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voice phishing, but it's a life reversal RAW novel - Chapter 423
외전 (22)
영화제 시상식 중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이라 불리며, 흔히 오스카상이라고들 부르는 아카데미상. 작품 선정 기준으로는 일 년 동안 미국 내 7일 동안 연속 상영하는 것 등의 조건을 완료한 전체 영화 중, 집행위원회가 6000명 정도의 아카데미상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투표로서 선정된다.
상은 작품상, 감독상, 남우·여우 주연상, 각본상이 가장 영향력이 높은 상인데.
아카데미상 수상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여러 다른 영화제나, 신문, 잡지 등 같은 해의 트렌드나 대중들의 입소문, 유행 등도 개입하고,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주기도 한다.
특히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문화적인 이슈.
실제로 어떤 영화는 개봉 당시 문화적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같은 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분 후보에 올랐고, 그중 6개의 상을 타기도 했다.
그만큼 문화적으로 민감한 영화제.
예를 하나 들자면 현재 보이스프로덕션이 선두에 서서 이끄는, 전 세계적으로 붐이 불고 있는 K-POP,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을 꼽을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전 세계 영화인의 축제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고, 일단 후보에 오르면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시기는 총 두 번.
첫째는 작품이 노미네이트 확정됐을 때.
두 번째는 작품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을 때. 그리고 작품 하나가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확정되어 1월인 지금 한국을 뒤흔들고 있었다.
『[공식]보이스프로덕션 측 “‘Control’ 아카데미상 시상식 노미네이트 확정 맞다”』
『‘강주혁’, 한국인 배우 최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배우로서 초청!』
이것은 한국 배우로서 최초였다.
그리고 몇 주 뒤, 2월 9일 이른 아침.
언제나 붐비는 LA 국제공항이었지만, 어째선지 오늘은 특히나 공항이 더욱 붐볐다.
사진기를 어깨에 걸치고 있거나, 수첩에 무언가 적기도 하는 등 대충 봐도 기자 같은 행색을 한 사람이 많았다. 인종도 다양했다. 대충 그런 기자가 수백은 넘어 보였고, 어디 있다가 나타나는지 계속 추가되고 있었다.
재밌는 것은.
“ 6시 시작이니까, 한 4시쯤 가 있으면 되나? ”
“ 무슨 소리야? 아침부터 자리 잡아놔야지! ”
기자들 모두 비슷한 종이에 표시된 일정표를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
어쨌든 수백이 넘는 기자 중 공항 입구 주변에 모인 한국인 기자들이 계속 시간을 확인하며 대화 중이었다.
“ 돌비 극장 가서 먼저 자리 잡아 둘까? ”
“ 지금부터? 너무 빠르지 않나? ”
“ 아니지. 저기 저 외신 기자들 대화 들으니까, 지금 가야 좋은 자리 차지한다고 하더라. ”
오늘 이렇듯 수백이 넘는 기자들이 공항에 넘실거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 하긴- 다른 영화제도 아니고, 아카데미상 시상식이니까. 그럼 바로 움직이자. ”
오늘은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있는 날이었으니까.
몇 시간 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 극장 주변 호텔 로비. 호텔 로비에는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 극장에 가까워서인지, 점심 무렵임에도 턱시도 입은 배우나 영화 관계자들이 많이 보였다.
“ 하하, 콜슨. 오랜만인데? ”
“ 오! 톰! 하하하, 한 2년만인가? ”
로비의 공간은 넓었지만, 악수하거나 얘기를 나누는, 턱시도나 드레스 입은 인원들로 북새통. 마치 영화제 전 전야제를 방불케 했다.
그 중.
“ 마크, 긴장했나? ”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넷플렉스 사장 마크 헤이스와 존 스필버그 감독이 보였다. 턱시도를 새로 맞췄는지, 존 스필버그 감독이 입고 있는 턱시도는 광택이 났다.
어쨌든 한 손에 든 커피를 홀짝이던 마크 헤이스 사장이 어색하게 웃었다.
