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207
2014년 7월 16일. 오그던, 유타. 해리슨 불러바드. 웨버 주립 대학교.
우리가 시라큐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은 아주 느리면서도 급격하게 확산되어 나갔다. 가장 먼저 이를 다룬 뉴욕의 언론들은 시라큐스의 패배 소식에 큰 비중을 할애하지 않았고, 뒤늦게 결과를 확인한 유타의 언론에 의해 전국적인 뉴스가 되었다.
언론의 관심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그들은 작년의 UCLA 경기와 3월에 있었던 애리조나의 경기와 지난 주말 시합을 연관시키는 묘한 논리를 발휘했다.
덕분에 언론의 논조는 시라큐스의 실망스러운 패배가 아닌, 우리의 분전에 초점이 주로 맞춰져 있었다. 스탠리의 메이저급 리쿠르팅이 가장 먼저 이목을 집중시켰고, 뒤를 이어 랭킹 상위권이었던 신입생들이 언론의 주된 인터뷰 대상이 되었다.
특히 프로비던스, 칼 스테이트, 샌 디에고, 멕시고 주립의 오퍼를 걷어차고 우리를 택한 카이런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지만, 토너먼트 경기 이 후 마음을 결정했죠.” ]그리고 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카이런의 위와 같은 이야기는 언론의 초점을 자연히 내게로 맞추었다. 어제는 디 이벤츠 센터에 오후 내도록 유타 주(州)의 미디어를 포함한 많은 방송 관계자들이 머물며, 각종 스케치를 해갔다.
평범했던 NCAA 마이너 컨퍼런스의 팀이었던 WSU가 자신들의 경쟁력을 스스로 입증하며 점점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서려 한다는 게 그들의 논조였다.
[ “무엇이 웨버 스테이트를 가장 크게 바꾸었을까요?” ] [ “스탠리죠. 의심할 나위 없는 대답이에요.” ]딴에는 귀찮은 관심을 스탠리에게로 떠밀려고 했던 것인데, 집요한 언론은 내게 한국의 농구 수준과 분위기에 관한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솔직한 것이 꼭 좋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던 지라, 난 최대한 두루뭉술한 대답을 했다.
내 스스로도 여전히 많이 부족하기에, 누군가를 평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이다.
그들은 뒤이어 내게 미국에서의 삶에 대해 물었고, 이에 대해서는 조금 편한 마음으로 답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이 있었기에 이곳 오그던이 나의 또 다른 고향이 되었다고 말이다.
이 인터뷰는 WSU의 트위터를 통해서 리트윗이 되었고, 학우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제법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확실히 언론의 앞에 서는 것도, 하다 보니 요령이 느는 기분이다.
오늘 오전에는 또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었다. 몬타나의 조 팅클이 디 이벤츠 센터를 찾아왔던 것이다. 두 시즌 전, 조 팅클은 이렇게 불쑥 우리를 찾아와 연습 경기를 성사시키고 돌아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상황이 달랐다.
[ “미안하네만, 조. 아무래도 시간을 내긴 어려울 것 같아.” ]우리의 1차적인 일정은 듀크와의 경기가 있는 7월 26일에 종료가 되고, 8월 11일부터 3일간 시작 되는 여름학기 최종 시험까지는 팀 훈련을 잠시 쉴 예정이다. 물론 개인연습은 허락이 되지만, 대부분은 공부를 하느라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였다.
아무튼, 최종 시험이 끝나는 다음 날이면 난 스테이시와 함께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만약에 우리가 결승전에 오른다면, 최소한 10월 4일 정도까지는 한국에서 머물게 될 거다.
스테이시도 두 달간 우리 집에서 머물 예정이고, 엄마는 벌써 스테이시가 머물 방을 별도로 만들어 두었다.
‘하하. 기겁을 하시겠네.’
예상하건데, 스테이시는 분명 나와 함께 자려고 할 거다.
스탠리는 자신에게 집요한 경쟁심을 발휘하던 조 팅클의 앞에서 멋진 태도를 보여주었고, 이것은 나나 재비어로 하여금 환호성을 내지르게 만들었다. 전학생들을 리쿠르팅 하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난 몬타나는 장학금 3개를 빼앗기는 불이익을 당한 상태이다.
