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540
539화
72. 27-Year (3)
□ 경기 결과
SPURS 96 (0:T) 89 GRIZZUES
Min-Hyuk Kim / Inactive
++++
2017년 4월 5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AT&T 센터 파크 웨이. AT&T 센터.
ㅁ 경기시작 5분 전
SPURS : LAKERS
On Court
San Antonio Spurs
PG : No. 36 마르커스 스마트(6-4)
SF/SG : No. 17 조나단 시몬스(6-6)
SF/PF : No. 22 김민혁 (6-9)
PF / SF : No. 66 테런스 존스(6-9)
C : No. 03 드웨인 데드먼 (7-0)
VS
Los Angeles Lakers
PG/SG : No. 06 조던 클락슨(6-5)
SG/PG : No. 11 타일러 에니스(6-3)
SF : No. 14 브랜든 잉그램(6-9)
SF/PF : No. 07 래리 낸스 주니어(6-9)
PF : No. 30 줄리어스 랜들(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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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작을 앞두고, 작은 이벤트가 열렸다.
[ ” 신사 숙녀 여러분. 모두 자리에서 일 어나 주십시오. 그리고 새로운 프랜차이즈 타이틀 홀더를 뜨거운 박수로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시즌 최 대 3점 슛 기록 보유자가 된, 킴.민히어어 억-!! ” ]
지난 달 마지막 시합이었던 OKC 원정에서 쏘아올린 나의 첫 3점 슈팅이, 기존에 대니 그린이 가지고 있었던 우리 스퍼스의 한 시즌 최다 3점 슛 프랜차이즈 기록을 깨트 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만약 그 경기가 우리 홈에서 치러진 것이었다면 곧장 알아차렸을 텐데, 내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건 오클라호마에서 샌안토니오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였다.
“굳이 이런 게 필요한 지는 잘 모르겠는 데요.”
“하하. 안될 말이지. 자넨 우리 샌안토니
오의 자랑이니까 말이야.”
R.C에게서 주문제작 된 것으로 보이는 트로피를 받아 들어 올리자, 관중석과 벤치에 서서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로부터 박수 가 쏟아졌다. 뭐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한 것 도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 낯부끄러웠지만, 프런트의 성의를 거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입 아프게 말해왔던 대로 포포비치의 농구는 3점 슛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고, 대 부분의 시즌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리 그에서 가장 형편없던 3점 슛 팀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그렇기에 내가 이렇게 샌안토니오 스퍼
스 역사의 한 페이지에 쉽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기존 기록은 대니 그린이 2014-15 시즌에 기록한 191개가 최다였다.
“Damn! 내 때는 이런 걸 해주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그래서 질투를 하는 거야?”
“사실 조금 그런데?”
내가 받은 트로피를 부며 부러움을 노골 적으로 드러내는 대니 그린이 한 숨을 내쉬 며 트코피를 도로 내게 건넸다. 어제에 이 어 오늘도 그는 휴식을 취하게 되었는데, 딱히 심각한 이유 때문은 아니다.
그저 플레이오프를 앞둔 상태에서 주전
들의 체력을 보존하고, 벤치의 컨디션을 끌 어올리고자 하는 폽의 판단에서 나온 기용 방법이었다.
“지금 몇 개지? 오늘 200개를 깨야 하는 것 아냐?”
“하하. 기회가 된다면. 196갠가 그럴 걸?”
“좋아. 4개 밖에 안 남았네. 200가자고, Buddy.”
“그래.”
선수소개가 끝나고 난 뒤, 스마트. 그리고 머레이와 함께 전의를 다지는 의식(?)을 하며 경기를 치를 준비를 한다. 각자가 다른 핸드쉐이크를 맞춰 복잡하면서도 요란
한 동작을 선보이고는 했는데, 이 또한 과 거에는 스퍼스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일이기 도 했다.
스마트와 머레이, 브린. 그리고 내가 주 도하여 일종의 새로운 루틴을 만든 셈이다. 이것을 볼 때마다 폽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복잡하고 괴상망측한 것을 외울 시간에, 전술 하나를 더 머릿속에 집어넣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우린 착실히 공부를 하고 있다 대답 했다.
“모두, 여기로 모여!”
