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786
785화
105. OOOOO FIVE (5)
왜 워리어스의 3쿼터는 그토록 강력한가? 이에 못지않게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 아내는 부분은 어째서 워리어스는 가끔, 1 쿼터에 평범한 팀처럼 보이는지에 관한 것 이었다.
그래서 난 이렇게 물어보려고 한다.
“대체 지금 뭐하고 있는 건데?”
그리고 이는 내 매치업 상대였던 드레이 먼드 그린을 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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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쿼터 2 : 36
SPURS 11 : 2 WARRIORS
On Court
San Antonio Spurs
PG : No. 36 마르커스 스마트(6-4)
SF/SG : No. 24 폴 조지 (6—8)
SF/SG : No. 14 브랜든 잉그램 (6-9)
SF/PF : No. 22 김민혁 (6-9)
PF / C : No. 12 라마커스 알드리지
(6-11)
VS
Golden State Warriors
PG : No. 30 스테판 커리(6-3)
SG : No. 11 클레이 톰슨(6-7)
SF/PF : No. 35 케빈 듀란트(6-9)
PF / SF : No. 23 드레이먼드 그린(6-7)
C : No. 27 자자 파출리 아(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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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듀란트의 슈팅이 들어가지 않고, 워리어스의 수비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
다. 그것이 바로 왜 1쿼터 160초도 되지 않아, 점수가 11 : 2 까지 벌어진 이유였다. 내가 관여한 공격은 첫 슈팅이 전부였지만, 워리어스는 지나칠 정도로 내게 정신이 팔려있다.
공격에서도. 그리고 수비에서도 마찬가 지다.
스티브 커와 워리어스가 세운 오늘의 게임플랜은 명백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 한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내게 수비적인 스트레스를 주어 공격력에까지 영향을 미 치려고 한 것이다. 물론 그것은 제법 성공 적인 계획이 될 수 있었다.
단, 케빈 듀란트의 슈팅이 전부 들어갔었더라면. 무슨 일인지도 모르겠고 어째서인
지도 알 수 없지만, 나보다 확연하게 크지만 6-9(약 206CM)라 주장하는 리그 최고의 득점기계가 던지는 슈팅들은 던지는 족 족 림을 벗어나는 중이었다.
결국, 4번째 필드골을 허용한 스티브 커가 타임아웃을 부른다.
“있다가 봐, 자기.”
“우린 이혼했어. 알겠어? 우린 이혼했다고.”
“하-! 네 바람이겠지.”
남자에게 이런 표현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D그린은 쏘는 맛 (Sassy)이 있었다. 극초반의 짜증을 금세 수습한 그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내게 거리낌 없이 자기(Honey)라는 표현을 사용 하고 있었다.
우린 이혼한 것이라는 나의 반응에, 그는 윙크를 찡긋하더니 몸을 돌려 벤치로 걸어 갔다. 짐짓 여유 있는 척 하고는 있지만, 사 실은 그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여간, 질릴 정도의 녀석이야. 안 그래?”
“네. 그게 D그린이니까요. 괜찮아요. 재 미있으니까.”
“재미있어? 너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이야?”
“안 그러면 어쩌겠어요? 즐겨야죠!”
“…하. 넌 진짜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야.”
질색하며 손사래를 젓는 알드리지의 등을 두드리며, 난 반대편으로 손을 뻗어 물 병과 수건을 받아들었다. 아직 본격적으로 몸이 풀리기도 전이다보니, 간단한 수분섭 취만으로 에너지를 보충할 작업을 끝마쳐 본다.
그래. 아직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우리는 워리어스를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른 시간에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에 대해서도 나름의 대비책은 있다.
“아주 좋은 출발이었다. 지금 이 기분과 집중력을 유지하고, 차이를 좀 더 벌리도록. 패스가 아주 좋았어. 비어있는 동료를 찾는 과정이 아주 좋았다는 뜻이야. 난 초반에
본 이 모든 것들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계속해서 이렇게 한 번 해보자는 뜻이야. 무슨 뜻인지 알겠지? 그럼, 가 봐! 좀 더 이 경기를 즐겨보자고.”
포포비치가 기분이 좋으면, 덩달아 우리 도 커다란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 리그에서 가장 평가가 박하기로 소문난 이 남자가 즐 거워하는 모습은 분명히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아주 드물게, 포포비치는 자신의 좋은 감정을 듬뿍 표현하곤 했다.
지금만 하더라도, 폽은 날 붙잡고 서서 몇 번이나 강조해가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내가 아주 잘하고 있으며, 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말이다.
