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850)
〈 850화 〉검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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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는 클라우디는 기분이 굉장히 좋은지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그 얼굴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순간 정신을 빼앗길 뻔했으나, 아니 뭐 성녀님이 나를 원하고 있다고?
“어허이, 클라우디. 또 큰일날 소리 한다. 그게 말이 돼?”
아무래도 대화를 나누면서 뭔가 오해를 한 모양인데 클라우디는 다른 여자에 대해서는 그런 쪽으로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성녀님같은 여자가 뭐 아쉽다고 나를 원하겠는가.
팔라딘이 멋진 직종이긴 하지만 그건 내가 씹난봉꾼인 걸 몰랐을 때의 이야기고. 이걸 밝히긴 전이라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기는 하겠으나, 이미 다 밝힌 마당에 그런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말이야. 마마 못 믿어?”
내가 클라우디를 못 믿을 리가 있나.
“당연히 클라우디 믿지. 그래도 이건 뭐 잘못 생각한 거 아냐?”
“글쎄, 어떠려나?”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한 클라우디가 내 팔을 풀어줬다.
“그래도 다들 그랬지?”
“글긴 한데.”
따지고 보면 그렇기는 한데.
“전부 캇트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음, 그래도 못 믿겠다면.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한 번 그렇다고 가정을 해보고 생각을 해 봐.”
성녀님이 나를 원한다.
이런 가정을 생각해 보라고?
물론 가정을 해보는 거야 그냥 생각하는 것뿐이니 어렵지는 않다.
“근데 너무 놀라운 이야기라서 믿기는 좀 힘들다.”
말도 안 되는 오해면 부끄러운 거로는 안 끝나지 않겠는가.
여하튼 나는 클라우디랑 팔짱을 낀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다 말고 근처 여관으로 들어갔다.
집 가면 전부 일어나 있을 테니 둘이서 좀만 하다가 가야지. 아침부터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 클라우디가 옷을 이렇게 입고 있는데 당장이라도 하지 않으면 폭발할 것이다.
어차피 아침에 다 샤워 하고 나왔으니 머리 빼고 몸만 간단히 씻었다. 수도 쪽 여관은 수도 시설이 전부 구비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그렇게 먼저 씻고 나와서 발기를 시켜둔 채 침대에 누워서 클라우디의 브래지어를 가지고 놀고 있으니, 곧 클라우디가 몸을 씻고 나왔다.
“하아… 차가워.”
작은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상태였다.
“가까이 와.”
“응.”
ㅡ스륵.
수건을 내려놓은 그녀가 침대 위로 올라오더니 내 쪽으로 천천히 기어왔다. 참을 수가 없어진 나는 바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후후후, 캇트. 몸 차가워.”
“얼마나 할까?”
“정말. 그런거나 물어보고.”
미소를 지은 클라우디가 내 어깨를 밀어서 나를 침대에 눕혔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작은 유사 성행위부터다. 나를 진정시킨 그녀가 발기된 내 자지를 부드럽게 붙잡고는 아주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어줬다.
“아…”
편하다.
클라우디의 핸드잡을 받고 있으니 세상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래, 이게 바로 삶이지.
“캇트.”
“듣고 있어.”
그녀는 그렇게 사랑과 자애를 담아 내 것을 만져주면서 말했다.
“좋은 여자가 있다면 손에 넣어야 해.”
“…”
“성녀 같은 여자를 손에 넣을 기회는 흔하지 않을 테니까. 캇트는 기회를 잘 잡는 남자지?”
“그렇지… 나는 기회를 잘 잡는 남자지.”
“응.”
“뭐, 좋은 여자가 있다면 손에 넣는 것도 맞는 말이다.”
클라우디가 원하고 있으니까.
근데 아무리 그래도 성녀님이 나를 그런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은 쉽게 믿기 힘든 이야기다. 짓궂은 장난이야 몇 번 쳤지만, 아니. 그게 또 그렇게 생각하면 맞는 것 같기도 한데, 클라우디의 말을 듣고 확대해석이 된 것일 뿐이다.
“가슴도 크고, 골반도 크고. 거기에 성녀니까 캇트의 아이를 낳으면 정성껏 잘 길러줄 거야. 무엇보다 캇트 취향인 아름다운 여자잖아? 지위도 높고. 캇트에게 분명 도움이 돼.”
내 것을 붙잡고 기분 좋게 흔들어주며, 내 쪽으로 조금 움직인 클라우디가 손을 뻗어 내 턱을 간지럽혀줬다. 그야말로 봉사를 받는 듯한 기분이다.
“…클라우디 생각은 잘 아는데. 이거 빗나간 거면 부끄러운 거로는 안 끝난다고. 그냥 성희롱하는 것밖에 안 되잖아.”
“캇트랑 마마랑 둘이서 하는 이야기잖아? 괜찮을 거야.”
뭐 둘이서 하는 이야기긴 하다.
둘이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지.
“물론 마마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실이라면?”
