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785
784화
105. OOOOO FIVE (4)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현대 농구에서 매우 특별한 위치에서 있었다. 외부에서 영입한 대형 fa없이, 오로지 드래프트만으로 리그 최고의 팀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2013-14 시즌을 앞두고 계약한 이궈달라와 같은 경우에도, 리그 최고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테판 커리(2009년 7번째), 클레이 톰슨(2011년 11번째), 드레이먼드 그린(2012 년 35번째). 그리고 지금은 댈러스에서 뛰 고 있는 해리슨 반즈(2012년 7번째)에 이 르기까지.
케빈 듀란트 합류 전의 판타스틱 4는 보스턴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이애미나 클리블랜드도 아니었다. 그리고 오클라호마 씨 티나 앞으로 비슷한 길을 따르려고 하는 L.A 레이커스와도 전혀 다른 리빌딩의 모 델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현재는 필라델피아가 워리어스의 뒤를 따르려고 하고 있고, 리셋버튼을 누른 많은 팀들 역시 이들의 성공사례로 얻은 교훈을 몸소 실천하려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2015-16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패배한 여파 때문이었는지, 워리어스는 외 부의 자원에 손을 댐으로써 팀을 더욱 업그 레이드 하고자 했다. 잘 관리 된 샐러리-캡을 십분 활용해, 전무후무한 최고의 전력을 만들려고 한 것이다.
허나 정말, 지금 이런 말을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
2018년 2월 10일.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7000 콜리시움 웨이. 오라클 아레나.
□ 경기시작 2시간 전
SPURS : WARRIORS
많은 사례를 통해서 잘 나타나듯, 사람이 란 누구나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해석을 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태어난다. 때로는 이것으로 인해 진실이 왜곡되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터무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오늘 오전, 는 스테판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의 다소 ‘ 신경질 ’ 적이었다는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 시점은 1월 25일쯤으로, 약 보름 전에 있었던 것이었다.
[ ” 그들이 좋은 팀이기는 하죠. 리그 1위에 올라있으니까요. 하지만 전 여전히 우리가 더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11 월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는 완전히 다르니까요.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고, 더 나은 팀이 되었어요. 다음에 스퍼스와 맞붙게 된 다면, 누가 더 강한 팀인지가 증명이 될 겁니다.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 – 스테판 커리 ]
[ ” 만들어진 팀이죠, 이제. 아니, 애초부터 만들어진 팀이었잖아요? 그들과 우리는 달라요. 라마커스 알드리지를 FA로 영입했고, 이젠 폴 조지. 브랜든 잉그램과 같은 이 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해있죠. 카와이 레너드는 없다는 거죠. 그들이 자신을 스퍼스라 부른다면 그런 거겠지만, 그들은 과거의 평범한 Big-3와 전혀 다를 것이 없어요. ” _ 드레이먼드 그린 ]
나도 잘 알고 있다. 커리와 톰슨, D그린 등이 워리어스라는 프랜차이즈에 보유한 애정이라든가 그들이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 어떠한 일들을 해왔는지를 말이다.
오클랜드는 캘리포니아 주(州)의 도시이고, 워리어스는 마켓규모를 고려한 팀 가치 순위에서도 뉴욕과 레이커스를 잇는 3위에 올라있었다. 따뜻한 대도시, 주목받기 좋은 환경. 현대 NBA에서 선수들이 중요하게 여 기는 두 가지가 모두 갖춰져 있단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워리어스의 선수들은 ‘ TEAM WARRIORS ’의 일원이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클레이 톰슨은 팀에 계속 머물기 위해, 전례에 없었던 수준의 페이컷을 할 의향이 있다는 말을 했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들의 TEAM WARRIORS 사랑이 어땠든지 간에, TEAM SPURS에 대 해 왈가왈부할 권리는 없었다. 재작년 이들이, 누구를 팀에 데려왔는지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탁.