“또, D그린의 멍청한 심리전에 말려들지 마.
“제가 그럴 걸로 보여요?”
“절대로 아니지.”
코트로 들어서며 워리어스의 진영을 돌아보니, 이른 시간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워리어스가 자랑하는 스몰-라인업을 가동 하기 시작한 것인데, 자자 파출리아가 일찌 감치 벤치로 돌아가고 그 자리를 루디 게이가 차지했다.
높이를 포기하는 대신, 자신들의 장점인 트랜지션 오펜스와 3점 슈팅을 더욱 살리겠다는 의도였다. 현재 가장 강력한 Six-Man of the Year 로 발돋움한 루디 게이는 벤치에서 나와 28분을 뛰며 평균
14.6득점과 7.2리바운드를 기록 중에 있었다.
처음 이 이적이 발표되었을 때, 워리어스가 더욱 사기적인 팀이 되었다고 말한 이유를 기량으로 당당히 입증해내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D그린이에요. 제가 루디에게 가죠.”
“그래. 전부 알고 있었던 거야. 너도 알지?”
“그래도 일단 부딪쳐 봐야죠.”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LA를 제외 하기엔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었고, 플레이 오프도 아닌 상황에서 선수의 개인적인 리
듬을 망가뜨려가며 맞대응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알드리지가 D 그린을 마크하도록 매치업을 바꿨다.
워리어스의 수비로테이션이 어떻게 이뤄 질 지는 잘 모르겠지만, D그린과 이어오던 신경전은 잠시 동안 작별이 되는 것이다. 이 제는 조금 정상적(?)인 농구로 되돌아 올 시간이었다.
“믿겨져? 왜 HAMPTON 5에 내가 없는 건데?”
“한국에 HOT SIX 라는 게 있긴 해요.”
“우-! HOT SIX? 너무 선정적인 명칭 아냐? 대체 그게 뭔데?”
“레드-불 같은 거죠.”
“뜨거운 밤을 보내기 전에 먹는 음료랑 같은 거야?”
“..뭐, 대충 그렇죠.”
그 ‘ 뜨거운 밤 ’에 대한 정의가 많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비슷하니 봐주기 로 하자.
“좋아, 그럼. 한 바탕 굴러 보자고.”
“물론이죠.”
정말로 분위기가 많이 다르지 않나? 코트 안에서야 A급과 B급 포워드 사이에서 설이 많은 루디 게이였지만, 코트 밖에서는 대체적으로 공통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다. 농구밖에 모르는 사내라는 것과 모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성격의 남자라는 것.
A급이 될 수도 있었던 비운의 재능 있는 포워드에서 2017년 아킬레스건 부상을 딛 고 일어나 존경받는 베테랑 포워드가 되어 가고 있는 루디 게이는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될 선수였다.
“이잇-”
지금만 하더라도, 루디 게이는 스크린을 타고 반대편 숏코너로 이동한 뒤 제대로 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곤 가볍게 몸을 돌려 골밑 슈팅을 연결시켰다. 다소 투박해보이는 플레이였지만, 힘과 기술이 적절히 섞이 지 않고는 이토록 부드럽게 날 공략할 수 없었다.
[ ” 루우우우우우-디! 게-이! ” ]
프로 1년 차부터 바로 평균 20득점을 넘기며 생산력을 보여줬던 게이이지만, 늘 상품성에서는 부족하다는 평을 얻었다. 멤피 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탓도 있겠지만, 단 순히 그의 이름이 게이(Gay)이기 때문에 저 지가 쉽게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와 에서는 루디 게이의 유니폼이 판매되지 않는 이유가 그의 성 (姓)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었다.
“기술이 좋은 남자야. D그린과는 또 다르 다고.”
“나도 알아. 다시 가자.”
“…”
수비에 좀 더 에너지를 투자코자하는 내 의도를 스마트가 알아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바운드 패스 후에 코너로 움직인 나는 스페이싱 확보에 전력을 기했고, 그동안 폴 조지가 스크린&스위치를 통해 스테판 커리와 1: 1을 가져가려고 했다.
