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670
669화
88. Sometime, We need Drama (2)
ㅁ Post Game Interview
1. 그렉 포포비치
On 알드리지-김민혁 체제
“팀에서 가장 영리한 두 녀석이잖아. 우리는 지난 오프-시즌 내내 많은 대화를 나 눴어. 카와이가 결장을 하게 될 텐데, 이 팀은 계속해서 굴러가야 하잖아? 재능을 갖춘 녀석들이지. 그것에 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일단 첫 경기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한 75점정도? 조금 더 강 한 저항을 받았을 때를 봐야해.”
On 라마커스 알드리지
“이번 여름에 알드리지와 특히 더 많이 대화를 나눴어. 그가 말하길, 편하게 경기에서 뛸 수 없었대. 한 98.75%는 내 잘못이야. 내가 계속 그를 바꾸려고 했으니까. 문 득 티미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가 생각났었어. 그 때 사람들이 내게 티미를 어떻게 가르칠 거냐고 물었지. 그래서 난 한 반년은 그냥 지켜볼 거라고 했어. 그러면서 보 탤 게 있으면 보태겠다고 했지. 그런데 알드리지가 이곳에 왔고, 첫 날 난 그랬어. 이제 넌 지금부터 이렇게 뛸 거고, 이런 상황 에서는 펌프페이크를 할 거라고. 걜 바꾸려 고 한 거야. 다른 선수로 만들려고 했지. 그 게 그의 능력과 자신감에 영향을 줬어. 이 제야 깨달은 거지. 그래서 난 지금부터 그에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했어. 너의 방식으로 할 거라고. 과거는 온전히 내 책임이랬지.”
On 김민혁 3점 6개
“이 말은 해야 되겠어. 그는 내가 다른 방식으로 농구를 바라보게 만든 또 다른 사람이야. 다만, 알드리지와는 다른 방식이지. 그가 있어서 우린 코트를 더 넓게 쓸 수 있어. 정말 다재다능한 부분에서 성과를 올리지. 오늘 그의 기록을 봐. 20-5-5였나? (20-6-6 이라고 하자) 와-우. 그와 함께하 고 있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해.”
2. 라마커스 알드리지
On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제가 이 전에 우리가 정말로 강하다고 했죠? 미네소타는 굉장한 팀이 됐잖아요. 지미가 새롭게 왔고, KAT과 위기는 젊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에요. 이런 선수들이 있는 팀과 상대한다는 건, 언제든 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하지 만 오늘 우린 계속해서 미네소타를 밀어 붙였죠. 출발이 아주 좋아요. 이걸 더 좋게 만 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On 재계약에 관해
“음, 무슨 질문이죠? (스퍼스에서 은퇴 할 생각인지) 네, 그럴 거예요. 거기에 대한 제 대답은 YES입니다.”
3. 파우 가솔
On 플라시도 도밍고의 콘서트 연기
“그건 수해 피해 때문에 여는 거잖아요. 개막전 때문에 그것을 연기한 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도밍고에게 팀의 경기가 없고, 도시에 있는 날 콘서트를 열기로 약속 받았습니다. 정말 행복해요. 또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4. 김민혁
On 경기 후 선물을 준 것에 대해
“한국에서 왔더라고요. 피켓을 보는 순간에 바로 알아챘죠. 경기 중에도 중간중간에 시선을 줬어요. 그래도 제가 유니폼이나 선물을 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었나 봐요. 너무 기뻐하던데, 제가 더 즐거웠죠. 개막전 코트사이드에 앉은 한국에서 온 팬을 만나는 건 정말로 벅찬 기분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On 알드리지의 스퍼스에서 은퇴하겠다는 발언
“아- 별 관심 없어요. (웃음) 농담이에요. 알드리지는 정말로 위대한 선수에요. 그가 농구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정말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죠. 올스타 레벨의 선수이 자, 매우 뛰어난 리더입니다. 우린 그를 중심으로 지난 오프시즌동안 뭉칠 수 있었어요.”
* * *
[ 마크 잭슨, ” 카와이가 부상을 당한 것은 이해하지만, 난 왜 그가 정장을 입고 동료들의 곁에 있지 않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 – ESPN ]
++++
2017년 10월 19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리온 밸리. 포레스트 미도우 스트리트.
띵-동.
“내가 확인해 볼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손님을 맞이했을 때, 일반적으로 사람은 당황하는 법이다. 다행인 점이라면 불청객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양 손에 한가득 우리 부부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는 것이었다.
그전에 나는, 일단 이 질문을 해야만 했다.
