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835)
〈 835화 〉수도의 겨울
https://t.me/LinkMoa
“아무튼 캇트. 그 성녀라는 여자도 기회가 있으면 한 번 캇트의 것으로 만들어 봐. 괜찮지 않을까? 한 교단의 성녀를 손에 넣는다니. 캇트라면 분명 할 수 있을 거야.”
“흐흐흐, 우리 클라우디가 꿈이 아주 크구만. 다시 말하지만 그건 좀 아니야.”
“전부 캇트가 그만한 사내이기 때문에 하는 말인데… 마마는 캇트를 믿어. 캇트는 뭐든지 할 수 있어.”
클라우디가 내 두피를 만지작거리면서 내 귀에다 입을 대고 그렇게 말했다. 내 마누라 모으는 거 진짜 너무 좋아한다니까. 클라우디가 이렇게 말을 해주는 모습을 보니까 바라는 대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카디아 성녀님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누나가 장난기가 좀 많기는 해도 명색이 신의 힘을 느끼는 성녀님이지 않은가. 뭐, 마누라 일곱 명 있는 난봉꾼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런 하렘남인 걸 밝힌 마당에 그러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다.
상식적으로 유부남에게 끌릴 여자는 없으니까.
클라우디가 아무리 자애가 넘치는 말투로 내 모든 것을 긍정하며 말을 해줘도 말이 안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래,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지. 그래도 성녀님은 말이 안 돼. 지위 차이가 너무 크거든.”
애초에 내가 뭐 마누라 늘릴 생각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내 마누라들을 제외한 여자들은 그냥 생물학적으로 이성일 뿐이지 여자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후후후, 캇트는 스스로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인걸.”
“나에 대한 건 우리 마마가 더 잘 알기는 하지.”
사랑이 눈부셔…!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것도 맞아!!!!!!”
이 세상에 나보다 멋진 남자는 없다!!!!! 그 누가! 이 어린 나이에 무투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교단의 팔라딘으로서 악마들을 퇴치하면서 살아가겠는가!!!! 오직 나만이 하고 있다!!!!!
“데쟈아아아아아앗!!!”
“꺄앗!”
흥분한 나는 함성을 터트렸다…!
이 끓어오르는 하트!
ㅡ스윽!
곧바로 상체를 일으켰다.
“아오, 이제 일해야지.”
여하튼 일할 시간이다.
집에 왔다지만 느긋하게 놀 수는 없지. 바로 탁자 위에 올려놓았던 문서 뭉치를 잡아 들었다. 집에 와서 보라고 했으니 검토해보고 내일모레 알려드려야지.
“역시 캇트는 언제나 힘이 넘친다니까.”
“흐흐흐, 그렇지?”
“응. 언제나 그래.”
나는 웃으면서 잡아 든 문서를 펼쳐보았다.
“무슨 문서일까?”
그러자 클라우디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면서 말했다.
“성녀님이 이거 집에 가서 검토해보래. 아마 업무 문서인 것 같은데.”
“업무 문서?”
여러 가지가 적혀 있는 문서였다.
하나를 골라서 읽어보니 정령들의 파괴 및 포획 현황이나 그런 것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정령들과 교전을 했다는 기록들이 전국에서 전달되어오고 있는 모양이다.
“뭐 정령들이랑 열심히 싸우고 있다네. 요즘 개체 수가 늘어났나 봐. 게이트가 열렸으니… 당연한 일이지.”
“흐응… 그래?”
말 그대로 정령들과 열심히 싸우고 있는 중이다.
하급 정령과 중급 정령 무리들을 다수 토벌했고, 저쪽 지방에서 정령사 하나를 체포했다는 말도 있다. 거기에 각지의 모든 교회와 영주들이 상급 정령 출현에 경계를 하고 있다는데, 역시 든든하다.
이거는 그냥 경과보고를 정리해둔 것이었군.
내가 보고했던 것이 아주 잘 먹히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것은?”
“보자… 어엌! 클라우디 간지러워…!”
