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918
917화
122. Good Night (3)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1차전이 끝난 뒤에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패배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하나가 되어있는 캐벌리 어스를 무너뜨리지는 못했다고 말을 했다. 첫 번째 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과 상대의 전력을 파악했으니, 더 좋은 경기를 펼칠 거 라고도 말이다.
하지만 그가 언급하지 않았던 사실 중에 하나. 그러한 것은 우리 또한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경기가 없던 지난 이틀 동안, 우리는 더욱 단단해지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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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Nice pass, and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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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쿼터 0 : 43
SPURS 2 : 0 CA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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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Here’s George. Nice Feed Inside!! 알드리지! 벌써 두 개째의 덩크슛을 성공시킵니다! 4 : 0 출발을 보여주는 스퍼스. 두 개의 좋은 보급으로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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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우리가 사전에 예상했던 전형적인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외곽에서 스윙이 이뤄지는 동안 스위칭-디펜스를 통해 로테이션을 맞추고, 팀-디펜스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과 판 단력에 중점을 둔 수비를 선보였었다.
그리고 신중한 자세를 고수했던 폽과 같은 경우, 예측을 하면서도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것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만에 하나 라도 변칙적인 전략전술을 타이런 루가 들 고 나올 수 있음을 경계했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는 괜한 기우가 된 셈이다.
저기에 있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감독은, 르브론 제임스가 중심이 된 팀에서 새로운 전략을 시도할 만큼 배짱이 좋거나 뛰어난 전력가가 아니었다.
둥- 둥, { ” DEFENSE!! ” }
둥- 둥, { ” DEFENSE!! ” }
모든 것이 좋았다. 2차전의 출발은 물론 이거니와 관중들이 내뿜어주는 에너지 또 한 과하지도. 그러하고 모자라지도 않은 완벽한 정도였다.
“앤워어어-언!! 이 녀석이 쳤잖아-!!”
레이-업 후에 나의 핸드체킹이 있었음을 어필하는 르브론이었지만, 글쎄. 만약 지금의 것을 파울로 분다면, NBA는 전면적인 룰을 대폭적으로 개선해야만 할 것이다. 어 쩌면 지금의 이 항의는 기선제압을 당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일 수도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동료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나에게는 정 반대로 심리적인 위축감을 안겨다주려는 그런 방법 말이다.
‘좋은 시도이긴 했어.’
그렇지만 나의 신경은 온통 방금 전 르브론을 수비한 상황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를 베이스라인으로 몰아가려는 판단 자체는 나쁘지 않았었다. 가장 최선은 그가 골 밑에서 슛을 던지기 어렵도록 만들어 사이 드로 패스를 보내도록 하는 일이었다.
해당하는 위치에는 조지 힐이 자리를 잡 고 있었는데, 근처에서 마르커스 스마트가 눈빛을 빛내며 가로채기를 노리고 있었다. 저 친구도 분명, 나와 같은 그림을 그렸을 거다.
“좋은 시도이긴 했어.”
보았나? 분명히 그렇대도.
스마트는 나와 같은 생각이 담긴 말로, 지금의 수비를 응원해줬다.
“저기! 물러나!!”
여전히 스위칭-로테이션을 구집중인 캐 벌리어스의 1쿼터는 확실히 비교적 상대하 기가 쉬웠다. 이를 통해, 상대팀 최고의 리 바운더들을 손쉽게 바깥으로 내모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르브론과 케빈 러브가 윙으로 빠져나간 포지션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코너의 폴 조지가 트리스탄 톰슨을 상대로 1:1을 시도한다. 인사이드 뿐만이 아니라, 외곽수비에서도 재능을 보 여주는 트리스탄 톰슨이지만, 폴 조지가 좀 더 빨랐다.
“오우- 이런!!”
