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61)
〈 161화 〉코볼트와 지하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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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철컹컹!
“퀴이이이이이이이!!!!!”
포효한 여왕이 몸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 모습에 모든 코볼트들이 벌벌 떨면서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들의 어미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ㅡ콰앙!
ㅡ콰앙!
절그럭, 절그럭! 투둑! 여왕이 몸을 비틀때마다 그녀를 구속하던 시꺼면 사슬들이 박살이 났다! 팔, 다리, 목. 그리고 몸통! 체장 5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괴물이 날뛰자 철의 파편이 튀었다!
“조, 좆! 좆망! 저거저거저거저거!!! 저거 풀려난다!!!”
나는 경악속에 외쳤다… 종말!
다윗 왕이 막으려 했으나 막을 수 없었던 세상을 불태울 종말의 마수!
그 괴물이 현세에 도래했노라!
“클라우디님!”
“무리야!”
엘리제의 부름에 클라우디가 움츠러든 코볼트들의 머리통을 두쪽으로 쪼개며 대답했다. 상당히 지쳐 보이는 안색. 클라우디도 슬슬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우리들의 최강 전력이나 다름 없는 클라우디가 힘을 못쓰는 상태!
이것은 위기였다!
“위니아!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얼마나 있지!”
“한두 번이 고작이야!”
“좆망!”
ㅡ콰광! 마침내 사슬을 완전히 풀어버린 퀸이 거체를 움직였다.
그야말로 오우거에 필적하는 거대한 크기였다. 투둑, 쮸와아아아압! 퀸이 걸어 나오기 시작하니, 그것의 생식기에 붙어 있던 비대한 외장 자궁이 떼어지며 피와 양수를 뿜어냈다!
“퀴이이이이이이이이!!!”
ㅡ쿵, 쿵!
묵직한 걸음걸이!
몬스터인 그녀에게 미역국과 산후조리원 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 새끼를 낳던 여왕은 지극히도 건강한 목소리로 포효했다! 마치 우량아의 첫울음처럼!
“깜둥아 우리 이제 뒤진것 같애.”
그 압도적인 절망 앞에 위니아마저 죽음을 속삭였다. 항상 반쯤 썩어들어간 표정으로 자신만만하게 애미 욕을 처박던 그녀는 이곳에 없었다.
“내 생각도 그래… 하지만.”
고작 저딴 것에게.
삶을.
포기할 수는 없다.
“희망을 잃어선 안된다! 종말 앞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신실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 뿐이니! 위니아! 우린 살아남을 수 있어! 포기하지마! 우정의 힘을 한곳으로 모으면, 하지 못할 일 따위는 없다!”
“까, 깜둥아…?”
칼을 치켜든 나는 전설적인 대영웅처럼 연설했다. 설령 우리 앞을 막아선 괴물이 묵시록에 나오는 종말의 마수라고 할지라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살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무저갱의 밑바닥보다 시꺼먼 절망 속에서 나는 희망을 찾았다. 나는 권왕이다. 권왕은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포기하는 것은 오직!
“이 목숨이 다했을때 뿐이다아아아아아아ㅡ!!!”
ㅡ공포가 용기로 치환되었다.
이세계에 온 뒤로, 나는 깨달았다. 포기하는 순간, 그 생을 놓아버리는 순간! 사람은 그때 죽는다! 나를 보아라! 별 좆도 없이 이세계에 온 뒤로, 수 없이 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악착같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살아왔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생의 의지가 있다면!
인간은 그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
“엘리제! 우리들의 믿음을! 신을 향한 경외를! 이곳에서 보여주는 거다! 우리는 인간이다! 가능성이 무한한 인간이기에, 예정된 종말조차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오, 오오!!! 오오오오!!!!! 바로! 바로 그것입니다!!! 성도님! 옳은 말씀이시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아아, 신이시여!!! 질서신 아이저마르트시여!!!!”
나와 엘리제는 동시에 포효했다.
그러자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광적인 용기가 과다하게 치솟았다. 그 부작용으로 현실이 비틀리며,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5미터 크기의 괴물이, 마치 블레셋의 전설적인 대장군인 골리앗처럼 보였다!
죽어 쓰러질 존재!
패배해서 고꾸라질 존재!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존재!
“이 땅을 좀먹는 사악한 마물! 저희들의 믿음으로서 격퇴하지 않으면 신께서 슬퍼하실 것입니다!!!”
“오오오오오!!! 바로 그거다 엘리제에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땅을 박찼다. 땀으로 흠뻑 젖어있던 엘리제의 몸에서 빛이 났다. 광신의 힘이 그녀에게 신성한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일까? 알 수 없다.
