직히, 이런 전개를 예상했었던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자칫하다간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부상으로 마무리되는 일이 벌어 질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겠어 ’
평온하게만 보이는 잉그램인지라, 더욱 그를 대하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음-! 바로 이 맛이지. 너도 좀 먹을래?”
“아니. 난 배가 불러서.”
“그래? 그럼 뭐, 사양 않고.”
잉그램이 타코를 비워내는 동안, 난 패드를 집어 들어 게임을 플레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무것도 안하자니 더 눈치가 보였던지라, 뭐라도 해야만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별 제지 없이 지켜보던 잉그램 역시, 편안한 자세로 바꿔 앉으면서 내가 플레이를 하는 것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르모인 레이더스를 죽여야 해.”
“그래. 세이디 벨에 있었던가?”
“아마 그럴 거야. 로그를 확인해 봐.”
은퇴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 8,90년대에는 동료들끼리 모여 포커를 치거나 선물 받은 시거를 나눠 피는 것이 우애를 다지는 방법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2000년을 기점으로 힙합문화가 접목되어 NFL 방식의 파티가 많이 열렸다.
하지만 SNS의 발달로 사생활의 침해가 극심해진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모임을 통 해 게임을 하는 것이 친목을 높이는 방법이 되었다.
“Damn, Bitch. 저럴 줄 알았어.”
“고작 20달러잖아. 기부할까?”
“그렇게 해. 주면 나중에 뭔가 있지 않겠어?”
“네가 기대하는 그런 건 아니라고 장담 한다.”
“하-! 내가 뭘 기대한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야한 거겠지. 아니야?”
“낄낄낄. 그렇기는 해.”
아무래도, 게임패드를 붙잡기로 한 건 잘 한 결정인 것 같았다. 우린 평소대로 대화를 주고받게 되었고, 무엇보다 내 스스로가 어색함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타코를 몽땅 먹어치운 잉그램이 손을 씻은 뒤에, 옆자리에 앉아 패드를 달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난 그에게 다시 컨트롤권을 주었고, 이후 화면을 함께 지켜보며 게임과 관 련 된 이야기들을 몇 번 더 주고받았다.
“사람들은 좀 어때?”
“걱정하고 있어. 무엇보다, 네가 괜찮은 지를 말이야. 나도 그건 마찬가지고.”
“흐음- 솔직히, 아직은 실감이 전혀 안 나.”
” …그래.”
윌 세브닝이 말했던 것처럼, 희망적인 부 분이라면 혈전의 발견시점이 매우 일렀다는 점이었다. DVT로 은퇴를 한 선수들도 있지만, 타이릭 에반스와 같은 경우에는 잉그램 처럼 조기에 병을 발견하여 무사히 코트로 돌아온 케이스였다.
혈전이라는 병 자체가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며, 이 후에도 꾸준한 관리만 한다면 만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치료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산책수 준을 제외한 가벼운 조깅 자체도 자제해야 만 하기에, 운동선수의 입장에서는 좀이 쑤실 수밖에 없다. 차라리 팔이나 다리를 다 친 경우라면, 멀쩡한 부위를 단련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여느 커다란 부상 못지않게, DVT를 치료 하는 과정 역시도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들은, 우리 선수들의 정신세계를 좀먹는다.
“폽은 네가 꾸준히 팀과 동행해주길 바 라는 것 같아.”
“…당장은 힘들 거야.”
“그건 알지. 일단은 입원 기간이 끝나고 나면.”
“뭐, 그건 그 때 가서 생각을 해보려고. 이런, 젠장!”
길가던 마차에 치인 잉그램의 캐릭터가 바닥을 뒹굴고, 그는 매번 이런 식이라며 마부를 향해 겨누었던 총구를 거둔 뒤에 다시 말을 호출했다.
“미안해. 네게 큰 짐을 지어줬어.”
“Dude. 이건 미안해 할 일이 아니야. 그 냥 너 자신만 신경 쓰면 된다고. 난 계속 코트에서 최선을 다 할 거니까, 무사히 돌아 온다고만 약속해줘.”
“그래. 나도 그러고 싶어.”
필라델피아도 올스타주간 후 조엘 엠비 드가 계속 휴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Day-to-Day의 상황이 이어지며, 경기 당 일 결장이 발표되는 형식이다. 그러다보니 큰 부상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엠비드가 직접 SNS로 해명을 했다.
자신은 당장의 경기보다 플레이오프. 그리고 15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면서, 인내하는 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가를 듬직한 모습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여전히 잦은 기행으로 많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고 또 최근에는 마이클 조던을 G.O.A.T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소신 섞인 발언을 하다 데니스 로드맨으로부터 일갈을 당하기도 했지만, 엠비드는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는 NBA의 미래였다.
현재는 그 덕분에 많은 팀들이 아프리카에 쏟는 노력을 더 키우기도 하였고, 일부 에서는 10년 안에 아프리카 출신의 선수들이 NBA에 득세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Trust the Process. 난 Trust the System을 더 선호하지만, 어느 쪽이든 의미는 비슷할 거야. 그리고 내가 언제나 네 뒤에 있어.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야. 서둘 것 없어. B. 넌 무사히 팀에 복귀하게 될 거야.”
“하하. 그거 퍽 위로가 되는 말이네.”