벤치의 앞에 서서 내가 선수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오늘 경기에서 뛰지 않는 베테랑들이 시작 전, 보컬리더로써의 역할을 내게 맡겼기에 한 행동이었다. 보통 이런 일은 마누가 하는 편이지만, 오늘 그는 뒷짐을 진 채 우리를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이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야. 토니, 카와이, LA, 마누가 없지. 하지만 우린 충분히 깅해. 계속해서 집중을 하고, 수비를 만 들어 내는 거야. 공격할 때에는 항상 움직 이고 비어있는 동료를 찾아. 한 번 더 생각 해. 우리가 늘 해왔던 거야. 우린 이 경기를 승리할 수 있어. 하나, 둘, 셋에 수비야. 하 나, 둘, 셋!”
“DEF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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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로군요. 킴이 보컬 리더로써 팀을 모아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 주 환상적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신인입니다. 화면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 주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죠. 시즌 67경기에 출전해 17.7득점과 4.7리바운드를 기 록 중입니다. 방금 전 수상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한 시즌 프랜차 이즈 3점 슛 기록을 계속해서 갱신해 나가는 중입니다. 196개죠, 현재까지.”
(션 엘리엇)
“NBA는 매우 기다란 시즌이죠. 그래서 지루할 때도 가끔 있습니다만, 최소한 올 시즌은 킴이 있어서 그렇지 않았습니다. 부 진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리 길지 않았고, 매번 볼 거리를 선사해줬어요.”
(빌 랜드)
“11월부터 시작해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서부 컨퍼런스 이달의 루키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아직 4월의 수상이 남기는 했지만, 만약 4월까지 수상을 할 경우에는 1997-98시즌 팀 던컨 이 후 스퍼스 최초이 기도 하며,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 수상을 시작한 뒤로는 최초의 기록이 됩니다. 정말로 수많은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는 남자입니다.”
(션 엘리엇)
“아주 뛰어난 루키에요. 사실상 이번 시즌 가장 뛰어난 루키이기도 하죠. 지금 당 장이든 시즌이 끝난 뒤든 NBA 신인왕은 킴에게로 향하게 될 거라 장담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거예요.”
(빌 랜드)
“이게 끝이 아닙니다! 2016-17 시즌 올-스타 BBVA 라이징 스타 챌린지 MVP이자 JBL 3점 슛 컨테스트 우승자이기도 하죠. 거기에 루키 시즌 2번의 트리플 더블 기록 은, 데이비드 로빈슨의 3회에 이어 두 번째 입니다. 팁-오프. 스퍼스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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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플레이오프에서 정확히 어떠한 롤을 부여받을 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선발로 나서게 될지, 아니면 올 시즌 대부분처럼 벤치에서 출전해 25-35분 사이를 소화하는 역할을 맡게 될는지는 좀 더 시간이 지 나봐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어쩌면 폽은 여전히 고민 중일 수도 있으며, 오늘 경기를 통해서도 기존에 생각해 왔던 계획을 뒤집어 엎어버릴 수도 있다. 하 지만 어떤 위치에서 뛰느냐는 이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헤이-!!”
스크린 후 탑에 서서 마르커스의 패스를 이어받았고, 충분한 슈팅 기회가 있었지만 페이크를 통해 안 쪽으로 파고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조던 클락슨의 수비가 좋지 않다 보니, 2 : 2상황에서 브랜든 잉그램이 커버 해야 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자는 게 애초의 내 생각이었고, 지금도 난 황급해 리커버리를 하는 잉그램을 간단한 페이크 동작 하나로 따돌리며 하이포스트로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스위치, 커버, 클로즈-아웃. 앞선 수비가 무너진 팀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몇 가지 단어들로 표현하면 이와 같을 것이다.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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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킴 to 시몬스. 시몬스. Fo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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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잉-!