워크온을 제외하면 총 11명의 장학생으로만 로스터를 꾸려야만 했는데, 그들이 어떻게 할는지는 이제 더 이상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분한 표정으로 돌아서던 조 팅클의 얼굴이 아직도 선하다.
“좋아, 시간이 다 되었군.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수업 종료.”
“흐으으읍!”
지루했던 수업이 끝나고, 이제는 연습을 위해 체육관으로 향할 때였다. 듀크와의 경기까지는 약 2주가 남았고, 스탠리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주말쯤에 연습을 가질 상대를 찾으려고 하는 듯 보였다.
어제는 콜린을 포함한 남은 스태프들이 훈련을 지도했고, 새벽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스탠리가 유타를 떠났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헤에이. 이제 연습하러 가?”
“응? 어. 설마 날 기다린 거야?”
“물론. 내가 너 아니면 누굴 기다리겠어.”
“…….”
시라큐스에서 돌아온 이 후, 스테이시가 신경 쓰일 일이 하나 벌어졌다. 작년 우리 농구부 치어리딩 팀의 신입생으로 들어왔던 카야 마르티네즈(Kaya Martinez)라는 여자애가 노골적인 추파를 던져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월요일 오후 훈련에 참여했을 때부터 벌어진 일이었고, 그녀는 나를 지그시 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거나 고혹적인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으로 치근댔다.
남미 출신의 여자아이답게, 작고 단단하며 탄력적인 몸매를 가진 카야는 분명히 매력적인 여자였다. 하지만 내겐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폭탄이나 다름없다.
“먼저 가. 난 잠깐 들를 곳이 있거든.”
“어디? 나도 같이 가.”
“하하. 그럴 수는 없어. 여자 친구가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야.”
“…….”
순간 사납게 변한 카야의 눈매는 좀처럼 순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 모습이 오히려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녀가 내게 접근한 이유는 다분히 목적의식이 있는 것이다.
“그럼, 또 봐~”
애써 태연한 척 몸을 돌려 걸어가는 카야는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내게 멀리서 키스를 보내왔다. 스테이시가 했을 때에는 그저 미소만 지어졌지만, 지금은 어쩐지 몸서리가 쳐져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오후 훈련을 위한 소집 시간까지는 약 1시간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본래라면 미리 가서 몸을 풀고 있을 생각이었는데, 이래서야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난 빌벨라에서 시간을 조금 때우기로 결정했다.
“에이! 소식을 들었어. 다음엔 듀크라며?”
“우리가 보러 갈 거야, 슈퍼스타.”
“하하. 고마워.”
이제는 제법,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서 친한척을 받는 것도 익숙해졌다. 우리 농구부의 점퍼를 걸친 남자애들 둘이 복도에서 내게 말을 걸어왔고, 뒤이어 멋진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흑인 친구 하나는, [ “헤에에에에에이-” ] 라며 하이파이브를 청해왔다.
한참을 걸어 건물을 빠져나와 교정을 걷자, 조금은 자유로운 기분이 느껴졌다. 저절로 땀이 흐르는 날씨이지만, 내가 향할 목적지까지는 많이 걸어야만 한다.
‘아아- 귀찮아.’
카야만 아니었더라도, 나는 지금쯤 디 이벤츠 센터의 근처에 도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처지는 쪽문을 빠져나와 땡볕이 내리쬐는 KFC 앞의 아스팔트 주차장을 횡단하고 있는 것이었다.
까페 빌벨라에 도착하는 대로 에어컨이 가장 잘 느껴지는 곳에 서서 땀을 좀 식혀야만 할 것 같다.
“에에이! 이게 누구야! 우리의 슈퍼스타잖아!”
“하하. 당신까지도 그러는 거예요?”
“우리 딸이 자네의 유니폼을 샀어. 릴라드와 리온 이 후 세 번째로 말이야.”
“오-! 그거 영광이네요.”