“대체 어쩐 일로 여기에 오신 거예요?”
“하하. 잠깐 근처에 들렀지.”
“아, 일단. 들어오세요.”
“고마워. 그럼.”
어제 개막전에 AT&T 센터를 찾았던 데이비드 로빈슨이 깜짝 등장한 주인공이었다. 나는 그를 거실로 안내했고, 손님을 확인한 스테이시는 인사를 나눈 뒤에 자리를 옮겨 내 옆에 앉았다. 임신 3개월 차에 접 어들면서, 조금씩 불러오는 배가 느껴졌다.
요즘에는 틈틈이 산모와 관련 된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부쩍 만족도가 높아진 내 아내를 보며 사람은 역시 알아야 된다는 걸 체감하고 있었다.
“음, 이건 그러니까.”
“응?”
“일단, 열어보게. 아마도 마음에 들 거야.”
로빈슨이 먼저 내민 것은 오른쪽에 내려져 있던 커다란 종이가방이었다. 위에는 신문지 같은 것이 씌워져 있었는데, 그것을 열 어보니 어설픈 솜씨로 만들어진 모빌들이 잔뜩 있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이것을 곧장 마음에 들어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안에 함께 동봉 된 편지는 의 아이들이 롤링페이퍼 형식으로 적어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루이스라는 녀석을 기억하나?”
“네, 물론이죠.”
난 절대로 그 당돌한 꼬맹이를 잊어버릴 수 없었다.
“자네가 자주 들르기 시작하면서, 루이스가 더욱 밝아졌어.”
“그 꼬맹이는 늘 그런 것 같던데요.”
“후후. 겉으로 보기엔 그렇겠지.”
“??”
루이스 고메즈는 안 에서도 가장 커다란 목소리를 가진 소년이었다. 데이비드 로빈슨은 내가 당돌함이라 고 생각하는 성격을 어른스러움으로 바꿔 표현했는데, 5살이 되던 해부터 맹인(盲人) 인 어머니를 돌봤다고 한다.
아버지는 샌안토니오의 지하철 공사에서 근무를 했는데, 삼교대라는 직업의 특성상 누군가는 어머니를 돌볼 역할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정말로 자넬 좋아해.”
“원래라면 진짜냐고 비아냥대야 하지만, 지금은 그러기 힘드네요.”
“하하. 그러지 않는 게 좋아. 왜냐하면 그 녀석이 자네의 가장 큰 팬이니까.”
“정말요? 태너는요?”
“그 아이는 음악을 더 좋아하지.”
“이런!”
섭섭한 척 행동하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난 태너에게 음악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 내가 도움을 준 것에 대해 생색을 낼 생각은 눈곱만 큼도 없었다. 그 아이가 지금 행복하다면, 그걸로 전부 된 거다.
로빈슨은 곧, 휴스턴 로케츠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지켜보고 감명을 받은 루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같은 클래스의 아이들을 모아,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스테이시가 임신한 건 어떻게 알고요?”
순간 의문이 생겨버린 바보 같은 날, 아 내가 곧 이해시켜준다.
“아, 인터넷. Damn, 그랬죠.”
“후훗. 이제 샌안토니오에서 그건 비밀도 아니지.”
“네, 그렇더라고요. 며칠 전에 마트에 갔는데, 사람들 전부 축하한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도 우리가 만난 사람 전부 매우 친절한 사람들이었는데, 단 하나. 나이가 지긋 해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은 남편으로써 임 신한 부인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일장연설을 하셨다. 오지랖 넓은 아주머니 란 존재는 어쩌면 만국 공통일는지도 모르겠다.
맘씨 좋은 내 아내는 정말로 좋은 사람 들이 있는 도시에서 살게 되었다고 좋아했지만, 난 감사해하면서도 완전히 그것이 마 음에 들지는 않았다.
2층 아이의 방에 모빌을 놓아두러 올라간 스테이시가 떠난 뒤,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 데이비드 로빈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네가 걱정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지.”
“그렇죠? 가끔은 제가 농구를 잘못하게 될 때면 어떨지가 걱정 되요.”
“진짜 팬이라면, 응원을 하겠지.”
“아, 제발요. 그건 너무 꿈같은 이야기에요.”
“훗. 그건 또 그래.”
이제야 음료를 권할 생각이 든 나는 냉 장고로 이동해 로빈슨이 부탁한 탄산수를 꺼내왔다. 그리고 또 마찬가지로 이제야 깨 닫게 된 건데, 그가 우리 집에 찾아온 이유는 단순히 아이들이 만들어준 모빌을 전해 주기 위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뭔가 잔뜩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조금은
어색해하는 손짓이 바로 그것을 증명했다. 그래서 난 아주 잠깐 찾아온 침묵을 깨트리 기로 결정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세요?”