슈팅이 빗나간 것은 아쉽다. 개인적으로 도 어시스트를 챙길 수 있는 기회가 하나 날아간 셈이었고, 팀으로써도 기분 좋게 출 발할 수 있는 기회를 날린 셈이 되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건, 레이커스 수비가 초반부터 균열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만약 오늘 100%전력으로 코트에 나섰다면, 지금 저 위치에는 대니 그린 혹은 알드리지가 서있었을 거다. 그랬다면 조금 더 좋은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을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일단은 수비에 다시 신경을 쓰기로 하며, 나는 잉그램과 다시 매치업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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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엘리엇)
“제 생각에는 킴과 우리 스퍼스는 궁합 이 아주 좋았던 것 같아요. 계속해서 그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조금 그렇지만, 이 부분만 더 짚고 넘어가죠. 스퍼스는
애초부터 이런 것에 익숙해요. 무슨 뜻이냐면, 수비가 약한 동료와 함께 뛴다는 것요.”
(빌 랜드)
“클락슨의 점퍼. 빗나갑니다. 리바운드를 잡는 T존스입니다.”
(션 엘리엇)
“토니 파커는 단 한 번도 좋은 수비수였던 적이 없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것이 큰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습니다. 물론 아쉬움 이야 남았지만, 그래도 스퍼스는 스퍼스답 게 이를 극복해왔죠. 시즌 초반에는 토니와 킴을 함께 뛰게 하면서 약간의 혼선이 왔지만, 언제부터인가 스마트와 킴이 함께 뛰며 많은 것들이 극복됐죠. 바로 이게 팀 디펜스입니다. 킴 스스로도 팀 디펜스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도 도움이 되었고요.”
(빌 랜드)
“빠르게 시도한 스마트의 점퍼도 마찬가 지로 빗나갑니다.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줄리어스 랜들이 T존스의 손을 맞고 나갔 다고 어필을 하는군요. 하지만 계속해서 스퍼스의 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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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의 두 번째 슈팅은 셀렉션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충분히 감내 할 수 있는 정도였고, 그를 약간 진정시킴으로써 다시 원래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가슴을 두드리며 성급했던 슈팅을 사과 하는 스마트도 확실히 스퍼스 합류 초반과 비교하면 많이 바뀐 상태이다. 십년이 넘게 누적 된 습관을 단 번에 고치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토니의 뒤를 이어 주전 가드로 낙점 받은 이유를 간간히 보여줬다.
“헤이-! 나가!”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에서 난 스마트를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먼저 스크린을 걸었다. 인바운드 패스를 담당하는 시몬스가 하 프라인 근처까지 긴 패스를 보내고, 나는 스마트가 이를 잡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데 드먼을 불렀다.
숏코너에서 이뤄진 스마트를 향한 다운스크린 이 후, 이번에는 베이스라인을 따라 움직이는 날 위해 데드먼이 또 한 번 다운 스크린을 섰다.
골대 밑에서 반대편 숏코너를 스쳐, 반대 편 윙으로 빠져 나온다. 잉그램의 추격이 거셀 테지만, 그가 어디에 있는지는 딱히 확인하지 않고 있다.
“…”
이제는 별도로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없다. 스마트는 내가 움직이는 방향과 위치를 이미 알고 있었고, 좋은 스텝을 맞출 수 있는 타이밍에 정확히 체스트 패스를 보내왔다.
패스를 받아들기 전에 먼저 오른발을 약 간 틀어 내딛고, 패스를 받으며 몸을 돌려
왼 발을 오른발의 곁에 자연스레 놓아둔다. 림을 바라보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매치업 상대의 확인이었는데, 잉그램과의 거리는 대략 6피트(약 1.8M)가량이다.
‘충분해.’
잉그램은 좋은 공격력보다는 ‘ 길쭉한 수비수 ’ 로의 명성을 먼저 쌓아가는 중이었다. 레이커스 합류 초기에는 파워포워드의 역할도 요구를 받았었는데, 올스타 주간 이 후에는 트위너가 아닌 스윙맨(SG/SF)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었다.
마치 케빈 듀란트의 NBA 초창기 모습과 도 같았고, 잉그램 역시도 이 같은 역할이 좀 더 몸에 맞는다는 인상을 주었다.
확실히 현대 NBA는 단장과 감독이 지배하는 리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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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킴! For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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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피트 규칙 ’ 이 통용되지 않는 곳이 바로 NBA이지만, 동시에 ‘ 5피트 규칙 ’을 절대적으로 통하게 만드는 남자들이 모인 곳 또한 NBA이다. 과거에는 코비 브라이언 트가 대표적인 남자였고, 3점 슛 분야로 확 대된 지금은 스텦 커리와 카일 코버가 이를 대표한다.
