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040)
〈 1040화 〉궁금한 것이 많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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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그런 새로운 플레이를 행한 것에 대한 참신한 자극은 뒤로 넘긴 채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악마사냥에 착수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원래 안 해봤던 거 새로 하면 그 참신함만큼이나 좋은 거라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다. 그런 색다른 플레이는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지금은 넘어가도록 하자.
일단 힐데도 아직 게이트의 기운에 대한 것을 감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결국 악마를 처치하는 거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전리품으로 획득한 이 미친 비석의 정체를 알아보는 것이 존나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게 대체 얼마 만에 찾은 단서냐.
운이 좋다면 두루뭉술한 이교도 놈들의 정체에 대한 것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이 씹새끼들은 몬스터를 조종하려 하거나 이상한 이교도들을 이스반트 인근에 퍼트려 뭔가의 작당을 꾸민 것도 모자라서, 비인간적인 인체실험을 행하여 일종의 언데드들까지 제조하는 한편, 악마의 힘을 빌리기도 하는 둥의 여러 가지 끔찍한 행보를 몇 년에 걸쳐서 보여줘 왔다.
놈들의 맨 위에는 리치가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이고.
아마도 이 비석은 저번에도 목격된 적이 있었던 만큼 분명 뭔가의 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근데 그렇게 정체를 잘 숨기는 놈들이 이런 중요한 걸 방치하는 것도 좀 수상쩍기는 하다.
아무튼 나는 일단 그런 생각으로 비석을 들고 교회에도 가보고 하면서 수소문을 해보기도 했으나, 역시나 도시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비석에 새겨진 문자를 아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뭐 본격적으로 악마 사냥을 나선 것이다.
악마에 대한 것은 악마들이 제일 잘 알 테니까.
힐데도 모르는 마당에 물어볼 만한 존재들은 이번에 넘어온 악마들 말고는 없다.
“비석에 대해 아는 걸 말해!!!”
나는 요 며칠간 비석을 들고 다니면서 악마들과 마주칠 때마다 죽이기에 앞서 심문을 실시했다.
“크아아악…!”
내게 모가지를 틀어 잡힌 하이데몬이 바둥거리면서 발로 내 복부를 타격했으나, 이딴 미약한 공격쯤은 방어구를 차지 않아도 간지러울 뿐이었다. 이미 강철 수준이 된 내 복부는 어지간한 공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저 비석이 뭔지 말하라니까!!!”
“모른다…! 크으으윽!! 그게 대체 뭐길래 이렇게 묻는…! 카학!”
내 윽박지름에도 하이데몬은 그저 모른다는 말만을 토해낼 뿐, 결코 내가 원하는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 씨발럼들은 진짜 이래서 문제다! 뭘 제대로 알려주는 법이 없어!!!
“이래도 몰라!!!”
ㅡ콰앙!
“크각!!!”
그대로 하이데몬의 모가지를 꽉 잡고 지면에 처박아버리고는 발로 마구 짓밟아 사지를 분질러 버렸다. 그랬음에도 놈은 비명만을 질러댈 뿐, 비석의 정체에 대한 것을 일체 밝히려 하지 않았다.
“몰라, 모른다고 말했다, 인간!! 크하아아악!!”
“지랄 마라!! 이 미친 악마새끼!!!”
“무, 무슨 짓을!!”
ㅡ우드드득!!!
바로 악마의 자존심이나 다름없을 뿔을 잡아 꺾어주자, 놈이 거의 울부짖으면서 발작을 행하였다.
“키햐아아아아악!!”
“모르는 척을 해도 소용없어!!! 비석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면 죽음뿐이다!!”
“게레레레레레렉!!”
그리 완전히 씹창이 난 하이데몬이 몸을 튕기려 했다.
이쯤 했는데도 아직도 모른다고 하는 걸 보면 진짜 모르는 것인가?
“이런 씹새끼!”
ㅡ콰앙!!
진짜 모르는 것 같아서 그대로 이마에 주먹을 처박아 머리를 터트렸다. 퓨전유교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불타오르고 있는 지금, 나를 막을 수 있는 악마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궁금해ㅡ!!!!!”
놈을 죽인 즉시 다리를 교차하고 양팔을 활짝 펼친 나는 미리 제압해뒀던 레서데몬 무리들을 향해 일갈했다.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궁금해궁금해애애애애애앳!!!! 왜 내가 물어보고 있는데 답을 주지 못하는 것이냐!! 왜!! 모른다면 고통스러운 죽음밖에 없다, 이 쓰레기 같은 악마들이여!!!!”
며칠 동안 계속 악마들을 도살하면서 심문을 행하였지만, 비석에 대해서 아는 씹새끼들은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미칠듯한 분노!!!!
“크으으윽…!”
“미, 믿을 수가 없다…! 저런 인간이라니!”
“흡사 안드로말리우스를 보는 듯하다!”
제압당한 레서데몬 무리들이 저마다 그런 말을 토해내면서 경악했다.