“응?”
“있다면 편하게 하세요.”
“휴우- 그래. 크흠, 그러지.”
“??”
다시 또 침묵이 찾아오고, 2층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와 난 잠깐 자리에서 일 어섰다. 2층 난간에 기대어 선 스테이시는 길게 늘어뜨린 모빌 하나를 내게 보여주며, 마트에서 똑같은 것을 사려고 고민했던 때의 이야기를 했다.
참길 잘했다는 아내의 말에, 난 난간에 너무 기대어 서지 말라고 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그녀가 계단을 걷는 것조차 신경이 쓰인다.
“휴우- 지금은 원정을 떠나는 게 겁날 정도에요.”
“도와줄 사람은 구하지 않았고?”
“네. 전 당장이라도 필요하다고 말을 하는데, 아내가 아직 괜찮다네요.”
“그렇군. 하지만 이르면 이를수록 좋을 거야.”
“참고하죠. 그래서. 할 말은요?”
로빈슨이 내게 꺼낸 말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카와이는 지금 어디에 있나?”
“…”
솔직히 난, 이에 대해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일단 그는 지금 샌안토니오 시내의 한 체육관을 통째로 빌려, 자신이 고용한 스태 프들과 함께 재활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것은 우리가 보고받은 내용에 적혀 있었지만, 데니스 로버트슨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어제 기사화 된 의 해설위원을 맡았던 마크 잭슨의 발언을 떠올렸다. AT&T 센터에 있었던 수많은 익 숙한 얼굴들 중, 카와이의 모습은 없었다는 것 말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로빈슨의 질문은 ‘ 위치’가 아닌 ‘ 입지 ’에 관한 것이었다. 헌데 궁금한 건, 어째서 그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느냐는 거다. 다른 사람도 아닌 로빈슨이 라면, 폽에게 직접적으로 전화를 걸어 말을 했을 수도 있었다.
폽이 아니라면, R.C 뷰포드를 통해서 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데이비드 로빈 슨이 이곳 프랜차이즈에 가지는 의미는 그런 것이었으니까.
결국, 난 다시 또 질문을 하고야 말았다.
“왜 그걸 제게 물으시죠?”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던 로빈슨의 답변은 예상외로 순식간에 튀어 나왔다.
“왜냐하면 자네의 곁에서는 늘 뭔가가 일어나기 때문이지.”
“…무슨 말을 하시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간단해. 난 티미 이후로 자네처럼 이 팀 과 잘 어울리는 남자를 본 적이 없어.”
“그렇지는 않..”
“아니. 단언할 수 있네. 자네는 이 팀에 완벽한 퍼즐이야.”
이토록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는 로빈 슨은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카와이는 갑자기 뛰어 올랐지. 그 누구 도 그가 그렇게 대단한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그 점은 자네도 마찬가지 이긴 해. 하지만, 난 어째서 이곳에서 6년이
나 뛴 남자보다, 자네가 더 이데아 카버에 더 자주 찾은 것인지 잘 모르겠군.”
“…그는 조금 대하기 어려운 사람인 것뿐 이에요.”
“나도 그렇게 믿었었지.”
로빈슨은 과거형으로 말했다. 섣부른 판 단일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그는 어 쩐지 카와이가 팀을 떠날 것 같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이전에는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어제 경기를 통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말이다.
토니는 어제 정장을 입고 벤치에 앉았고, 앞으로도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그렇게 하겠다고 팀에 보고를 해왔다. 아직 출전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 라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모든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마크 잭슨의 말대로 카와이는 팀과 동행을 했어야만 했다. 자신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상징적인 행동이었을 테니까.
“이번 시즌, 난 우리에게 극적인 드라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네.”
드라마. 과연 이 남자가 말하고자 하는 진짜 뜻은 무엇일까? 카와이를 트레이드 하는 것? 아니면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팀 이 곁으로 오는 것? 그것도 아니라면, 로빈 슨이 원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 대답은 스테이시가 다시 1층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로빈슨은 이제는 그만 로 돌아가봐야 할 것 같다 고 말했다.
“내가 배웅을 하고 올게.”
“응. 정말 고마워요. 진짜 감동이었어요.”
“하하. 아이들에게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꼭 전해주죠. 그럼, 몸 챙겨요. 그리고 이 녀석이 말썽을 피우면, 언제든 저나 제 아내에게 전화해도 됩니다.”