“…”
샌안토니오에서 오라클 아레나로 향하는 길은 비교적 평온했다. 흔한 난기류 한 번 겪지 않은 비행에 이어, 버스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을 신경 쓸 틈도 없이 빠르게 움직여 경기를 치르게 될 장소에 도착했다.
나는 지금 막, 버스의 계단을 딛고 내려와 익숙함이 느껴지는 오라클 아레나의 주 차장에 발을 내딛었다. 주목받는 경기답게, 곳곳에 자리한 의 방송 관계자들이 보인다.
[ ” 그들은 슈퍼-팀입니다. 하지만, 우린 HAMPTON 5죠. ” – 드레이먼드 그린 ]
와의 인터뷰에서, D그린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분하려고 했다. 본인들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슈퍼-팀이 아닌, 그저 HAPMTON 5일 뿐이라는 말을 통해서 말이다. 만약 내가 워리어스의 일원 이었다면, 이 인터뷰가 매우 쿨했다고 여겼을 거다.
말했듯, 우린 멋대로 상황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헤이. 어제 잠은 잘 잤어요?”
“하하. 뭐, 그렇지.”
우리가 이렇게 원정을 치르는 날이면, 바스켓볼 오퍼레이터인 매튜 올슨은 다양한 스태프들을 데리고 먼저 원정지로 향한다. 그래야만이 원정팀 라커룸에 들어섰을 때,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있기 때문이었다.
일회용 스티커로 라커에 이름을 표시하고, 가장 큰 사이즈의 가방에 넣어둔 유니 폼과 장비들을 정리해 각각의 자리에 정확히 넣어두는 일은 절대로 쉽지만은 않은 것 이었다. 이런 부분에서는 선수들이 늘 까다롭기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됐다.
지금만 하더라도 난, 완벽한 장소에 완벽한 각도로 놓여있는 장비들을 확인하며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사 소한 것이지만, 은근 중요한 부분이다.
“완벽해요, 매튜. 고마워요.”
“Always my pleasure.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에이스. 알겠지?”
“넵. 우리가 오늘 승리한다면, 어디까지나 당신 덕분이에요.”
“하하. 그거 기분 좋은 말이네.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
매튜가 앤쏘니 버넷의 곁으로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난 천천히 경기를 치를 준비를 했다. 몸이 뻐근한 이들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자마자 트레이너들
을 괴롭혀댔고, 몇몇은 런닝을 하고자 복도를 비롯한 이곳저곳을 뛰어 다녔다.
손목에 채워진 시계와 결혼반지를 빼 가방에 조심스럽게 밀어 넣은 나는 평소 해왔던 순서대로 착실히 루틴을 이어갔다. 평소 보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은 아마도 기분 탓일 거다.
“이거 당신 거예요.”
“그래. 고마워.”
조쉬 하트에게서 받아든 PB&J를 한 입 베어 물곤, 오늘을 위해 아껴두었던 새로운 색상의 시그니처 슈즈를 꺼낸다. 가 공개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를 해두었던 터라, 그들이 원하는 시점인 오늘 이 되어서야 신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평소 내가 좋아했던 색상인 코발트블루에 디자이너가 입힌 핑크색의 포인트가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었다.
“오-! 이거 새 신발이야?”
“넵. 여름에 출시할 색상이래요.”
“괜찮네. 블루와 핑크. 나쁘지 않아.”
새로운 색상의 시그니처 슈즈에 관심을 표한 알드리지가 내 어깨를 두드리더니 한 쪽으로 설렁설렁 걸어갔다. 작년과는 달리 원-빅 시스템에서 뛰게 된 그는 다행히도 조금 편안해 보였다. 롤 자체가 많이 늘어 나진 않았지만, 팀으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고 있다.
이것을 통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누군가로부 터의 인정. 단지 그것 하나뿐인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아무렴 어때. 그가 지금 행복하다면.’