대학 시절에 내가 한 번 말을 했던 것처 럼, 이 ‘ 5피트 규칙 ’을 적용 할 수 있는 남자에게는 절대로 거리를 주어서는 안 됐다.
커리나 카일 코버가 코트 위를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그들에게 달라붙는 수비수들을 잘 지켜보라. 오프-더-볼 상태에서 이들 두 사람보다 더 큰 위협감을 주는 공격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도 언젠간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겠지.’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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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197개째군요 오늘 수상할 때 기록이 196개였으니, 외우기 쉽습니다. 스퍼스의 첫 번째 득점이 킴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오늘도 세컨유닛을 이끌게 되겠죠. 이 것이 바로 달라진 부분입니다. 토니, 마누, 카와이, LA가 쉬지만 스퍼스의 농구가 여 전히 재미있는 이유랄까요? 션이 말했던 것 처럼요.”
(션 엘리엇)
“제 생각에는 최근 몇 년 중에서, 이번 시즌이 가장 좋은 재능들이 많이 모인 시기인 것 같습니다. 드래프트를 통해서 만이 아닌, 비보장 계약을 통해 묶인 선수들도 마찬가 지죠. 젊은 재능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여기 스퍼스에서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니까요.”
(빌 랜드)
“우-! 곧바로 레이커스도 응수를 합니다. 타일러 에니스의 3점이로군요. 이 남자도 굉장히 좋은 선수입니다. 시라큐스에서 원 앤던을 통해 NBA에 진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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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가 다소 좋지 못했고, 이것은 스마트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하는 조던 클락 슨에게 함부로 다가간 대가였다. 굳이 도움을 올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스마트와 고개를 끄덕이는 T존스 사이에서는 좀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가장 늦게 팀에 합류한 선수이니만큼, 코트 위에서 각자가 얼마만큼의 역량을 가졌 는지를 파악하는 데에는 분명히 더 시간이 걸릴 거다.
다만 그것을 얼마나 앞당기느냐 또한, 우리 스퍼스가 지닌 과제였다. 플레이오프 2 라운드까지 오른다는 가정 하에, 최소한 그 때쯤에는 팀에 완전히 녹아들어줘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T존스와 함께 할 때에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붙어보니 어때?”
“옛날부터 할 만 했어, Buddy. 문제 없어.”
“그래, 좋아.”
스마트에게 확답을 들었으니만큼, 다음에 또 같은 상황이 닥치면 내가 코트의 다른 쪽에서 목소리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공격 진영으로 넘어와, 이번에는 조금 천천히 작업을 준비해 본다.
“헤이! 물러나!”
손짓과 함께 T존스를 코너로 보내놓고, 나 또한 마찬가지로 반대편 코너에 자리를 잡았다. 숏 코너에 선 시몬스는 잠시 뒤에 큰 폭으로 움직일 것이고, 그 시점은 스마트 가 데드먼과 2 : 2를 시작하는 순간이 될 거다.
인사이드 수비에 집중하고 있는 레이커 스 선수들의 시선을 분산하는 게, 그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만약 시몬스가 이타적으로 군다면 가까이에 있는 날 위해 스크린을 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확률은 낮다. 시몬스는 태생 적으로 좋은 팀-플레이어가 아니다. 스퍼스의 시스템에서 성장을 했지만, 아마 좀 더 자유로운 환경이 그에게 어울릴 거다. 본래 하이라이트 덩커들은 이런 지루한(?)팀 컬 러와 어울리지 않는다.
‘움직인다!’
시몬스가 윙을 향배 총알같이 튀어나간 순간, 데드먼의 스크린을 받아 골밑으로 쇄
도하는 스마트의 모습이 보였다. 움찔하며 골밑 커버를 걱정하는 잉그램이지만, 이 전에 한 차례 3점 슛을 얻어맞은 터라 섣불리 도움을 가지는 못했다.
바로 이러한 점이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과거부터 코너에 자리잡은 수비수의 2차 역할은 앞선이 돌파를 당했을 때 커버를 오는 일이었다.
