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58
23 화
레볼루치온(12)로 향했던 베일 군단 장과 그의 공대원들이 시체로 발견되 었다.
용기를 뜻하는 프라주 군단이 통째 로.
지원군으로 합류해 있었던 긍지의 피에르테 군단도 반 이상이 켓 푸드 웨어 하우스들에게 생포되어 버 렸다고
했다.
북쪽으로는 레볼루치온,동쪽으로는 켓푸드 웨어하우스와의 전선(前線)이 만들어져 버린 것인데 사태는 심각했 다.
“거대한 막에 가로막혀 진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막이 사라지고 났을 때 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텅 비어 있었습니다.”
언제고 아닌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는 특히나 유별났다.
“‘무단 점거 시 사망’이라는 이름이 었습니다.”
프랑크 길드의 간부들은 섣불리 입
술을 열지 못했다.
베일 군단장 일은 그리 허무하게 죽 을 것이라곤 누구도 예상 못 했지만, 이해는 할 수 있었던 일인 반면에.
근 만 명에 육박하는 길드원들이 생 포되고 만 일은 어떤 가정으로도 설명 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거기서 돌아온 자의 설명에 따르면 교전 흔적 하나 찾을 수 없었다는 것 이다.
핏방울 하나 없이.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피에르테 군단 의 군단장인 잔느였다.
“난 아니야.”
그녀는 본인에게 쏠리는 시선들에게 말했다.
“뭐가 아니란 말이냐?”
거대한 막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 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뻔한 일이 아니던가.
교전 흔적 하나 없었다는 건,그들 사이의 배신을 의미한다.
“내 군단을 반이나 빼앗긴 것만으로 도 충분해. 나까지 의심을 받아야겠 어?”
위험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한 인드라에게도 황급히 말햇다.
“위대한 인드라. 전 아닙니다. 믿어
주세요. 저는 조금도 모르는 일이에 요. 제게 책임이 있다면 길드의 지시 에 따라,위대한 인드라의 강력한 길 드원이자 제 군단원들이기도 한 이들 을 지원군으로 보내 준 것밖에 없습니 다.”
인드라는 대답이 없었다.
그녀를 공격하는 언사들은 그녀의 라이벌들에게서 나왔다.
“네 부장들도 대거 합류해 있었어.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나?”
“애초부터 배신을 마음먹고 출정했 는데,무엇인들 못 할까? 당신이 거기 에 있었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
았을걸?”
긴급 회동은 피에르테 군단의 배신 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1진영과 2진영의 세력 구도가 그 배 신 한 번으로 뒤바뀌어 버 렸다.
배신의 대가로 무엇을 약속받았는지 는 모를 일이지만…….
평온한 바다에서는 모두가 훌륭한 선장이다.
실제로 프랑크 길드의 군단장들은 각 도시를 훌륭히 이끌며 2막 1장을 최고 성적으로 완료했다.
그러나 태풍이 몰아치는 밤바다나 마찬가지인 지금.
앉아서 벌이는 소비적인 논쟁 따윈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는 걸 다들 깨달았다.
군단장들의 시선은 인드라에게 향했 다.
그때 인드라가 몸을 일으켰다. 잠시 후 그는 완전 무장한 모습으로 돌아왔 다.
좀처럼 듣기 힘든 인드라의 목소리 도 그때 나왔다.
“중앙지역을 유지할 수 없다.”
모두의 머리 위에 물음표와 느낌표 가 떠올랐다.
최약체 레볼루치온들의 시작 영토,
즉 북쪽 지역으로 이주하겠다는 과감 한결정이었다.
중앙 지역의 방어 구조물들은 전부 파괴하고서.
켓 푸드 웨어하우스가 중앙 지역으 로 진출,제 1세력의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성자 협회와 신 삼합 회와 충돌하기 시작할 때.
그때를 재역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 을 것이다.
2장이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일단 레볼루치온을 합병해 북쪽에서 웅크리고 있을 계획 이었다.
인드라는 침착했다.
그렇게 표정은 없지만,눈 밑에서 꿈 틀거 리는 근육의 움직임이 그의 불편 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 었다.
[ 도시: 무단 점거 시 사망 방어 레벨: 1 관할: 레볼루치온(12) 거주민: 0명시장: 권성일 ]
버려진 도시이자 가장 신임하였던
부하 중 하나를 앗아 간 도시.