트리스탄 톰슨의 견제를 어느 정도 잘 따 돌렸음에도, 폴 조지는 손쉽게 얹어놓을 수 있는 레이업을 놓쳐버리고야 말았다. 하지
만 이 뼈아플 수도 있었던 실수는 조지 힐을 따돌리고 파고든 스마트에 의해 전화위 복이 되어버린다.
[ ” Smaaaaaaaaaaa-rt!!! ” ]
레이업의 결과를 확인코자 림 쪽으로 몸을 돌린 트리스탄 톰슨의 등 뒤로 스마트가 뛰어오르더니, 마치 네이트 로빈슨을 연상 시키는 듯한 모습으로 풋-백 덩크를 꽂아 넣었다.
덩크 후 여러 가지 이후로 잠깐 스마트가 림에 머무는 사이, 굴욕적인 장면을 허용하 고만 트리스탄 톰슨이 신경적인 반응을 펼 치면서 경기가 잠깐 중단이 되었다. 잔뜩 불만 섞인 얼굴로 토니 브라더스에게 무언 가를 항의하지만, No-Foul, No-Interfere
다.
오히려 이 항의로, 빠른 반격을 전개하려던 르브론 제임스의 판단이 저지를 받게 되었다. 경기가 잠깐 중단되는 사이, 스마트는 남은 우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내가 뭐라고 했어? 난 공격도 잘한다니까?”
“M.o.D is Here!!”
“Hell Yeah!!”
캐벌리어스가 과연 알는지 잘 모르겠지만, 스마트의 기를 살려줘 봤자 별로 이득을 볼 것이 없다. 이 친구를 가장 손쉽게 제 압하는 방법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게임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스마트는 제풀에 지치거나 혹은 자신이 파놓은 함정이 스스로 걸려 들어가는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 만 그 일을 해내는 게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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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잭슨)
“NBA All-Defensive First Team에 선 정이 된 친구가, 공격에서도 멋진 풋-백 덩 크를 선보이네요. Mama-! There goes that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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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로 몰아-!!”
“더블-팀!!”
확실히 1쿼터 초반, 르브론 제임스는 힘을 조금 아끼는 듯한 모양새였다. 볼 핸들 링은 조지 힐이 주로 맡았고, 르브론은 패스를 보낸 뒤에 셋-업을 하거나 하며 최대 한 공격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아끼려고 했던 거다.
이 같은 모습은 드웨인 웨이드가 있던 마이애미 시절이나, 카이리 어빙과 함께한 클리블랜드 2기 시절에 종종 보여줬던 모습이다. 허나 중요한 건, 조지 힐이 결코 뛰어 난 리딩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세컨드 볼핸들러/스팟-업 3점 슈터로써는 조지 힐보다 더 유능하고 쓰임새가 많은 남자를 찾기 어렵지만, 이렇게 메인 핸들러 로 활약을 할 때에는 언제나 자잘한 실책 들이 이어졌다.
지금만 하더라도, 조지 힐은 트리스탄 톰슨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리로 들어섰을 때에 패스를 보냈다. 만약 리딩능력이 좀 더 뛰어났더라면, 템포를 늦추고 자리를 잡 길 기다렸을 거다. 어차피 지금은 미스-매 치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허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위-!’
마르커스 스마트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하던 트리스탄 톰슨이었지만, 알드리지의 적절한 더블.팀 시도로 인해 금방 할 수 있는 일이 막히고야 말았다. 간신히 코너로 이동한 조지 힐에게 패스를 보내지만, 상황 이 좋지 않긴 매한가지다.
그러던 중에 내가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조지 힐을 발견해냈고, 그가 위기를 빠져나오기 위한 수단으로 슈팅보다는 패스를 선택할 것이라는 것을 판단할 수 있었다.
