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800)
검머외전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우리 리즈 어렸을 때보다 더 귀엽네!”
“으브브.”
장모님이 즈벨이의 양쪽을 볼을 잡고 쪼물쪼물 주물러댔다. 아주 그냥 찹쌀떡이나 다름없지.
“우리 사위 유전자를 받아서 그런 걸까?”
“흐흐흐, 냉정하게 판단해보자면 장모님? 즈벨이가 이쁜 건 다 리즈를 닮아서 그런 겁니다. 그렇지만!”
“응?”
“거슬러 올라가면 장모님을 닮은 것이죠! 그래서 즈벨이가 이렇게 예쁜 겁니다!”
아주 힘차게 장모님의 미모를 칭송하자!
“호호호! 사위! 말 너무 잘해!”
장모님이 크게 웃으면서 기뻐했다.
원래 정상적인 장모님은 사위를 좋아하는 법이다.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말을 잘하는 게 되다니. 세상이 너무 관대한 것 같습니더?”
“나 숨 넘어가!”
나도 넘어갈 것 같다…!
“할무니! 엄마 어렸을 때 이야기해주세요!”
“응응! 그래야지!”
그렇게 장모님은 즈벨이에게 리즈누나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몇 개는 나도 처음 듣는 거였다. 근데 이야기만 들어도 난폭한 것이, 역시 리즈 누나지 싶다.
“리즈는 그렇게나 왈가닥이었는데, 우리 즈벨이는 너무 얌전해. 할머니 너무 기쁘단다.”
“흐흐흐, 그러게 말입니다.”
ㅡ슥슥.
즈벨이의 머리를 만져주면서 말한다.
“심지어 즈벨이 취미가 뭔지 아십니까? 요리에요, 요리. 맨날 뭐 만들어 주는데. 그게 또 엄청 맛있습니다.”
“파파. 그렇게 말하면 부끄러워요.”
“사실인데 뭘.”
“요리라니! 어쩜 그런 귀여운 취미가 있을까! 리즈는 뭐 때리는 게 취미였는데!”
장모님은 아주 그냥 감동한 얼굴로 손을 모은 채 즈벨이를 바라보았다. 와, 근데 진짜 장모님 이거 리즈 누나랑 판박이다.
애초에 내가 보내준 엘릭서를 물처럼 마셔서 그런가. 노화가 전혀 없는 상태다. 누나라고 해도 믿겠는걸.
“그럼 할무니! 제가 뭐 만들어드릴게요!”
“크흑! 내가 손녀한테 밥을 다 얻어먹는구나…!”
“즈벨아! 제일 잘하는 걸로 만들어 주렴!”
“네! 파파!”
바로 즈벨이가 음식을 만들러 갔다. 이거 기대되는군. 즈벨이가 만든 건 다 맛있다.
“사위! 너무 고마워!”
“흐흐흐, 즈벨이한테 감사하십시오.”
“근데 둘째는 손자 맞지?”
“아이고. 아무리 저라도 그건 모를 일이에요.”
“그런 거야?”
“네.”
“뭐, 손자 안 나오면 나올 때까지 만들면 되니까!”
“물론입니다! 아니! 나와도 더 만들게요!”
“깔깔깔!”
장모님이 즐거워 죽겠다는 듯이 박수를 치면서 웃었다. 나도 절로 어깨가 들썩이는군. 뭐, 그렇게 즈벨이가 만들어온 요리를 먹으면서 이 시간을 즐겼다.
* * *
식사도 마치고. 장모님이랑 할 이야기도 다 하고. 즈벨이랑도 좀 놀아준 뒤에 돌아왔다. 자, 그럼 위니아를 보러 가볼까?
ㅡ화르륵.
바로 게이트를 만들어서 위니아의 방으로 가니.
“아, 깜둥아!”
위니아가 제니아랑 마주 보고 앉은 채 차를 마시고 있는 게 아닌가. 뭐지? 둘이 이야기하고 있었나?
“어! 위니아! 무슨 일이야! 제니아랑 얘기하고 있네?”
“깜둥이가 버리고 갔잖아!”
“흐흐흐, 아니 뭐 할 이야기가 있다는데. 어쩌겠어?”
내가 제니아를 좀 갈구면서 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는 해주지.
“근데 위니아. 뭔 얘기하고 있었어?”
“아니 뭐 그냥.”
“으, 으으… 사위.”
제니아가 고개를 푹 숙인 채 힘들다는 듯이 날 불렀다. 대체 무슨 말을 들었길래 이렇게 기가 또 팍 죽어 있을까.