“사실이라.”
“캇트. 기회가 생겼을 때 넘어뜨려야 해. 여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순간 클라우디가 그윽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 눈을 응시하기에, 참을 수가 없어진 나는 내 것을 만져주고 있던 클라우디를 밀어 넘어뜨리고 그녀의 양쪽 발목을 잡아 벌렸다.
“이렇게?”
클라우디의 매끈한 보지는 이미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있는 상태였다. 당장이라도 내 것을 집어 넣어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울고 있는 중이다.
“후후후, 캇트. 그렇게 보면 부끄러워.”
보지를 응시하고 있으니 클라우디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면서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이렇게 예쁜데. 그럼 넣는다?”
“아, 그럼 캇트. 넣기 전에 마마랑 약속.”
“약속?”
얼굴을 가리고 있던 클라우디가 손을 뻗어서 내 얼굴을 만졌다.
“만약 성녀가 캇트를 원하고 있다는 게 확실하다면… 꼭 캇트의 여자로 만들기야?”
“아니, 그게 말이 안 된다니까 그러네. 어떻게 그런 약속을 해.”
“흐응… 어차피 마마의 생각이 틀렸던 거라면 지켜질 수도 없는 일이잖아?”
생각이 틀렸다라.
“그거야 그렇지만.”
“그러니까 약속. 위니아도 열 명까지는 괜찮다고 했어. 우리 전부 알고 있는 내용이야.”
“…”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우리끼리 김칫국 마시면서 유난 떠는 것 같아서 좀 부끄럽지만, 클라우디가 약속을 해달라는 데 안 할 수는 없었다.
“그래, 알았어. 우리 마마 말대로 해야지. 약속할게.”
나는 바로 내 얼굴을 만져주고 있는 클라우디의 손목을 쓰다듬다가 그대로 잡아서 침대 바닥에 잡아 눌렀다.
“후후후, 캇트 사랑해.”
“나도.”
“그럼 슬슬 시작할까? 마마는 언제든지 괜찮으니까.”
“그럼 넣을게.”
뭐… 어차피 클라우디가 과하게 생각한 것일 뿐이고.
그녀의 말마따나 생각이 틀렸다면 지켜질 약속도 아니다. 그래도 내 은인이나 다름없을 성녀님이 없는 곳에서 성녀님을 대상으로 몰래 이런 공모를 하다니.
양심에는 좀 찔리는구만.
* * *
그 뒤로도 이틀에 한 번씩 대신전에 출석했다.
클라우디가 말했던 대로 성녀님이 나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정을 해보고 그녀를 대했지만 딱히 특별한 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단순히 그낭 잘 들어갔느냐, 클라우디가 역시 엘프라서 참 아름답다더라. 뭐 이런 이야기가 아니면 리치에 대한 이야기와 최근 왕국 내 이교도들의 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었다.
역시 뭐 성녀님이 나를 대상으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진짜 그랬으면 여심마스터인 내가 진작에 알아챘겠지.
1년을 함께 했는데.
나는 븅신이 아니다.
뭐 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이 조금 의심이 가긴 하지만, 그건 내가 난봉꾼이라고 밝힌 이후의 일이다.
대회전에는 포상이었고.
여하튼 그런 식으로 순조롭게 겨울이 마무리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오늘도 대신전에 출석을 하니, 성녀님이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닌가.
“곧 이번 건에 대한 보상이 책정될 것 같군.”
“좀 걸린 것 같습니다.”
“리치에 대한 일이니까.”
당연히 늦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
“그래서 보상 말인데.”
성녀님은 나른하다는 듯이 턱을 괴고는 내 눈을 응시하면서 말을 이었다.
“이번에도 본 성녀와 함께 식사나 하지 않겠나.”
“식사 말입니까?”
식사.
“사실 팔라딘이랑 같이 나가는 게 아니라면 그런 것을 먹으러 갈 일도 거의 없으니까 말이야. 뭐, 보상과는 별개인 감사인사다. 생각해보니 저번에는 술에 집중하느라 거의 맛도 못 본 것 같군.”
“…”
문득 클라우디의 말이 생각났다.
묘령의 여성이 남자를 식사 자리에 초대하는 것… 사실 과도한 생각이지. 내가 한 게 얼마인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줄 수 있는 것이다.
“뭐, 그렇기야 하지요. 그런데 식사라…”
“으음? 뭔가 고민을 하는 눈치로군.”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하아…”
순간 성녀님이 의자에 몸을 기대면서 한숨을 쉬었다.
“정말… 본 성녀의 사정을 좀 봐줬으면 좋겠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쉴 시간 자체가 안 나온다.”
그리 말하는 성녀님의 얼굴은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 곧 손으로 자신의 뒤통수를 받히면서 책상 위에 발을 올린 그녀가 천천히 의자를 밀었다가 당기면서 말을 이었다.
“…요즘 휴식을 취할 시간 자체가 없으니까.”
휴식…?