스윙맨들의 시대였던 2000년대에는 다 재다능함으로 평가를 받은 많은 포워드들이 윙에서 준비하다, 재빨리 골밑으로 달려 나가 블록을 하거나 오펜스 파울을 유도해 냈다.
그러다 트위너들이 코너 3점을 즐기는 3&D가 각광받는 시대가 오면서, 돌파력이
좋은 콤보가드들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코너 3점을 경계하기 위해 위축 된 윙플레이 어들이 제대로 된 커버를 가지 못하면서 생 긴 자연스러운 연상이다.
농구의 트렌드와 선호되는 포지션은 매 번 바뀌지만, 절대로 그건 한두 가지의 일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전술의 변화라든가 각 포지션의 선수들이 기존의 역할을 탈피하고 색다른 롤을 부여받음으로 써 생겨난다.
이를 충분히 이해하는 일은 농구를 바라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읽었던 수많은 농구서적들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말이기도 하다.
“에에에-??”
“이런!”
지나치게 쉬웠던 탓일까? 스마트가 어이 없게 레이업을 실패하고야 만다.
벤치에 앉아있던 포포비치가 고개를 푹 떨어트리는 모습을 확인하며, 나는 황급히 백코트를 하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레이커스의 선수들 역시도 실 점을 할 거라 미리 판단을 했다는 점이었다.
뒤늦게 줄리어스 랜들이 리바운드를 잡 아 전방을 보았을 때,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 가담한 레이커스의 선수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는 다시 수비를 준비했고, 자신의 머리를 강하게 두들겨대는 스마트는 자책하는 걸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
다가가서 괜찮다고 해주고라도 싶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또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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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엘리엇)
“마르커스 스마트가 좀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간단해요. 슈팅을 조금 더 확률 높게 가져가야만 합니다. 현재 보여주는 38.6%의 필드골 성공률과 31.6%의 3점 슛 성공률로는 부족합니다. 최소 40%와 35%는 되어줘야만 해요.”
(빌 랜드)
“다소 동요가 있었던 것 같군요. 스마트의 파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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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흔들리고 있는 스마트를 달래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고 했을 때, 벤치로부터 커다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자리에서 일어난 포포비치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를 향해 연신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있었다.
스마트도 스퍼스를 배워가고 있지만, 포포비치 역시 마찬가지로 스마트를 배워가 고 있다는 증거가 바로 여기에서 나타난다, 시즌 초였다면 폽은 분명 스마트에게 화를 냈을 거다.
그럼 스마트는 더욱 혼란스러워 했을 거고, 느닷없이 플랍을 한다거나 계속해서 말 도 안 되는 슈팅 셀렉션을 가져가며 흐름을 망쳐놨을 거다.
이는 지난 시즌들 동안 보스턴 셀틱스에서 스마트가 보여줬던 것이고, 아마 이런 점이 대니 에인지로 하여금 패티 필스와 스마트를 교환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장점이 많은 건 확실하나, 단점도 그에 못잖게 확실한 게 바로 이 남자다.
‘일단은 안심해도 되겠어.’
나보다 폽의 격려가 더욱 확실한 응원일 될 거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난 스마트에게 다가가려던 것을 멈추고 목소리를 높여 수비에서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도록 주문했다. 과연 몇 사람이 나 이를 들었는지는 의문이긴 하다.
그래도 코트에서 뛰는 남은 4명 중에 단 하나라도 내 목소리에 반응한다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다.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손해 보는 건 약간의 열량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레이커스의 이번 공격은 마찬가지로 조던 클락슨과 타일러 에니스를 중심으로 펼 쳐지고 있다. 확실히 브랜든 잉그램은 레이커스의 공격 시스템에서 외면을 받고 있었다.
본인 스스로가 자처한 것이겠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수비를 하는 건 놀라울 만큼 더 쉬워진다. 대학 시절과는 달리, 공격에서의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린 잉그램이 나를 상대로 1:1을 펼칠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
‘지금인가? 아직?’
자연스레 난, 매치업 상대가 아닌 주변의 상황을 신경 쓸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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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클락슨. 그의 앞에는 스위치를 해 시몬스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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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한다!’
아까와는 반대의 상황이라고 봐도 된다.