클라우디는 심심했는지 소파에 앉은 나를 뒤에서 끌어안고는 내 귀를 깨물어대기 시작했다. 미친 간지러움에 절로 허리가 쫙 펴졌다. 이 무슨 비인간적인 척추의 요정이란 말인가.
“후후후, 가만히 있어.”
마치 고양이가 놀아달라고 하는 것 같구만. 나는 그런 상태에서 문서를 하나씩 읽어보았다.
「이교도 의심 분자 체포 현황」
이건 또 뭐야.
「정령들과 악마의 출현이 종말의 징조라고 떠들고 다니는 무리를 포착, 체포를 한 상태다. 자세한 것은 취조를 해봐야 알겠지만, 천국으로 가는 방법에 대한 것을 언급했으니 단순히 자포자기한 비관론자가 아니라 이교적인 사상을 지니고 있는 자일 확률이 높으며…」
이거는 그냥 이런 이상한 새끼들을 체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였다. 종말, 종말이라… `경계`가 옅어졌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다른 세상의 침략자들이 대량으로 침공을 해올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종말은 종말이겠지.
혹시 모른다.
이것은 분명 그러한 징조일 수도 있다.
세상을 한 번 좆망시켰다고 한 우상전쟁도 그런 다른 세계의 침략자들이 관여가 되어 있었던 것이었으니까.
이게 마냥 허황된 이야기는 아닌데 여하튼 종말을 떠드는 와중에 천국으로 가는 방법에 대한 것을 설파했다라? 이거는 이교적인 종교에 소속되어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성녀님이 건네주신 문서뭉치에는 이렇게 내가 알아두면 좋을만한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 계속해서 훑어보고 있으니, 업무적으로 눈여겨 볼만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쇄살인마?”
날이면 날마다 나타나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것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응? 연쇄살인마?”
그 말에 클라우디가 내 귀를 잘근잘근 깨물어대던 것을 중단하고 내 어깨에 턱을 올렸다. 역시 클라우디의 흥미를 끌만 한 키워드지. 단순한 살인마라면 몰라도 앞에 연쇄라는 말이 붙으면 극도로 흥미로운 것이 된다.
“뭐 어디서 나타났다는데. 잠깐 읽어보자.”
바로 그것을 제대로 읽어 보았다.
「연쇄적인 살인 사건과 실종 사건이 연달아서 일어나 우리 성기사들이 수사를 돕고 있던 도중에 일어난 일이다.」
“본격적이로구만.”
“연쇄살인마라… 여기서 잡혔으면 이렇게 캇트가 문서로 보고 있을 일은 없었겠지.”
“그렇지. 딱 봐도 안 잡혔네 이거.”
수도에서 조금 떨어진 곳. 그러니까 대충 봤을 때 수도보다는 오히려 변방과 가까운 곳에 있는 도시의 인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문서에 첨부되어 있는 것은 현장의 성기사가 자필로 작성한 수기였다.
「현장을 조사를 하고 있던 도중에.」
「새까만 갑옷을 두른 기사가 나타났다.」
「특이한 형태의 갑옷이었고, 머리 부분에 뿔이 솟아올라 있었으며, 무엇보다 그 기사는 지극히 불길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사건 현장을 조사하는 도중에 특이한 기사를 만나게 되었다라… 이건 좀 이상한 일이다. 성기사가 특이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이질적인 기사라? 기사라는 게 고급 인력인 만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주 휘하의 기사라면 성기사가 알아봤을 테고.
「근방에서 저런 전문적인 갑옷을 두르고 다닐만한 자는 없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즉시 베르데 신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칼을 뽑아들었다. 기사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고, 그 갑옷의 겉면에서는 시꺼먼 아지랑이가 타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딱 봐도 수상한 기사랑 싸웠다.