“그냥 제니아가 손자들 보고 싶다길래. 그걸로 협상을 좀 했어.”
“협상까지 해야 하냐고.”
ㅡ스윽.
바로 위니아의 옆으로 가서 얼굴을 만져주고 이마에 뽀뽀를 해줬다. 위니아는 아주 좋아 죽으려 하면서 내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볐다.
“아무튼 이번에 둘째 태어나면 보여주기로 했어. 뭐 얼굴은 보여줘야 하니까.”
“그럼 뭐 다음에 보겠구만.”
그래도 제니아가 장모라고 둘째 얼굴을 보여줄 생각인가 보다. 이걸 보면 위니아도 참 유해졌지 싶다.
“더 많이 보면 안 되는 거니…”
근데 제니아는 많이 힘들어 보인다.
“이건 엄격하게 시간을 정해두고 봐야 해. 맨날 보여주면 애들 얼굴 닳잖아.”
“보는 걸로 그렇게 될 리가…”
“내 말이 틀렸어?”
“아니! 맞아! 위니아 말이 맞아!”
“바로 그거야! 말 잘 들으면 더 보여줄게!”
“흐윽!”
할튼간 웃겨 죽겠다니까. 제니아를 보고 있으면 마리엘이 떠오른다. 둘 다 갈구는 맛이 있어서 그런가. 뭐 나름 정겨운 존재긴 하지.
아, 그러고 보니?
제니아를 앞에 두고 있으니 위니아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듣기로 둘은 단순히 필요에 의한 결혼을 한 것뿐이라서 그냥 자식이 필요해질 때마다 제니아를 임신만 시키고 돌아가는, 그런 무미건조한 관계라고 들었다.
조금 이상하지만 정리하자면 이렇다.
제니아는 임신을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마다 그 설정상 남편인 존재를 불러서 동침을 한다. 그 남편은 그냥 제니아가 부를 때만 와서 임신을 시켜주고 쿨하게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둘 사이에 정은 없고, 하는 일이라곤 딱 임신을 위한 섹스뿐이다. 며칠 동안 동침하면서 잠자리를 하다가 임신이 됐다 싶으면 바로 떠나간다. 위니아에겐 자매가 제법 있는 편인데 전부 그런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위니아도 자기 아버지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정도 없고. 그래서 관심도 없으며, 얼굴도 모른다.
참 특이하지.
제니아 같은 여자를 임신시키고 돌아갈 뿐인 남자라니. 개인적으로 궁금하긴 한데, 뭐 만나고 싶진 않다.
“흠.”
그런 존재에 비한다면 제니아는 복 받은 거다. 그래도 엄마라고 가끔씩 엘릭서를 보내주고는 하니까. 위니아가 한번씩 챙겨주긴 한다.
“사위! 니크도 보게 해줘! 위니아는 싫대!”
“제니아? 왜 내 앞에서 깜둥이를 불러?”
“그치만! 니크 안 보여줄 거잖아!”
“너가 자꾸 그러니까 안 보여주는 거잖아! 얌전히 있어!”
이건 니크한테 한번 물어볼까?
“그럼 위니아. 내가 니크한테 한번 말하고 올게.”
“아니 그럴 필요 있어?”
“사위! 고마워! 이 은혜 잊지 않을게!”
그냥 갈군 만큼 몇 개 해줄 뿐이다.
선택은 니크가 하는 거고.
* * *
바로 니크를 찾아갔다.
“니크니크니.”
“아니, 제발! 아빠! 어떻게 그 인사 맨날 하냐고!”
“왜. 한번씩 하는 건데. 재밌잖아.”
“아빠에겐 한번이겠지만 난 맨날 들어…!”
뭐 어때.
“아무튼 니크야. 너 혹시 니 할머니에 대해서 좀 아냐?”
“할머니?”
니크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 알기는 하지. 몇 번 봤으니까. 엄마랑 거의 비슷하게 생겼잖아.”
“그렇지.”
“근데 좀 이상하단 말이지. 할머니 몇 번 보지도 못했고. 이야기도 많이 못 해봤어. 엄마는 좀 불편해 보였고. 아, 얘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혹시 아빠랑 엄마 둘 다 할머니랑 사이 안 좋아?”
니크가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했다. 역시 내 아들이라니까. 이런 눈치는 참 좋단 말이지.
“어. 드럽게 안 좋아.”
“진짜? 정말로?”
