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 Academy 1st Hit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227
“나는 패에서 「레일건」을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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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건】
【6 mana】
【이 카드와 세로로 마주보는 카드를 모두 파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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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위에 거대한 크기의 대포가 솟아올랐다.
마법 카드가 핸드에서 바로 발동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 「레일 건」은 필드 위에서 작동하는 카드.
나도 처음 써 보는 카드지만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다.
“세로열 파괴 카드?”
“마법 카드가 필드 위에 나타난다고?”
“새 매커니즘이다!”
내가 발동 방식에 확신이 있었던 것은 이러한 매커니즘의 카드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드와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카드는 과거에도 있었으니까. 예를 들자면 숲의 탑주 리마이라를 처치할 때 썼던 「불안정한 구체」가 대표적이다.
「불안정한 구체」는 발동하고 패에서 찢어 버리는 것으로 필드를 모조리 파괴시켜 버릴 수 있는 카드였지.
불안정한 구체도 물론 포텐셜이 엄청난 카드다.
하지만 이 「레일 건」만큼은 아니다.
“나는 이 시점. 뒤이어서 「사이클론」을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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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
【3 mana】
【필드 위의 카드 하나를 파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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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괴의 대상으로 삼을 카드는 내가 발동한 「레일 건」이다!”
“…레일 건을?”
“파괴 대상으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는 표정이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떠올랐다.
내 사이클론이 필드 위에 발동하고 있던 「레일 건」을 무자비하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콰과과과!
맹풍에 휩쓸린 「레일 건」이 발동이 되기도 전에 필드 위에서 묘지로 쓸려나가 버렸다.
“그런 무의미한 짓을 해서 뭐 어쩌자는….”
“지금 이 시점에서 「레일 건」의 효과가 발동!”
“무슨 효과를 발동한다는 거야. 레일건은 니가 방금 파괴했잖아!”
“레일건은 파괴되었을 뿐, 그 효과는 무효화되지 않았어!”
카드가 파괴되는 것과 효과가 무효화되는 것은 별개다. 총이 부서진다고 해서 이미 쏜 총알이 부서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
즉 「레일 건」의 효과는 아직 유효하다.
“그걸 내가 모르겠냐? 레일 건은 이미 파괴됐어! 필드에서 파괴되었는데 무슨 카드를 부순다고…!”
“내가 언제 필드의 카드를 부순다고 했냐?”
“뭐?”
남연철이 찬찬히. 「레일 건」의 효과를 다시 읽었다.
+
【이 카드와 세로로 마주보는 카드를 모두 파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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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고.
몇 번이고.
뚫어지게 효과를 읽던 남연철의 입에서 자그마한 신음이 터져나왔다.
“…너. 설마.”
“바로 그 설마다.”
소울 커맨더스에서 내 묘지는 상대방의 덱과 정확히 세로 방향 위치에 존재한다.
즉. 파괴되어 묘지로 간 레일건이 세로로 마주보는 카드는.
“네 모든 덱이다!”
레일건의 포신이 열렸다. 수십억 볼트의 전류가 용의 포효같은 굉음을 내며 길다란 레일 위에 맺혔다.
그리고 포신의 가장 내부에서. 육중한 금속 덩어리가 발사됐다.
위이이잉! 금속 덩어리가 무한의 속도로 가속되었다. 가속에 가속을 거듭한 탄두는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은 채 남연철의 덱에 꽂혀들었다.
꽈과과과광!
거대한 폭음과 함께. 남연철이 다음 턴에 드로우할 카드가 모조리 증발했다.
“턴 엔드.”
[턴이 종료되었습니다.] [플레이어 남연철의 턴입니다.] [드로우 페이즈] [상대에게 남은 카드수 : 0] [상대가 드로우할 카드가 없습니다.] [승리하셨습니다!]“가챠! 즐거운 듀얼이었어!”
“…….”
“…….”
“…….”
듀얼이 끝났다. 남연철도, 갤러리도, 관객도, 심판도 침묵을 지켰다. 내 완벽한 전략은 예술 그 자체. 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야 하는데. 관객의 반응은 정 반대였다.
“이 새끼가 진짜!”
“그냥 지라고! 그냥 제발 좀 그냥 지라고!”