“ 감독. 감독이야 아카데미상에 여러 번 왔겠지만, 전 처음입니다. ”
“ 하하하, 그런가? ”
이들이 서 있는 곳은 호텔 입구 주변. 마크 헤이스 사장과 존 스필버그 감독을 제외하고도, 살 색 드레스를 입은 헐리웃 여배우 엠마메이와.
“ 마크. 헐리웃에 전쟁을 선포하신 분이 그렇게 긴장하면 어떡해요? ”
촬영, 미술, 조명 등 영화 촬영에 참여한 키스텝들이 모여 있었다.
그때.
“ 아! ”
자신의 드레스를 정돈하던 엠마메이가 호텔 입구 쪽, 회전문을 방금 통과한 길쭉한 남자를 발견하곤 미소지었고, 모두에게 말했다.
“ 왔네요. ”
이어 턱시도 핏이 살아있는 길쭉한 남자가 엠마메이를 발견하곤 다가왔다.
“ 다들 모여계셨네요. ”
남자는 강주혁이었다. 이어 강주혁과 악수를 하던 마크 헤이스 사장이 입을 열었고.
“ 시상식 시작 전에 식사를 다 같이 하자는 의견에서 모였는데, 나는 힘들 것 같아요. ”
방금 강주혁의 손을 잡은 존 스필버그 감독이 농담을 던졌다.
“ 주혁. 마크가 돌아갈 비행기 좀 예약해줘. 되돌려 보내야겠어. ”
곧, 모인 모두가 하하호호 웃었다. 그쯤 같이 웃던 강주혁이 고개만 돌려 입구 쪽을 봤다가, 누군가를 발견하곤 입을 열었다.
“ 소개해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
“ 누구요? ”
마크 헤이스 사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주혁이 몸을 돌려 가까이 다가온 정장 입은 중년 남자를 가리켰다.
“ 이분이요. ”
“ 처음 뵙겠습니다. 김재황입니다. ”
중년 남자는 바로 김재황 사장이었다. 꽤 고급진 정장을 입고 있는 김재황 사장은 머리까지 2대 8로 깔끔하게 넘긴 모습.
그런 김재황 사장을 강주혁이 모두에게 소개했다.
“ 다들 아시겠지만, 이분은 저와 해외 문화산업을 이끄는 해창그룹의 핵심 인물이죠. ”
“ 비행기 태우지 마. ”
“ 하하하. 어쨌든 저와 영화 투자를 맡아주셨습니다. 이렇게 직접 말고, 해창의 부사장님이나 이사진이 오셔도 됐지만, 굳이 제가 와달라고 요청했어요. ”
“ 하도 잔소리를 해서, 직접 왔습니다. ”
작게 웃던 김재황 사장이 마크 헤이스 사장부터 존 스필버그 감독 그리고 모인 모두에게 쭉 악수를 나눴다. 그중 수염 난 촬영감독이 핸드폰을 꺼내 흔들었다.
“ 오! 내 핸드폰이 해창 거라 영광이긴 한데, 무게가 좀 가벼워질 순 없나요?! ”
“ 노력하겠습니다. ”
그쯤 눈앞에 대뜸 나타난 해창의 김재황 사장을 물끄러미 보던 마크 헤이스 사장이 시선을 강주혁 쪽으로 옮긴 뒤, 속으로 읊조렸다.
‘ 와중에 치밀하군. 글로벌 기업 총수를 데려와서 홍보 효과를 높일 생각인가? 이득 챙길 건 죄다 챙길 셈이야. ’
이어 모두와 악수를 나눈 김재황 사장을 보던 주혁이 손목시계를 보며 입을 열었고.
“ 슬슬 가시죠. ”
“ 그럴까요? ”
“ 마크, 괜찮은가? ”
“ 괜찮아요. 그것보다 이제 그만 하세요, 감독. ”
“ 하하하하. ”
농담이 오고 가며 모여 있던 ‘Control’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 ‘Control’팀의 가장 뒤에서 출발하던 김재황 사장에게 강주혁이 물었다.
“ 어떠세요? ”
“ 뭐가? ”
“ 그냥 기분이. ”
김재황 사장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고.
“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아. TV에서 영화제를 자주 봐서 그런가? ”
강주혁이 김재황 사장의 입은 정장이나 얼굴 상태 등을 보며 웃었다.