워리어스가 내게 수비부담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반대로 우리 또한 스테판 커리에게 지속적인 수비부담을 안겨주려고 했다. 이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할 것도 없는 공 략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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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 밀러)
“저는 지금의 이 스퍼스가 선택한 공략법의 결과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합니다. 현재 스퍼스는 NBA에서 유일하게 워리어스와 비견이 될 수 있는 팀이거든요 폴 조 지, 브랜든 잉그램, 킴, 라마커스 알드리지 모두 20득점이 가능한 공격숩니다. 그리고 마르커스 스마트는 굉장히 뛰어난 수비수 고요. 이는 워리어스와 비슷합니다. 커리-톰슨-듀란트-게이. 이런 득점이 가능한 자 원들에 D그린과 이궈달라라는 다재다능한 수비수가 끼어있죠. 하지만 스퍼스에도 머레이, 마누, T존스처럼 다양한 일을 해줄 수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재비어 크로포드 까지 생각하면, 오히려 스퍼스가 더 활용 할 수 있는 자원이 많고요.”
(케빈 할란)
“다시 공격을 전개한 스퍼스. 조지. 클레 이 톰슨을 따돌리고 스테판 커리와 마주합니다. 커리의 앞에서 조지. 드리블. 그리고 풀-업. Good-!! 워리어스. 여전히 샌안토니 오 스퍼스의 공격력을 억누르는 것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레지 밀러)
“바로 이 부분입니다. 워리어스는 오늘 정말로 많은 공격 옵션들과 상대를 해야 합니다. 판타스틱 4. 그리고 HAMPTON 5로 불리는 구성이 생겨난 뒤, 워리어스는 단 한 번도 이런 입장이 되어보지 않았죠. 지금 까지 있었던 수많은 경쟁자들과 올 시즌의 스퍼스는 확실히 다른 유형이니까요. 커리는 아마 지속적으로 폴 조지, 잉그램, 킴과
같은 선수들과 상대를 해야 할 겁니다. 그가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에요.”
(케빈 할란)
“13 : 4. 워리어스. 다시 루디 게이를 이 용합니다. 턴어라운드 슛. 들어가지 않습니 다만, 파울을 확보합니다. 자유투 라인에 들어서게 될 루디 게이. 워리어스는 오늘 경기 계속해서 킴의 수비를 공략하고자 하 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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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되었던 수비였는데, 어딘가에서 분명한 잘못 된 동작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음 같아서야 항의를 이어 가고 싶지만, 괜히 D그린처럼 보이기 싫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이 내가 입을 여는 것을 막아서고 있었다.
“항의는 없는 건가?”
“넵. 좋은 콜이었어요.”
“훗. 더 좋은 태도로군.”
하지만 이를 단단히 오해한 브렛 낸슬에게 더욱 좋은 인상을 주긴 한 것 같다.
“원-샷!”
“…”
리바운드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선 계속해서 직전 두 번의 수비 포제션을 떠올려본다. 루디 게이는 같은 방식으로 로-포스트에 자리를 잡으려 했고, 볼을 잡은 뒤에 지체 없이 다음 동작으로 이어가려고 했다.
시간을 두고 스페이싱을 확보한다거나, 속임수동작을 섞지 않은 정석적인 움직임이다.
‘생각하자, 민혁아. 생각해.’
만약 내가 루디 게이의 상황이었다면, 현 재를 유리한 가위바위보 게임이라고 인식 했을 것이다. 두 번의 정석적인 움직임. 수비수는 이에 정신이 팔리거나, 아니면 다음 상황에서는 페이크를 섞을 것이라 예상하 거나. 분명 둘 중에 하나가 된다고 믿을 것이다.
더군다나 농구는 공격이 능동적일 수밖
에 없는 스포츠다. 그렇다면 공격수의 입장 에서는 느긋하게 정석적인 움직임을 택하 되, 수비수의 반응을 한 번 살피려고 할 거다. 의도적인 페이크는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한 번은 멈칫한다는 의미다.
그 짧은 찰나. 그 순간을 노려 내가 제대로 농구공을 내리칠 수 있을까? 자칫하다 간 괜히 파울트러블 상황에 놓여 벤치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었다. 이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존재가 나라는 사람이 될 수 도 있다는 거다.
하지만, 대체 뭘 두려워하나? 나는 늘 스스로를 증명하길 원했고, 증명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자신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는데 말이다.
팅-!
“제길.”
“…”
루디 게이의 두 번째 자유투는 조금 짧았고, 말없이 선수들의 틈을 파고든 내가 가장 높이 뛰어 올라 리바운드를 거머쥐게 되었다. 애초에 워리어스의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오펜스리바운드에 참여 할 생각이 없었고, 아군은 이들을 밖으로 몰아내려고 했다.