알드리지가 지금 샌안토니오에서 행복하 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에이-!! 누구 펜을 가진 것 없어요? 기왕이면 흰색으로요!”
“내가 찾아 줄게!! AB!”
내가 목소리를 높이자, 곧장 이에 반응한 매튜가 AB에게 손짓을 보냈다. 그러자 상 의의 앞주머니에서 꺼내든 흰색 펜이 내게 건네어져 왔다. 거의 이렇다. 우리(선수)들이 뭔가를 필요로 하면, 늘 곁에는 이를 다 안겨다 줄 누군가가 함께했다.
가끔 이러한 것을 느끼는 순간이면, 난 TEAM 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코치와 선수 들만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님을 깨닫게 된다.
“…”
결국, 크리스 웨버는 우리에게 어울릴 닉 네임을 정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괜찮아.’
그렇지만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늘, 우리에게 가장 어울릴 닉네임이 자리하고 있었다. 결코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 누구도 부 정할 수 없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다운 닉네 임이.
삑, 삐빅, 삑, 삑.
귀에 다시 이어폰을 꽂은 채로, 난 몸을 웅크려 펜을 늘리기 시작했다.
++++
(어니 존슨)
“오늘은 특별히 오라클아레나에서 진행 이 되고 있습니다. NBA 파이널도 아닌데, 우리가 이렇게 스튜디오를 빠져나와 진행을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죠. 하지만 그만 큼, 오늘 경기가 아주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아주 특별한 게스트가 방문했죠. 골든스테 이트 워리어스의 단장인 밥 마이어스입니다. 안녕하세요, 밥 늘 스퍼스와 맞붙게 될 때면, 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겨나는군요. 안 그래요?”
(밥 마이어스)
“하하. 네, 그렇죠. 하지만 그건 이 두 팀 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들을 보유했기 때문일 겁니다. 저희. 그러니까 요즘 갑 자기 많이 회자되고 있죠. HAMPTON 5. 하하. 네. 바로 그거죠. 저는 늘 HAMPTON 5 라는 별칭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의 정체성과 강인함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였거든요. 11월 AT&T 센터에서는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이곳 오라클 아레나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니 존슨)
“밥. 이번 시즌의 워리어스는 결코 순탄 하지 않았죠. 10월과 11월 첫 두 달에만 일 곱 번의 패배를 했으니까요. 물론 이 자체 도 굉장한 성적이지만, 당신의 팀을 향한 기 대치에는 분명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12월. 워리어스는 14승 1패를 기록했고, 1월에도 11승 3패를 기록했습니다. 헌데, 다시 또 2월에는 벌써 두 번을 졌죠. 사람들은 케빈 듀란트에게 쏠리는 비중 이 너무 많다고 말을 합니다. 이것에 대해 서는 어떻게 생각하죠?”
(밥 마이어스)
“케빈 듀란트는 지구상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남자일 겁니다. 우리 모두 그가 팀에 엄청난 기여를 해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실제로 코트 위에서 그런 영향력을 보여주는 남자가 바로 KD죠. 하지만, 그에게 비중이 많이 쏠려있다는 말은 믿지 않아요. 커리-톰슨-그린. 이들 셋 전부 NBA 올-스타죠. 우린 하나의 팀으로 움직 이고 있고, 승리와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표현이 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어니 존슨)
“이제 곧 있으면 경기가 시작이 될 텐데요. 지금 저 아래에서는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죠. 우리의 친구, 크리스 웨버가 불붙인 애꿎은 논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바로 HAMPTON 5에 대응하는 또 다른 닉네임에 관한 거죠. SNS를 통 해 정말로 많은 아이디어들이 있었고요, 헌 데. 이걸 좀 보시죠.”
(케니 스미스)
“아- 이건 진짜 마음에 들어요.”