「교전은 짧았다.」
「성기사 다섯이 모여서 방진을 이루고 있었음에도 순식간에 제압을 당할 뻔했다. 도웰슨 경의 재빠른 후퇴지시가 없었다면 아마도 부상이 아니라 전사를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몹시 강력한 기사였다. 그런 자가 어째서 이곳에 있었으며, 사건 현장에 나타났는가.」
「바로 근처에 병사들이 있어서 성공적으로 후퇴할 수 있었지만, 그가 우리를 쫓았다면 분명 큰 피해가 생겼을 것이다.」
첨부된 성기사의 수기는 여기까지였다.
잠정적으로 그 시꺼먼 기사를 이 사건을 일으킨 범죄자라고 단정을 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일까?”
“글쎄다… 시꺼먼 기사라니. 무슨 미친놈인지 원.”
“방진을 짠 성기사 다섯이 한 명을 상대로 순식간에 후퇴를 결정해야 했을 정도면, 상당히 강한 걸까?”
“그럴 수밖에 없지.”
성기사들은 인간 병기다.
그것도 방어와 힐을 이용한 전투 유지. 그리고 협동을 하는 것에 아주 전문적인 기량을 갖추고 있는 신앙의 전사들.
그런 자들이 다섯 명이서 어떤 무리와 싸운 것도 아니고 단 한 명의 기사랑 싸웠는데 후퇴를 한다라? 이런 건 나도 못한다. 협공 훈련을 받은 전문적인 최고급 전사들과 혼자서 싸운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니까.
“일대일이라면 싸워보고 싶어.”
“아니, 클라우디. 이런 건 다구리로 조져야지.”
“그것도 좋지만, 마마는 딱 한 명인 적을 죽이는 전투가 전문인걸.”
“다구리 맞던 녀석의 틈을 노리고 기습하는 건?”
“응. 그것도 전문.”
마나량이 적은 클라우디로서는 자기 몸을 신경 쓰면서 싸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투스타일이 나나 카린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튼 성녀님이 이 문서를 준 것을 보면 일단 생각을 해두라는 의미겠지. 요즘 흉흉한 일이 워낙 많아서 원. 시꺼먼 기사라니 딱 봐도 수상해 보이지 않는가.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어쩌면 이건 저번 뷔갈 사건 때처럼 악마 빙의자가 일으켰거나 놈들의 힘을 받은 씹새끼나 뭐 그런 것일 수도 있으니까. 어쩌면 게이트를 열고 나온 진짜 악마일 수도 있고.
나는 바로 다른 것들도 마저 살펴보았다.
그냥 완전히 특이한 것들투성이였다. 지금 보고 있는 이것도 조금 먼 곳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보니까 무슨 언데드들이 출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언데드라.”
언데드하면 이스반트에 있을 때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스켈레톤들에게 점거당한 납골궁과 언데드 사냥 축제. 그것들은 전부 이교도들과 사악한 네크로맨서들이 연관된 일이었다.
언데드라는 놈들은 그냥 막 생기는 것이 아니다.
좀비들이야 단순히 옛 시체들이 돌아다니는 것 뿐이지만, 워낙 약하기 때문에 새로운 좀비들을 만든다는 것은 어렵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는데, 아무튼.
언데드가 나타난다는 것은 결국 네크로맨서 같은 씹사악한 네크로필리아 새끼들이 연관되어 있을 확률이 몹시 높다는 것이다.
그런 새끼들이 모종의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언데드들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미 그 코볼트를 조종하고, 이스반트 지하수로와 빈민가의 지하를 점거하고 개수작을 부리던 이교도들이 네크로맨서와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당연히 이교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엘리제가 편지를 보내기를 크라스하임 인근에서 언데드들을 사냥했다고 했었나?
이교도랑 악마들도 다수 격멸했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작년 겨울이었지. 사스콰치 죽이고 이교도 놈들 연구시설을 파괴한 것이. 이것도 여러모로 수상한 일이었다.
성녀님도 그걸 아니까 나한테 이걸 준 것이고.
“이교도들이 한 짓일까?”
“내 생각에는 그런 것 같은데.”
이 새끼들이 또 무슨 지랄을 하려고.