농구공을 품에 감싸 쥐고 주변을 확인한 뒤, 가까이 접근한 적군이 없다는 것까지 파악하곤 천천히 드리블을 통해 하프라인을 넘어선다. 이어지는 브랜든 잉그램의 스크린. 스위치. 폴 조지에게 패스. 스크리너가 되어 스크린. 다시 스위치.
다시 또 스마트의 스크린. 이번에는 필사 적으로 스위치를 하려고 하지 않았던 워리어스였지만, 집요한 우리의 공략에 어쩔 수 없이 커리가 폴 조지를 막아서게 된다.
그리고 더블-팀.
‘망가졌어.’
망가졌다고 하기 보단, 스스로 망가뜨렸 다는 표현이 적당하긴 했다. 스마트의 실 (SEAL)에 밀려나던 케빈 듀란트가 적극적으로 발을 움직여 폴 조지에게 더블 팀을 들어섰다. 만약 현재의 위치가 윙이었다면 좋은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공간이 넓은 탑에서는 아니다.
재빨리 폴 조지의 시선이 닿는 곳으로 움직인 스마트가 패스를 받아들고, 그는 특유의 저돌성을 발휘해 골밑으로 빠르게 파고 들었다. 좁혀지는 워리어스의 수비. 그리고 킥아웃.
“슛-!!”
저 위치에서 던지는 알드리지의 슈팅은 절대로 빗나가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코너. 그리고 딱 자유투라 인 정도의 거리였으니까.
철썩-!
지금까지 우리가 던진 7개의 슈팅들 중, 빗나간 것은 단 하나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리그에서 가장 수비를 잘 하는 팀 중에 하나였지만, 정말 그게 사실인가 싶을 정도로 무기력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린 손쉽게 워리어스를 공략하는 중이다.
(레지 밀러)
“제가 볼 때는 당황하고 있는 것이 느껴 집니다. 작년 컨퍼런스 파이널의 샌안토니 오. 그리고 워리어스가 11월에 만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지금의 스퍼스는 완전히 다른 팀이에요. 폴 조지, 브랜든 잉그램, 킴. 다재다능하고 길쭉길쭉한 윙-플레이어들로 로스터가 채워 넣어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스턴 셀틱스보다도 한층 더 뛰어난 라인업이라고 봅니다. 이 팀에는 셀틱스의
젊은 윙-플레이어들이 가지지 못한 경험이 있거든요.”
(케빈 할란)
“15 : 5. 샌안토니오가 여전히 10점 차의 리드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듀란트의 모습 이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는군요. 그는 첫 4개의 슈팅을 전부 집어넣지 못했습니다. 커리와 톰슨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루디 게이를 활용하는 워리어스. 그의 뒤에는 킴 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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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으로 이뤄진 엔트리-패스를 받아 든 루디 게이. 그는 지금까지처럼 지체 없이 몸을 움직였고, 베이스라인을 향해 몸을 돌 리며 골대와 가까워졌다. 이전의 공격에서는 모두, 이 상황에서 점프와 함께 슈팅이 올라갔다.
허나, 지금은 아니다. 루디 게이는 슈팅을 바로 올라가지 않고 살짝 멈칫거렸다. 하지만, 아직도 아니다. 난 지금의 이 멈칫거림을 노리고 있지 않다. 예상은 했지만, 내가 바라는 타이밍은 이것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아직 아냐.’
그리고 지금. 난 높이 뻗어뒀던 오른팔을 살짝 휘저어 게이의 타이밍 늦은 슈팅을 저 지해냈다. 호쾌하거나 멋진 블록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블록은 블록이다.
공격권은 여전히 워리어스의 것이었지만, 투입 후 기세가 좋던 루디 게이의 템포를 하나 끊어갔다는 것에서 만족감을 표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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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 밀러)
“정말 좋은 수비였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킴을 더 이상 나쁜 수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든 잉그램이 뛰든, 아니면 테런스 존스가 뛰든.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가장 수비력이 약 한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늘 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친구는 정말로 많은 경험을 쌓았거든요. 반강제적으로 집중적인 타깃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수비를 아예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영리한 만큼 성장도 빠릅니다.”
(케빈 할란)
“워리어스가 다시 루디 게이를 이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군요. 하지만 게이는 지금 아웃오브바운드를 보내려는 중입니다. 클레이 톰슨에게 패스. 폴 조지가 톰슨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커리에겐 스마트. 듀란트에겐 잉그램입니다. 스크린을 거는 드레 이먼드 그린. 톰슨이 공간을 확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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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나는 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야만 했다. 모든 팀이 다 마찬가지이지만, 특히나 워리어스를 상대로는 조금의 방심 도 용납하기 힘들었다.