“든든한 아군인데요? 그것도 고마워요.”
현관문을 나서 천천히 마당을 걸으며, 우린 몇 마디의 대화를 더 이어갔다. 로빈슨은 앞으로, 카와이를 주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나나 포포비치는 좀 더 시즌에만 신경을 쓰며, 승리를 하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도 말했다.
자신의 차에 올라타 멀어지는 로빈슨을, 난 가만히 멈춰 서서 한참 동안 바라봤다.
“응? 방금 지나간 건, 데이비드의 것이 아니었나?”
“네, 맞아요. 그가 선물을 주고 갔거든요.”
난 에 다녀왔을 것이 분명한 윌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잠시 뒤 그가 내 곁에 서는 것이 느껴졌고, 불쑥 봉투 하나가 들이밀어졌다.
엄청나게 맛있는 이 냄새는 조세핀의 스 테이크가 틀림없다.
“올리버 녀석이 오늘 주방에 섰더군. 그것도 아주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말이야. 그리고 조이의 남편이었나? 트리스탄이라는 사내도 함께이더군. 친한 친구처럼 보였어.”
“네, 맞아요. 아주 친한 친구죠.”
“??”
“정말 고마워요. 음식은 잘 먹을게요.”
“이봐, 꼬마.”
윌리는 틀림없이, ‘ 친한 친구’ 라는 부분에 강조를 둔 나의 말에 의아함을 느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는 또 돌아선 나를 보며, 지금은 내가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도 눈치 챘을 거다.
그래서 윌리 팔라치오는 내 인생 가장 좋은 이웃이자, 내년에 태어날 우리 아이의 작은 할아버지로써 말했다. 그 목소리는 너 무나도 부드럽고, 또 편안한 것이었다.
“맛있게 먹게. 그리고 잘 자게나.”
“네, 그럴게요. 다시 한 번 고마워요.”
지금의 고마움도 마찬가지다. 내가 고맙다고 말한 건, 음식을 준 것 때문이 아닌 모르는척하고 넘어가 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분명 윌리라면 그것마저도 전부 알고 있을 거다.
‘하아- 좋은 친구라.’
과연 카와이가 이곳에서 ‘ 좋은 친구 ’ 라고 부를 수 있는 누군가를 사귀었을까? 아무래도 그와 다시 만나게 되기 전에, 이런 부분을 먼저 살펴봐야만 할 것 같았다.
“응? 이거 혹시 조세핀이야?”
“맞아. 윌리가 줬어.”
“그가 기억하고 있었나봐! 아까 밖에서 만났을 때, 스테이크가 당긴다고 했거든.”
“하하. 그는 우리 아이의 할아버지니까. 또 좋은 이웃이지.”
“응.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좋은 친구 이니까.”
“…”
그래. 좋은 친구이지.
난 이 말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리로 조용히 읊조렸다.
++++
2017년 10월 20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스퍼스 레인. 메디스타 코포레이션 Ltd. 스퍼스 트레이닝 시설.
“지금 뭐라고 했지?”
“그러니까…”
다음 날 오후, 나는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포포비치를 만나 질문을 던졌다.
“친한 친구 말이에요. 카와이가 그렇게 부를만한 사람이 있었나요?”
“흐음- 친한 친구라…”
잠깐 생각하던 포포비치가 지나가던 스마트를 갑자기 붙잡는다.
“이봐, 마르커스.”
“Yes, sir?”
“누가 자네의 가장 친한 친구인가?”
“도널드. 고향 친구인데, 뼛속까지 절 괴롭히는 녀석이죠.”
“…”
“응? 혹시 이 팀에서 말인가요? 그야 간단하죠.”
나는 당연히 내 이름이 뒤따를 거라고 생각했다.
“이 녀석 빼고 전부요. 얘가 절 얼마나 미치게 만드는지 말을 했던가요?”
“…고맙네. 그만 가봐도 좋네.”
“뭐라고요? 이제 겨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렇게 절 보내시는 거예요?”
“내가 말하길, 이젠 그만 가 봐도 좋다고 했네.”
“오, 이런. 네네. 그럴게요.”
날 보며 낄낄거리는 스마트는 늘려댈 수 있어서 통쾌하다는 표정이었다. 잠시 뒤에 폽은 머레이와 재비어를 차례대로 불러서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짓궂음보단 성실함 이 더 가까운 이 두 사내는 조금의 망설임 도 없이 내 이름을 거기에 포함시켰다.