금방 높게 떠오르는 농구공을 바라보며, 슬금슬금 뒷걸임질을 치던 내가 힘껏 뛰어 올랐다. 그러자 그리 어렵지 않게, 농구공이 내 왼 손바닥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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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힐! 길게 패스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킴!! 킴이 가로채기를 해냅니다! 아주 좋은 수비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킴. 그 전에 톰 슨과 힐을 가둬버린 스퍼스의 수비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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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에 안타까워하던 케빈 러브가 손뼉을 크게 두들기며 백코트를 하고, 나는 우 선 볼을 안전하게 지키고자 농구공을 품에 안고 스텝을 살짝 돌렸다. 헌데 그와 동시에 엉덩이 쪽에서 묵직한 뭔가가 느껴졌고, 이내 난 균형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고야 말았다.
곧장 주심의 휘슬을 불어 파울을 선언하 긴 했으나, 날 타고 넘으려는 제스처를 시 도한 J.R 스미스가 신경전을 걸어온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아,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해보자는 거지?’
파울도 자꾸 당하다보면, 이것이 고의인 지 아닌지가 구별이 되기 마련이다.
“스크리-인!!”
“스위치!! 스위치!!”
하프라인을 넘어선 뒤에 우선 폴 조지에게 먼저 패스를 넘긴 스마트. 탑에서의 셋-업이 이뤄지고, 오프-더-볼 상황에서 날 도 우려던 브랜든 잉그램이 괜찮은 실(SEAL)
스크린을 통해 내게서 르브론 제임스를 벗 겨내 주었다.
그러면서 매치업 상대는 케빈 러브가 되었는데,
‘간단할 거야.’
스윙이 된 패스를 받아들자마자 시도한 슈팅모션페이크에, 케빈 러브가 너무나도 손쉽게 딸려 들어온다. 애초부터 이런 것을 노리고 있었던 난 곧장 왼쪽으로 드리블을 하며 성큼성큼 골밑으로 달려들었고, 아무 도 없는 텅 빈 페인트-존에서 날아올랐다.
왼손으로 그대로 림을 거머쥔 후에 아래 로 떨어지자, 난 서로의 수비에 대해 말을 하는 클리블랜드의 선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정말로 바라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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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지금까지 기록한 8득점 전부를 덩크로 만 성공시키는 스퍼스입니다.”
(마크 잭슨)
“만약 제가 캐벌리어스의 감독이라면, 아 주 심각하게 스위칭 디펜스를 포기하는 방 법을 고민해 볼 겁니다. 케빈 러브와 트리 스탄 톰슨이 스퍼스의 빠른 공격을 따라가 기엔 무리가 있고, 저들 둘에게 셋-업된 상 황을 만들어줘서 부담을 덜어줘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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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을 부르는 대신 특정한 패턴플레이를 지시한 타이런 루를 보며, 우린 무언 가가 하나 올 수도 있음을 서로에게 알렸다. 볼을 운반하여 윙으로 이동한 르브론 제임스. 그리고 그 곁으로 움직이는 케빈 러브를 통해, 대충 짐작이 가능해진다.
전형적인 르브론-러브의 2 : 2 플레이였으며, ‘ Two Always Better Than Three ’ 라는 폽의 철학에 따라 픽&팝을 경계하는 쪽으로 수비를 하고자 결정을 내려 본다.
“헷-지!!”
적극적인 2 : 2 수비를 알린 내 목소리에, 폴 조지가 강하게 파이트-스루를 하며 케
빈 러브의 스크린을 벗겨내려고 한다. 그러는 사이 르브론이 빈틈을 발견하여 바운드 패스를 찔러 넣지만, 팝(Pop)을 할 수 있는 경로를 막아선 덕분에 러브의 선택은 롤링 이 되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확인한 곳에는 커버를 온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양 손을 들어 올리 며 날아오르고 있었다. 공중에서 일어난 컨 택. 케빈 러브의 슈팅은 림을 외면한다.
“응? 젠장!”
마찬가지로 파울임을 적극 어필해보는 케빈 러브지만, 주심의 휘슬이 울리지 않는 동안 알드리지의 커버로 자유롭게 된 트리 스탄 톰슨이 오펜스 리바운드를 거머쥔다. 그리곤 다시 뛰어오르기 전, 어디선가 나타
난 브랜든 잉그램이 그를 강하게 부둥켜 않는다.