(어니 존슨)
“여러분들이 지금 보고 계신 것은 킴의 신발입니다. 뒤쪽아래에 바로 이러한 문구를 새겼더군요. We’re Just. 이게 왼쪽에 새겨진 글자고요. 오른쪽에는 이렇게 새겨 져 있습니다. SPURS 5. We’re Just Spurs 5 라는 거죠. 수많은 이야기들에 대해 킴이 나름대로 답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킴뿐만이 아니죠. 마르커스 스마트와 브랜든 잉그램의 신발에도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SPURS 5. 우린 그런 애칭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같은 대답이에요. 케니? 당신이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케니 스미스)
“전 아주 마음에 들어요. 화려한 미사여 구도 좋지만, 진정한(Authentic) 멋은 바로 이런 것에 있으니까요. 미안해요, 밥. 전 HAMPTON 5 라는 애칭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지만, 지금은 이 SPURS 5가 더 마음에 들어요. 전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이 젊은 친구에게는 스웨거가 있어요. 유치하 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줄 아는 남자죠.”
.
.
나는 줄곧 생각을 했다. 크리스 웨버가. D그린이. 그리고 외의 수많은 언론 관계자 들이 HAMPTON FIVE VS OOOOO FIVE의 구도를 만들어내려고 했을 때, 왜 굳이 우리가 가장 큰 장점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 이냐고 말이다.
그들이 애칭을 지어주겠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정말로 어째서 우리가 ‘ 스퍼스 다움 ’을 포기해야 하는 지에 의문을 표시했었다.
‘우린 스퍼스야.’
사람들은 말했다. 스퍼스답다는 사전에 없는 말이 그것 자체로 이해될 수 있는 팀은 우리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우리는 결코 2010년대의 승자가 아니었지만, 그동안 이뤄온 수많은 업적들은 빛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것이 약간 희미 해지려고 했던 것이 또 사실이다. 특히나 티 미의 은퇴와 카와이의 트레이드는 스퍼스라는 팀의 근간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거대한 두 개의 사건이었다. 허나, 우린 여 전히 이 자리에 있다.
49승 7패라는 프랜차이즈 역사상 가장 빠른 승리페이스로, NBA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순위표에 우뚝 솟아올라 있었다.
‘나 때문이 아니라.’
그렇다고 LA나 폴 조지. 심지어 포포비치 때문도 아니라,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여전히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남아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많은 이 들의 희생. 기꺼이 출전시간과 연봉을 포기 한 베테랑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절대로 이 뤄낼 수 없었을 거다.
그래. 이젠 확신을 담아 말을 할 수 있다. 크리스 웨버에게는 대단히 미안한 일이지만, 우리에겐 굳이 판타스틱 4라든가 HAMPTON 5와 같은 애칭이 필요하지 않다
“준비는 됐나? 쟤네들은 우릴 거세게 밀어 붙이려고 할 거야. 하지만, 기억해 둬. 저 들이 본격적으로 준비가 될 때까진 시간이 걸려. 그래서 1쿼터가 매우 중요하다. 충분히 많이 벌어둬야만 해. 왜냐하면 저들이 2
쿼터부터 거세게 추격해 올 거니까. 첫 12 분이 오늘 경기의 승패를 가른다고 생각을 해라. 집중력을 높게 유지해. 그리고 비디오 세션을 기억하도록. 하나, 둘, 셋에 수비다. 하나, 둘, 셋.”
“DEFENSE!!”
선수소개가 모두 끝나고, 난 진행석으로 걸어가며 늘 그렇듯 친구들과 핸드쉐이크를 나누고 춤을 추는 루틴을 가져갔다. 그리고 파우더를 바르기 위해 이동했을 때, 먼저 이를 사용하고 있던 D그린과 마주치 게 되었다.
그는 시끄러운 와중에서도 똑똑히 들리는 커다란 목소리로 무언가 혼잣말을 중얼 거렸는데, 말이 혼잣말이지 이건 확실히 나더러 들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흑인들처럼 악수를 하고, 흑인들처럼 춤을 추네. 그런다고 흑인이 되진 않아.”