기회가 된다면 되는대로 박살을 내줘야만 한다. 정령왕 잡고 푹 쉬었으니 슬슬 한 푸닥거리 하러 가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이거는 내일모레 성녀님 만나러 가서 얘기나 들어봐야겠다.
* * *
“팔라딘. 요즘 이쪽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종합해보니, 변방 지역에서 언데드와 연관된 사건이 제법 일어나고 있다는 것 같더군.”
“예. 그런 것 같더군요.”
“심지어 그 변방 지역에서만 일어나던 일이 점점 더 안쪽으로 향해오고 있는 상태다. 본 성녀가 넘겨준 문서는 잘 읽어보았겠지. 우려가 되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평소처럼 대신전으로 와서 성녀님과 이야기를 했다.
“그 기이한 검은 기사와 언데드 발생에 대한 건 말입니까?”
“그렇다. 본 성녀가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선별해서 팔라디에게 보여준 것이지. 딱 봐도 수상함이 느껴지지 않나?”
“문서를 읽는데 일단 냄새부터가 다르더라고요. 분명 수상함의 냄새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성녀님이 담배를 피우면서 말했다.
“그 건에 대한 것은 현재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다. 수상한 일들이라지만 현장에 있는 교회들이 영주와 협동해서 잘 해결을 하고는 있다. 그러니 크게 걱정할 것은 없겠지만… 역시 이렇게 노골적으로 수상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나는 성녀님의 눈을 보았다.
“이교도 놈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지. 이것을 조사하다 보면 배후가 잡힐지도 모른다.”
“예. 잡힌다면 아주 좋을 것 같은데… 쉽지는 않겠지요.”
“일단은 이런 것도 다 공문으로 보내놓은 상태지만, 역시 팔라딘의 말대로 쉽지는 않은 것이지. 아직 이교도는 물론이고 네크로맨서를 목격했다는 소식은 없다.”
그게 너무 아쉽다.
아무튼 나는 뭐, 그쪽으로 가보면 되는 건가.
“그럼 뭐 제가 바로 그 검은 기사나 언데드 나타났다고 하는 쪽으로 가보면 되는 겁니까?”
그리 물으니, 성녀님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당장 움직일 필요는 없다. 보다 정확한 정보가 들어왔을 때 팔라딘을 투입할 계획이니까. 아직 여유가 있어. 팔라딘도 그냥 현장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정보를 받은 뒤에 가는 편이 해결하기가 더 쉽지 않겠나.”
“흐흐흐, 그렇기야 하지요. 배려 감사드립니다.”
“효율을 생각한 것이다.”
나도 그편이 좋고.
“그건 그렇고… 일 처에게 슈르딕의 종교에 대한 것은 물어보았나?”
“아, 예. 당연히 물어봤습지요.”
“좋군. 그럼 어디… 일단 좀 앉도록.”
말을 하면서 두 개의 잔을 꺼낸 성녀님이 손수 찻주전자를 잡아 들고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요즘 뭐 대접받는 일이 참 많구만.
“이야기나 좀 들어보도록 하지. 아, 차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그냥 마셔줬으면 좋겠군. 본 성녀가 좋아하는 차니까 말이야.”
“흐흐흐, 성녀님이 좋아하시는 차라면 저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훗, 말은 참 잘하지. 우리 난봉꾼 팔라딘이.”
“아직도 난봉꾼입니까?”
바로 성녀님의 맞은편에 앉았다.
“…반쯤 애칭이라고 생각하도록.”
“아니, 뭐 그런 애칭이 다 있습니까.”
“둘만 있을때 사적으로 부르는 애칭이다. 본 성녀와 팔라딘 사이에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비인간적인 애칭…!”
“마음에 안 들어도 참고 들어야 한다고 강요를 하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말도록.”
“이럴 수가.”
그리 말하는 성녀님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성녀님 얼굴 보고 있으니까 그저께 클라우디가 했던 말이 괜히 떠오르기는 하는데, 이거 너무 불경한 생각이 아닌가.
이런 성녀님을 무슨 내 여자로 만들겠나.
그거는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