인드라는 수습되어 온 베일의 시체 를 맞이했다.
이미 죽어 버렸기에 잘린 얼굴과 몸 뚱이에도 구타당한 흔적들이 고스란 했다.
벌써부터 이계의 벌레들이 상처들을 파먹으며 득실거 렸다.
특히 얼굴 쪽은 강력한 충격이 수많 이 직격했던 것 같았다.
너덜너덜한 발목 쪽에는 꽉 쥐어졌 던 건지 손자국이 선명했다.
발목이 붙잡힌 채로 휘둘러진 것이 었다.
처참한 모습과는 달리 사인의 원인 인 목 절단면은 홈잡을 데 없이 깔끔 했다.
당시의 과격했던 전투 흔적은 거리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인드라는 전투 현장을 돌아보면서 이게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것을 깨달 았다.
레볼루치온에 베일과 그의 주력 공 격대를 혼자서 깨트릴 수 있는 자가 존재한다는 것인데,레볼루치온의 최 고 수장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 또한 첼린저 박스에서 스킬을 선 택했던 것일까?
자신이 그래 왔었던 것처럼 숙련도 를 높일 자원을 확보해 둔 것이고?
아무래도 좋았다.
그것이 인드라의 칼날 이상일 순 없 으니까.
인드라의 칼날은 단일 공격에 특화 된 스킬.
시전 즉시 적중되며 피해를 끊임없 이 누적시키다 못해,대상을 갈기갈기 찢어발길 때까지 중단되질 않는다. 결 코!
뇌전 특성을 지녔음에도 죽음 특성 을 지닌 어떤 것들보다 강력했다.
인드라는 강한 확신이 있었다.
레볼루치온의 길드장이 첼린저 박스 에서 어떤 스킬을 띄웠든지 간에 스킬 자체의 위력은 물론 스킬 숙련도의 차 이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걸 논하려면 레볼루치온의 길드장은 본연의 레벨부터가 자신에 필적해야 하리라.
인드라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레볼루 치온을 합병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결투를 통해 양측에 피해 없이.
그 결투를 성사시킬 자신도 물론 있 었다.
이윽고 인드라의 앞으로 레볼루치온 길드원 하나가 끌려왔다.
이웃하고 있는 도시의 안전지대에서 붙잡혀 온 사내였다.
그런데 특이할 점은 적대 세력에게 붙잡혀 온 사실보다도 이 도시에 들어 오게 된 일을 더욱 두려워한다는 데 있었다.
“도시 밖으로 보내 달라고만 합니다. 출입이 금지된 도시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인드라가 보기에도 레볼루치온 사내 는 몹시 절박해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 능할 정도였다.
머지않아서였다.
통역을 거치지 않아도,반복되어서
들려오는 그 단어가 이 도시의 주인을 뜻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오딘. 오딘. 오딘.
시장으로 지정되어 있던 권성일의 또 다른 이름일 수 있었다.
자신이 인드라라는 신의 이름을 쓰 기시작한 것처럼.
“권성일은 오딘의 심복이고,여기는 오딘의 거주 도시라고 합니다. 이들은 오딘이라는 자를 구원자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심문이 계속되면서 레볼루 치온의 정체가 가닥 잡히고 있었다.
그랬나?
레볼루치온은 교단이 었다.
세계 각성자 협회처럼 중복 넘버링 이 부여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 다.
사이 언톨로지 교 (Scientology) 처 럼 널 리 알려져 있던 신흥 종교는 아니 지 만,교세만큼은 시작의 장에서도 찾을 수 있을 만큼 바깥 전 세계에 퍼져 있 었던 모양이다.
시대와 환경에 관계없이 사람들은 절대적 구원자를 찾아 헤맨다.
신이든, 물질이든,자연 현상이든. 거 기서 파생된 종교들의 주장은 일맥상 통한다.
교리에 따르면 정신과 육체를 치유 할 수 있으며,예정된 말세가 도래하 면 구원자가 나타나 교도들을 이끌어 줄 것이라는.
즉 레볼루치온의 진짜 구심점은 길 드장이 아니 라 오딘이 라는 자였다.
길드장은 제사장과 같은 역할.
그부터가 오딘을 숭배하고 있었다.
“이들의 눈에는 오딘이라는 자가 그 들 교리의 구원자로 보였던 모양이에 요.”