삑-!
이번에는 파울이 불렸고, 어렵게 쏘아올린 트리스탄 톰슨의 슈팅은 백보드만 맞은 뒤에 도로 바닥에 떨어졌다. 손을 들어 올 리는 잉그램. 그를 향해 폽의 박수가 이어 진다.
“좋은 판단이었어.”
“그래. 젠장! 리바운드. 대체 왜 내가 그 걸 깜박했지?”
“너무 빠르잖아, B. 언제나 코트 위에서는 눈 깜빡할 사이에 일이 벌어져.”
“…2점을 주는 것보단 차라리 이게 나았
지. 안 그래?”
“그렇고말고. 이젠 저들에게 맡기자고.”
지금 내가 말한 저들이란, 골대 뒤편의 관중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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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밴 건디)
“비록 트리스탄 톰슨에게 오펜스리바운드를 허용하며 파울까지 범하게 된 스퍼스 입니다만, 정말로 좋은 수비였어요. 2 : 2 수비에서부터 시작해, 페인트-존을 커버한 라마커스 알드리지의 점프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잉그램의 파울도 나쁘 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팅 _
(제프 밴 건디)
“바로 이렇게, 보상을 받게 되는군요.”
(마이크 브린)
“트리스탄 톰슨은 지난 1차전에서 4개의 자유투 중 2개만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자유투 성공률은 64% 이며, 오늘의 첫 자유투는 집어넣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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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썩-!
결과적으로, 브랜든 잉그램의 판단은 옳았다. 8 : 4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경기가 8 : 3 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폽은 이런 파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 번에는 그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보답을 받아야만 할 때였다.
이런 좋은 수비와 자신이 파울과 득점 하 나를 바꾼 희생. 이것들에 대한 올바른 보 상을 받아야지 만이, 48분 내내 좋은 컨디 션과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법이다.
삐빅—! , ” ??”
“…”
폴 조지의 돌파과정에서 그를 상대한 J.R 스미스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농구공을 쳐 내어 버린 것 같았다. 처음에는 캐벌리어스의 공격권을 인정하려는 듯이 팔을 들어 올린 마이크 캘러한이었지만, 그는 곧 마음을 바꿔 우리가 계속 공격권을 가져가가 됨을 알렸다.
그러자 이것이 억울했는지, J.R 스미스가 머리를 감싸 쥐며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 응을 보여준다. 허리춤에 손을 얹고 천장을 쳐다보던 르브론 제임스도, 곧바로 펄쩍 뛰 며 목소리를 높인다. 이게 어째서 J.R의 터 치아웃이냐고 어필을 하는 것 같았다.
허나 이미 판정은 내려졌다. 그리고 아웃 오브바운드를 준비하던 나는 캐벌리어스의 수비집중력이 판정으로 인해 어수선해진 틈을 타, 기습적으로 골밑까지 파고든 브랜든 잉그램에게 바운드패스를 튕겨 보냈다.
손쉽게 다시 2득점이 만들어지고, 1쿼터 3분이 채 지나지 않아 우리의 득점은 두 자 리 수로 바뀌어 버린다. 왜 사전 경기준비가 중요한지가 잘 드러나는 순간이다.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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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르브론. 페이드어웨이 점퍼로 2점을 따라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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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흔들릴 법도 했건만, 다소 불안정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득점을 성공 시킨 르브론 제임스는 확실히 뛰어난 농구 선수이기는 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점수를 적립할 수 있는 건, 케빈 듀란트와 르브론 외에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느새 10 : 5가 되어버린 스코어. 폴 조 지의 레이업 미스 외에는 모든 슈팅을 성공 시키고 있었던 우리인지라, 확실히 공격 상 황에서 집중력이 제법 높아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스크린-!!”