내가 알 수 있는 것. 그것은.
아직 내가 싸울 수 있다는 것 뿐이었다!
“쿠오오오오오ㅡ!!!!”
온 몸의 내력을 끌어모아 사자후를 내질렀다. 내 성대의 내구력을 한계까지 돌파한 극한의 외침!
ㅡ큐, 큐싸아아아앗!!!
ㅡ큐싸아아아악!
ㅡ규사사삿!!!
그러자 작은 코볼트들이 혼비백산을 하며 도망쳤다. 여왕을 향한 공포와 나에 대한 공포가 한대 뒤섞여 멘탈이 깨져버린 것이리라.
ㅡ쿵, 쿵!
여왕은 아직 몸 상태를 전부 추스르지는 못했는지, 느린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느렸다. 하지만 묵직했다. 압도적인 중량과 체급. 정상적인 수단이라면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엘리제! 신의 힘을! 내게 세상을 정화할 신의 힘을!”
“홀리 인챈트!”
빛이 치솟았다!
평소보다 버프의 힘이 두배 이상은 강력해진 느낌이었다.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하니 진짜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디언과의 싸움에서 바닥났던 체력이 어째서인지 무서운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종교ㅡ적 황홀경!”
퀸이 팔을 들어올렸다.
앙상하지만 힘줄이 돋은 근육. 마치 시각장애인이 보는 세상처럼 순수한 암흑의 빛깔인 피부색! 그리고 마치 마귀의 손아귀처럼 삐죽삐죽 솟아난 손톱! 그것은 폭력만을 위해 탄생한 팔이었다!
“느려!”
ㅡ홰액!
거대한 채찍처럼 휘둘린 그것을 피해냈다.
생각보다 공격 속도가 느렸고, 궤도가 불안정했기에 회피할 수가 있었다. 나와 엘리제는 양 옆으로 찢어져서 동시에 공격을 감행했다.
“질서신이시여!”
“환웅이시여!”
그리 퀸의 무거운 몸을 지탱하고 있는 발목을 베었다.ㅡ푸쉭! 부정한 피가 튀며 신성한 빛에 의해 증발했지만, 상처는 크지 않았다. 당연하다. 이만한 크기인 것이다. 쉽게 끝나지는 않을터다.
하지만 칼을 두번 휘두르는 것에 1초 이상의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곧바로 베었던 곳을 또 베고, 다시 또 베었다!
“실장검법인데쟈아아아아앗ㅡ!!!”
“큐우우우우우우!!!!”
고통에 겨운 비명을 토해낸 퀸이 발을 구르며 사방으로 팔을 허우적거렸다. 시각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독이 되었다. 양 옆에서 공격을 해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퀸은 덩치만 컸지 전투 경험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당연하다. 지하에서 새끼만 낳아제끼던 여왕이 언제 싸워봤겠는가. 오우거랑 비교할 수준은 되지 못했지만, 플레시 골렘과는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았다!
“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쳇!”
하지만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공격 범위 또한 넓었다. 불안정한 궤도로 휘둘러진 팔과, 무차별적인 발길질을 피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동시에 거리를 벌려야만 했다.
ㅡ츠즛.
“이런 씹탱!”
결국 버프의 지속 시간동안 아홉번의 칼질을 먹인 것이 고작이었다.
엘리제는?
그녀 역시 철퇴로 뼈를 타격하며 분전하고 있었지만, 그다지 유효한 일격을 먹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결정적인 딜이 모자랐다. 놈의 방어력이 너무 높았다!
“라이트 볼트!!”
쏘아진 빛의 구체가 퀸의 안면에 적중했다. 두건이 타오르며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절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퀘에에에에엑!!!”
“지금이다아앗!!!!!”
다시 한번 특공!
방금전의 포효로 잔존 코볼트들이 죄다 도망친 상태다. 위니아와 클라우디가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어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우리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나는 더더욱 광적으로 덤벼들었다!
“아아.”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나의 무능함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한심하군.”
그럼에도 나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녀들이 체력을 회복할때까지!
그때까지만 버티면 우리는 살 수 있다!
예수님, 부처님, 환웅님! 마음 속으로 온갖 신들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바람 앞에 놓인 촛불처럼 꺼져가는 용기의 불꽃을 다시금 피워냈고, 깊은 늪처럼 나를 집어 삼키려 하는 공포를 떨쳐냈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포는 떨쳐낼때마다 휘몰아치듯이 내 정신을 옥죄었다. 용기의 불꽃 역시 불안하게 요동쳤다.
초는 꺼질 것이다.
결국은 공포에 집어 삼켜질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단 말이다!”