현재 레이커스의 코너에 자리를 튼 건 잉그램과 래리 낸스 주니어였다. 두 사람 모 두 뛰어난 운동능력을 지닌 좋은 모터의 라 지윙(Large-Wing)이지만, 3점 슛을 쏠 수 있는 능력 자체는 평가가 썩 좋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코너에 선수비수들. 그러니까 나와 T존스는 언제든 백업을 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리바-운드!”
전혀 다른 상황. 이번에 클락슨이 레이업을 놓친 건, T존스의 좋은 백업과 컨테스트 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수비가 성공했다고 확신한 T존스 가 끝까지 리바운드볼에 대한 콜-플레이를 하고, 역시 마찬가지로 커버를 들어갔던 내가 리바운드를 획득해 볼을 사수했다. 조던 클락슨이 어떻게든 해보려다, 아쉬운 입맛을 다시며 물러서는 게 보인다.
“하나 더 하자.”
“응? 뭘 말이야?”
“아까, 그거.”
“레이업?”
“아니, 슛.”
“접수했어.”
빠르게 스마트와 의견을 교환하며, 다시 공격 진영으로 움직인다.
침착함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 가 탑에서 볼을 쥐었고, 약간은 다른 상황으로 셋업이 되었지만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공격이 시작 된다. 나는 우선 숏코너의 시몬스를 윙으로 빼내는 스크린을 걸었고, 곧장 베이스라인을 따라 몸을 움직여 나갔다.
나를 위한 첫 번째 스크리너가 되어 줄 데드먼은 골밑에, 두 번째 스크리너가 되어 줄 T존스는 코너와 윙 사이의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스위치-!!!!”
레이커스의 대응도 아까보다는 훨씬 좋았다. 아웃 오브 바운드 상황은 일반적인 셋업과 다르기에, 수비하는 쪽의 입장에서 도 반응을 하기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정상적으로 넘어선 상태라면, 머리는 익숙함에 더 잘 굴러가고 따라서 콜-플레이라든가 수비가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도 훨씬 자연스럽게 바뀐다. 잉그램의 콜-플레이에 난 수비수가 바뀔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멈 추지는 않았다.
그래서는 안 될 일이다.
“…”
두 개의 다운스크린을 받아 윙으로 돌아 나온 순간, 스마트의 패스가 도착하고 난
아까와 같은 방법과 같은 호흡으로 몸을 돌려세웠다. 그렇지만 내 머릿속은 아까와 전혀 다른 상황을 상상하고 있었다.
잉그램의 콜-플레이가 나온 시점과 레이 커스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반응들. 그리고 오프-더-볼 상태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느낀 스크린의 수준을 모두 감안한 결과
“흡-!”
곧장 슈팅포지션으로 옮겨간 동작 하나 에, 떠오르는 노란색 유니폼의 선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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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속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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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근처까지 올라갔던 농구공을 곧바로 내려 오른발 앞에다 자연스럽게 퉁긴다. 바로 근처에서 스크린을 한 번 건 이후에도, 상대 수비수를 골밑 방향으로 밀어내며 실 (SEAL)동작을 취해준 T존스의 노력이 지금 이 순간에 빛을 발한다.
농구란 절대로 이 동그란 공을 움켜쥔 선수만이 하는 운동이 아니다. 하나의 선수가 이런 오픈 기회에서 슈팅을 던진다는 건, 개 인이 아닌 팀 전체로써의 노력이 깃들어있다는 의미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런 순간에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플로어를 퉁겨 다시 손에 쥐어진 농구공을 이번에는 끝까지 슈팅 동작으로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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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드리블. 장전합니다. 킴. Thre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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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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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랜드)
“198!!! 200개까지 두 개가 남았군요! 스퍼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최초로 200개의 3점 슛 고지를 밟으려고 하는 남 자가 있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다 알죠. 킴이 성공시킨 두 개의 3점 슛으로 스퍼스가 6 : 3으로 앞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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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이 볼게임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득점을 하는 것. 아크라인 밖에서 3점
슛을 쏘아 올리는 것. 세컨 유닛을 이끄는 것. 오늘 부여받은 이 모든 역할들은 지금의 내가 가장 원하는 일이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니, 난 이 경기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만들어내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그것이 매우 어려울지라도, 절대로 이 일을 손에서 놓지 않을 생각이다.
‘난 중독자야.’
그래. 단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