“대체 왜 흑인들이 동양인보다 더 우월 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
“모든 운동종목. 그리고 우리가 노래도 더 잘 부르고, 춤도 더 잘 추거든.”
“오-! 그 예외가 바로 여기에 있네. 너. 그리고 나.”
“년 흑인이 아냐. 그러니 Be Yellow. 분 수에 맞게 행동해.”
팡-!
내 눈앞에서 손뼉을 두드린 D그린. 그가 손에 뿌려뒀던 파우더가 흩날려 눈앞을 빼곡하게 채웠다.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은 D그린이 먼저 하프라인으로 걸어 가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태연히 파우 더를 손에 묻힌 나는 천천히 그의 뒤를 따랐다.
평소라면 커리나 케빈 듀란트와 인사를 나눴겠지만, 지금은 눈빛과 목소리로 그것을 대신했다. 그리고 D그린의 옆에 서서, 동료들의 파이팅을 외치며 크게 박수를 쳤다. 물론, 손에는 파우더가. 위치는 D그린의 눈 바로 앞이었다.
뽀얗게 일어나는 연기에도 D그린 역시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패배자. ” , ” 쓰레기.”
“넌 우릴 이길 수 없어.”
“지난 11월은 벌써 기억에서 지웠나봐?”
“그러는 작년 컨퍼런스 파이널은 어떻고?”
“KD의 등에 업혀서 간 주제에 말은 많네.”
“오늘은 널 완전히 박살내 줄 거야.”
“사타구니만은 좀 지켜줘. 아직 둘째도 가지기 전이거든.”
D그린과 끊임없는 트래쉬-토크를 주고 받는 동안, 팁-오프가 이뤄지고 경기가 시작됐다. 선공을 따낸 측은 우리였고, 나는 그대로 D그린과 엉겨 붙어 앞으로 움직이 다 그대로 밀려나며 바닥을 뒹굴었다. 이어 지는 주심의 휘슬.
경기시작 2초 만에, D그린이 주심을 향해 짜증을 부리기 시작한다.
“뭐라고요? 얘가 팔을 멋대로 끼우더니 혼자서 넘어진 거잖아요!”
“내가 볼 때는 그러지 않았어. 자네가 밀었다고.”
“What the- SHIT!!”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정말 드레이먼드 그린을 미워하는가? 라고. 물론 어느 정도는 그렇긴 하다. 데뷔전이기도 했던 2016-17 시즌 개막전에서, D그린은 내 동생을 향한 성적인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었다.
그리고도 계속해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멈추지 않았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NBA에서 시즌을 치르며 알게 된 것은 비단 나 혼자만 이를 당하는 게 아니라는 거였다. 나와 같은 동양인인 제레미 린은 말할 것도 없고, 백인 선수들도 D그린에게 트래쉬-토 크를 들었다.
심지어 사이가 좋지 않은 같은 흑인들에게도, D그린은 모욕적인 언사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를 향한 것들은 너무나도 유명했다.
르브론이 내게 말해주길, D그린은 과거 딜론테 웨스트와 르브론 제임스의 어머니 사이에 있었던 추문을 더욱 저급한 방식으로 코트 위에서 표현을 했다고 한다.
[ ” 걘 그냥 그런 애야. 절대로 이해가 되진 않겠지만. ” ]
르브론은 D그린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려고 했고, 나 역시도 이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만약 여전히 그를 많이 미워했다면, 절대로 올-스타에서 함께 뛰려는 생각을 하진 않았을 거다. 비록 나의 최우선 가치가 승리에 놓여 있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기에, 난 D그린을 팀 메이트로 골랐다.
“헐리웃에 진출하는 게 어때? 재키찬에게 쿵-푸나 좀 더 배우고.”
“너만 하겠어? 네 쿵-푸킥은 대체 누구 한테 배운 건데? 스티븐 아담스가 내게 전 화해서 그걸 좀 알아내 달라고 하더라. 다 음에는 걔가 네 사타구니를 차주겠대.”