인근에서 대형 철물점을 운영하는 대니 보넘(Danny Bounham)과 그의 딸 제인 보넘(Jane Bounham)은 우리 관계자들에게도 매우 유명한 WSU의 골수팬이었다. 특히 제인과 같은 경우에는 내겐 리틀 조이와 같은 꼬마아이였다.
11살 밖에 안 된 아이가 어찌나 농구에 대해 해박하던지, 전에 길에서 만났을 때에는 내 플레이의 미흡했던 부분을 정확히 지적해와 진땀을 빼도록 만들기도 했다.
그 때 제인은 분명, [ “오빠 유니폼은 딱히 사고 싶지 않아요. 그만큼 잘하지는 않잖아요?” ] 라고 했다.
“사실은 지금도 제인이 저기에서……”
“아빠!!!”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푸드 트럭 바로 뒤에 주차된 차에서, 제인이 버럭하고 큰 목소리를 질러왔다. 그녀는 하얀 티셔츠에 우리 WSU의 유니폼을 걸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의 대화로 비추어 보아 그것이 내 것이라는 건 딱히 오래 생각 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난 짓궂은 미소를 한 번 제인에게 보내주며, 대니와 악수를 나누었다.
“이번 주였나?”
“응? 아, 아뇨. 다음주에요.”
“그렇군. 이거 원, 세상에나. 무려 듀크라니! 오래살고 볼 일이야.”
듀크와 경기를 가지는 것은 WSU의 농구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축구팀과 같은 경우에는 종종 듀크와 경기를 가지지만, 농구부가 듀크를 만났던 적은 없다.
“티켓은 언제부터 판매하지?”
“글쎄요. 언제나처럼 일주일 전부터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런! 제인에게 미리 말해둬야 되겠어. 요즘은 알지? 앱이라는 걸로 전부 가능하잖아. 쟤가 나보다 더 잘한다니까?!”
“하하. 그야 그렇죠. 아무튼,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이번에도 부탁해, 슈퍼스타. 제발 멋진 경기를 보여 달라고.”
쓴웃음과 함께 몸을 돌려 멀리에서 보이는 까페 빌벨라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아까부터 느꼈겠지만, 어쩌다보니 난 오그던의 슈퍼스타가 되어있었다.
‘세상에나 슈퍼스타라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딸랑딸랑-
“헤에이. 이게 누구야. 우리 까페 빌벨라의 자랑스러운 슈퍼스타네.”
“…….”
타미카의 말에, 나는 거의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 농담이아니라, 정말로. 누군가가 한 번만 더 같은 소리를 한다면, 난 자리에 풀썩 주저앉을 지도 모른다.
“에에이-! 슈퍼스타! 연습은 안하고?”
잠깐, 잠깐.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건 계산하지 말자.’
작고 조용한 도시에서 산다는 것이란, 꼭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
오그던, 유타. 해리슨 불러바드. 웨버 주립 대학교. 디 이벤츠 센터.
정확한 시간에 맞춰 체육관에 들어섰을 때, 난 계속해서 눈길을 주는 카야를 외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만 했다. 하필이면 치어리딩 팀의 체육관이 공사 중이라, 저들은 계속해서 코트 한쪽에서 연습을 하게 될 거다.
스탠리가 있었다면 이를 단박에 거절했을 건데, 치어리딩 팀을 인솔하는 피비 모넬라(Phobe Monella)는 딱히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휴우우-”
“왜 한 숨이야?”
“응? 아니, 아무것도 아냐.”
이건 정말이지 불편한 일이다.
카야는 스테이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우리가 잘 사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녀는 그저 학교의 주목을 받기 위해 내가 필요한 것일 뿐이다. 게다가 스테이시와의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니만큼, 여자들의 세계에서는 일석이조인 일이 된다.
난 그런 세계를 알고 싶지도 않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 생각도 전혀 없다. 그렇다고 매몰차게 카야를 거절하는 것도 조금 까다로운 일이었다.