“이런 걸 부탁할 만 한 사람은 팔라딘 말고 없다.”
“그런!!!”
이렇게 피로를 호소하는 성녀님을 가만히 둘 수는 없다!!!!
“예! 알겠습니다!! 성녀님의 감사인사! 잘 받도록 하겠습니다!! 성녀님도 좀 쉬셔야지요!! 과로만 하다가는 쓰러집니다!!”
내 상사가 쓰러지는 꼴은 볼 수 없어!!
그럼 누가 나한테 일 주냐고!!
“…훗.”
내 대답에 기분이 좋아진 것인지 성녀님이 씨익 웃었다.
“아아, 역시 팔라딘은 본 성녀를 아주 잘 생각해주는군. 정말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을 지녔단 말이지.”
“제가 어찌 성녀님 생각을 안 하겠습니까!!”
거기에 뭐 밥 얻어먹는 것뿐이지 않나. 그걸로 잠깐 쉬는 시간을 얻고 싶다고 한다면 당연히 협조해 줄 수 있다. 지금처럼 위험한 때에 성녀님이 과로로 쓰러지거나 일에 지장이 생긴다?
그런 것을 바라는 놈들은 이교도 말고는 없다.
“팔라딘이 그리 말해주니 한결 마음이 놓이는 것 같군. 정말이지, 요즘은 드물게도 피곤하기 그지없다. 정령계부터 시작해서 리치라니… 이제 악마에 대한 것도 슬슬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참이었는데.”
“요즘 확실히 뭔 일이 일어날 것 같기는 합니다.”
본격적으로 사건들이 터지고 있다.
“이럴 때 성녀님이 무리를 하시거나 하면 그게 바로 사고로 이어지는 겁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몸을 추슬러야지 그런 거에 다 대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바로 그것이다. 이거, 팔라딘이 옆에 있으니 정말 든든하기 그지없군.”
역시 믿음과 신뢰의 아이콘.
한결 기분이 좋아진 듯한 그녀가 바로 앉아서 담배를 빼 물었다. 그렇게 평소처럼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고는 내 눈을 응시하면서 입을 열었다.
“팔라딘을 등용한 것은 본 성녀의 인생에서…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군.”
“뭐, 제 인생에서도 그렇습니다.”
모험가는 명망도 뭣도 좆도 없는데 팔라딘! 이라고 말만 하면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보다 쉽게 칭송을 해주니까. 이 짓 하면서 명성도 실력도 아주 유의미하게 쌓았다.
“근데 오늘따라 좀 부끄러울 정도로 말씀해주시는 것 아닙니까?”
“본 성녀에게 휴식시간을 가지게 해 줄 팔라딘에게 그 정도 말도 못 해주겠나? 수많은 사내들이 본 성녀의 칭찬을 받기를 갈망하고 있지. 이것은 그 서비스다.”
“굉장히 비싼 서비스일 것 같습니다.”
“안심해라. 무료니까.”
밥 얻어먹는 서비스.
“그러면 모레 아침에 만나도록 하지.”
“뭐 대신전 앞으로 옵니까? 아니면 레스토랑으로?”
“으음… 뭐, 팔라딘을 혼자 오게 하는 것도 느낌이 별로 좋지는 않으니 만나서 합류를 하는 편이 좋겠군. 이쪽으로 오면 된다.”
ㅡ슥슥.
그리 말한 성녀님이 종이를 하나 꺼내서 펜을 집어 들고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어디서 만날지 약도라도 그려주는 것인가?
“받아라.”
“네.”
잡아 들고 보니까 간단한 약도와 주소지가 적혀 있었다.
“여긴 어딥니까?”
여기서 제법 떨어진 곳인데… 우리 집이랑도 좀 멀군. 일찍 일어나서 출발해야겠다.
“이제 와서 말하는 것이지만, 본 성녀는 팔라딘이랑 너무 자주 만나도 말이 나올 수가 있는 몸이다. 왕국 모든 사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슬슬 나름대로의 보안이 필요할 것 같아서 말이지.”
아, 그래서 이쪽에서 만나서 같이 가자는 것인가.
스캔들.
곤란.
“흐흐흐, 알겠습니다. 보안을 요구하는 일이로군요.”
“…확실히 보안을 요구하는 일이지.”
나는 종이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여하튼. 오늘은 조금 철야를 해야겠군.”
“아이고, 피곤하시겠습니다.”
“쉬게 될 테니 상관없다. 그럼 그곳에서 만나기로 결정했으니… 본 성녀를 바람 맞힐 생각이 아니라면 시간에 맞춰서 나오도록.”
“여부가 있겠습니까. 제가 언제 시간 약속 못 지킨 적 있습니까?”
“그것이 바로 팔라딘의 장점이지. 시간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참 많은 시대다.”
현대인인 나로서는 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 세상 사람들이 시간약속을 잘 못 지키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그리 성녀님과 모레 아침에 보기로 하고 대신전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