마찬가지로 폽은 대답을 들은 뒤에, 이들을 물렸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이들에게, 난 그저 어색한 미소만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은 단한 번도 못해봤군. 하아 – 이런.”
코가 조금 간지러웠는지, 손가락으로 코 끝을 긁적이던 포포비치는 요즘처럼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알드리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도 그렇고, 지금은 카와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 면서 말이다.
하지만 난 후자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 고 답했다. 어설픈 위로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정말로 그랬기 때문이다. 의학 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선수가 통증을 느끼거나 불편하다면 감독은
그를 억지로 뛰게 할 수 없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선수가 팀에 벽을 쌓아뒀다면, 감독은 완전히 제 3자가 되어버 린다. 물론 그 주변에 있는 우리들 또한 마 찬가지다.
“난 그에게 친구가 있다고 믿었었네. 함께 뛰었던 동료들도 그렇고, 은퇴한 녀석들 도 그를 많이 아꼈으니까. 하지만, 전혀 다 르군. 자네가 내게 물었었지? 거기에 대한 대답은 이러하네. NO. 최소한 이 팀에는 카와이의 친구는 없는 것 같아.”
“…어제 로빈슨이 집에 찾아 왔었어요.”
“그렇군.”
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보통은 이 정도까지 선수와 팀 사이가 단절이 되려면, 전조와 같은 것들이 보여야하는 것이 맞았다. 의견이 충돌하여 균열이 벌어지고, 서로는 조금씩 팀과 함께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과 마찬가 지로, 준비과정이라는 게 있다는 뜻이다. 하 지만 카와이는 정말로 순식간에, 팀과 멀어졌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 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라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카와이 레너드를 위해 모든 것을 해줬다.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그가 이 프랜차이즈를 이끌만한 재목이 라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 그랬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선수들 중 하나가 됐을 때에 는, 모든 것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선수 구성은 물론이거니와, 팀의 전술이 라든가 코트 밖에서의 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카와이 레너드는 팀의 얼굴이었고, 샌 안토니오 곳곳에는 그의 사진들로 도배가 되었었다.
카와이가 부상으로 좌절을 했을 때에도, 팀은 늘 그의 곁에 있어줬다. 재활을 위한 최선의 제안들을 가져왔고, 그가 조금이라 도 더 건강해 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했다. 또 폽의 성향을 감안하면, 부상 중에 무리를 시키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곳을 돌아봐도, 그가 우리에게 벽을 쌓을 이유는 없다.
“우린 아마, 이번 시즌 내내 이걸 고민하게 되겠지.”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절대로 원치 않는 일이야. 단순한 14, 15번째 선수가 아니란 말일세. 그는 이 팀의 No. 1 플레이어였어. 지금도 그렇다고 믿고 있지.”
하지만 우리는 조금씩, 그와의 이별을 우려하고 있었다. 여전히 저 바깥세상에서는 카와이가 재활중이며, 팀과는 아무런 문제 가 없다고 말을 하고 있다. 마크 잭슨의 발 언은 곧, RC 뷰포드의 해명에 의해 무마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했던 인터뷰를 거론하 며, 카와이가 이 팀과 영원히 함께할 거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 허나 날카로운 이들은 르브론 제임스와 케빈 듀란트의 일을 거 론했다.
특히 케빈 듀란트와 같은 경우에는 영원 한 OKC의 아이콘처럼 굴었었으니까 말이다. 영원히 한 곳에 머물 것처럼 말을 하는 건, 요즘 세상에서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되기도 한다.
“이보게.”
“??”
“이제 그만, 걱정은 놓아두게나. 내가 R.C에게 말을 하지. 우리는 그냥, 경기에만 집중하면 돼. 자네도 알고 있겠지?”
“네. 다만 전, 뭔가 드라마가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훗. 현실에 드라마 따윈 없어. 하지만 자 네의 세계에선 만들 수 있겠지.”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멀어지는 포포비치는 곧장 R.C 뷰포드에게 다가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코트를 돌아보며 생각했다.
너무나도 좋은 분위기.
웃고 떠드는 사람들 그 어디에서도, 불과 반년 전까지 팀의 에이스였던 존재의 공백을 느낄 수 없다. 이것이 비즈니스인 것일까? 대체 어떻게 하면, 카와이 레너드 정도 되는 남자가 없는데, 이토록 우린 태연할 수 있는 걸까?
‘Ask me tomorrow.’
혹은 다음에 또 이 주제가 나오게 될 때 까지.
나는 그 대답을 미뤄두고자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