[ “그러지마, 내가 곧 알아서 할 테니까.” ]스테이시는 나의 평판에 대해 신경을 썼고, 그녀는 조만간 자신이 해결하겠다며 무서운 눈빛을 빛냈을 뿐이다. 그런 눈빛은 내가 실수를 했을 때 종종 목격하고는 했던 것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그런 것 말이다.
잠깐.
‘설마 나 지금 잡혀 살고 있는 거야?’
어쩌면 의식하지도 못한 채로,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크흠- 모두 주목.”
“…….”
쓸데없는 생각을 털어버리며, 나는 한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어제부터 자리를 비웠던 스탠리가 돌아와 있었고, 그의 손에는 노란색의 종이가 한 장 들려 있었다.
그리고 난 저 종이가 의미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
틀림없이 이번 주말에 상대할 팀이 결정 된 것일 테다.
“시간이 부족해서, 인근의 팀과 상대하기로 결정했다.”
“…….”
인근의 팀이라면, BYU? 아니면 유타 밸리이거나, 우리 때문에 WAC로 다시 이동한 유타 주립대학일 수도 있다. 어쨌든 멀리에 위치한 팀이 아니라는 사실 만으로도, 나는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이번엔 비행기를 타지 못할 것인데, 버스를 타고 먼 거리를 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멀리 떠난다면, 이번 주에도 스킬 트레이닝을 찾는 걸 포기해야만 한다.
한창 진도가 잘 나아가던 중이었기에, 지난 일요일에 별도로 훈련을 진행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웠다.
“금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우린 솔트레이크로 간다.”
스탠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BYU인 것 같았다.
“그리고.”
“응?”
“우린 유타와 경기를 가진다.”
“에?”
하지만 놀랍게도 스탠리는 이번에도 메이저 컨퍼런스의 팀을 우리의 연습상대로 불러왔다. 지난 인터뷰가 진심이기는 했지만, 정말로 WSU 성공의 이유 중 90%는 바로 이 스탠리 헤이버그라는 남자 때문일 것이다.
APR을 비롯한 학업에 관련 된 부분들도 철저하게 지켰고, 리쿠르팅을 통한 성과도 뛰어났다. 분명 실패를 한 리쿠르팅도 있었지만, 그 어떠한 NCAA의 감독도 100% 완벽한 리쿠르팅을 해내지 못한다.
매년 평균 4.1 명 정도의 신입생이 NCAA Division 1으로 새롭게 뛰어드는데, 이 중 절반만 전력에 가담을 시켜도 훌륭하다는 평을 얻는 게 사실이다.
“시합까진 3일이 남았으니, 시간은 썩 넉넉하진 않다. 그래서 오늘은 비디오분석을 하도록 하지. 모두 콜린을 따라 이동하도록.”
“들었지? 오늘 연습은 없다! 에이, 피비! 마음껏 쓰고, 문은 잘 잠가 놓으라고요! 알겠죠?”
콜린이 피비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자, 그녀는 대답을 대신해 주먹감자를 놀려 우리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눌러대던 우리의 인솔자는 절대로 여자 앞에서는 담아서는 안 될 B-Word를 내뱉으며 걸음을 옮겼다.
“Biiiiiiiiiiiiiiiiiiitch.”
“크흡-”
콜린의 소심한 복수가 귀엽게 보인다는 것은 차치하고, 유타 유티스가 우리의 다음 연습 상대라는 사실은 다소 느슨했던 분위기를 단단하게 옥죄었다.
그들은 유타 주(州) 내에서 유일한 메이저 컨퍼런스의 팀이었고,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는다. 요즘은 나에 대한 이야기가 잠잠한 멜빈 닷슨도 유타 유티스의 오랜 팬이다. NBA에서 뛴 안드레 밀러(Andre Miller)가 바로, 유타 유티스의 가장 유명한 졸업생이다.
2011-12 시즌이 시작되기 전, 유타 유티스가 MWC에서 Pac-12로 이적한다는 사실이 발표도던 날에 멜빈 닷슨이 방송 도중 흥분해 길길이 날뛰었던 일은 지금까지도 종종 회자가 되는 에피소드였다.
최초에는 컨퍼런스에 적응하느라 다소 애를 먹었지만, 매년 조금씩 유티스는 Pac-12 내에서의 성적을 높여가는 중이다.