“신성한 듀얼에 뭐 하는 짓거리야!”
듀얼 필드로 갖가지 물건들이 날아들었다. 예술을 못 알아보는 무지몽매한 인류들 같으니라고! 너희같은 놈들이 고흐를 죽인 거야!
나를 못 알아보는 인간이 넘쳐나도 상관없다. 나에게는 이 「레일 건」덱이 있다! 너희들따위 얼마든지 덤벼도 다 레일건으로 처치해 주지!
“너도 네 잘못인 거 알잖아! 여기서는 실수를 인정하고 패배해 주는 그림이었잖아!”
“나는 완벽무결한 듀얼리스트! 실수따윈 안 해! 내게서 실수를 인정받고 싶다면 나를 듀얼로 굴복시켜라! 다음 누구야! 스핑크스냐! 진슬아냐!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덤벼!”
“이 자식이 진짜!”
남연철이 전기 충격기를 꺼내들었다.
“핫하! 어림없는 짓을! 벡이 만들어진 벽이 나를 보호하는 한 전기 충격기 따위는 내 몸에 닿을 수 없….”
그렇게 내가 말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전기 충격기가 아무런 저항 없이 내 몸에 와 닿았다.
뭐지. 벽이 대체 언제 사라진 거지.
빠지지지지직!
의문이 가시기도 전에 거대한 전류가 내 몸을 타고 올랐다.
“끄아악! 심판! 심파아안!”
“아. 잠시 실수를.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 없어요.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물론이다!”
그걸 왜 피해자인 나를 떼 놓고 너희가 결정하는데! 심판에게 항변을 하고 싶었지만 전기 충격기의 출력이 너무 강했다.
말을 하는 것은 둘째치고 정신마저 혼미할 지경이다.
“이우주 선수. 여기서 쓰러져서 듀얼을 지속 할 수 없게 되면 기권패 처리됩니다.”
“그… 럴… 없….”
지팡이에 의지해 몸을 겨우 지탱해 봤지만 몸이 자꾸 바닥으로 쓰러져 내렸다.
털썩.
몸이 바닥으로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제기랄. 이런 곳에서 질 수는 없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최소 두 달 동안 여기서 주구장창 듀얼을 하는 것.
게다가 품 안에 꽁꽁 숨겨놓은 반지들도 있다.
질 수 없다.
검은 수염이 그랬다. 사람의 꿈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나는 질 수 없다.
지지 않는다.
절대로 지지 않….
* * *
“겨우 해치웠네.”
바닥에 쓰러진 전익현을 보며 남연철이 입을 열었다.
다음 순서가 누구였더라. 누군진 몰라도 금방 자신의 차례가 돌아올 것이다. 전익현이 인간에게서 호감도를 깎아먹는 속도는 무한에 가까우니까.
“징글징글한 수준이야 정말.”
“죽은 건 아니겠죠?”
“맥박은 뛰고 있어. 아쉽게도.”
“갱생시키려면 환생쪽이 더 빠르지 않을까.”
앞으로의 순서와 주의사항, 흉기를 쓸 때 지켜야 할 점에 대해서 대화가 오가고 있는 사이.
벡은 심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연전 방식의 듀얼에서 듀얼을 시작해야 할 선수가 3분 내에 듀얼 시작 의사를 밝히지 않을 시 실격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계를 보고 있는 벡에게 남연철이 말을 걸었다.
“꼼꼼하네요.”
“우주 형한테 시달리다 보면 룰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알아놔야 되거든요. 거지같은 룰 북도 90%는 반강제로 외우고 있죠.”
“고생이 많네요. 그러고 보니 벡은 창조자중 한 명이죠?”
“그렇죠.”
“「듀얼혼」말인데.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거 아닌가요?”
“네. 시스템상 완전히 삭제됐어요.”
벡은 무덤덤하게 대답하며 초침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격 처리까지 남은 시간은 30초.
“전익현이 이 세계에 올 때. 듀얼혼 게이지가 움직였어요.”
“그건 불가능해요. 듀얼혼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으니까.”
“…따로 모니터링은 한 건가요?”
10초.
“굳이 모니터링은 안 했죠. 그럴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자. 시간 됐습니다. 이우주 선수. 듀얼 속행 의사 없으시죠?”