“두 개야!!”
스크린 두 개. 그렇다. 다. 볼을 하프라인 너머로 운반한 스마트에게서 패스를 받아들어, 나는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폴 조지라는 두 명의 스크리너를 활용해 공격을 전개하고자 했다. 곧 바로 스 위치 상황이 빚어지고, 내 앞은 J.R 스미스가 된다.
내게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멀찌감치 움직인 동료들을 바라보던 나는, 슬쩍 시선을 왼쪽으로 돌려 45도와 60도 지점의 중간쯤 어딘가에 있는 자리를 쳐다보았다.
“이봐요, J.R.”
“??”
올스타브레이크 이 후, 몇 번이나 했었던 플레이다.
“전 저기에서 슛을 던질 거예요.”
“…”
“보이죠? 대충 아마 55도쯤은 될 것 같네요. 그래도. 바로 저기. 저기에서 슈팅을 던질 거라니까요? 믿든 안 믿든 그것은 당신의 맘이긴 하죠.”
투웅-, 오른손에서 왼 손으로, 드리블핸 드를 바꾼다.
“일단 전 저기에서 던질 거라니까요.”
“…”
워낙 코트 위에서 사건사고가 많았던 J.R 스미스인지라, 이 남자는 정말로 화가 난 상황이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도발에 잘 대꾸를 하지 않았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겉으로만 드러나는 모습일 뿐이었고, 이것이 계속되면 결국 짜증을 내는 모습도 보여 줬었다.
오른쪽 어깨와 팔을 가딩 핸드로 만들어 시도한 돌파. 그러다 나는 왼 발에 힘을 주 어 뒤로 물러났고, 평소엔 거의 사용하지 않던 방향에서 만들어낸 스텝-백을 통해 J.R 스미스와의 거리를 벌렸다.
급하게 방향을 전환하려던 그가 살짝 미 끄러지는 걸 보며, 슈팅을 쏘아 올린다. 평 소보다 다소 높게 떠오른 농구공이 그물을 가르며 떨어지고, AT&T 센터에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 ” THREEEEEEEEEEEE-!!! ” ]
{ ” Kiiiiiiiiiiiiii-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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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KIM!! From the Down-Town! °] 슈팅으로 AT&T 센터가 후끈하게 달아오르 는군요. 역시나 킴의 3점이 이들에겐 가장 화끈한 볼거리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스퍼스는 고감도의 공격성공률을 자랑합니다. 6 for 7 From the Field. 이번 득점을 통해 경기는 13 : 5가 됩니다. 패스를 넘겨받는 르브론. 그의 앞을 폴 조지가 가로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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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차전을 두고, 사람들은 NBA 파이널이 일방적으로 끝나 버릴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작년에도 다소 싱거운 분위기 속에서 우승반지의 향방이 결정되었었고, 보태 어 판정에 대한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무국 이 시리즈를 길게 끌어나가려고 한단 루머 도 번졌었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정말, 가능하 다면 시리즈를 4차전에서 매듭짓고 싶었다. 하루라도 빨리 우승을 차지하고픈 열망과 우릴 짓누르는 부담감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려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 이었다.
드리블을 하던 르브론이 폴 조지의 너머 로 패스를 보내지만, 난 저것이 딱히 좋은 선택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예측하기 힘든 패스이나, 패스의 대상도 그랬다는 게 문제다.
삐빅-, 삐빅-!
트리스탄 톰슨에게로 향하던 패스를 뒤에서 쳐내버린 스마트의 디플렉션. 그에 이어 볼이 경합되는 과정에서 폴 조지와의 헬 드-볼이 선언된다.
“내 앞에서는 어림도 없지!! 어림도 없단 말이야!!”