철썩-!
왜냐하면 저 감정 없는 기계가 달아오른 우리의 분위기를 늘 싸늘하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클레이 톰슨은 ‘ 찬물 끼얹기 ’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자원이다. 폴 조지가 허용한 건 정말로 아주 미세한 틈이었건만, 톰슨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때로는 커리나 듀란트보다도, 클레이 톰 슨이 가장 날카로운 창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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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할란)
“톰슨! He Knocks it down for the Triple. 답답했던 흐름을 클레이 톰슨이 틔 워 줍니다. 먼 거리였고 쉽지 않던 슈팅이었지만, 깨끗하게 림 안으로 통과를 시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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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쉬워도 재미는 없지.’
워리어스씩이나 되는 팀이 선즈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져서는 곤란했다. 좀 더 발버둥 치고, 때로는 우리의 목을 직접적으로 위협 하며 패배의 구렁텅이로 우릴 몰아 넣어줬으면 했다.
더 높은 수준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 NBA에 진출한 지금, 그것은 챔피언십을 향한 열망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였다. 토니와 마누는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있다며 걱정을 했지만, 포포비치와 티미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지금의 모습을, 난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훗”
“??”
난 웃었고, 루디 게이는 이런 날 이상하게 쳐다봤다.
“이봐요, 루디. 당신은 왜 워리어스로 왔죠?”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말해 봐요. 당신은 얼마나 간절하게 우승 트로피를 원하죠?”
“…”
혹은 우승 반지거나.
가끔 한국의 친구들과 통화를 나눌 때면, 이해를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었다. NBA에서 뛰는데다가, 그것도 모자라 샌안토니오 스퍼스라는 팀에서 인정을 받으며 2018 NBA All-Star의 주장으로 선 정이 되기도 했다.
성공이라는 단어에 가까이 다가섰고, 어떻게 보면 이미 그것을 손에 쥐었으니만큼 조금은 빡빡한 기준을 털어버리고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쉬어가는 것이 나쁘지 않겠느냐고 말을 했다.
하지만 난 두렵다.
멈춰서는 그 순간, 도태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두렵다. 그렇기에 난, 매일 같인 무언가를 깨닫길 바란다. 사 소한 것들로부터 의미를 찾아내고, 여전히 부족한 나 자신을 떠올리며 더 나아질 구석 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난 올라서고 싶다.
누군가의 힘에 이끌려서가 아닌 내 자신의 힘으로 그렇다면 정상에 올라섰을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살아있음을 잘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저 만큼은 아닐 거예요.”
“…응?”
“스크리-… ” , ” 이런!”
지금의 이 대화를 루디 게이의 정신이 팔리도록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표현해 도 좋다.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허나 단순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난 정말로 궁금했다. 더 좋은 조건을 포기하고,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손해봐가며 리그 최고의 팀으로 향하는 심정은 과연 어 떨까라고 말이다. 그런 이들이 품은 우승트 로피나 반지에 대한 열망의 크기는 과연 어 느 정도나 될까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답을 듣지 못해도 상관없는 궁금증이기도 했다.
보나마나, 내가 더 그것을 간절히 원한다 고 믿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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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할란)
“Oh- What a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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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드리지의 스크린을 받아 베이스라인을 따라 움직였을 때, 탑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레이저-빔과도 같은 패스가 이어졌다. 그것은 골밑으로 파고들던 내 머리 위를 향하고 있었고, 앞으로 달려 나가던 기세를 살려 날아오른 나는 농구공을 받아든 뒤에 곧장 뒤로 집어 던졌다.
일종의 리버스-레이업이라고 해도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앨리-웁 플레이다. 굳 이 이 패스를 받아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았기에, 곧장 슈팅을 던지는 전략을 택했다. 만약 폴 조지의 패스가 조금만 더 느리 고 정확했다면, 덩크로 이어 갈 수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뭐, 그래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득점을 만들어냈다는 것.
중요한 건, 결국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가 승리한다는 것.
‘가장 중요한 건.’
올 해만큼은 우리가,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서있는 팀이 될 거라는 점이었다.
[ ” 차이를 좀 더 벌리도록. ” ]
“…”
다시 수비진영으로 돌아오는 길, 폽이 말 한 벌어진 차이가 과연 몇 점일지가 궁금해졌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이 9점차는 아닐 거라는 부분이다.
“집중해-! 수비-!!”
그래서 난 그것을 위해, 목소리를 좀 더 크게 높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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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1쿼터 종료
SPURS 37 : 23 WARRI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