꿈틀.
듀얼이라는 말에 전익현의 몸이 작게 꿈틀거렸다.
5초.
“듀얼 속행 의사 없으시면.”
1초.
“기권패 처리….”
고오오오.
기권패. 기권패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흑암의 아우라가 전익현의 몸에 맺혀들기 시작했다.
익숙하기 그지없는 힘. 하지만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힘.
듀얼혼이었다.
기기긱. 기긱.
이우주의 몸이 바닥에서 강제로 일어났다.
그리고 뒤이어 떠오르는 낯익은. 더 이상은 볼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특이성의 상태창.
+
【이우주】
【특이성 : 듀얼혼】
【정신을 잃은 중에도 남은 의지만으로 듀얼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
“듀얼을… 속행… 한다….”
“……미친 놈이 진짜.”
정신을 잃은 이우주는 본체 이우주보다는 훨씬 상대하기 쉬운 상대였다.
국가급 듀얼리스트들 일곱이 고작 닷새 동안의 회전回戰만으로 쓰러트릴 수 있었으니까.
…아무튼.
그렇게 승자 없는 이벤트 듀얼이 끝났다.
외전 에필로그
[「심장」이 소멸한 이후 완전히 사라졌던 것으로 추정되던 특이성의 발현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이런 특이성의 발현에 대해서 초국가적 대책 본부를 수립하는 한편, 이 사태의 진원지가 된 한국의 소울 커맨더스 아카데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관해 아카데미 측은….]뉴스 앵커의 보도를 바라보던 나는 코를 훌쩍였다. 지금 내 조그마한 집의 거실은 사람들로 복작이고 있었다.
스핑크스, 서윤하, 신하연, 여한설, 시레나, 진슬아, 남연철까지. 나를 포함해 도합 여덟 명이나 집 안에 있으니 집이 좁다고 느껴질만도 하다.
사람이 일곱 명이나 되는데 나를 쳐다보고 있는 시선은 모조리 똑같다. 듀얼혼이 발현하고 아카데미가 휴교 상태가 된 게 내 탓이라는 시선들이다.
“뭔가 할 말은?”
“…내 잘못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도 자기 잘못을 모르는 것 같은데.”
소신있게 한 말이었지만 씨알도 들어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나도 피해자란 말이야! 아카데미가 휴업을 해서 나도 듀얼을 할 곳이 마땅찮다고!”
“지금 이 상황에도 본인 듀얼 못한다고 징징거리는 거 봐.”
“심지어 한 손으로는 휴대폰으로 소울 커맨더스 하고 있으면서도.”
“전익현. 언제나 전익현이야.”
애초에 듀얼혼은 완전히 없앴다며? 근데 그게 왜 갑자기 다시 생겨나는 건데? 이건 명백한 개발자 과실이잖아!
아무튼 이놈의 듀얼혼과 특이성은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나고 있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특정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던 특이성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서 생겨나고 있다는 것 정도.
그렇게 생각하면 듀얼혼의 발현은 오히려 이 세상에 도움이 된 거 아닐까.
“그래. 다 내가 잘못이다. 내 잘못이야.”
나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전기충격기를 제대로 얻어맞는 바람에 듀얼도 제대로 못 하고. 품 안에 있는 반지 여덟 개도 그대로다.
나를 처음 이기는 사람한테 맞는 반지를 선물해주려고 했는데.
뭐, 이 부분은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나는 왼손으로 모바일 소울 커맨더스의 「블랙홀」을 발동하며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일단 상대가 필드 전개 카드를 다 썼으니까 체력 회복을 하면서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면 이기겠지.”
“니 손에 있는 듀얼 이야기가 아니잖아!”
농담! 농담이었다고! 농담인데 휴대폰을 뺏어갈 것까지는 없잖아!
빠득! 진슬아가 휴대폰을 반으로 접는 것으로 내 휴대폰은 한 많은 인생을 마무리지었다. 미안하다. 다음 생애에는 폴더폰으로 태어나렴.
“그놈의 거지같은 이벤트 듀얼은 금지야.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남 지게 만드려고 함정을 파 놓았던 인간들이 하면 안 될 말 같은데.”
