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307)
〈 307화 〉꽃의 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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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함께 즐겨보자꾸나. 혹시 모를 일이지 않느냐? 내 마음에 든다면 살려줄 수도 있느니라. 뭐, 내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도 네게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겠지.”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죽음에 대항할 최후의 기회라는 것을 직감한 나는 즉시 칼을 뽑으며 벌떡 일어섰다. ㅡ부작용도, 후일도 생각하지 않는다ㅡ여기서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
“내 몸을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하거ㅡ”
“ㅡ좆까.”
기습적으로 행해진 발검.
온몸의 내력을 끌어낸 극한의 일격. 실장검법 제 일 비전절기 실장베기. 전신의 마나와 근육을 터트림과 동시에 칼집의 입구에서 비현실적인 불꽃이 뿜어져 나온다.
ㅡ파치직!!!!
“괴물년아.”
터져 나온 칼날이 맹렬한 기세로 알라우네의 정수리를 노리고 쏘아져 나간다. 강철이 대기를 찢는 소리는 광인의 비명과도 같은 것이었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폭발음이었다. ㅡ이대로 단번에 쪼개주마.
ㅡ퍼억!
“흐음.”
그러나 나의 기습공격은, 나의 속도보다 빠르게 솟아난 덩굴에 가로막혔다. ㅡ푸쉬시… 극한까지 벼려진 최후의 일격이었음에도 덩굴을 완전히 절단하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반쯤 박힌 칼날의 사이에서 연기가 솟아 나온다.
실패… 했다.
“이상하구나. 내 육체는 남성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갈 터… 몸매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설마 그런 쪽 취향인 것이냐? 통탄할 일이로다.”
“아니.”
아무렇지도 않게 나의 최선을 방어해낸 알라우네는, 지극히도 여유로운 모습으로 의문스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내 얼굴을 살폈다.
괴물이 아름답든, 예쁘든. 또는 색기를 풍기든지 간에, 나와는 아무짝에 상관없는 일이다.
알라우네는 그저 마인(魔人)일뿐이다.
인간의 형상을 취하고, 인간처럼 말하는 주제에 무저갱보다 깊은 마도에 빠져있다.
그런 존재에게 허락된 것은 죽음과 구제. 그리고 정화뿐이다. 나는 천마다. 천마는 결코 그런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천마인 동시에.
나는.
대마인(對魔人).
“나는 대마인 김캇트다.”
마인을 죽이는 존재, 대마인.
그런 내가 마인을 취한다?
하.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농담도 그런 농담이 없다.
“난 그냥 니가 괴물 년이라 싫은 거야, 이 씹좆같은 새끼야. 앰터진년이 사람의 목숨을 대체 뭘로 아는 것이지? 엄마한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서 안 배웠니 이 좆년아?”
나는 덩굴에 박힌 칼날을 빼기 위해 힘을 주면서 놈을 조롱했다.
이게 다 가정교육의 문제다. 아무래도 이 년은 애미애비가 암술에 수술이라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나머지, 이렇게 되어버린 것 같다.
“말을 너무 험하게 하는구나?”
“그럼 씨발아 니 같은 년한테 예쁘게 말하리?”
“쿡쿡쿡. 그래, 당연한 반응이지.”
알라우네는 나의 욕설을 그저 죽음에 이르러 발버둥을 치는 것 정도로 보는 모양이었다. 화를 내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즐거워했다. 그냥 이제 죽을 사람의 반응을 존나게 즐기는 것 같다.
사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내 행동은 발악에 불과하다.
그러나, 발악조차 하지 않고 죽는다는 것은.
나는 인정할 수 없어.
뒤질 때 뒤지더라도 한칼은 먹이고 싶었다. 미안하다, 클라우디. 위니아. 그리고 카린. 리샤님도 죄송하고요. 엘리제도 미안해. 저 여기서 뒤집니다.