“Ah- Shut Up.”
“You Shut Up.”
“…”
지금의 이 상황이 즐겁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이상할까?
‘그래. 아마 그렇겠지.’
그래서 절대로, 난 이 속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심지어 아내의 앞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스크리-인!!”
“헤이, 스위치!!”
D그린은 오늘 경기에서 오랫동안 뛰길 바라고 있었다. 그는 방금 전에 자신이 범한 파울을 걱정하는 중이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무책임한 스위치를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알드리지의 다운 스크린을 통해 윙으로 빠져나갔던 난 곧 자 유로워졌다.
스위치를 선택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 하지 못한 자자 파출리아가 헷지 (Hedge)와 같은 적극적인 수비 대신 LA의 롤링을 경계하는 소극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스크린 후 이어진 알드리지의 실(SEAL)동작 이 내게 와이드-오픈 기회를 제공했다.
여유롭게 자세를 잡아 던진 슈팅. 탄력적으로 움직인 손목이 전해주는 좋은 느낌은 이번 슈팅에 대한 결과를 능히 짐작토록 만들었다.
철썩-!
“FUCK!!! 멍청한 새끼!!!”
고작 첫 번째 포제션. 그리고 첫 번째 실수.
하지만 D그린은 거친 욕설과 함께 자신의 머리를 사정없이 두드렸다. 그가 얼마나 이번 경기에 집중을 하는지, 또 이 경기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좋은 스크린이었어요.”
“그래. 쟤는 또 뭔 일인데?”
“글쎄요. 소화불량에라도 걸렸나보죠, 뭐.”
..하. 적당히 해. 알지?”
“뭐, 보고요.”
마치 전부 알고 있다는 듯 말하는 알드리지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조금 머쓱해져 나는 상투를 틀어놓듯이 묶은 머리를 한 번 매만졌다.
그리고 이에 대해, D그린이 다시 시비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넌 그 머리가 멋진 줄 아나봐. 그렇지?”
“네 빡빡머리는 괜찮고?”
“넌 별로 안 잘생겼거든.”
“오- 여자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더라. SI는 봤어?”
“…”
에서 발표한 NBA에서 가장 잘생기거나 혹은 섹시한 남자 랭킹. 여성독자와 여성에디터를 대상으로 투표가 이뤄졌으며, 캐벌리어스의 케빈 러브가 이 랭킹에서 올 해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난 아마, 8위인가 9위쯤 되었을 거다.
“너 봤구나!!”
이라는 말에 급하게 입을 다무는 D그린을 바라보며, 난 짓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가 예전에도 이 남자에게 이런 표정을 보 여줬던 적이 있었던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여자들은 널 좋아하지 않아, D.”
“뭐? 넌 나를 D라고 부를 수 없거든?”
“말을 돌리려고 하는 거야? 그거에 대해서 말을 좀 해보자고, D.”
반대로 여성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의 투표에서, D그린은 당당히(?) 2위를 차지했었다. 1위는 조엘 엠비드. 이유가 비 슷한 게 참 재미있었는데, 지나치게 커다란 이고(Ego)가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이 두 사내가 NBA에서 가장 쉽게 라이벌리를 만들어내는 남자라는 공 통점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난 D그린 이 귀여워졌다.
“아- 불쌍한 D. 여자한테 인기가 있고 싶었쪄요?”
“SHUT THE FUCK UP!”
“쯧쯧쯧쯧. 자신감을 조금만 감춰봐. 그럼 틀림없이 인기가 있을 거니까. 포르노배 우나 콜-걸들 말고도 널 좋아해주는 여자가 하나쯤은 생길 거라고.”
“…”
난 정말로 즐거웠다.
‘내가 이상한가?’
애석하게도, 이번에도 이에 대한 대답은 YE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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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URS 3 : 2 WARRI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