잔느는 경멸에 찬 눈초리로 레볼루 치온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와서도 교리를 찾다니.
그 얼마나 지독하고 끔찍한 광신(狂 信) 인가.
레볼루치온의 교단 지도부는 시작의 장에서까지 교세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광신도들이 바깥 사회로 돌아 갈 날을 떠올린 잔느는 절로 몸서리쳤 다.
그때부터 잔느가 통역관을 두고 심 문을 주도했다.
레볼루치온 사내의 눈깔이 고통에 뒤집힐 때마다 그것을 바로 잡는 힐러 가 어김없이 붙었다.
이들의 종말론은 ‘둠 카오스’라는 악 신으로부터 비롯되어 있었다.
그가 휘하 여섯의 마왕들을 지휘한 다. 그리고 바깥을 침공한 외계 문명 들이 사실은 둠 카오스 및 여섯 마왕 들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는 것인데.
카톨릭 성경,요한 묵시록에서 다뤄 지고 있는 종말적 시나리오와 크게 다 르지 않았다. 이들의 교리에서 특별히 주목할 것은 없었다.
세계를 멸망시킬 재앙들이 나타나고 거기에서 구원자가 강림한다는 이야 기는 정말로 주목할 게 없는 것이었 다.
자연적으로 고쳐져 온 시스템을 두 고 구원자가 행한 일이라 하는 것이 나,악신 둠 카오스의 권능을 홀로 감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거짓 신성 을 부풀리는 데에 사용되는 것일 뿐이 다.
범죄 조직이 길드의 수뇌부를 구성 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집단.
잔느는 이들을 합병시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여겨졌다.
광신도들은 거짓 신앙을 전파하는 데 매우 능한 자들이다.
그 집요함 외에, 광신도 특유의 막힌 구석들 때문에라도 그들은 프랑크 길
드 안에 온전히 스며들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심문이 끝나 갈 무렵.
길드 간부들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 워 졌다.
레볼루치온이 이런 광신도 집단인 줄 사전에 알았다면 위대한 인드라의 결단을 돌려놓는 데 최선을 다했을 것 이다.
사정이 아무리 급박했을지라도 말이 다.
레볼루치온의 총 교단인 ‘구원자의 도시’로 진격하기 전,이 도시에서 하 루 머물기로 결정됐다.
더러운 거리,파괴된 건물들 사이에 서 인드라의 군대가 휴식을 취하는 동 안.
잔느는 시청 건물로 들어섰다.
도시 이름을 경고문으로 쓰기만 할 뿐,정작 방어 병력은 0명인지라 도시 의 소유권을 가져오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집무실로 쓰이는 안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손재주에 능한 자들로 하여금 채워
넣은 사무 가구 하나 없이,텅텅 빈 거 기 바닥에는 징표만 박혀 있었다.
잔느는 2막 1장을 간신히 통과한 열 세 그룹답다고 생각했다.
잔느가 인장처럼 기하학적인 문양으 로 구성된 커다란 징표를 밟고 서자.
[ 점거까지 : 9분 59초 ] [ 점거까지: 9분 58초 ]떠오른 창의 타이머가 일 초씩 줄어 들기 시작했다.
[ 점거까지: 9분 57초 ]밟고 선 지 정확히 3초가 지나고 있 던 때였다.
잔느의 눈이 갑자기 빠르게 깜빡였 다.
일점(一點)으로 시작된 다채로운 빛 무리가 갑자기 커져 버리며 눈을 찔러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건 점거 과정에서 일어나는 빛무 리가 아니 었다.
“커억!”
잔느는 갑작스런 충격을 받고 쓰러 졌다.
뭔가가 자신을 짓누르고 있었다.
저항하려 해도 도무지 할 수 없는, 굉장한 압력에 숨이 막혀 왔다.
눈부신 빛무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났을 때.
잔느는 바닥에 깔려 있었다.
보호막을 상실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아이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메시지들 도 솟구쳤다.
하지만 그러한 메시지 따위는 조금 도 보이지 않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고 시야는 그대로 흐릿했다.
선명한 것이라곤 자신을 내려다보는 눈깔 두 개뿐이 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잔 느는 그런 강렬한 직감을 받았다.
이 도시의 본래 주인이 돌아왔다! 사이비 광신도들의 숭배 대상이.