“ 시간 날 때마다 정돈해두세요. 오늘 사진 엄청 찍히실 테니까. ”
“ 사진? ”
이어 주혁이 김재황 사장의 귓가에 작게 말을 던졌다.
“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블록버스터급 하루가 될겁니다. ”
오후 4시경.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 극장 앞은 그야말로 미쳐있었다. 돌비 극장 입구서 앞을 바라보면 바닥엔 온통 레드카펫이었고, 그 주변으로 쳐진 철 펜스에는 기자들로 빼곡하게 둘러싼 모습.
레드카펫이 깔렸다는 단어보다는 바닥이 그냥 빨간색인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레드카펫이 깔린 면적이 넓었다.
거기에 입구 주변에는 대포알만 한 해외 방송국 카메라도 카메라지만, 위에서 아래를 찍을 수 있는 지미집 카메라나 영화 촬영에나 쓰일법한 촬영 장비도 많이 보였다.
얼핏 보면 영화 촬영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
중간중간에는 아카데미상의 트로피 조각상도 세워져 있고, 그 조각상을 스쳐 지나가는 배우나 관계자들은 죄다 턱시도나 정장을 입고 있었다.
오후 4시를 조금 넘긴 시각.
이미 헐리웃 배우들이나 감독, 제작자 등이 돌비 극장으로 입장하고 있었고, 카메라 플래시가 미친 듯이 터지는 와중 재밌는 장면이 보였다.
“ 제이슨! 어때요? 오늘 상을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
“ 하하하, 당신 내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해도 이상하게 비틀어서 기사 쓸 거잖아? ”
“ 에이- 내가 매일 그러나? ”
레드카펫을 밟으며 돌비 극장으로 걸어가던 헐리웃 배우들이 아는 기자가 보이면 가던 길을 멈추고, 펜스에 팔을 올리거나 양손을 주머니에 쑤셔 넣은 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
한국의 레드카펫과는 퍽 다른 모습이었다.
길을 걷다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배우나 감독 등은 레드카펫 곳곳에서 편하게 인터뷰를 하거나, 모인 팬들과 어깨동무하며 사진을 찍거나, 악수하며 수다를 떨었다.
워낙에 레드카펫이 깔린 면적이 넓어서 가능했고.
-끼익!
그쯤 레드카펫 초입에 검은색 리무진 두 대가 섰다. 그 두 대에 리무진에서 현재 헐리웃에서 뜨거운 화제로 떠오른, 강주혁과 김재황 사장 포함 영화 ‘Control’팀이 우수수 내렸다.
곧, 이들이 내리자마자 초입에 자리 잡은 기자들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 저기 존 스필버그 감독! ”
“ 그렇다는 건 저 동양인 남자가 그? ”
그들의 시선은 존 스필버그 감독을 시작으로 모두 강주혁으로 옮겨붙었다.
“ 헤이!!헤이!!! ”
“ 주혁!! 헤이~ 주혁!! 잠깐!! ”
“ 인터뷰 좀 합시다!! 주혁!! ”
“ 포즈 좀 취해줘요!! 주혁!! 손 한 번 흔들어 줘요!! ”
이어 존 스필버그 감독이 싱긋 웃으며 강주혁의 옆구리는 툭 쳤고.
“ 손 한 번 흔들어 줘, 슈퍼스타. ”
주혁도 픽 웃었다.
“ 양손을 들어야 할 정돈데요? ”
“ 주혁의 유명세가 지금 이정도라는 거지. 그러나 내 장담하지. 주혁은 더 유명해질 거야. ”
강주혁은 이미 헐리웃에서 유명 인사였다. 긍정적이든.
“ 오~ 저 남자가 저 존 스필버그 감독 영화 ‘Control’의 주연을 맡은 그 강주혁? ”
또는 부정적이든.
“ 그냥 흔한 얼굴이구만, 왜 다들 극성이야? 쯧! ”
뭐가 됐든 현재 헐리웃에 부는 변화의 바람 정중앙에 서 있는, 핵심 인물인 강주혁은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고.
“ 자- ”
왁자지껄한 상황에,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익숙한 존 스필버그 감독이 동그란 안경을 한번 당겨쓰며 모두에게 말했다.