“너희 인간들은 내게는 그저 양분일 뿐이란다. 애초에 종족이 다르지 않느냐? 후후후… 그렇게 설계된 것이고, 약육강식의 법칙일 뿐이지. 오히려 잡아먹기 전에 말할 기회도 주고 가족에 대한 생각도 할 기회를 주는데 고마운 일이 아니더냐?”
미친년.
“마음 좀 곱게 처먹고 살아, 이 새끼야. 처먹을 새끼한테 추억 되새김질 시키는게 뭐가 고마운 일이야? 그냥 좆같은 모욕이지.”
“그렇지만 그것이 내 유일한 즐거움이란다.”
“즐거움은 씨발.”
ㅡ푸욱.
힘을 준 효과가 났는지 드디어 칼이 뽑혀져 나왔다. 즉시 기절해 있는 콥슨을 바닥으로 내리고 칼을 겨누어 자세를 잡았다.
놈은 아직도 여유를 부리고 있다.
그래서 내가 자세를 잡는대도 가만히 있는 상태다.
솔직히 말해 뒤질 것이 100%에 가깝다. 하지만 그것은 포기했을 때의 수치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1%고 2%고 가능성은 있다.
살아서 아내들을 다시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덤빌 생각인 것이냐? 흐음, 그만두거라. 많이 아플 것이다.”
“뒤진다는데 발악은 해야지.”
“호오? 그 말은 마음에 드는구나. 실로 사내다운 기상이로다… 그리고 나의 유혹에 끝까지 저항을 하다니…”
ㅡ짝.
알라우네가 손뼉을 치자 덩굴 테이블과 의자가 사라졌다. 일어선 그녀의 키는 대략 2m. 심각한 압박감이 느껴진다.
“몹시 드문 일, 아니. 처음이야. 그래서 자존심이 상하는구나.”
놰쇄적이 눈빛과 손짓으로 자신의 몸을 훑은 그녀가 말한다.
“꽃의 여왕인 나에게 이런 기분이 들게 한 것은… 너무나 크나큰 죄로구나. 여왕인 나를 안을 수 있는 자들은 그리 많지 않아. 그저 행운으로 생각하고 나의 이곳을 사용했으면 좋았을 것을.”
확실히 매력적인 몸매기는 하다.
쭉 뻗은 다리와 커다란 가슴이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대놓고 드러내고 있는 성기 역시 괜찮은 부분이다.
“나의 아이들아.”
ㅡ스슥.
ㅡ스슥.
ㅡ스슥.
그 말에 정원의 경계가 열리면서 드라이어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수는 족히 수십. 어쩌면 백에 가까운 수. 정글에 있는 모든 드라이어드들이 그녀의 부름에 따라 몰려든 것이다.
…많다.
놈들을 전부 죽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ㅡ시시시싯.
ㅡ시시시싯.
ㅡ시싯시싯.
비웃음을 흘린 드라이어드들이 시시각각 거리를 좁혀왔다.
사방에서 짙은 꽃의 향기가 풍겨온다, 하나같이 머리에 꽃을 단 녀석들이다. 과연 여왕은 여왕이로군. 이 모든 존재들을 통솔한다는 말인가.
ㅡ그러나 도망치지 않는다.
콥슨이 여기서 세상모르게 처자빠져 자고 있지 않은가. 원래 새나라의 어린이들은 푹 자고 일어나야 성장하는 법이다.
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의무.
“덤벼, 이 암술 새끼들아. 저승길 가는데 심심하지는 않겠구나.”
“후후후. 그 태도가 어디까지 갈지 정말 궁금하구나. 두려움을 사나움으로 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더냐?”
“맞는 말이야. 지금 존나 무섭지.”
감정이 거세된 것이 아닌 이상, 공포라는 것은 결코 몰아낼 수 없다. 다만 억누르고 있을 뿐. 사실 지금도 무서워서 마칠 지경이다.