분명 클라우디랑 이 비석을 처음 봤을 때 하이데몬인 라크샤샤 한 마리와 다른 레서데몬 무리들이 비석을 지키고 서 있었단 말이다…! 그런 너희들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돼!!!
“끼에에에에에에에엨!!!!”
ㅡ콰앙!
땅을 박찬 나는 레서데몬들을 향해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크아아아아아아악!!”
“카아아아아악!”
“키에에에에에!!!”
마치 유성처럼 착지하자 제압된 레서데몬들이 박살 나면서 피와 육편을 흩뿌린다. 다시 한 번 녀석들에게 비석의 정체에 대한 것을 물었고,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한 나는 단 한 마리를 제외하고 모조리 죽여버렸다.
“이제 딱 한 마리 남았군.”
“키이이이이익!!”
아무튼 이 새끼들은 진짜로 비석에 대한 것을 아무것도 모르는 듯했다. 그렇다면 시간 낭비를 할 필요는 없겠지. 다른 놈들을 잡아서 또 물어보면 될 뿐이다. 그렇게 잡다 보면 결국 아는 놈이 나올지도 모른다.
씨부랄럼들 아는 새끼 나올 때까지 죄다 때려죽일 거다.
“제, 제발! 인간! 살려준다면 뭐든지 하겠다!”
마지막 남은 레서데몬이 뜯어진 팔을 내밀면서 다급히 소리쳤다.
“뭘 할 수 있지?”
“히, 힘을…!”
“내가 니보다 쎄, 이 새끼야.”
“크윽…!”
마지막으로 남은 놈은 대답을 잘 하는 법이다.
“우리 악마 친구. 살고 싶다면 내 흥미를 끌만 한 것을 말해 봐라.”
“이, 인간의 흥미라니…! 부, 부귀영화를 이룩하는 법?!”
“됐고.”
사실 비석 말고 궁금한 것이 하나 더 있기는 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새끼를 남겨둔 것이다.
“너 왜 도망 안 쳤냐?”
“도망…?”
“그래. 왜 게이트를 빠져나온 뒤에 도망을 치지 않았지?”
“도망! 도망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 도망칠 수가 없었다!”
그래.
명령을 받은 건 아니다 이거지.
“좋아. 그건 넘어가고. 그럼 게이트의 위치는?”
지난 며칠간 악마들을 잡을 때마다 이것도 계속 물어봤었다. 하지만 크게 재미를 볼 수는 없었다.
“게, 게이트를 찾고 싶어서 그러나! 여기서 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우리가 나온 직후 사라져서…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 씨발. 그러냐?”
“그, 그렇다.”
지난 며칠 동안 이거랑 비슷한 말을 계속 들었다.
이런 잔챙이 악마들에게 물어볼 때마다 이런 대답들이 나왔던 것이다. 나는 처음에 아주 거대하고 강력한 데몬 게이트 하나가 저기 어딘가에 갑자기 나타났고, 그 안에서 악마들이 쓰나미처럼 쏟아져 나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분명 그 커다란 게이트는 존재하는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이런 잔챙이 악마들은 그 거대 게이트가 아니라 산발적으로 발생한. 그러니까 불안정하며, 나타났다가 곧 사라지는 그런 게이트를 통해 넘어왔다는 것이다.
메인 게이트 하나를 중심으로 수많은 서브 게이트들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중이다.
이런 악마들은 그 기회를 잡고 넘어오는 것이고.
“그럼 뭐 대악마는? 대악마도 넘어왔냐?”
“대, 대악마? 그, 그것에 대한 것은 나도 잘 모른다!”
이것 역시 며칠 동안 계속 들었던 대답이다.
“하지만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 판데모니움의 악마들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사실을 대악마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렇다면 결국 어떻게든 간섭을 하려 들 것이다!”
“그래.”
이렇듯 대부분의 악마들은 대악마의 동향에 대한 것도 하나도 모르고 있는 중이었다. 진짜 좆도 무쓸모였고, 놈들이 이 공간에서 탈출하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인간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고 포위된 상태라서 막 도망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판데모니움. 그곳까지 이곳의 정보가 공유되는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악마들은 갑자기 생성된 게이트를 보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이쪽으로 넘어온 것이었다.
“가면 갈수록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는군.”
뭔가의 연막일까?
사실 뭐 장군이 뭔가 거대한 전술을 펼치고 있다 한들, 그 휘하의 말단 병사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명령대로 움직일 뿐이다. 이것 역시 비슷하다. 뭔가 목적을 지닌 존재가 게이트를 열었을 뿐 나머지는 그냥 부수적인 것들이다.
“그, 그럼 살려주는…?”
“이 새끼가.”
ㅡ츠즉!
나는 바로 녀석의 명치에 뷔갈을 박아 넣었다.
“그런 말은 쓸모 있는 정보를 뱉은 뒤에나 하자.”
“커헉…!”
마음에 든다면 살려줄 확률도 있으니까.
ㅡ츄르륵.
곧 완전히 녹아내린 레서데몬의 시체가 시꺼먼 핏물로 화했다. 나는 아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몇몇 악마들의 시체를 뷔갈로 베어서 그 힘을 흡수시켰다.