“옛날엔 내가 몇 대 쥐어 패기도 했어.”
“그게 뭐야!”
니크가 경악하면서 자기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니, 왜? 아빠 퓨전유교인이라서 장인 장모님한테는 깍듯한 거 아냐? 왜 불쌍한 할머니를 그렇게 패?”
사실 니크한테 제대로 설명해준 적은 없는데, 이번 기회에 좀 설명을 해주도록 하자.
“맞을 만했어, 니 할머니는. 얘기 나온 김에 설명해주마. 니 할머니가 글쎄 뭔 짓을 했는지 아냐?”
“뭘 했는데? 아니… 그 착해 보이는 할머니가 심한 짓을 했다는 게 상상이 잘 안 가는데…”
“착해 보이는 할머니?”
“어. 나 봤을 때 엄청 좋아했거든.”
제니아에게 그런 면도 있었나.
“아무튼 설명을 잇자면… 위니아를 아주 개차반 취급했다고.”
“개, 개차반?”
“어. 그냥 다 그래. 제니아는 가문에 있는 자식들을 그냥 죄다 정치적인 물건 취급했다. 그것도 돈 되는 물건. 위니아를 그렇게 취급했는데 내가 그걸 참을 수가 있겠냐? 바로 가문에 쳐들어가서 존나 두들겨 팼지.”
다른 건 몰라도 내 아내를 물건 취급한 건 참을 수가 없다.
그때 빅젖돌리기로 힘차게 조져줬지.
이거 물건 취급하니까 또 클라우디 생각나네.
클라우디의 아버지 바르가넬. 그는 진짜 좆같은 놈이었다. 그 새끼 역시 클라우디를 물건 취급했지. 진짜 쿨하게 클라우디를 버린 주제에, 나에 대해서 알고는 접촉해올 정도로 뻔뻔한 놈이기도 했다.
그래서 존나 패줬다. 그 이후로 소식은 모른다. 관심도 없으니까. 다크엘프니 살아는 있을 텐데, 클라우디 역시 관심이 없으니 그냥 방치 중이다.
“엄마를 물건 취급 하다니… 심하네.”
“그렇지? 그래서 줘패주고 만날 때마다 존나 갈구고 그랬어. 그러다가 지금에 이르렀지.”
“아니 뭐 그래? 그, 즈벨이네 할머니는 안 그러잖아. 엄청 좋은 분 같던데.”
“맞어. 리즈누나네 장모님은 아주 좋은 분이시지. 근데 그게 특이한 일이더라고. 니크야. 너도 알겠지만 나중에 결혼하면, 어?”
“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장인 장모의 품성을 잘 보라고. 난 장인 장모가 아주 많은 사람이었는데, 보고 아니다 싶으면 죄다 컷 해버렸다. 아주 그냥 존나 패버렸지.”
“대체 뭐하는 사람이냐고, 이 남자는!”
“흐흐흐.”
이 녀석도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장인들을 컷했지.
카린의 아버지. 그에 대한 기억 역시 있다. 그는 노화로 사망한 상태다. 카린은 그것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이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찾아가지도 않았고, 그냥 타인 취급이다. 마음속에서 완전히 정을 끊어버린 것이다.
베스타트 가문… 거기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른다. 그때 거기 가서 가문의 일원들을 다 박살 내줬었지. 그 이후로 뭐하고 사는지 관심도 안 가졌다.
“아, 아빠. 그럼 카린 이모랑. 리샤 이모랑. 거기에 클라우디 이모랑. 다른 이모들 할머니 할아버지도 못 본 것 같은데. 설마 다 아빠가 컷 했어?”
“어. 아빠가 다 컷 했다.”
“이 사람 진짜 미친 사람이네! 동네 사람들! 여기 미친 사람이 있어요! 대체 그 근육을 가지고 불쌍한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니크가 발작을 하면서 소리쳤다.
“야, 야. 지랄 하지마 임마. 니도 아빠 이야기 듣고 보면 다 이해하게 될걸?”
“아무리 그래도 그게 말이 돼!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 리샤. 리샤네 장인어른 이야기인데.”
“왜! 리샤 이모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뭔 짓 했는데!”
“여기. 행성을 침공했다. 차원 함대 끌고 와서 도시고 국가고 죄다 박살 내버렸지. 아주 그냥 대전쟁이었다고.”
“아니 그게 뭔 개소리야!!!”
니크가 또 풀쩍 뛰었다.
그게 좀 놀랍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