다시 Pause를 누르고 게임을 멈추는 잉그램. 하지만 이번엔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자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는 오늘 처음으로 두려움이란 감정을 보여주었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외면하려고 하다 보니 현실감각을 자꾸 잊게 된다고 했다.
그러다 그는, 나의 경험이 관심을 보였다.
“어떻게? 대체 어떻게 넌 그런 큰 부상에서 돌아오게 된 거야.”
“그게 있지, B.”
“…”
“별로 길지 않은 이야기야.”
DVT에 걸려버린 내 친구를 위해, 난 기 억을 탈탈 긁어내어 재활이 가져다주는 고 통과 외로움과의 싸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설픈 거짓말로는 그를 위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어느 때 보다 현실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고자 현관 문 앞에 섰을 때, 잉그램은 조금은 솔직해 진 모습으로 나와 포옹을 나누었다.
“Thanks, Dude. 나중에 또 연락할게.”
“그렇게 해. 감사했어요, 도널드. 곧 다시 뵙죠.”
“자네라면 언제든 환영일세. 다음엔 아내와 아이도 데려오게나. 잉그램 가문의 멋진 음식을 직접 대접하지.”
“하하. 그거 기다리기 힘드네요.”
다시 한 번 잉그램과 인사를 나누고, 나는 넓은 정원을 거닐어 주차를 해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정말 근사한 저택을 둘러 보며, 이 공간이 브랜든 잉그램에게 가지고 있을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이 곳은 결코 그의 마지막 지점이 아닐 것이며, 또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될 거다. 만약 그가 여기에서 멈춰 서게 되어 이 저택을 팔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난 다시 한 번 신을 향해 저주를 퍼부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절대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는 있지만 말이다.
++++
2019년 3월 8일.
(어니 존슨)
“Friday Night. TNT. 이제 곧 샌안토니 오 스퍼스와 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의 경기를 보내드리게 됩니다. 굉장한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브랜든 잉그램이 DVT로 인해 시즌아웃이 확정되었죠. 이런 이야기들을 다루기에 앞서서, 우리 모두는 그가 건강히 코트로 복귀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DVT는 선수에게 있어 굉장히 다루기 까다로운 질병이고, 동시에 치명적이기도 하죠. 우린 이미 이 질병으로 좋은 몇 명의 선수를 잃었습니다.
아무튼, 다시 경기에 관해 이야기를 하죠.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다시 두 명의 선수를 G-리그에서 불러들였습니다. 아이작 봉가. 그리고 드류 유뱅크스죠. 데드라인 이전에 스퍼스의 라인업 중, 현재 남은 선수는 단 8명뿐입니다. 로스터가 거의 반 토막이 났어요. 그들에겐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찰스 바클리)
“다행인 점이라면, 그들이 이미 플레이오 프 진출을 확정지었다는 겁니다. 만약 저라면 부상선수들을 무리해서 복귀시키려고 하기보다는, 플레이오프에 맞춰 운영을 할 겁니다. 물론 그렉 포포비치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요.”
(어니 존슨)
“그렉 포포비치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 데, 경기 전 인터뷰에서 기자들이 이 부분에 관한 많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로스터의 절반가량이 부상을 입은 현재, 그것을 만회 하기 위해 킴의 출전 시간을 늘리겠냐는 질문이죠. 화면을 먼저 보겠습니다.”
xx
(그렉 포포비치)
“그건 우리가 고려해야 할 상황이 아냐. 킴은 이미 충분히 많은 시간을 출전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그는 우리가 보호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자산이지. 그러니, 내가 어떻게 그를 무리시킬 수 있겠어?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 힘든 경기라면 36분 정도. 혹은 그 이상도 출전하기도 할 거야. 하지 만 지금까지도 그래왔던 거잖아. 그래서 기 본적으로 그에게 33분 안팎을 뛰게 한다는 건 변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xx
(어니 존슨)
“그렉 포포비치의 말처럼, 킴의 출전 시간 자체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승부처를 앞둔 상황에서는 모르는 거죠. 특히나 앞으로 스퍼스가 치를 경기의 일정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들은 오늘 필라델피아를 상대한 뒤, 10일 샌안토니오로 돌아가 서부 컨퍼런스 3위에 올라있는 OKC를 상대해야만 하죠. 아마 그렉 포포비치와 스퍼스의 팬들에겐 결장 자들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순간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샤퀼 오닐)
“하지만 반대로 말해, 기회일 수도 있어요.”
(어니 존슨)
“무슨 의미죠?”
(샤퀼 오닐)
“우린 지금까지 지켜봐 왔잖아요. 킴은 늘 믿을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해냈었습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만약 그가 영웅적인 활약으로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 둔다면 누구도 그의 MVP 자격을 부정하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예전부터 리 그를 지배한다고 평가를 받아온 이들은 그런 일들을 해냈습니다. 마치 저 처럼요.”
(일동)
“Oh, Come on.”
(어니 존슨)
“왜 당신은 항상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그런 식으로 가죠? 하지만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절 괴롭게 만드는군요. Alright, Folks. 이젠 현장으로 나가 볼 시간입니다. 마브 알버트. 그리고 레지 밀러와 크리스 웨버가 샌안토니오 AT&T 센터에 나가 있습니다. 저희는 하프타임 때 다시 돌아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