ㅡ꾸물럭.
뷔갈은 순조롭게 악마들의 체액을 흡수하는 중이었다. 근데 일종의 경험치라고 해야 할까, 좆밥들만 잡아 죽이고 있는 중이라 그런지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이번에도 꽝이구만.”
바위에 걸터앉으니 클라우디가 다가와서 옆에 앉았다.
“대체 뭘까? 악마들 중 극히 일부분만 비석에 대해서 아는 걸까?”
“진짜 그런 것 같은데.”
어쩌면 비석은 단지 그곳에 있었을 뿐이고, 악마들은 여기에 뭐가 있길래 구경을 하러 왔던 것일 수도 있다.
진짜 몇 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이교도들의 증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지만 그것에 대한 정보를 캐내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웠다.
일단 성기사들이랑 기사들한테 비슷한 비석을 발견하면 알려달라고 말을 한 상태이기는 하나, 솔직히 기대는 안 된다.
“애초에 게이트나 대악마에 대한 것들도 알고 있는 새끼들이 거의 없어… 결국 저것에 대해서 알아내려면 저기 어디 있을지 모를 메인 게이트로 가는 수밖에 없다는 거겠지.”
그러니까 초창기에 나타난 하이데몬들을 심문해야 뭘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걸 다 가릴 수도 없다. 지금까지 잡았던 놈들은 다 산발적인 서브 게이트에서 나왔다고 했으니까.
그런 놈들은 다 도망을 치려고 했으나, 이미 포위가 된 상태라서 쉽게 도망칠 수 없게 되었을 뿐인 놈들이다.
그러나 처음에 나타난 놈들은 다르다.
메인 게이트의 위치를 알고 있으며, 모종의 목적을 가지고 이 근방을 사수했다. 게릴라전을 펼친 것도 인간들의 진격을 늦출 생각이었겠지. 설마 이미 목적을 다 이루고 파한 것인가?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캇트. 걱정하지 마. 곧 알아낼 수 있을 거야. 이렇게 열심히 악마들을 죽이고 있잖아? 그러면 다른 자들이 더욱 빨리 이 지역을 탐사할 수 있게 돼. 그러면 결국 그 메인 게이트에 닿을 수 있겠지?”
클라우디는 나를 위로해줄 생각인지, 평소와 같은 부드러운 어조로 그리 말을 해줬다.
“그것도 그렇지.”
뭐가 됐든 악마의 개체 수를 줄이다 보면 자연히 포위망이 좁혀질 것이고, 메인 게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간헐적인 탐사와 악마의 사냥. 그리고 비석에 대해서 묻는 것뿐이다.
“그럼 다시 가볼까?”
“어으, 그래. 쉬어서 뭐하겠나. 가서 악마 잡으러 가야지.”
ㅡ쑤욱.
바로 비석을 뽑아 어깨에 이고 다시 움직였다.
근데 이 근방 역시 나타난 서브 게이트의 영향인지 침식당해 땅이 오염된 상태였다. 이거는 뭐 다음에 이쪽으로 올 성기사들이 알아서 해주지 싶다.
* * *
물론 그러는 와중에도 틈틈이 리샤에게 비석에 대한 연구를 맡겼다. 들고 다니면서 악마들에게 보여주며 심문을 하는 데에도 사용하지만, 한 번씩은 리샤에게 분석을 부탁하여 비석의 정체를 탐구한다.
“이것은 본녀의 추측인데, 어쩌면 이것은.”
드디어 뭔가를 알아낸 것인지 리샤가 말했다.
“이미 충전된 힘을 다 사용한 물건일 수도 있느니라. 쉽게 말하자면 모종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던 비석이었으나, 현재는 그 쓸모를 다하고 껍데기만이 남은 것이라고 생각되는구나.”
“껍데기라.”
그렇다면 이미 사용되고 버려진 것일까?
코볼트 던전에 있던 비석 역시 그랬던 거고? 아, 아니다. 분명 그것은 우리가 살피던 와중에 빛을 발하면서 땅을 무너뜨렸다.
“여러 가지 힘을 이용한 반응실험을 해봤지만 그저 비석에 상처만이 생겼을 뿐이었느니라. 그리고 어떠한 종류의 에너지도 느껴지지 않는구나.”
그래서 빈 껍데기라고 추측한 것이로군.
일리가 있다.
“오… 일리가 있어.”
리샤의 말대로 뭔가의 목적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었다가 쓸모를 다 하고 방치되었다, 라고 한다면 충분히 일리가 있다.
어쩌면 이 비석과 관련이 있는 녀석은 악마들을 시켜 쓸모를 다한 비석을 파괴하려다가, 내게 저지된 것일 수도 있다.
“어떠한 물건에 에너지를 저장한 뒤에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한 일이지 않느냐? 어쩌면 이 비석도 그런 용도로 사용되고 버려진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니라.”
건전지 같은 느낌인가.
여하튼 대체 누가 이 비석을 사용했는지 알아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