“하지만 무섭다고 해서, 내가 너희들 같은 미친 꽃쟁이들한테 굽혀야 하는건 아니지. 안 그러냐? 그리고 좆같으니까 옷 좀 처입어.”
그래.
나는 천마 김캇트다.
천마라는 말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되뇌인다. 그렇게 생각하니, 천외천이라는 무거운 이름으로 인해 그것에 눌린 공포가 어둠의 저편으로 가라앉는다.
극한에 이른 자기 암시는, 나의 감정조차 조절할 정도가 된 것이다.
“흐음… 그래, 그게 좋겠어.”
여왕인 자신의 말에 반항하는 내가 못마땅한 것일까. 그녀가 악질적인 미소를 짓더니 선언하듯, 드라이어드들에게 말했다.
“저기 쓰러져 있는 아이는 마음대로 하거라. 다만, 저 검은 아이는 상처 입히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이미 자기 뜻대로 되는 것이 확정인가 보군.
하지만 나를 상처 입히지 않고 제압한다는 것은 극도로 어려울 일일 것이다.
“후후후. 그래, 이런 재미있는 아이를 바로 양분으로 사용하는건 아깝지. 양분 대신 부군으로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구나. 처음 눈을 뜨자마자 만나게 된 당찬 아이라… 그래, 운명일 수도 있겠지. 그린 드래곤도 없는 것 같으니 영역을 확장해도 문제는 없을 터.”
뭐요? 부군이라고요?
“가진 정기도 풍족해 보이고…”
그 말을 끝으로 상냥한 미소를 지은 알라우네가 내게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 마인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로.
“당분간 부군으로 사용해주겠느니라. 소원대로 살려주는 것이니 영광으로 알거라.”
“이 나사 빠진 년이 부군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뭐, 그런 건가?
양분 대신 정액을 뽑히면서 끝없이 괴물을 낳게 만들어 정글을 번창시켜야 하는 것인가?
그딴 비참한 최후 따위, 나는 원하지 않는다.
“씨발아 나 유부남이야.”
“호오?”
그 말에 흥미를 보인 알라우네가 비열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빼앗는 맛도, 더럽히는 맛도 있겠구나. ”
이 더러운 NTR충 새끼!
“걱정하지 말거라. 곧 내게 빠지게 될 것이니, 함께 세력을 넓혀보자꾸나. 이 정글을 너와 나의 아이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내가 티폰이야?
“씹극혐.”
이딴 정글에서 괴물의 종마가 되라니 언어도단에 불과한 말이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 즉시 아까의 일격으로 오할 이상을 소모했던 마나를 다시금 끌어올렸다.
“가거라.”
ㅡ파앗!
그녀가 손을 뻗는 것을 신호로, 사방에 포진해 있던 드라이어드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손톱을 뻗고 달려든 그것들은 인간의 형상을 취하고 있었으나, 지극히도 괴물이었다.
“실장검법.”
좌, 우.
그리고 정면과 하늘.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위에서 놈들이 날아들고, 쇄도해온다. 그야말로 녹림의 해일이다. 촉수를 뻗어오던 식인 식물과 비슷한 느낌인 것이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이 실장검법의 초식을 낮게 읊조리고, 끌어올린 마나를 전신으로 퍼트린다.
ㅡ샤아아아앗!!
ㅡ샤아아아아!
ㅡ샤앗! 샤아아아!!
극단적으로 단련된 살인검술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실장검무!!”
ㅡ쐐액!
나의 경험이! 근육이! 마나가! 극도로 효율적인 궤적을 그리면서 공간을 난자한다! ㅡ부우웅! 마치 돌풍이 이는 것 같은 바람 소리와 맹렬함에 대기가 절규했다!
ㅡ샤아앗!!
첫 번째로 절단된 드라이어드가 나뭇잎으로 화해 사라진다.