농구공에서 곧장 손을 뗀 스마트가 골대 뒤쪽의 관중들을 향해 소리를 내지르자, 엄청난 박수와 환호성이 이 친구를 향해 한참 동안이나 쏟아졌다. 심지어 관중들 대부분은 기립을 하기까지 했고, 난 마치 이 광경 이 그의 수상을 축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정말 보라. 저 친구는 코트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었고, 자신이 관여할 수 있는 수비 상황에서는 거의 대부분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하여간, 정말.’
난 지금까지 이토록, 수비를 저렇게까지 즐겁게 하는 친구를 만나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이 겉으로 잘 표현되고 있었기에, 관중들도 스마트의 수비를 하나의 볼 거리로 여기게 될 수 있었던 거다.
그는 최소한 지금까지는, 불스-다이너스 티 시절의 론 하퍼 (Ron Harper) 그 이상이었다.
물론 론 하퍼는 전성기 시절에는 평균 20득점에다 락-다운 수비까지 가능한 공수 겸장의 뛰어난 가드이기는 했다. 1995-96 시즌을 앞두고 불스로 향하기 전, L.A 클리퍼스에서 평균 20.1 득점과 4.6어시스트 6.1 리바운드를 기록할 만큼의 실력자였단 의미다.
하지만 론 하퍼는 시카고에 합류한 뒤에 기꺼이 자신의 공격적 재능을 양보했다. 대신 정확히 그만큼의 에너지를 수비로 가져 갔다.
20.1 득점에서 이듬해 곧장 6.9점으로 하 락한 평균득점과 38.1 분에서 반토막이 되 어버린 출전시간을 두고 사람들이 물었을 때, 론 하퍼는 이렇게 말을 했다.
[ ” 승리하고 있잖아요. 우린 이러한 방식으로 이기고 있다고요. ” ]
프로의 세계에서 승리가 지닌 값어치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법이다.
“워-우, 워-우. 마르커스! 자네 너무 성급 하잖아!”
“Damn! 지금 페이크를 쓰지 않았어요?”
“허-! 이 친구, 농담도 잘하는군.”
점프-볼을 준비하고 있는 마르커스 스마트도 분명 비슷한 경우일 거다. 보스턴에서 뛰던 시절에 비해 슈팅을 던지거나 핸들링을 하는 빈도는 많이 떨어졌으나, 대신 수비에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여 색다른 방 식으로 팀에 보탬이 되어주었다.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스퍼스는 폴 조지-브랜든 잉그램-나-라마커스 알드리지라는 라인업을 코트에 세워둘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스마트의 자리에 하든이나 러 스가 들어섰다면, 분명 그 자체로는 엄청난
스텝-업일 거다.
하지만 난 결코, 그런 구성으로 기승과 플레이오프 13승 1패를 기록할 수 있을 거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더 위력적이겠지만, 자주 많이 답답한 모습을 보여줄 테니까.
“잡았어-!!!”
제대로 된 타이밍에 뛰어오른 스마트가 농구공을 다시 우리에게로 가져왔고, 뒤로 쳐낸 농구공을 받아든 나는 앞으로 달려 나가는 잉그램을 확인하며 길게 패스를 밀어 보냈다.
성큼성큼 뛰어 날아오른 잉그램이 멋진 원-핸드 덩크를 꽂아 넣고, 1쿼터 3분 49 초 만에 15 : 5 로 벌어진 점수에, 타이런 루가 결국 참지 못하고 타임아웃을 외친다. 벤치의 선수들과 관중석 모두가 일어선 AT&T 센터. 주인공은 모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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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브린)
“TIME OUT CLEVELAND! WHAT A START FOR SPURS!! 8개의 필드골 중에 7개를 성공시키면서,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15 : 5로 앞서 나 갑니다. 이번 플레이오프 내내, 스퍼스는 정말 완벽한 하모니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마 르커스 스마트가 수비를 해내면, 브랜든 잉그램이 달리고 킴이 패스를 보내는군요. 그리고 폴 조지와 킴이 3점을 던지고, 라마커
스 알드리지는 다방면에서 활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