그러나 나는 움직인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엨ㅡ!!!!!!”
힘찬 포효와 엘리제의 광신적인 기도!
“이 승리를! 신께! 바치지라! 광명이여! 질서신이시여!”
퀸의 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이 다행이었다. 조금씩이긴 해도 우리들의 공격이 먹혀 들어가고는 있었다. 조마조마했다. 공격을 피할 수는 있지만, 실수해서 한방이라도 맞는다면 아마 원킬을 당할 것이다.
저런 중량이 담긴 일격이다.
한낱 철판으로 된 방어구 따위로는 막을 수가 없다.
언제나 굳건하게 나를 지켜주던 갑옷이 무력화가 되었다. 실수하는 순간 죽음이다. 그저, 그저 칼을 휘두른다. 피해를 중첩시키다보면 언젠가 유효한 타격이 들어갈 것이니까!
“캇트! 정면을! 내가 뒤로 돌아갈테니까!”
“클라우디! 이제 괜찮은거냐!”
전투의 무아지경 속에 칼춤을 추었다. 이 춤은 과연 퀸의 숨통까지 닿은 것인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결실이 보였다. 클라우디가 합류한 것이다!
“어느 정도는! 고생했어!”
여전히 지쳐 보였지만, 그녀가 판단하기로 충분히 체력을 회복했으니 뛰어든 것이리라!
ㅡ촤작!
번쩍 빛난 곡도가 퀸의 살을 난자하며 지나갔다… 허나, 뼈까지 베어낼 수는 없었는지 퀸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역시, 역시 모자란 것이다!
“플레임 에로우!”
ㅡ화르르륵!
ㅡ퍼엉!
그때 화염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폭발력을 지닌 마법의 불길! 날아간 그것이 퀸의 가슴팍을 때렸고, 커다란 소리를 내며 터졌다.
“퀴에에에에엑ㅡ!!!!!”
“깜둥이! 그걸로 마지막이야! 더는 못 도와줘!”
“충분하다, 위니아!”
그야말로 화염 코볼트가 된 퀸이 개 지랄방광을 하며 몸을 비틀어댔다. 촤작! 불똥이 튀었으나 개의치 않았다. 내 보물이나 다름 없는 퀄티드 아머가 그을리며 실밥이 터져나갔다. 개 좆같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이 극딜타임!
우리 셋은 미친듯이 딜을 처박았다.
뼈를 타격하는 철퇴, 생채기를 내는 바스타드 소드. 그리고 혈관까지 베어 넘기는 두 자루의 곡도! 각자 세 방향에서,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하며 퀸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ㅡ콰앙!
눈먼 주먹이 지면을 강타했다.
마치 곡예를 하듯 회피한 나는 재차 공격 준비를 했다.
ㅡ그때 퀸의 상체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올랐다.
“뭐, 뭐야!”
“일단 떨어지십시오!”
뭐지? 브레스라도 쓰는가 싶었는데ㅡ
ㅡ큐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그야말로 머리통이 깨질듯한 거대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어니, 씨팔! 치솟은 용기로도 고통을 차단할 수는 없었다!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애미!
존내 아퍼, 이 씨펄아!
“갸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의 여파일까, 퀸의 상반신을 불태우던 화염이 꺼졌다. 몸에 붙은 불이 전부 꺼진 퀸이, 잠시 멈춰섰다. 뭐지? 그리고.
ㅡ쐐액!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학!
ㅡ뻐억!
긴 꼬리가 휘날렸다. 그 궤도에 서있던 엘리제가 그것을 처맞고 어둠의 저편까지 날아갔다. “엘리제에에에에!!!!” 설마 뒤진건가 싶어서 달려가니, 여섯바퀴쯤 지면을 구른 그녀가 힘겹게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다행히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퀘에에에에에에엑!!”
“체엣!”
클라우디가 후퇴했다.
“어이고 씨발!”
퀸의 움직임이 점점 더 빨라졌다… 설마 폭주인가!!! 콰아앙! 곧바로 들린 폭음, 허공을 난자한 퀸이 땅을 박찼다. 압도적인 근육량에서 비롯된 폭발적인 속도!
“일가실각테챠아아아!”
우리들의 진형이 순식간에 와해되며 모든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다! 나는 마지막 용기를 짜내보려 했지만, 공간을 질주하는 퀸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절망!
압도적인 절망이 나를 덮쳤다!
“안 통해, 이 씨팔! 도망쳐 얘들아! 우린 다 뒈졌다아아아아!!!”
내가 절규하자 이게 또 먼 지랄인지 퀸이 나를 향해 달려왔다!
“좆마아아아아아아아아앙!!!!!!!!”
죽음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