이어지는 공격은, 두 마리, 세 마리. 아니, 더 이상 셀 수 없다! 빛 한 점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빽빽하게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공간의 드라이어드의 것이었으나, 나는 그것을 빼앗으려 한다.
ㅡ너희들은 나를 이기지 못해!
“끼에에에에에에엨!!!!!!!!!!”
광적인 함성이 터져 나온다!
검의 무아지경. 망아의 상태. 그간의 경험과 실전이 가장 굳건한 방패가 되어 나를 지키는 동시에 적들을 썰어낸다.
ㅡ샤아아앗!!
ㅡ샤아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마나가 근육에 녹아든다.
마나는 격렬한 전투 속에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복을 하고 있었다. 가속도를 얻어 더욱 빨라진 칼날에 더 큰 힘이 실린다…!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생존도 불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경지를.
뛰어넘는다.
“말릴 수 없는 충동 데쟈아아아아아앗!!!!!!!”
칼날이 흐릿해진다.
동시에 의식도 흐릿해진다.
흐릿해진 그것이 다시 형상을 찾았을 때, 마치 아침에 싼 오줌처럼 세 갈래로 뻗어져 나간 칼날이 기이한 곡선을 그리면서 순식간에 세 마리 드라이어드의 목을 떨구었다.
이… 검격은…!
“나의 마음을 도려내는!”
ㅡ샤아아아앗!!!
죽이고, 또 죽인다!
ㅡ샤아아아!!
놈들의 사술은 내게 통하지 않았고, 육체에 박혀들어오는 공격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인류의 전능함이 담긴 철제 흉갑과, 건틀렛. 그리고 그리브는 날카로운 손톱을 전부 막아냈고, 퀼티드 아머와 견갑 역시 씹창이 나고 있으나 그뿐이었다.
치명타는 없다.
목과 머리로 날아드는 공격을 칼날로 쳐낸다.
그동안 착실하게 일을 해서 모아왔던 장비들이 나의 의지에 화답한다! 지금의 나는 일인요새 그 자체! 강철을 두른 금강천마(金剛天魔)인 나를 누가 이기겠느냐!
“분충은!!!”
너희들은 나를 죽이지 못해!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요!”
ㅡ쐐애애애액!!
커다란 철빛 궤적이 공간을 압도한다.
ㅡ검격의 태풍이 몰아친다.
썰려나간 드라이어드들이 잎사귀로 변화하면서 하늘과 땅을 가렸다… 하, 가을날 쓸었던 낙엽이 생각나는구나. 쓸고, 또 쓸어봤자 바람에 몰아쳐 흩어지는 것이 정말이지 그때와도 같아서ㅡ
“천마군림보.”
ㅡ콰광!
지면을 밟아 포위를 떨쳐냈다.
중심을 잃은 드라이어드들의 발이 땅에서 떨어진다. 나의 검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공에 떠오른 무방비 상태의 표적들을 고기처럼 베어낸다.
“나약하고, 어리석은 새끼들.”
백에 닿아 있었던 드라이어드들의 수가 점점 줄어든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여왕의 명령에 따라 충실하게 몰아쳐왔다.
“어찌 식물이 철을 이기겠느냐.”
ㅡ내겐 닿지 않아.
“어찌 식물이 천마를 이기겠느냐.”
촤악! 사선으로 베어, 날아드는 놈을 절단하고, 즉시 회전을 하며 수평으로 전방위를 저며낸다. 그로서 넷의 드라이어드가 잎사귀로 화한다.
“어찌!!”
좌우에서, 후방에서. 놈들이 몰아쳐 온다. 어떤 놈들은 콥슨의 발모가지를 잡고 끌어가기 위해 틈을 노려왔다.
“식물이!!!”
ㅡ허락하지 않는다.
검격을 날려 납치를 차단해, 콥슨을 지킨다.
“이 나를 이기겠느냐!!!!!!!!!”
ㅡ끼에에에에에에엨!!!!
포효성이 정원을 압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