“에이, Dude.”
“?”
복도를 걸어가던 길에, 재비어가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요즘 한 번씩 헷갈리지 않아?”
“뭐가?”
“그냥, 뭐랄까. 우리가 어디에서 뛰는지가 말이야. 갑자기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있었잖아? 컨퍼런스 이적이 처음 겪는 일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그래.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
“정말?”
무언가 정신없고, 정신없기 때문에 느슨하며. 군데군데 비어있는 기분이다.
내가 이렇게 말했을 때 재비어는 열렬히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대답을 해주었다.
“대체, 넌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건데?”
“뭐, 그냥.”
처음 미국 농구를 경험했을 때의 내가 딱 그랬다.
“하지만 결국엔 우린 여기에 적응하게 될 거야, 제이브. 우리는 정말로 더 높은 수준에 올라왔으니까 말이야. 이건 엄연한 현실이고, 우린 이미 그 현실을 받아들인 사람처럼 굴면 되는 거야. 알겠지?”
“그래. 어렵지만, 조금은 알 것 같아.”
사실 지금의 이야기는 팀 던컨이 내게 해주었던 이야기를 살짝 바꾼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가 해주었던 말답게, 재비어는 금세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내 등을 슬쩍 두들겨 주며 멀어졌다.
그리고 그는 현실이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다면, 이미 그 현실을 받아들인 사람처럼 굴면 된다는 말을 주위의 이들에게도 퍼트리기 시작했다.
“하하. 그거 멋진 이야긴데?”
그러자 이번에는 팀이 곁으로 다가왔다.
“스탠리도 밖에서 잘해주고 있지만, 너도 정말 좋은 리더가 된 것 같다.”
“하하. 그렇게 생각해요?”
“물론.”
난 고개를 끄덕이는 팀을 향해,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을 해주었다.
“이건 그냥, 따라하는 것뿐이에요.”
“따라해? 누굴?”
“뭐. 제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해두죠.”
“…….”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 팀을 남겨두고, 난 문이 활짝 열린 방안으로 들어섰다. 과연 우리는 유타 유티스를 상대로도 지난 시라큐스와의 경기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경기를 치르고 아무렇지도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끝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그것도 메이저 컨퍼런스의 팀을 상대로 두 번이나 연속해서 말이다.
‘우린 정말 빌어먹도록 좋은 팀이야.’
여기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면, 우선은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만 할 거다. 준비된 자에게 분명히 그 기회가 따를 테니까 말이다. 이것 또한 단순한 연습경기에 불과하지만, 분명 우리에겐 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각자의 가슴 속에 있는 그 의미를 난 경기의 직전까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내가 원하는 농구이고, 이 팀은 나의 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의 팀.
어쩌면 나는 비로소, 책임이라는 것을 즐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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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닉스 선즈는 2라운드에 지명한 빅맨, 리온 베이커에게 2년 계약을 제안했다. 그는 2년 뒤 FA의 신분을 획득 할 기회를 얻었다. – 애리조나 해럴드 ]**
x F-Messenger
{ ‘예압- 예상했던 대로야. 르브론이 클리블랜드로 돌아갔어.’ }
{ ‘다음은 뭘까? 트레이드?’ }
{ ‘아마도. 르브론은 케빈 러브를 좋아해. 길버트도 르브론과의 화해를 위해, 그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려고 할 걸?’ }
{ ‘클리블랜드에 그럴 만한 매물이 있어?’ }
{ ‘듣기론 위긴스가 트레이드에 포함이 될 수 있다고 해.’ }
{ ‘정말? 그건 정말로 미친 일이야!’ }
{ ‘나도 잘 모르겠어. 클리블랜드는 당분간 Win Now 모드로 나아갈 거야. 우리도 촉각을 세워야 해. 콩고물이 떨어지길 기다리자고.’ }
{ ‘그나저나, 지난번은 어땠어? 환상적이었다며? }
{ ‘예압- 그 이야기 말인데, 일단 전화로 하지. 기다려. 내가 직접 걸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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