뽀득! 내 휴대폰이 좌우로 다시 접힌다. 휴대폰이란 거. 저렇게 종이처럼 접히기도 하는 거였구나.
나는 내 몸이 몇번까지 접히는 지를 시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전략적 후퇴를 선택했다.
“듀얼로 사귈 사람을 정하는 건… 아무래도 공평하지 못한 게 맞는 것 같아.”
“그걸 이제 알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어떻게 선택을 할 건데?”
인생에서는 수많은 선택이 있다. 짬뽕이냐 짜장이냐, 부먹이냐 찍먹이냐, 템포덱이냐 미드레인지냐, 로망덱이냐 승률덱이냐, 필드 정리냐 본체 공격이냐.
인간은 이 선택에서 무엇을 선택하든 후회하게 된다. 남은 선택지를 좋아하면 더 좋아할수록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까. 뭔가를 선택하고 싶다면 가장 좋은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최선이다.
내 선택은….
“…나는 품 속에서, 약혼반지를 발동하겠다.”
“…약혼반지?”
나는 테이블 위에 일곱 개의 반지를 차례로 올려놨다. 모두 같은 모양의 반지다. 다른 것은 반지에 달려 있는 다이아몬드의 색깔들 뿐.
이 반지들을 산 덕분에 세 달간 카드를 못 산다.
나는 천천히 반지를 꺼내서 한명 한명의 약지에 끼웠다.
“그…저랑.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들 주세요.”
“…….”
템포 덱과 미드레인지 덱을 모두 굴리고 싶다면, 동시에 양 손으로 굴리면 되는 것이다.
감동과 짜증이 반반씩 섞인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일곱 쌍의 눈빛들.
“이게 네 대답이야? 다 같이 결혼하자고?”
“어. 그러니까… 알아 보니까 이 나라의 법 개정이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더라고. 그냥 듀얼로 이겨버리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법안이라도 통과시킬 수 있더라.”
“…….”
“정 안 되면, 정 결정이 안 나면 그러는 수도 있다고. 선택지 중의 하나가 그렇다는 거야.”
의석수가 300석이니 대충 299연승만 하면 된다. 아무리 나라도 쉬운 일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그놈의 듀얼혼이 부활한 상태이기도 한 상태인지라 연승을 반복한다고 해도 체력이 고갈되면 패배하고 말 테고.
그래도 이게 내가 선택한 최선의 수다.
길고 긴 침묵 끝에. 그 침묵보다 기나긴 한숨이 튀어나왔다.
“…좋다.”
“좋아요.”
“그래. 어쩔 수 없지.”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냥 기다리면 나머지가 떨어져나갈 테고.”
“그러면 남는 건 나 뿐이겠지.”
“그때까지 전익현이 살아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떨어져나간다니. 뭐가 떨어져나간단 거야?
“무슨 소리긴요. 강사님은 날이면 날마다 호감도를 깎아먹는 인간이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옆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마지막에는 제일 좋아하는 사람 한 명이 마지막에 남게 된다는 거지.”
“심플한 룰이네.”
“…….”
결혼을 전제로 사귀자는 말을 여럿에게 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결정을 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내가 그 정도로 호감을 깎아먹는 인간은 아니지 않아?”
“이번에도 마이너스 100점. 자기 객관화가 안 되잖아요.”
“좀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은 해 볼게.”
“듀얼도 좀 줄이고.”
“하루에 10분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시레나 밥도 해 줘야 돼!”
“…음식 데우는 정도는 해 줄 수 있어.”
“주말이면 데이트도 가고.”
“그건 쉬워. 주말에는 대회가 많으니까, 대회에 같이 나가면 되지.”
“…….”
또 호감도가 깎인 표정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바깥을 쳐다봤다. 햇볕이 따사로운 날이었다. 딱 바깥 외출을 하기 적당한 날이다.
뭔가 로맨틱한 대사가 필요할 만한 순간이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설렐 만한, 그런 멘트 말이다.
나는 내 진심이 담긴 말을 꺼냈다. 이 세상에는 즐거운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듀얼이고, 두 번째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훨씬 더 즐거운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첫 일정으로. 볕 잘 드는 곳에서 듀얼하지 않을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듀얼이다.
외전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