“ 가봅시다. ”
곧, ‘Control’팀이 넓디넓은 레드카펫을 천천히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한 시간 뒤, 돌비 극장 안.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진행될 돌비 극장 내부는 오페라 극장을 연상케 했다. 위로는 4층 높이에 천장은 너무나 높았다. 대충 봐도 수천 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하며 그런 넓은 내부를 은은하게 비추는 조명이, 마치 밤하늘에 비추는 별빛처럼 느껴질 정도.
웅장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그런 돌비 극장엔 이미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헐리웃 배우들은 물론이고, 감독, 작가 및 영화 관계자들 제작사 등등. 헐리웃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정점을 찍거나 찍을 예정인 인물들이 즐비했다.
바로 그때.
-♬♩♪
클래식 같은 음악이 들린 뒤, 정면 사람만 한 아카데미상 트로피가 세워진 넓디넓은 무대에 조명이 강하게 쏘아졌고.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배가 나온 덕에 입은 흰색 턱시도가 꽉 끼는, 헐리웃 유명 중년 배우 케빈 록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큐카드를 한 손에 든 그는 무대에 서자마자, 위트있는 농담으로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스타트를 끊었다.
“ 난 하기 싫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내 이마에 총을 들이대더라고! 어떡하겠어요, 해야지. 벌써 죽을 순 없지. 나 지금 작품 2개 계약했고, 돈은 받아야겠어! ”
“ 하하하하! ”
곧, 좌석에 앉은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고.
“ 헤이- 그렉. 내년에 사회자 섭외 때는 수류탄을 준비해야 할 거야. ”
무대 앞쪽 집행위원 직원을 가리키던 케빈 록이 순간 주제를 확 바꿨다.
“ 어-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뜨거운 이슈가 많았어요. 그렇죠? 먼저 우리 테디가 이혼에 성공했어요! ”
갑자기 케빈 록이 앞쪽 가까이 앉아 있는, 테디라 불린 헐리웃 배우를 지목하며 박수쳤다.
“ 축하해 테디. ”
곧, 테디라는 배우가 미소지으며 ‘땡큐’ 정도의 말을 뱉었으나, 마이크가 없어 크게 들리진 않았다. 이어 사회자 케빈 록이 다시 말을 이었다.
“ 테디도 테디지만, 역시 올해는 누가 뭐래도 K-POP이 엄청났죠? 나는 마니또 수현의 팬이죠. 수현 사랑해요. 그런데 마니또 공연 티켓은 팔긴 하는 겁니까?! 살 수가 없어!! ”
다시 장내가 웃음바다가 됐고, 아카데미상 시상식 곳곳에 배치된 카메라가 모두 한 인물을 비췄다.
다리를 꼰 채, 웃으며 무대를 즐기고 있는 강주혁이었다.
카메라가 강주혁에게 집중된 이유를 아는 모두가 주혁을 쳐다봤고, 그쯤 사회자 케빈 록이 다시금 흥분을 가라앉혔다.
“ 뭐, 언젠간 표를 구할 순 있겠죠. K-POP 말고도 K-드라마, K-무비! 말하다 보니 지금 한국이 엄청나잖아?! 따라서 헐리웃에서도 현재 태풍인 한류를 엄청 신경 쓰는. 응? 뭐라고? 이제 진행 좀 하라고요? 알았어, 그렉. ”
사회자 케빈 록은 앞에 있던 진행 요원에게 엄지를 치켜세운 뒤, 가까스로 큐카드를 들어 올려 시상식 진행을 시작했다.
“ 에- 첫 번째는 미술상입니다. 후보부터 보시죠. ”
곧, 돌비 극장 여기저기 설치된 스크린이나 TV에 미술상 후보가 주르륵 나왔다. 작품은 총 5 작품. 그중에.
-‘Control’/ 마야 루돌프.
‘Control’의 미술 감독도 포함되어 있었고, 모든 후보가 소개된 뒤, 사회자 케빈 록이 크게 외쳤다.
“ 미술상! 영화 ‘Control’의 마야 루돌프! 당장 올라오세요! ”
시상식 시작부터 돌비 극장에 영화 ‘Control’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